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68)화 (166/207)

168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68화나의 굳은 각오.

자신이 없는 2번의 경기에서 동료들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뉴욕으로 돌아왔다.

이는 엄청나게 기쁜 일이긴 했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해주었다.

디비전시리즈를 깔끔히 3차전에서 끝내는 일.

만약 그렇게 되면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동료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리그 챔피언십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자신의 압도적인 호투 뿐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타선이 괜찮은 공격력을 보여주었으니, 나만 잘 던지면 오늘 경기도 분명 이기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섰는데 좋은 분위기를 망치게 할 순 없지. 이런 분위기로 가을 야구를 마치는 거야.'

시즌 내내 잘해왔어도 포스트시즌에 부진하면 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법.

그것을 전생에서 충분히 느껴봤기에.

나는 이번 생에서도 하늘 끝에 솟아오른 탑의 끝에서 압도적인 벽을 앞두고 좌절감에 포기 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4.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파커 브리드웰 선발 등판 확정!]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마이크 트라웃 3번타자로 출전.]

-헐! 드디어 만나는구나! 언제 만나나 했더니 이렇게 만나네. 드디어 이 둘이 싸우는 걸 볼 수 있겠구나!

ㄴ 역시 스포츠는 슈퍼스타들끼리 대결하는 게 나와 줘야 재밌지.

ㄴ 게다가 이성호 VS 마이크 트라웃이면 안봐도 개꿀잼임.

ㄴ ㅇㅈ ㅋㅋ 진짜 언제 붙나 했는데 정규시즌에 안붙어서 아쉬웠음 ㅠ 이번에 꼭 경기 본방 사수한다!

-대체 LA 에인절스는 무슨 생각으로 이번 선발전에 파커 브리드웰을 올린 거야? 메이저리그가 무슨 장난도 아니고.

ㄴ 올해 포스트시즌만 본 뉴비라고 인증했네. 올해 LA 에인절스에서 가장 잘했던 투수가 파커 브리드웰임. 신인이라고 무시 하지마라.

ㄴ 자기도 리처럼 2일, 3일 휴식으로 경기를 뛸 수 있다고 인터뷰 했던데 ㅋㅋㅋㅋ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그걸 진짜 믿은건가; 아무리 그래도 리랑 클래스 차이가 너무 심한데.

ㄴ 미친거지. 애초에 리는 정밀 검사까지 받아서 허락 받은건데 쟤는 그냥 막무가내로 나서는 거 아니야? 진짜 내년시즌 LA 에인절스 개망하겠네 ㅋㅋㅋ 재 망하면 선발도 딱히 없는데.

-2일 휴식하고 등판이라.... 난 모르겠다. 애초에 풀로 쉬어놓고도 1차전에서 개털리듯 털렸는데...

ㄴ 잘할 수도 있지. 시즌 내내 양키스 상대로 잘해왔는데? 에인절스의 에이스가 리보단 못해도 엄청난 루키인 것은 맞아!

ㄴ 나도 이 의견에 동참해. 잘할 수도 있어. 리만 2일 휴식하고 잘하리란 보장이 있는거야? 리도 처음엔 엄청나게 주위에서 걱정해줬잖아.

ㄴ 잘하기는 깨뿔. 5이닝 버티면 다행이겠다. ㅋㅋㅋㅋ 쉬어도 개처맞았는데 ㅋㅋㅋ 포스트시즌이랑 정규시즌이랑 동일시하지마라 ㅋㅋㅋ 그게 제일 멍청한 짓이야.

-그래 나올 수 있다고 쳐. 하지만 파커 브리드웰이 이성호를 상대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진짜 믿는거냐?

ㄴ 그건 모르지. LA 에인절스에서 마이크 트라웃이 있잖아. 그가 리를 상대로 뭔가 해줄 수도 있지. 그도 리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인데.

ㄴ 급이 같다고 생각하는 건가? 에인절스 팬들은?

ㄴ .... 아무리 그래도 마이크 트라웃이 그간 해온 것이 있는데. 리가 1년만 잘하는 걸수도 있잖아? 루키가 2년차에 망한걸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ㄴ 파커 브리드웰이면 5이닝은 충분히 막아줄거야.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마이크 트라웃이 한방만 만들어내면 이길 수 잇을 걸?

-무엇보다도 리는 아직 마이크트라웃한테 증명한 적이 없잖아? 마이크 트라웃이 그의 천적일 수도 있어...

5.

뉴욕 양키스와 LA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나는 선발등판을 앞두고 이번 경기 역시 나와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 개리 산체스와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이크 트라웃이 허벅지가 조금 불편해서 외야 자리에서 빠졌다고 하네."

"그래?"

"어차피 외야 백업 수비는 조금 괜찮아서 빠지기로 했나봐. 대신해서 지명타자로 들어서기로 했대. 핑계일진 몰라도 타격에 온전히 집중하려는 것 같은데? 언론에서 그렇게 너랑 마이크 트라웃을 비교하는데 출루 조차 못하면 쪽팔리잖아."

