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는 포션만 만들지 않는다
"자! 거기 재료 놔두고 나와!"
"예!"
비어드의 지시에 대형 트럭 한 대가 짐칸을 들어 올리자 뒤에 담긴 물건들이 바닥으로 쏟아진다.
쿠쿠쿵!
묵직한 충격음과 먼지가 일어나고 땅 위에 흩어진 각종 건축 자재들. 강철, 합금, 심지어는 그 귀하다는 마석까지 섞여 있었다.
"다음 트럭 대기!"
비어드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가벼워진 트럭이 떠나고 그 뒤로 또 자재를 한가득 실은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압도적인 물량에 압박감을 느낄 만도 하지만 비어드는 담담하게 손을 자재들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서서히 재료들이 섞이더니 땅속으로 스며든다.
"그런데 저건 뭐 하는 거냐?"
비어드가 뭔가를 한 것 같은데 아무런 변화가 없자 삼색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삐익, 삐익, 삐익
비어드가 물러나자 경고음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작업팀이 비어드가 방금 있던 자리에 땅을 파고 나무를 심었다.
"저건 또 뭐야?"
갈수록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삼색은 답답한 마음에 앞발로 땅을 박박 긁었다.
털도 올올이 하늘로 솟구치는 게 금방이라도 전기가 나올 것 같다.
"가만히 봐. 곧 시작된다."
카렌이 삼색이 날뛰기 전에 재빨리 손으로 몸을 잡아 진정시키고는 비어드 쪽을 가리켰다.
작업팀의 일이 끝나자 비어드가 다시 땅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어···어? 저거 잘못 심어진 거 아니냐?"
멀쩡히 서 있던 나무가 갑자기 기울어지자 삼색이 놀라 눈이 동그래진다. 하지만 이내 뭔가 이상한 점을 감지했다.
나무가 마치 물이 지면에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지하로 휘리릭 빨려 들어간다. 그와 동시에 땅이 뒤집히면서 깔끔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떠오른다.
"···저게 뭐냐?"
그야말로 마법 같은 광경에 순간 삼색이 말을 잃었다.
"입구 쪽을 차단기처럼 바꿨습니다. 검증받은 사람과 차량이 다가오면 자동으로 도로가 솟아오릅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강이사가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
"진짜 저게 되네?"
카렌도 신기하게 비어드의 작업을 지켜봤다. 계획을 미리 듣긴 했지만 직접 보니 또 감상이 다르다.
"사실 이미 있는 기술입니다. 다만 들어가는 돈과 시간도 그렇고 비효율의 극치죠. 다만 저희는 상관없지 않습니까."
동력원으로 들어가는 마석이야 지하에 널렸고 인건비와 기술이야 비어드가 몽땅 해결한다. 돈? 여기서 그런 사소한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없다.
"그럼 평소에는 그냥 울창한 숲으로 보이겠어."
"맞습니다."
"좋네. 옛날부터 자연이 가장 효과적인 성벽이니 말이야. 저건 그걸 뛰어넘어서 천연미로 역할까지 하겠어."
침입하거나 우연히 숲에 들어 온 사람들은 백호의 바람이 이끄는 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깥으로 향한다.
관리자인 백호는 숲이 넓어지니 좋아하더라.
쿠쿠쿵!
그런데 잘 나가던 비어드가 웬 기다란 기둥 하나를 세우고는 익숙한 얼굴을 새긴다.
"···영준."
카렌이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내밀자 옆에 있던 영준이 무전기를 전달했다.
민들레 바탕에 은발의 남자. 누가 봐도 카렌의 얼굴이었다.
"저건 뭐야?"
[삼촌? 삼촌 고향 나라의 전통으로는 마을 입구에 무슨 `장승`이란 걸 세우던데? 나쁜 기운이나 악귀를 몰아낸다고 하더라.]
"그거 맞다. 저 드워프 옛날 한국 역사에 관해 공부도 하고 기특하다."
삼색이 수염도 없으면서 선비처럼 앞발로 턱을 긁는 시늉을 하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공부한 건 기특한데, 요즘은 그렇게 안 해. 그리고 저 얼굴은 뭐야?]
[당연히 벨리알의 전설의 수호신이자 지구에서도 최강자인 삼촌의 얼굴을···.]
"닥치고 빨리 지워.
"
더 이상 좋은 말로 얘기하는 걸 포기한 카렌이 거친 말을 쏟아 내었다.
"꾸잉, 주인. 근데 저거 진짜 멋있는데?"
"쓰읍!"
