새 물결이 밀려온다
카렌의 영지.
숲을 둘러싸고 거대한 장벽들이 동그랗게 원을 이루어 솟아 있었다.
쏴아아아아!
핌불이 거세게 자신의 몸을 이끌고 친히 앞을 가로막는 벽을 향해 달려든다.
콰아아아앙!
[어?]
하지만 단번에 부술 수 있을 것 같던 인간들의 구조물이 의외로 튼튼하자 핌불이 당황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핌불을 가두고 있는 구조물은 댐.
유일하게 인간이 일부분이나마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를 ?`통제`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유서 깊은 발명품이다.
쾅! 쾅! 쾅!
물론 일반적인 댐이라면 핌불의 파도를 이렇게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강화 콘크리트 속에 마석을 촘촘히 박아 넣었다면 어떨까.
우우우웅-
수만이 넘는 마석들이 서로 공명하며 서로서로 충격을 분산시킨다.
카렌의 광산에서 나온 마석들과 연합의 마석공학기술이 결합한 궁극의 과학기술.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때 영지에 대기 중이던 채린에게 다급한 상황실의 소리가 들려온다.
"알고 있어요. 모두 소집해요."
지금 그 `문제` 앞에 자신이 서 있으니까.
육중한 댐들 사이로 유일하게 밖으로 뻥 뚫린 빈틈이 문제다.?
[저게 왜 대체 작동을...]
?
지하에서 솟아오르게 만들어진 댐의 벽은 강도도 규모도 핌불을 가두기에 완벽했다.
단 한 군데 빼고는.
[아까 방출시킨 에너지가 문제야.]
비어드가 각종 수치를 확인하면서 말했다.
파지지직!
지금 있는 곳은 지하실의 메인 포대 옆.
행성의 파편을 격추한 거대한 대포와 연결된 저장소에서는 엄청난 힘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들어 있었다.
암흑가에서 온 불의 힘.
성지에서 온 어둠의 힘.
"젠장...에너지가 예상보다 너무 많이 들어왔어."
자신이 침략자에 대해 얕봤는지 저장소를 과부화시킬 정도의 에너지가 쌓여 있었다.
지금이야 땅 속으로 방출시켰지만...
[내 잘못이야.]
그 버려진 힘들이 격벽을 작동시키는 장치에 뭔가 영향을 준 게 분명했다.
[내가 기계실에 가서 수동으로 직접 작동시켜야 하네. 버텨주게나.]
비어드는 짧은 다리를 바쁘게 놀려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망칠 순 없어. 다 완벽했다고!"
비어드가 절규가 지하기지에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자신의 작품이 불량품이라는 드워프의 자존심도 문제지만...
이 사소한 결함 하나가 지구 전체의 파멸을, 무엇보다 삼촌의 죽음을 불러올 수도 있다.
카렌의 아이디어는 정말 좋았다.
암흑가의 카지노에서 암흑폭탄의 폭발을 흡수한 마법진들을 보고 떠올린 작전.
그때 모아서 방출시킨 힘이 잠시 암흑가 전체를 밝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드워프의 명예를 걸고. 내가 죽어도 작동시켜야 해."
?
마석 폭탄이 그 정도인데 군주들의 힘을 이용한다면?
암흑가와 성지, 그리고 지금 싸우고 있는 영지에도 설치된 마법진을 통해 전송된 에너지를 모아서 쏜다면?
?
인류 최강의 무기라는 핵 따위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무기가 탄생한다.
`그것도 친환경으로 말이야.`
인간의 과학기술, 엘프의 마법, 드워프의 제작 능력을 쏟아부은 일생일대의 작품과 작전이 이렇게 허무하게 실패할 수는 없다.
기이이잉...
"빨리! 빨리!"
자신이 설치한 초고속 엘리베이터지만 오늘따라 너무나도 느리게 느껴진다.
쿠쿠쿵!
서서히 지상과 가까워지니 위 전투의 여파가 엘리베이터를 흔든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젠장...역시나 알아챘어. 준비하세요."
"예."
철컹! 철컹!
채린, 영준과 친구의 몸을 매끄러운 재질의 합금 수트가 감싸 안았다.
헌터협회에서 선보인 비어드의 발명품. 수없이 개량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가장 큰 달라진 점은 영준과 친구의 등에는 웬 거대한 통이 달려있다는 점이다.
"태양이 함께하길."
당연히 셋이 끝이 아니다.
하얀 코트를 걸친 수백의 성전사들이 영준과 똑같은 통을 등에 진 채 채린의 뒤에 든든하게 도열한다.
