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감히?
[속보입니다. 지금 시간 새벽 02:50분. 갑자기 연합 전체가 대낮처럼 환해졌습니다. 보시는 화면에 따르면...]
카렌이 만든 현자의 돌은 단순히 카렌과 엘리가 있던 도시만을 비춘 게 아니다.
태양. 그 이름에 걸맞게 자신의 빛을 온 연합에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속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뉴스는 한발 늦었다. 지금 길가에는 이미 온 시민들이 나와 있었으니까.
사람들 개개인의 얼굴은 초췌해져 있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잘 때조차 밤이 두려워 불을 켜고 사니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할 수가 없었겠지.
"따뜻해."
하지만 그러한 모두를 달래 주는 온기가 온몸을 감싼다.
단순히 몸만이 아니다. 신성력이 듬뿍 담긴 햇살이 모두의 마음 또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정전, 어둠, 광신도, 침략자까지 지금껏 충격적인 소식과 일들을 겪어온 시민들은 따스한 포옹에 일제히 눈을 감았다.
[지금 갑작스러운 이상 현상에 솔라리 교단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금 교단에서 보내 온 영상을 송출하겠습니다.]
상공에 한꺼번에 떠오른 반투명한 창들.
긴급 사태에 대비해 주요 시설과 도시마다 배치된 비상 방송용 홀로그램이다.
"지금 트세요."
?
저 영상을 만든 장본인.
지하 기지의 상황실에서 강이사가 모니터 수십 개를 들여다보며 지시했다.
[악을 정화하라.]
영상의 시작은 하얀 성복을 입은 금발의 소녀.
[태양이 함께하길.]
그리고 일제히 돌진하는 하얀 코트의 성전사들. 그야말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저기서 줌아웃."
강이사의 말대로 두 진영이 격돌한 후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멀어져 이내 전체적인 장면을 찍기 시작했다.
굳이 사람들이 토하는 장면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나.
그리고 하이라이트.
신성력의 기둥과 그 속에서 잉태한 푸른색 태양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잘 됐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영광이죠."
이제야 한시름 놓은 강이사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영상 전문가들을 동원해 컷 편집만 급하게 해서 만든 동영상.
하지만 질보단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신세계와 침략자들에 대한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이 몇십 분짜리 영상 하나의 가치는 측정 불가다.
?
"사례는 충분히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비밀은..."
"걱정마세요! 오히려 인류를 위해 싸우는 영웅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안팀이 집까지 직접 모셔다드릴 겁니다."
외부 인력을 모두 돌려보내고 강이사의 눈이 아직도 연합 전역에 송출되고 있는 화면으로 향했다.
유일하게 추가된 부분.
따로 성녀님에게 부탁드린 마지막 인터뷰 장면이 나오는 중이다.
[앞으로 어둠은 여러분을 해치지 못합니다. 어둠은 `정화`되었습니다.]
그렇게 영상은 끝났고 강이사는 후련함의 한숨을 재단의 직원들은 모두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으아아아아! 성녀님도 엄청 멋져!"
"카렌님이랑 둘이 있으니까 완전 그림이었어."
"크으으으으!"
잠시 직원들에게 여운을 즐기게 내버려 둔 강이사가 모두에게 크게 외쳤다.
"자! 야근 수당은 세 배로 드릴 테니까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할 일들은 알죠?"
"물론이죠! 안 그래도 언론과 인터넷에 뿌릴 보도자료 만들고 있습니다."
"신세계의 지부를 뿌리의 국장과 연계해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는 중입니다."
역시나 자신이 뽑은 직원들답게 유능했고, 무엇보다 강이사를 흡족하게 만든 건 직장인들답지 않게 눈에서 타오르는 열정이었다.
"빨리 화면에 카렌님 얼굴 띄워! 그게 최고의 에너지 드링크지."
"조만간 또 방문하실 때 사진을 더 찍어놔야겠어."
잘생겼고, 능력 좋고, 월급, 복지는 최상급에, 가족의 안전까지 책임져주고, 무엇보다 인류를 구하는 영웅이 자신들의 보스다.
이미 연예인의 극성팬처럼 변해버린 직원들은 힘차게 타자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원조인 한 사람. 팬클럽의 회장, 강이사는 모두를 보며 신나서 외쳤다.
?
"그러면 모두 지금 야식으로 먹을 음식들을 메신저로 보내세요. 옆 방에서 일류 셰프들이 바로 만들어 줄 겁니다."
