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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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애 처음으로 특별 응원 이벤트를 경험했다.
그래서 그런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늘, 컨디션이 무척 좋음을 느꼈다.
무엇보다 실비아와 마주보며 잔 것도 한 몫했겠지만.
팬들의 응원은 정말로 큰 힘이 되었다.
오늘 같은 몸 상태면 얼마든지 마운드를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자들에게 당하는 장면은 도저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고.
압도하는 장면만이 머릿속을 헝클였다.
그리고 이런 날엔.
'무조건 이겨줘야지.'
당연히 그래야만 했다.
두 팀의 월드시리즈 4차전을 보기 위해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뉴욕 양키스 팬들은 누구도 내가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물론 언제나 '만약'을 떠올리는 팬들이 있긴 했다.
야구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과거기록을 중시하고 그걸 바탕으로 오늘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스포츠이지만, 의외로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변수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것이 바로 야구팬들이 야구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면서도 야구를 끊지 못하는 이유였으니까.
[다르게 말해보면 리가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것은 이제 고정변수죠.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가 바로 리가 선발 투수로 나서는 경기니까요.]
[그 경기도 이기지 못하면 우승은 포기해야죠. 설사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리가 상대에게 점수를 내준닫 해도, 타자들이 활약해 끝끝내 경기에서 이기는, 그런 강한 모습을 보여야만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왕좌를 차지할 수 있는 우승 팀이 될 수 있어요. 이걸 잊어선 안 됩니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나에게만큼은 그런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제까지가 아니라 앞으로도 평생 그럴 거라는 듯.
나는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다시 한 번 상대팀, LA 다저스를 완벽히 무너뜨렸다.
[뉴욕 양키스 vs LA 다저스]
[6 : 0]
월드시리즈 두 게임 연속 완봉승.
나는 전날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등판했던 많은 불펜 투수들에게 완벽한 휴식을 내어주며, 나 혼자 힘으로 경기를 마무리해냈다.
-우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말이다.
3.
또 다시 바로 다음 날 벌어진 월드시리즈 5차전.
이날 LA 다저스는 4차전에서 쓰지 않은 클레이튼 커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성호와의 승부를 피한 것이 아닌, 훌륭한 선발 투수가 많은 LA 다저스였기에 선택 가능한 전략이었다.
이미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4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해 온 전례가 있었고.
어찌 됐든 뉴욕 양키스에서 누구를 내내던 LA 다저스가 서발 투수 싸움에서 유리한 모양새가 됐다.
"CC 사바시아. 이번에도 부탁하네. 부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주게나."
조 지라디 감독이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하라고 내보낸 투수는 바로 CC 사바시아.
나이가 나이인 만큼 띄엄띄엄 선발 등판한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답게 훌륭한 활약을 한 그가 다시 한 번 임무를 부여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또 한 번 본인이 보여줄 수 잇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었다.
7이닝 8피안타 1볼넷 9삼진 무실점.
전날 성호에 의해 타격감이 차갑게 식었던 LA 다저스 타선을 다시 한 번 얼려버리며, 안타는 내줘도 실점을 내주지 않은 짠물 피칭을 보여주었다.
그의 뒤를 이어 8회에 출전한 케인리 역시 세 타자를 상대로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9회에 마운드에 오른 아롤디스 채프먼 역시 마찬가지였고.
경기는 그렇게 순탄하게 흐른 듯 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한 게 문제였다.
1차전에 6.2 인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주자를 남겨두고 쫓겨나듯 마운드에서 내려가야만 했던 클레이튼 커쇼가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호와 함께 쓰지 않은 마운드에서는 여전히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해낸 것이다.
9이닝 3피안타 1볼텟 13삼진. 무실점.
전날 성호가 보여주었던 완봉승을 클레이튼 커쇼가 그대로 재현해냈다.
그리고.
-따악!!
[가네요. 갑니다!!!! 다저스의 승리로!!!!! 저 높이 갑니다!!!!]
