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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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애런 저지의 득점 지원을 받은 성호가 마운드 위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과 마찬가지로 LA 에인절스 타자들이 도저히 대응하지 모할 정도의 공을 계속해서 던졌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마이크 트라웃.
그, 역시 세 번째 타석에서 조차 헛스윙 삼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성호에게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
그 사이에 뉴욕 양키스의 9번 프레이저가 솔로 홈런을 하나 더 기록, 스코어를 3대 0까지 벌렸다.
프레이저 바로 뒤에 나온 아쿠냐 주니어는 마무리로 2루타를 장식했지만, 이후 나온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 아쉽게 공격은 거기서 끝이 났다.
1.
-이제 마지막 타자만 남은건가?
ㄴ 응!! 마지막 한 타자임!!
ㄴ 두 게임 연속 완봉승 각이다. 진짜 미쳤다. 미쳤어!!
ㄴ 완봉승이야 안봐도 할 거 같았는데, 퍼펙트 게임이 아닌게 조금 아쉽다..ㅠ...ㅠ
ㄴ 퍼펙트 게임은 운까지 따라야 할 수 있는거라.... 오늘은 아쉽게 텍사스 성 안타 하나 맞아서.....ㅠ 그날이 아닌가 봐.. 하필 빗맞아선 ㅠㅠㅠㅠ 하늘도 무심하네.
9회 초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나의 앞에는 어느덧 한 타자만이 남아 있었다.
-뻐엉!!
"스트라이크!!!"
-뻐엉!!
"볼!!"
-부웅!!
"스윙- 스트라잌!!! 투!!"
9회 초, 투 아웃 상황에 스코어는 여전히 3대 0.
웬만해서는 의지를 갖기 힘든 상황인데도 타석에 서있는 LA 에인절스의 타자는 달랐다.
나와 마찬가지로 올 해 처음 데뷔한 신인.
내년을 위해 경험이나 쌓으라고 생각한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9회가 되어야 투입한 선수인데, 눈빛이 아직 살아 있었다.
마치 굶주린 맹수 처럼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던진 제 4구.
-뻐엉!!
"볼!!"
내가 던진 컷 패스트볼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볼을 골라내었다.
마치 공의 궤적을 확인 하는 것처럼.
'진짜 보고 골라내는 거잖아? 다른 선수들처럼 그냥 감으로 체크하는게 아니라. 대단한데?'
9회 초, 투아웃 상황에서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올리지 않아 보지 못했다면 믿기 어려운 상대.
마음 같아서는 그가 어느덧 A급 구종 스킬 효과를 받는 구종들을 모두 골라냈을 수 있는지 계속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팀의 이름을 등에 짊어지고 나선 포스트시즌 경기 중이었으니 말이다.
시험은 여기까지 하기로 마음을 굳힌 내가 다리를 치켜들었다가 앞으로 옮기고는 온 힘을 다해 마지막이 될 공을 던졌다.
타자가 코스를 알아채더라도 치지 못하도록 공의 변화도 엄청나게 걸었다.
타석 바로 앞에 도착해서야 브레이크가 걸리는 공.
그 순간 타석에 서있던 타자의 배트도 함께 움직였다.
-쫘아아아악!!!
"아웃!!"
내가 마음 먹고 던진 컷 패스트볼은 타자의 배트 손목을 잡아먹고, 공중에 떠오르더니 그대로 포수 미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게임 셋!"
- 우아아아아아아아!!!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시리즈 결과]
-뉴욕 양키스 3승 0패 VS LA 에인절스 0승 3패
-디비전시리즈 MVP 애런 저지(2홈런, 7타점)
-이성호 1승 0패(완봉승, 15K)
2.
[뉴욕 양키스, LA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완승하다!]
[완벽했던 경기력, 완벽했던 선수단. 완벽했던 전략?]