[거··· 삼촌은 낭만이 없어.]
사고뭉치들끼리 뭔가 통하는 예술적 영감이 있나 보다.
"이거나 하자."
끝까지 투덜거리는 비어드의 무전은 무시하고 카렌은 하던 작업을 계속했다.
지금 카렌이 영준과 삼색의 보조를 받아 만들고 있는 물건은 `골렘`.
"이것도 오랜만에 하니 재밌네."
생김새는 제작자마다 천차만별, 보통 일정한 지시만을 수행해 특정한 장소를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한다.
"거기 그것 좀 줘 봐."
골렘은 연금술사 혼자 만들 수 없다. 아무리 카렌이라도 대장장이 일은 안 배웠으니까.
지금 작업대에 올려져 있는 인간과 비슷한 형체의 골렘 몸체는 비어드의 작품이다.
"이제 마무리다."
카렌이 보라색의 동그란 구슬을 골렘의 관절부 사이사이에 끼워 넣었다.
이 구슬은 `부유석`, 골렘의 핵심이자 모든 것이다. 뇌이자 심장이며 골렘에게 인간 이상의 유연한 움직임을 제공한다.
기이잉!
마지막으로 카렌이 마나를 주입하자 골렘의 눈에서 파란빛이 새어 나오며 허리를 일으켰다.
"시험가동 시작해."
[시행합니다. 마스터.]
골렘이 이리저리 관절을 풀고 목을 돌린다.
"우와···."
영준의 입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마치 마술처럼 팔과 다리, 목이 마술처럼 360도로 돌아가는데 신기할 만하다.
?
"벨리알에서는 이게 기본인가요? 이건··· 영화에서 보는 로봇이나 다름없네요."
지금도 물론 연구는 진행되고 있지만 대격변 이후로 조금 시들해진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갈망.
지금 영준의 눈앞에 사람들이 꿈에 그리던 완성체가 있었다.
"나밖에 못 만들어. 제자인 황제에게도 안 줬다. 개판 될 것 같아서 말이야."
애초에 보여주지도 않았다. 보면 탐낼 수밖에 없으니까. 인간에 비하면 너무나도 효율적이다.
충성심에 대한 마땅한 보상도, 쓸데없는 감정도, 밥값도 안 들어가는 인간을 대체하는 완벽한 도구. 권력자라면 누구나 탐날 수밖에 없다.
"스텔스 모드"
[전환합니다.]
카렌의 명령에 흐릿하게 주변의 배경과 동화되는 골렘. 카렌의 카멜레온 포션과 비어드의 기술이 결합 된 골렘의 외피다.
"멀리서 보면 안 보이겠지?"
"예."
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까이서 보니 조금 부자연스럽게 일렁이긴 해도 이 정도면 감쪽같다.
"그럼 저거 들고 이거 맞춰 봐."
골렘이 거대한 총구가 달린 마석총을 향해 다가갔다. 사용자의 편의 따위는 고려하지 않은 오로지 화력에만 몰두한 괴작.
하지만 누구보다 골렘에 잘 어울리는 무기다.
골렘이 어깨에 마석총을 짊어지자 카렌이 돌멩이를 발로 차서 하늘로 쏘아 보낸다.
[조준, 사격]
두두두두두 간결한 명령음과 함께 대구경 대공포 소리와 함께 총탄을 내뿜는 마석총. 돌멩이는 단번에 가루가 되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인. 저거 지구에서도 팔지 마라. 그리고 많이 만들지도 말고."
"동감입니다."
"원래는 총에 전자기기만 차단하는 EMP 기능인가? 그거만 달려다 비어드가 심심하다고 추가한 거야."
천 마디 말보다 왜 카렌이 권력자들에게 골렘을 주지 않았는지 이해되는 실습이다.
삼색과 영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골렘을 질린 얼굴로 바라보았다.
[완료. 추가 명령 요청.]
골렘의 눈의 빛이 깜빡거리며 감정 없는 목소리를 낸다.
"근처에서 숨어 있다가 드론 격추해. 그 외는 자율행동."
[마스터의 명령 확인. 즉시 수행하겠음.]
골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숲으로 사라진다.
"근데 저거 배터리 충전 같은 거 안 필요하냐?"
"필요 없어. 가끔 태양만 쐬어주면 하면 된다."
"···저거 보니까 어제 본 그 영화 생각난다."
"아! 유어 로봇? 비슷하긴 하네."
유명한 고전 SF 영화. 인간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개발된 로봇이 갑자기 인간을 지배하려는 내용이다.