"네!"
어차피 돈은 남아돈다. 늦게까지 일 시키는데 서럽지 않게 먹을 거라도 잘 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쯤 들어가셨으려나?"
강이사의 눈이 카렌의 집이 있는 방향을 지긋하게 바라보았다.
카렌님과 엘리님, 두 분 다 안색이 조금 안 좋아 보였는데 걱정이다.
?
* * *
띠리리리!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이 열리는 경쾌한 소리를 들을 때 기뻐하지 않을 인간이 있을까.
"어우...드디어 집이다. 집!"
카렌의 뒤로는 호랑이 크기의 삼색이 등에 엘리를 실은 채로 설렁설렁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짹, 짹!
창문으로는 햇살이 제 모습을 비추고 어느새 아침을 알리는 활기찬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2층으로 가자. 그래도 네가 살쪄서 좋은 점도 있네."
폭(?)이 넓어진 삼색의 등판이 지금 엘리에게는 푹신한 물침대에 누워 있는 느낌이 아닐까.
"안 그래도 뺄 거다. 미호가 요즘 내 뱃살을 자꾸 손으로 잡아 늘인다."
"크읍..."
카렌이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자 볼때기가 살짝 부풀어 올랐다.
"...그냥 대놓고 웃어도 된다."
"너 때문이 아니라 엘리가 깰까 봐 그래."
신성력을 한계까지 솓아 부은 엘리는 차를 타서부터 지금까지 뒤척이지도 않고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근데 이렇게 와도 되는 거냐?"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맡겨뒀으니 괜찮아."
사로잡힌 헌터들과 인공 태양의 뒤처리 등은 절지아, 비어드, 강이사가 알아서 해줄 거다.
"엘리야. 이는 닦고 자야지."
"네에..."
간신히 눈을 뜬 엘리가 몸이 말을 안 듣는지 버둥대자 카렌이 딸을 번쩍 들어 화장실 세면대 바로 앞에 내려 놓았다.
"으아...저 무거운데..."
"전혀. 똑같아."
어느새 중학생의 나이가 되 버린 소녀지만 카렌의 눈에는 여전히 작은 아이였다.
단호한 아빠의 말에 싫지는 않은지 엘리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왜 채린 언니가 나무 같다고 했는지 알겠어.'
혹시나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에 넘어질까봐 아까부터 뒤에서 지켜주고 있는 카렌의 얼굴이 거울로 보인다.
자신이 지금 닦고 있는 칫솔의 치약도 어느새 짜 놓으셨다.
"다 했어요."
"그럼 가서 자자."
?
카렌이 양치질을 마친 엘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침대에 눕는 걸 보고나서는 그제서야 방을 나선다.
?
"안...녕히...주무세요."
푹신한 매트위에 눕자 급격히 몰려오는 노곤함.
입술을 달싹이며 간신히 인사를 끝낸 엘리가 눈을 감았고 카렌은 피식 웃으며 불을 끄며 방을 나섰다.
"우리도 가서 자자. 내일 처리할 게 많을 거야."
"좋다!"
*
"아빠? 일어났어요?"
카렌이 아침에 눈을 떠보니 흐릿한 시야로 엘리의 하얀 얼굴이 보인다.
"커피 드세요. 카페 가서 제가 가져왔어요."
엘리가 건넨 따듯한 음료가 밤사이에 잠긴 목을 깔끔하게 풀어 주었다.
"벌써 오후 4시에요. 카페에서 강이사님과 비어드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어깨 주물러 드릴게요."
눈 앞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엘리는 참 밝았다. 지금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자신은 아직도 지난 밤의 피곤함이 남아 있는데 말이다.
`어려서 역시 회복력도 빨라. 내가 확실히 나이가 들긴 하는군.`
몸에서 느껴지는 근육통과 아직도 살짝 멍한 정신에 카렌은 낯선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결코 나쁜 기분은 아니다.
끝이 없는 삶은 사람들이 꿈꾸는 환상처럼 행복하지 않았으니까.
"간다. 가."
카렌이 조그만 손가락으로 자신의 어깨를 주물거리는 엘리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커피를 쥐고 집을 나섰다.
딸랑!
여느 때처럼 부녀를 맞아주는 청량한 벨소리와 함께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일은 어떻게 됐어?"
기다리고 있는 강이사와 비어드에게 가서 앉은 카렌이 물었다.