[LA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가 연장 10회 초에서 값진 1점을 만들어내는 솔로 홈런을 쳐냅니다!!!!!!]
10회 초, 코디 벨린저가 잠잠했던 경기에서 1점을 얻어냈고.
경기는 그렇게 LA 다저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4.
순식간에 5차전까지 끝마친 월드시리즈.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차전과 2차전은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1승씩을 공평히 나눠 가졌었다.
이후 뉴욕 양키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겨 치룬 세 경기에서는 LA 다저스가 2승을 먼저 챙겨 시리즈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La 다저 스타디움.
이제 월드시리즈는.
6차전과 7차전.
단 두 경기만이 남았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존 모리스가 불을 지피고, 수많은 논쟁이 오고 간 뉴욕 양키스의 6차전 선발 투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과연 뉴욕 양키스 구단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 세계 모든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1.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6차전에 내보낼 선발 투수.
여기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야구 팬뿐만이 아니었다.
la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역시도 조 지라디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했다.
"분명 뉴욕 어디선가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조 지라디 감독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겠군요."
"아니야. 이미 벗겨질 만큼 벗겨져서 남아 있는 머리숱이 없을 수도 있네."
"푸하하, 정말 그럴까요? 실제로 경기장에 나가서 그 모습을 보게 되면 웃음을 참아낼 재간이 없을 거 같군요."
LA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그를 보좌하는 코치진들.
그들은 뉴욕 양키스와 마찬가지로 월드시리즈 6차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마 6차전에 나오겠죠? 사실상 뉴욕 양키스에겐 물러날 곳이 없을테니까요."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겠지. 그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선수보다도 승부욕이 강해보였으니까. 게다가 뉴욕 양키스에서 그 선수의 말을 거절할 만한 배짱을 가진 사람도 없지 않겠어? 더욱이 캐시먼과 지라디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충분히 굶주려 있다네. 그럼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뻔하지 않은가?"
뉴욕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9년.
그때도 두 사람은 단장직과 감독직을 맡고 있었다.
그로부터 어제까지 12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지켜왔으니, 어떤 누구보다도 월드시리즈 우승이 필요한 사람이 바로 둘인 것이다.
어쩌면 성호보다 더 간절히 그의 6차전 선발 등판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우린 계획대로 유를 7차전에 올리면 되겠군요."
"으음... 그래야지. 유에게는 내가 부탁하겠네. 하루 더 쉬고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 달라고."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lA 다저스의 2선발 다르빗슈 유.
월드시리즈 2차전에 출전하기로 했지만 허벅지 통증이 불편해 휴식을 취했던 그가 본래 6차전 선발 등판이 아닌 7차전에 나가게 생겼다.
오로지 성호만을 고려한 맞춤 전략.
6차전에 나갈 투수, 마에다 겐타 역시도 실력이 뛰어났기에 설사 계획이 어긋난다고 해도 la 다저스 입장에서는 크게 실패할 일은 없었다.
그저 성공 확률을 조금 더 높이고 싶었을 뿐.
회의를 마친 두 사람은 성호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뭐가 말인가?"
"리 말입니다. 비록 경쟁 팀 선수이긴 하지만, 야구의 신이라고 불리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모습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번 보여주지 않습니까? 그도 그러한 상황이 부담이 될 게 확실한데요."
"그렇긴 하지.."
메이저리그 최강 팀 중 하나인 월드시리즈 진출 팀 조차도 성호 한 명을 고려해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짜야 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야구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 아니겠나? 야구 역사에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는. 장담컨데 앞으로도 야구의 신으로 불릴 선수는 리, 오직 그 한 명 뿐일걸세. 비록 내 선수는 아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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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00화가 될 동안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솔직히 제가 200편이 넘어가는 소설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정신없이 쓰다보니 이런 날이 오기도 하네요...
세삼.... ㅎㅎ
비록 부족한 글이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 챙기세요.!
선호 작품과 추천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원고료 쿠폰과 후원 쿠폰은 글 쓰는데에 너무 힘이 됩니다.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200화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다들 사랑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