"방류하세요."
[수문 개방합니다.]
쏴아아아아아아!
댐은 물의 흐름을 막기도 하지만 물을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
순식간에 벽에 저장되어 있던 투명한 액체들이 앞으로 삐쭉 나와 있는 파이프를 타고 쏟아져 내린다.
`물?`
핌불이 놈들을 비웃는다.
모든 물은 자신의 지배하에 있...
쩌저저저적!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 핌불이 자신의 휘하에 넣으려고 물줄기를 뻗었지만 단번에 얼어붙어 버린다.
"과학의 힘이다. 새끼야."
채린이 딱 봐도 당황한 핌불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저기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떨어지는 물은 영하 -196도에서 어는 액체질소다.
그걸 무려 톤 단위로 퍼붓는 미친 짓을 자신들은 벌이고 있었다.
[이런...]
물론 아직까지는 핌불에게 위협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이대로 갇힌 채로 저 액화 질소가 댐 안을 꽉 채운다면?
순간 섬뜩한 불안감이 핌불을 사로잡는다.
[비켜라!]
?
유일한 탈출구는 인간들이 지키고 있는 저기 뚫린 곳.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저 알 수 없는 벽이라면 몰라도 하찮은 인간 따위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을 순 없으니까.
철썩!
거대한 해일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앞으로 전진한다.
"앞으로 달리세요."
하지만 인간들은 한 여자의 지시 아래 오히려 뛰쳐나간다.
`뭐지?`
순간 치미는 불안감에 핌불이 순간 흠칫했다. 저 벽도 그렇고, 자신의 몸을 얼리고 있는 정체불명의 액체도 그렇고...
`또 뭔가 있나?`
쩌적...
하지만 서서히 밀려드는 액화 질소를 느끼며 핌불은 이내 마음을 굳혔다.
`어차피 물러날 곳은 없다.`
팽그르르르르-
마음을 다잡은 핌불이 자신의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킨다.
빠르게 흐르는 물은 늦게 얼고, 불시의 공격에 대응하기도 쉬우니까.
?
한 번 건방진 은발의 인간에게 당한 뒤로 자신도 학습했다.
"방사."
과연 인간들에게는 숨겨진 한 수가 있었다.
놈들의 등 뒤에 있는 통에서 냉기가 풀풀 풍기는 투명한 액체가 쏟아져 나온다.
`...똑같은 액체? 아냐, 뭔가 다르다. 더 차가워.`
그 증거로 자신의 몸의 일부가 저 액체에 닫자마자 급격하게 얼어 버린다.
액체헬륨.
끓는 점, 녹는 점이 가장 낮은 원소이며 무려 -268도에서 액화되는 극저온 냉각제.
"계속 얼려요!"
파앙!
채린이 망치 역할을 하며 영준과 친구, 성전사들이 얼리는 족족 건틀릿으로 놈의 얼어 버린 몸을 부순다.
`이걸 카렌은 어떻게 혼자 한 거야?`
오로라에서 지켜볼 때는 왼손으로 얼리고 오른손으로 부수면서 막던데 말이다.
"앞으로 나서라!"
성전사들의 선두에서 절지아와 한길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독려한다.
엘리를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성전사들이 성지가 아니라 여기 있는 이유가 있었다.
"기도해라. 두려워하지 마라. 맞서 싸워라!"
비어드가 시대를 초월한 기술로 만든 수트는 단 세 벌밖에 없다.
당연히 채린, 영준과 친구의 것.
헌터를 포함해 인간 중에는 성전사들을 제외하고 조금이나마 지금 댐 안의 한기를 버틸 수 있는 신체가 없으니까.
[@(#*@*&]
게다가 머리를 사납게 파고드는 핌불의 정신공격을 버틸 수 있는 굳건한 정신력을 지닌 이들이 누가 있나.
번쩍!
성전사들의 몸이 각자 지닌 성물과 공명해 하얗게 빛난다.
몸의 회복력을 높여주고 한기를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방호구다.
"형제여!"
하지만 이렇게 준비해도 인간이 침략자의 군주와 싸우기엔 역부족인 걸까.
한 성전사의 성물이 한계를 넘었는지 빛이 사그라들며 꺼져버린다.
"태ㅇ..."
말 한마디가 끝나기 전에 성전사의 몸이 냉기로 하얗게 물들었고, 핌불이 그 사이를 놓칠리 없다.
"어딜!"
퍼어억!