"신세계는 끝났습니다. 시민들의 분노와 성전사들, 이제는 경찰까지 나서서 지부들을 부수고 있습니다."
"좋아."
지금껏 자신들을 숙면을 방해한 원흉을 발견한 사람들의 분노는 매서웠다.
하루 만에 화염병들이 신세계의 건물들로 날아들었으니까.
"그럼 침략자들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공적이라고 각인 됐겠군."
"맞습니다. 이틀 동안 확실하게 굳히기 위해 매시간 침략자에 대한 특집 방송과 정보들을 풀고 있습니다."
"좋아. 잘 관리해 줘."
인간이란 분열되기 쉽지만, 자신들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 생긴다면 다이아몬드처럼 뭉치기도 한다.
"비어드, 인공 태양은?"
"제가 조사해봤는데 신성력으로 성질이 바뀌어서 그런지 온도는 안 뜨겁더라고요. 그 근처에 건물들을 올려서 개폐식으로 덮개나 좀 씌울 생각입니다."
"그것도 좋네. 그럼 끝났군."
카렌이 후련하게 남은 커피를 마무리했다. 이제 점점 다가오는 침략자에 대해 천천히 대비만 하면 끝날 거다.
"삼촌, 그러면 지금까지 나타난 놈들의 속성은 물과 어둠이네요."
"그렇지. 약점도 비슷해. 진짜 게임 같더라고."
"그럼 대비가 필요하겠군요. 제가 인간들 지도자와 같이 다 준비해놓겠습니다. 기존 인공태양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두 개의 태양의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암흑가에 그려 놓은 마법진을 활용해서 격벽을 만들면 좋겠군요."
"..."
자기 혼자 중얼거리는 비어드에게 `그게 디 무슨 소리야?`라고 물으려던 카렌이 말을 다시 꿀떡 속으로 집어넣었다.
`어차피 들어도 이해 못 한다.`
전문용어를 단번에 쏟아내면서 최소 1시간은 설명하려 하겠지.
그래도 비어드가 지금껏 엄청난 발명품들을 만들어냈으니 그냥 믿고 맡기는 게 최고다.
"그런데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한 불도 침략자 중 하나의 능력 같은데..."
놈들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잠깐 잊고 있던 한 놈이 떠올랐다.
광신도가 되었다 돌아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분명 불꽃을 보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했다.
"의심 가는 곳이 있습니다. 카렌님에게 잡힌 헌터들 있지 않습니까."
"응?
"갑자기 등급이 최근에 상승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헌터협회의 평균 등급도 많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우월주의자들의 세력도 급격하게 커진 것도 이상하고요."
"과연...의심스럽군."
힘을 주거나, 정신을 현혹시키는 방법은 침략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채린이 보러 갔잖아. 어떻대?"
"은퇴도 하셨고, 우월주의자들의 견제가 너무 심해서 아직 직접 손대기 껄끄럽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그건 좀 지켜보지."
일단 아직까지 정확한 상황을 모르니 굳이 귀찮게 자신이 나서서 뭘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등급 얘기나와서 그런데, 주인은 지금 D등급이지?"
"그렇지."
지구로 처음 왔을 때 검사받은 등급 그대로다. 마나량 측정 기계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 등급.
"C등급 이상으로는 랭킹제도로 올라갑니다. 결투하거나 실적으로 기존의 순위를 뺏는다고 하더군요."
"호오..."
그건 참 신선하다.
헌터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의 원천과 왜 각성자와 비교되는 것 자체를 싫어했던 이유를 알겠다.
"꾸잉, 그러고보니 영준도 헌터 아니었냐?"
"어...저는 F등급입니다."
영준이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정식으로 헌터등급심사를 받지 않았다.
"근데 채린이 절대 그 등급은 아니라고 하던데? 저번에도 B라고 그랬고. 둘이 거의 맨날 운동하고 대련하잖냐."
"그러네?? 이제 친구랑 같이 헌터 등급도 갱신해야지. 언제까지 F등급인 채로 있을 거야?"
그러고보니 저번에도 카페에 찾아 왔던 헌터 진상손님을 영준이 무난하게 이겼었다.
카렌이 새삼스레 영준을 바라본다.
세상 순한 40대 아저씨의 얼굴. 하지만 몸 곳곳에는 카페 앞치마로도 채 가려지지 않는 근육들이 울긋불긋하게 보인다.
"저는 지금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등급은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요."