"갑자기 가슴에서 빨간 불 켜지고 눈 돌아가면서 우리 공격하는 거 아니냐?"
"그래봤자 얼마 안 만들 거야. 예비용 한 대. 배치는 3대 정도? 그리고 나 말고는 못 써. 골렘은 주인인 내 안전과 이 땅을 위해 최우선으로 행동할 거다."
"그래도 살짝 무섭다."
삼색이 숲으로 사라진 골렘의 뒤를 보며 몸을 오소소 떨었다.
[띠링!]
"카렌님. 그 공무원 꼬리를 대충 잡았습니다."
잠시 떨어져 있던 강이사가 워치의 메시지를 보고는 카렌에게 전달했다.
과연 일 처리가 빠르다. 그런데 평소 강이사가 잘 쓰지 않는 단어가 카렌의 귀에 박혀 들어왔다.
-대충
"문제가 뭔데 그래?"
"역시 카렌님이십니다. 그 공무원이 라인을 타고 있는 고위급 공무원과 대형 길드 쪽까지 일부 얽혔습니다."
하여튼 돈이 무섭긴 무섭다.?
"죽이는 건 간단한데 말이야."
"말씀만 하시면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강이사에게 맡기지 않아도 단순히 죽이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제일 간단하게는 백호와 함께 하늘에서 돌덩어리만 떨어뜨려도 사고사로 처리될 거다.
"그래도 그 녀석들 비어드가 좋아했어. 죽이기까진 좀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인간의 방식으로 심판받는 게 비어드의 인간에 대해 쌓인 나쁜 인식을 조금이나마 희석시켜줄 거다.
카렌은 삼색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시 빠졌다가 곧 입을 열었다.
?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 뭐지?"
"안정감이죠. 안 그래도 요즘 인력이 부족해서 정년도 연장됐습니다."
"당장 손 쓰기 그러니까 일단 그 안정감부터 없애버려."
"예. 익명의 투서와 인맥으로 압박을 가하겠습니다. 그리고 감찰 대상으로 올려 계좌도 막는 게 좋겠군요. 숨겨둔 재산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겠습니다."
강이사의 머리속에서 술술 방법이 나온다. 카렌이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카렌님. 요즘 연합 의장을 뽑는 대선 때문에 한창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렇지. 다음 달이잖아."
대격변 이후 기존에 있던 민주주의가 대부분 사라진 이후에도 대표적으로 남아있는 제도가 있다.
옛날 대통령에 해당하는 연합 의장을 국민이 직접 뽑는 선거.
"여기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가 둘 있습니다. 모두 대형길드장입니다."
두 명의 얼굴과 신상정보가 떠올랐다.
"요즘은 후보가 굉장히 젊네."
옛날에는 만 40세 이하로는 아예 출마가 안 됐는데 말이다. 두 후보는 많아 봤자 30대로 보였다.
?
1번은 푸근한 미소가 특징이다. 2번은 요즘 잘 쓰지 않는 안경을 쓴 살짝 지적인 이미지.
"그런데 이게 왜...잠깐. 지금 연합에서 가장 시끄러운 곳 중의 하나가 여기지."
"맞습니다. 두 진영에서 모두 마나석 광산 확인차 방문하고 싶다고 요청해왔습니다."
"비어드! 이리 잠깐 와 봐."
카렌이 비어드를 무전으로 부르자 비어드가 쪼르르 달려온다.
"인간들이 조사한다고 마나석 광산을 찾을 수 있어?"
"몇 달간 지켜 봤는데 드워프처럼 땅의 소리를 듣지 않는 한 인간들 기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제가 혹시 모르니 또 조처를 해 놓으면 되고요."
"그러면 오라 그래. 일단 광산만 아니라고 확인해주면 집값도 내려가고 날파리들도 좀 그치겠지."
카렌이 바라보는 곳에는 어느새 슬금슬금 나타난 드론이 EMP를 맞고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꾸잉, 골렘 성능 확실하네."
아까는 무섭다더니 활약을 목격하자 그래도 같은 편이라고 삼색이 휘파람을 불며 좋아했다.
"그런데 삼촌! 진짜 장승 안 세우실 겁니까? 제가 마석까지 넣어서 밤만 되면 불이 번쩍번쩍 나오게 할 수 있어요."
"···너도 참 지독하다."
그렇게 욕을 먹고도 아직도 포기를 안 했냐.
"술이나 좀 마시자."
"술!"
역시 드워프 시선 돌리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 카렌이 목걸이 아공간을 열어 넣어 둔 술과 잔을 꺼냈다.