[LA 에인절스 마이크 소시아 감독 "그는 한 차원 다른 선수와 같았다. 직접 보고 있음에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만약 기회가 있다면 그를 내가 운용하는 마운드에 올려놓고 싶다. 타석에서는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말이다."]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은퇴 할 때 까지 리는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을테니까. 어느 구단도 그를 넘볼 수 없을 것. 그리고 마이크 트라웃? 그는 대단한 선수지만, 이제는 대단했던 선수가 될 것."]
[뉴욕 양키스, LA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3대 0 완승! 리의 완봉승으로 장식하다!]
[경기 MVP 이성호 "이 모든 영광은 경기를 보러와준 팬들에게 바친다. 에인절스의 팬이든, 양키스의 팬이건.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모두와 즐기고 싶다."]
[3타수 무안타 마이크 트라웃 "그와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 그의 투구는 덕아웃에 있던 모두가 탄식을 내뱉었을 정도로 감탄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
디비전시리를 3대 0으로 쓸어 담은 뉴욕 양키스 선수단은 모처럼 만에 휴식을 갖게 되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디비전시리즈를 치르면서 매 경기가 시즌 전체의 성과와관련되어 있어, 조금도 긴장을 놓지 못한 채 지내야만 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와일드카드 경쟁에 뛰어들었고 끝끝내 와일드 카드 게임 결정전에 합류해 디비전시리즈 1, 2, 3차전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선수들에게는 그사이 선수들 몸 여기저기는 알게 모르게 피로와 부상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침내 선수들이 휴식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디비전시리즈를 다른 팀과 다르게 3대 0으로 압도적으로 이겨내면서 말이다.
LA 에인절스와 치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10월 9일.
다음 라운드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은 10월 14일로 예정 되어 있었다.
장장 4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
물론 뉴욕 양키스 입장에서 휴식보다 더 좋은 것은,
4일이라는 긴 휴식 기간이 생겨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나섰던 이성호를 다시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내보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1차전 선발은 당연히 그가 될 것."]
['야구의 신' 이성호, 뉴욕 양키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1차전 선발로 등판하나? 조 지라디 감독 '그'가 누구냐는 질문에 묘한 웃음만 내보여.]
[이성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생애 첫 MVP를 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최고의 결과를 내보일 것."]
[예열 완료! 꿀맛 같은 휴식으로 되돌아온 뉴욕 양키스! 다음 상대는 누구?]
이성호가 1차전에 나서면, 최장 7차전(7전 4선승제)까지 이어지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최대 3번까지 선발 출천을 할 수 있게 된다.
1차전과 4차전 그리고 57차전 사이에는 각각 3일의 휴식 기간이 주어지니 말이다.
보통 3명의 투수로 운용되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부턴 숨통이 조금씩 트이기 시작한다.
디비전시리즈 때와는 너무도 다른 상황.
여기에 뉴욕 양키스 구단, 모두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상대가 누구로 결정되든지 간에 말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완벽한 공격 완벽한 수비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격파하다!]
[상대가 누구든 돌파하는 클리블랜드의 타선. 보스턴 레드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에게서 자그마치 6점 빅이닝 완성!]
['띵장'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최초 우승에 도전?]
이윽고 결정된 상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뉴욕 양키스와 마찬가지로 3승 0패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완벽하게 눌러버렸다.
누가 한 명 꼽을 것 없이 모든 선수가 승리에 기여하며 우승 후보로 꼽히던 보스턴 레드삭스를 완벽히 이겨낸 것이다.
거기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재임 시절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린 것으로 명성이 높이며 메이저리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꼽혀온 테리 프랑코나의 전술이 큰 영향을 미쳤으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감독, 테리 프랑코나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메이저리그 기존 상식까지도 비틀 수 있는, 예측이 불가능한 감독이었다.
이는 이번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도 드러났으니.
['야구의 신' 이성호의 상대는 대니 살라자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시즌 5선발을 도맡던 대니 살라자르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다!]
['명장' 테리 프랑코나의 냉정한 판단.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월드시리즈에 진줄하는 것."]
[졸지에 야구의 신을 상대하게 된 대니 살라자르 "그를 이겨낼 수 있다. 나는 나를 믿으며. 시즌을 뉴욕 양키스보다 압도적으로 보낸 우리 팀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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