그때 채린의 주먹이 날아 오면서 시간을 벌고 영준이 성전사를 핌불의 앞에서 빼낸다.
"겁먹지 마라. 죽음은 또 하나의 축복이니. 신께서 돌보신다.
"
단 1초만 늦었어도 죽었을 오금이 떨릴만한 상황이지만 성전사들은 미소 짓는다.
오히려 신께 찬미를 드린다.
[이...미친 것들이!]
평생 경배해 본 적도, 대상도 없었던 침략자에게 그 광기는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다.
쩌저적...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성물의 빛은 꺼져가고 성전사들은 점점 위험에 빠진다.
수트나 성물 없이 이 한기지옥에서는 내뱉는 숨결을 따라 식도, 폐, 이내 온몸이 굳어 버리니까.
[으으으...]
하지만 덕분에 흉흉한 기세를 자랑하던 핌불의 해일은 어느새 반으로 줄었다.
"성물이나 헬륨을 다 쓰면 빨리 밖으로 나가요!"
"..."
채린이 소리쳤지만 성전사들은 물러나지 않는다.
"안 들려요?"
재차 말하려던 채린의 머릿속에 카렌이 말해 준 성전사들에 대한 주의가 떠올랐다.
-성전사들의 가치관은 우리와 많이 달라. 지휘할 때 잘 살펴봐.
?
"당신들...
"
전투불능에 빠진 동료를 데리고 가려면 또 한 명의 전투인원이 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자리에서 싸우다 죽는다.
지극히 효율적이지만 생각만 할 뿐 실행할 수 없는 전략이다. 하지만 성전들이라면?
"임시로 성녀의 지휘권을 일임받은 제가 명령합니다. 당장 나가요."
"저희의 희생이..."
"그만!
역시나.
채린의 예상대로였다. 죽을 작정이다.
채린은 수많은 죽음을 겪어 왔지만...여전히, 영원히 익숙해질 수 없으리라 확신할 수 있는 게 죽음이다.
성격이 극과 극이 다른 자신과 카렌이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끌렸던 결정적인 이유가 뭘까.
죽음을 그만 보고 싶기 때문이다.
대격변을 거치고, S급 헌터로서 누구보다 게이트를 들락거리면서 인간의 죽음을 많이 봐 온 채린.
벨리알에서 소중한 이들을 잃고 지구까지 온 카렌.
이제 잃고 싶지 않다.
성전사들을 잃고 슬퍼할 엘리의 얼굴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다.
"성녀의 명령을 무시할 셈인가요? 나가요."
?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성전사들의 말을 단번에 일축한 채린은 그들의 앞에 서서 계속 팔을 뻗는다.
쨍그랑!
주먹에 얼음이 깨지면서 사방으로 하얀 얼음 가루들이 휘날린다. 보기에는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저 비산하는 얼음조각 하나, 하나가 땀과 피로 이루어진 것이니.
"아저씨들도 가세요."
"채린님..."
"가족 안 볼 거예요? 빨리 나가요. 안 그러면 내가 기절시켜서 밖으로 던져 버릴 테니까."
채린은 겉으로는 카렌처럼 망나니처럼 보이지만 절친한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다. 그게 카렌의 주변 사람이면 말할 것도 없고.
"채린님..."
하지만 이번만큼은 채린은 일부러 험악한 단어를 골랐다.
"빨리! 수트도 한계잖아! 꺼지라고!"
"...알겠습니다."
그제야 영준과 친구가 비틀거리면서 바깥으로 향할 때.
?
쿠르릉!
지하에서 굉음이 들리면서 비어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3분! 3분만 있으면 되네! 그러면 마지막 격벽이 올라가.]
희소식이다.
[내 앞에서 나와라! 벌레 같은 것들!]
물론 핌불도 방금의 소음으로 인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자신은 인간의 감정을 다루니만큼 읽는 것도 예민한 것은 당연하다.
`나가야 한다.`
순간 놈들에게서 피어난 희망. 그 달콤한 향을 핌불은 느꼈다.
이제는 이판사판이다.
`근처에 물이 있다.`
근처 호수의 존재를 핌불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물만 있으면 언제든 기사회생할 수 있다. 여기만 빠져나가면 된다.
그그그그그...
핌불이 필사적으로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간다.
퍼버버버벅...
[으으...]
하지만 도무지 이 인간들은 유일한 출구 앞에 버텨서 비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으아아아아!"
특히 선두에 선 여자.
저 여자가 쏟아내는 푸른 주먹에 자신의 얼어 버린 몸이 떨어져 나간다.