"그럼 주인이 싫으면 내 얼굴은 어떠냐?"
"응?"
비어드에게 술을 따르는 와중에 삼색이 흥미로운 제안을 해왔다.
"난 내 얼굴만 아니면 되긴 하다만···"
"괜찮은데요? 지구에서 고양이를 신격화했던 문명도 있더군요. 무슨 피라미드를 만든 곳이던데. 잠시만요!"
비어드가 술을 단번에 들이켜더니 영감이 떠올라서 뛰쳐나갔다.
그렇게 솟아오른 고양이 석상. 그런데 카렌의 눈에 뭔가가 심히 거슬렸다.
"너무 미화했는데? 얘가 무슨 저렇게 말랐고 얼굴이 저렇게 잘생겼어?"
카렌이 삼색의 옆구리를 잡고 하늘로 들어 올려 왼쪽 눈에는 삼색, 오른쪽 눈에는 석상을 위치시켜 비교했다.
"안 닮았어. 다른 건 몰라도 살은 좀 통통하게 만들어."
"주인! 그런 게 어딨냐. 원래 저런 건 좀 미화가 들어간다! 인터넷에 사진 올라오는 거 다 포토샵이다."
"대신 네가 다이어트하면 그대로 반영해줄게."
"오? 그거 참신하네요."
비어드가 영감을 자극하는 카렌의 아이디어에 아이처럼 좋아했다. 하지만 정반대로 삼색의 얼굴은 돌 씹은 것처럼 구겨졌다.
"···주인, 안 될 거 알면서 하는 소리다. 치사하다."
"살을 빼라니까? 너를 위해서 하는 소리야."
"주인 나쁘다! 진짜 꼰대 같다!"
"내가 그 말 쓰지 말라 그랬지? 이 어린놈의 고양이가!"
?
* * *
"땅주인이 마침내 진입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그래? 그건 좋은데 말이야..."
동네 아저씨 같은 친숙한 얼굴에 옷조차 기성품을 입고 있는 남자. 하지만 차림새와 달리 현재 연합의장 당선이 가장 유력시되는 후보다.
"그놈 말고 진짜 주인을 찾아보라고.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놈 말이야. 보나 마나 바지사장일 게 뻔하잖아? 생각을 못 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누군지 모르겠는데 정보 통제가 너무 심..."
"이런 무능한 놈이!"
쨍그랑!
남자가 던진 유리컵이 참모의 얼굴을 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볼에서 주르륵 흘러나오는 피. 조금만 더 옆으로 갔으면 눈이 위험했으리라.
"다음 달이 선거야! 지지율이 지금은 앞서있다지만 그 영악한 놈이 뭘 할지 몰라!"
후보는 친숙한 인상과는 다르게 험악한 행실을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다.
"길드 힘까지 동원하란 말이야! 놔뒀다 어디다 쓸 건데?"
"하지만 그건 연합법상 불법..."
"야."
순간 나지막이 울려 퍼진 목소리에 참모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아는 사람끼리 왜 이래?"
"...예. 죄송합니다."
"그리고 조사단에 내 동생 끼워 넣어."
"료쿠님 말씀입니까? 하지만 그분의 성격은 너무 개성적입니다."
참모가 돌려 말하긴 했지만 너무 개차반이라는 뜻이다.
S급 헌터지만 지금까지 사고 친 횟수가 셀 수도 없다. 만약 본인의 능력이랑 형이 아니었다면 이미 빌런으로 분류됐을 거다.
"원래 주인을 나오게 하려면 집에 연기를 내보면 돼. 가서 소란 좀 일으키라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마나석 광산이..."
"있던 말던 상관 없어. 사람들에게 일단 광산이 진짜 존재한다고 퍼뜨려."
대담한 후보의 발언에 참모의 입이 살짝 벌어진다.
"그런 다음에 진짜 주인이 자신의 욕심으로 광산을 독점한다고 공적으로 만들란 말이야. 사람들은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사람을 싫어하거든. 그러고 내가 나서는 거지."
후보의 손가락이 허공을 주욱 가르고 위로 올라간다. 미래의 지지율을 손 끝에 상상한 후보의 입꼬리가 같이 치솟았다.
"진실은 상관없어. 어차피 한 달만 내 쪽으로 이슈를 몰고 오면 돼. 당선된 다음은...알잖아? 일단 의장만 되면... 크하하하!"
자신의 장밋빛 미래를 상상한 후보가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침 딱 좋은 사건이 터졌다.
신이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