LA 에인절스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이 허벅지 부상으로 외야수 자리를 포기하고,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다.

경기 전 이 사실을 알게 된 나에게는 조금 놀라운 사실이었다.

전생에서는 은퇴 전까지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의 기량을 뽐내던 마이크 트라웃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듣도보도 못했었으니까.

심지어 전생에서도 그와 많이 맞붙은 사이인 반면 이번 생에서는 처음 상대하니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었는데...

"아는 에인절스 선수에게 물으니 트라웃이 적극적으로 어필했다고 하더라고. 자신이 지명타자로만 나설 수 있냐고. 이 경기에서 말이야."

"으음.. 그래? 진짜 타격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그런건가? 갑자기 허벅지 부상인게 좀 이상하긴 하네.... 디비전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인데."

오늘도 뉴욕 양키스가 LA 에인절스를 이기게 된다면 LA 에인절스의 시즌은 이대로 끝이 나게 된다.

그걸 원하는 에인절스의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수비면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에 달하는 마이크 트라웃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외야 자리에서 빠진다는 것은 나름 꽤 큰 문제인데...

흐음...

"근데 리. 내가 이상한 이야기를 하나 들었는데....."

"응? 뭔데?"

"사람들 말이 네가 마이크 트라웃이랑 천적 관계일 수도 있다는데.... 진짜인건 아니지? 괜히 걱정되서 말이야. 사실이면 조금 더 신경쓰려고."

포수는 투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알아야 했다.

사소한 것 하나가.

투수의 피칭을 흔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때문에 개리 산체스가 경기를 준비하느라 알아보지 못한 것도, 뉴용 양키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직원이 뭐라고 설명했는지  몰라도 나와 마이크 트라웃의 관계를 묻는 개리 산체스의 표정이 제법 심각했다.

오히려 내가 아니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지경.

물론 전생에서 마이크 트라웃에게 누적 0.337에 29개의 홈런을 얻어 맞을 정도로 천적 관계인 것은 맞지만....

이번 생에서도 천적 관계라... 글쎄. 잘 모르겠다.

어찌 됐든 마이크 트라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최고의 타자였으니 말이다.

나도 붙어보기 전까지 모를 것 같다.

"당연히 한 번도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천적 관계가 형성 되겠어? 헛소문이야. 그리고 별로 그가 신경쓰이지도 않고. 어차피 오늘 LA 에인절스에서 마이크 트라웃이 나오면 자연히 증명될텐데. 걱정하지마."

"그렇지? 리한테 천적 관계가 있을리가 없지. 그럼 다행이고. 평소대로 준비할게."

"타석에 들어서면 다 똑같은 타자인데 뭐. 평소대로 준비해. 걱정하지말고."

"알겠어~."

이번 생에서 누가 나한테 감히 천적 관계가 형성 될 수 있을까.

물론 마이크 트라웃을 만나 승부하기 전까지 모를 일이었지만 이번 생에서의 나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걱정할 거리가 아니었다.

회귀를 하고 메이저리그에 온 이후로 나는 한번도 타자들에게 크게 맞은 적이 딱히 없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컨디션이 무척이나 안좋아 볼티모어 전에서 딱 1실점 한 것이 아깝기는 했다.

"정말 조금 아쉽기는 하네."

그것만 아니었으면 미스터 제로라는 소리까지 들었을텐데.

물론 지금도 0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그런 별명이 들려온다고 듣긴 했는데....

"어? 뭐가?"

내 혼잣말이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이 의아했는지 개리 산체스가 얼른 되물었다.

그는 이제와 혹시나 생각난게 있는지 놀란 표정이었다.

"뭐가 아쉬운데? 혹시 생각난거라도 있는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미스터 제로니 1실점이 아깝다느니 이야기는 이상황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으니까.... 나와 마이크 트라웃에 관한 소문도 있다고 하고 또 나의 상태에 대해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개리산체스를 위해 약간 자신감 넘치는 어투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

"징크스 아닌 징크스긴한데.... 이상하게도 경기를 가질 때마다 상대가 나에 대해 철저히 준비했다 싶으면 구속이 적어도 1, 2마일은 빨라지는 느낌이더라고. 막 몸에 힘이 들어가서 말이야."

그렇다고 마음이 복잡하다거나 컨트롤이 흔들린 것은 아니었으니.

"이왕이면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소문대로 그가 내 공을 쳐내려고 온갖 분석을 해왔다는 소문 말이야. 그럼 재밌을텐데."

이번 생에서는 반대로 천적 관계를 만들수 있게 말이야.

뒷 말을 곱씹으며 전생의 나를 타석에서 엄청 괴롭혔던 그를 생각하곤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개리 산체스를 바라보며 지긋이 웃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뒤, 드디어 디비전시리즈 3차전의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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