영준은 진심이었다.
카렌의 주위 사람들을 보면 F등급이고, D등급이고 뭐가 중요하냐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신수만 봐도 이미 인간 자체를 아득히 초월한 존재들이 아닌가.
"그래도 네 꿈이었잖아. 그리고 가족한테는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강요는 아니니 생각해보고 알려줘."
"알겠습니다.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의 꿈이었던 C등급 이상 헌터.
오늘은 쉬는 친구놈과 같이 하루 하루 애쓰던 나날들.
그때의 추억이 영준에게 아릿하게 다가온다.
"근데 만약 주인도 협회 가서 등급 받으면 S냐?"
영준이 한창 고민에 빠졌을 때 카렌이 있는 테이블에서는 한창 이상한 대화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러시지 않을까요?"
"그건 좀 시시한데? 협회 가서 깽판 치면 옛날에 유행했던 만화처럼 `SSS급 헌터` 막 이런 칭호 주지 않을까?"
"그건 무슨..."
카렌이 헛웃음을 지으며 뭐라 하려던 찰나.
"제가 건의해볼까요?"
한술 더 뜬 강이사의 말에 순간 눈을 크게 깜빡였다.
"아빠 정도면 SSSS급 아닐까요?"
"그것도 좋지만, 삼촌이라면 USR등급 정도는 되야지! 요즘 또 최신 유행하는 등급이 있더라고."
"...그건 뭐야."
비어드가 처음 듣는 용어를 남발하자 카렌이 맥 빠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구인들이 게임에서는 U(Ultra), S(super), R(Rare). 이렇게 세 단어를 합쳐서 엄청나게 센 등급을 만들었습니다. 삼촌이라면 받을 자격이 있지요!"
"그럼! 주인이 누군데."
"그 위의 등급을 신설하는? 여론을 만들어 볼까요? 그러면..."
"..."
카렌은 이제 침략자들보다 자신의 주변인들이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빨리 폭주를 막아야 한다.
"나는 가서 등급 받을 생각없다. 귀찮게 무슨 그런 걸 받아.
"하긴 주인이 그런 걸 할리가..."
띠리리링!
그때 강이사와 엘리의 손목에서 울리는 알림음.
잠시 워치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엘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아빠, ?연합에서 긴급 요청 사항을 보내서 잠깐 가 봐야겠어요."
분명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말했던 딸이 떠나가고 카렌은 살짝 아쉬운 얼굴로 강이사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헌터협회에서 기습적인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파업?"
"협회의 정책은 보통 다수결로 결정되는 데 우월주의자들의 생각에 동참하는 헌터들이 생각보다 많았나 봅니다."
"흠..."
"연합에서 요청한 성전사들은 헌터들의 공백을 막으려고 요청한 임시조치입니다."
확실히 엘리가 직접 다시 출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이트가 생기면 막아야 하고, 이미 있는 내부형 게이트도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으면 몬스터가 밖으로 쏟아지면서 생지옥이 펼쳐지니까.
?
띠리리링!
그때 카렌의 손목에서도 메시지 알림음이 울린다.
[미안해. 너무 은밀하게 활동해서 못 막았어. 걱정마. 어떻게든 내가 해볼게.]
채린의 미안함이 듬뿍 담긴 문자.
"아니, 미안해야 할 놈들은 따로 있지."
카렌이 목을 옆으로 뿌드득 틀자 아직도 지난 밤의 후유증으로 척추 부근이 뻐근하게 저려온다.?
"요청사항은 뭔데?"
"몬스터 부산물에 대한 모든 세금면제, 모든 헌터들의 면책특권..."
"개소리군."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이다. 게다가 자신이 침략자들이 온다고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 이딴 헛소리를 지껄여?
"그나마 힘 좀 쓴다는 놈들이 어리광부리며 일을 안 해? 그거..."
"많이 꼽다."
마침 삼색이 딱 맞는 단어를 찾아준다.?
"그래서 연합 정부가 협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신히 진정된 사회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쉽게 말해서 그냥 지들 이익을 위해서 연합 시민들을 인질로 잡은 거잖아."
"...맞습니다."
카렌이 정확하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었다.
"파업 주도한 놈들 명부 만들어서 가져와."
자신은 채린을 이렇게 고생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내 딸을 다시 출근하게 만들어?"
"주인! 이번 기회에 가서 등급 하나 새로 만들자고!"
이번에는 카렌도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