지치지도 않는지 비처럼 내리는 주먹에 의해 이제는 벽으로 보일 지경이다.
삐- 삐- 삐-
[채린님! 나오세요! 한계입니다!]
수트가 다급한 경고음을 보내고, 강이사가 재촉하지만 채린은 계속 온몸을 뒤틀며 주먹을 내지른다.
자신이 평생 해왔던 것.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었기에.
"한길, 성전사들을 끌고 나가라."
채린의 옆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절지아가 그 처절한 모습을 보고는 한길을 부른다.
"절지아님?"
"내가 얘기했던 대로 한다."
"...예."
한길이 침통한 표정으로 한계에 다다른 성전사들에게 손짓하며 내보냈다.
"그래. 그거다."
절지아가 한길에게 미소를 지으며 채린의 뒤에 슬그머니 다가간다.
꾸욱
그리고는 핌불에게 온 신경을 쏟느라 무방비한 채린의 목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누른다.
"절지아님?"
순간 온몸에서 힘이 빠진 채린을 기다리고 있던 한길이 받는다.
"늙으니 이런 잔재주가 생긴답니다."
"절지아님? 뭐 하는 짓이에요?"
채린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절지아를 쏘아본다. 지금 저기서 이때다 싶어 달려오는 핌불이 보이지 않나?
"우리 엘리가 채린님을, 언니를 많이 좋아하더군요."
항상 성녀에게 깍듯이 예를 표하던 절지아가 푸근한 미소와 함께 편하게 엘리의 이름을 부른다.
마치 처음 신전 앞에서 쭈그려 앉아 있던 꼬질꼬질한 소녀를 대하듯이 말이다.
"그게 무슨..."
"누군가는 남아야 합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가야지요. 모셔라."
한길이 채린을 조심스럽게 안아 밖으로 달리고 한 무리의 성전사들이 웬 가방을 일제히 메고 두 사람을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하나같이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하고, 머리가 항햐게 새어 있었다.
"그러지 마요! 제발!"
절지아의 의도를 알아챈 채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절지아는 채린과 자신의 제자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배웅할 뿐이다.
[1분!]
비어드의 카운트다운.
"우리의 시대는 끝났지."
한 달 전. 카렌이 한 말을 그대로 절지아가 중얼거린다.
"선배님."
가방을 건네주는 성전사의 얼굴이 낯이 익는다. 경기도 지역관.
자신이 엘리가 성녀라는 사실을 전파할 때 제일 먼저 힘을 실어준 후배다.
"모두 많이 늙었구려."
주위의 얼굴들을 보며 절지아가 너털웃음을 터뜨리자 모두 껄껄 웃는다.
한때 성자의 곁에서 열정 넘치게 솔라리 교단을 설립하고, 수호했던 사람들이다.
하나같이 성전사들에게는 전설들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들. 하지만...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지."
모두 교황의 사태 때 뼈저리게 느꼈다.
서울 지역관, 경기도 지역관 등 모두 주요한 직책에 있었지만, 자신들은 나서지 않았다.
결국 이단 심판관님이 나서서 해결할 때까지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속죄할 기회가 주어지니 얼마나 좋은가."
후대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교황에 맞서 목소리를 내려 했던 젊은 성전사들은 자신들보다 잘할 거다.
젊은 성녀님과 함께 새 시대를 이끌겠지.
"후우욱..."
이미 성물의 힘은 사라진 지 오래, 하지만 늙은 성전사들의 몸에는 마지막 불꽃이 타오른다.
"태양이 함께하길."
그드드드득!
[크아아악!]
핌불의 몸으로 한 성전사가 짧은 기도와 함께 뛰어들자 거대한 고드름 덩어리가 내부에서 퍼져난다.
이들이 매고 있는 가방은 얼음 폭탄.
스위치를 누르면 가방에서 극심한 저온이 뿜어져 나오며 주변을 단숨에 얼려버린다.
"즐거운 날이로다."
애초에 기존에 없던 기술이니만큼 불안정하기도 했고, 만약 던진다면 놈이 피하거나 막을 수도 있다.
유일한 방법은...
"가겠네."
직접 몸으로 격발시키는 것.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묶어두기 위해서는 희생 없이 불가능하다.
타다다닥!
노장들이 하얀 코트를 휘날리며 일제히 핌불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드르르르륵-
그리고 그 뒤로 마지막 격벽이 마침내 올라가면서 강이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모두의 귀에 울려 퍼진다.
[...마지막 에너지 전달 완료. 주포 발사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