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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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나선 다나카 마사히로에게 5회 말까지 안전하게 맡긴 이후, 6회 말부터 준비했던 철옹성의 불펜을 가동했다.
가장 힘이 넘치는 케인 리에게 6회와 7회를 맡겼고.
-따악!!
[마이크 트라웃!! 한점을 따라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냅니다!!!!!!]
[역시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입니다. 한점차 따라가는 솔로포!!!!]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마이크 트라웃에게 솔로 홈런을 맞게되자 델린 베탄시스를 올려 다시금 9회 말에는 깔끔하게 뉴욕 양키스의 영원한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올려 LA 에인절스가 전혀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7대 4이라는 넉넉한 점수 차로 앞서나가고 있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조 지라디 감독이 공언한데로 뉴욕 양키스는 그만큼 1차전 승리를 확실히 따내는 데 집중했다.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마이크 트라웃이 홈런을 치자마자 마지막까지 대타를 투입하는 등 반전을 꾀했지만,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최종 스코어 7대 4
뉴욕 양키스의 완승이었다.
1.
다음날 벌어진 2차전에서는 경기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뻐엉!!
"스트라잌 아웃!!!"
"어제 기대 했던 경기가 오늘 나왔네."
cc 사바시아와 리처드가 맞붙은 2차전에서는 어제와 달리 선발 투수들이 굉장한 투구를 보여주었다.
뉴욕 양키스로 온 이후 연일 좋은 모습을 보였다가 몇년 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이번 년도 3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부활한 모습을 CC 사바시아가 이날도 7이닝 2실점이라는 호투를 선보였다.
하지만 LA에인절스의 선발로 나선 리처드가 너무나도 대단했다.
비록 시즌 중반 이후 합류했던 리처드였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2점대 후반으로 마무리한 선발 투수답게 이도 호투를 선보였는데 7회까지 양키스의 타자들에게 안타 몇 개만 내주고 점수는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8회에 들어서도 선두 타자 브렛 가드너를 아주 손쉽게 잡아내며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걱정할 구석이 전혀 없게 해주었는데.
-따악!!!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양키스의 9번 타자 브렛 가드너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1번 타자인 아쿠냐 주니어에게 두점을 내주는 홈런을 맞고 말았다.
아쿠냐 주니어의 두 게임 연속 홈런.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까지 돌아가면, 아쿠냐 주니어는 무려 3게임 연속 홈런을 치며 포스트시즌 최강의 타자로 변신했다.
전생에서 데뷔 시즌 이후에 40-40에 도전 했던 포텐이 이번 가을 야구에서 제대로 터진 것이다.
LA 에인절스의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리처드가 금세 집중력을 회복해, 9회까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이끌어 주었다는 점이었다.
뉴욕 양키스 역시 8회와 9회 마운드를 케인 리와 델린 베탄시스에게 맡겨, 상대 타선을 퍼펙트로 틀어 막는 데 성공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아쿠냐 주니어의 컨디션이 진짜 절정에 이르른 것 같은데? 불펜 투수들도 전부 한 개의 공을 던질 때마다 집중하는 것 같고.'
역시 뉴욕 양키스는 나만의 팀이 아니었던 것이다.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 라인업 여기저기에 나뉘어 있었다.
그들은 포스트시즌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에이스의 부재를 힘을 합쳐 이겨내고 있었다.
이는 연장전에서도 마찬가지.
10회부터 팀의 말무리 투수인 아롤디스 채프먼이 세이브 상황도 아님에도 일찍이 마운드에 올랐다.
물러설 곳이 없는 LA 에인절스 역시 마무리 유스메로이 패팃을 투입, 끝장 승부를 벌이기 시작했다.
마운드에 오른 아롤디스 채프먼과 유스메로이 패팃은 경기가 끝마칠 때까지 자기 팀 마운드를 당당히 지켜냈다.
결국에는 한쪽이 먼저 무너지긴 했지만.
디비전시리즈 2차전의 최종 승자는 뉴욕 양키스.
1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아쿠냐 주니어가 8회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기록,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
[뉴욕 양키스, LA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연승! 이대로 리그 챔피언십으로 직행하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전략 실패?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지만 야구의 신이 없는 뉴욕 양키스도 감당해 내지 못했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소시아 감독 "3차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반격하겠다. 상대가 그라고 해도 예외 없어.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조 지라디 감독 "어떤 전략을 펼쳐도 그를 이길 수 없을 것. 그는 양키스의 보물이자 수호신."]
1, 2차전을 마치고 휴식일이 찾아오자 언론에서는 앞선 2게임을 분석하기 바빴다.
그중 가장 타깃이 된 것은 역시나 LA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
수많은 스포츠 기자와 전문가들이 LA 에인절스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르기 위해서는 성호가 없는 1, 2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1승 1패도 아니고 2패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렸다.
그것도 자신들의 홈에서 말이다.
물론 경기는 선수들이 치룬 것이었지만, 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대한 실패에 대한 비난에 마이크 소시아 감독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현재 분위기만 봐서는 포스트시즌 탈락과 함께 감독 자리에서도 쫓겨날 상황이 돼버렸다.
[뉴욕 양키스, 1번 타자의 반란! 아쿠냐 주니어, 2게임 3홈런으로 디비전시리즈 MVP 예약??]
[그가 말했던 '가을의 전설' 주인공은 아쿠냐 주니어?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 홈런에 이어 디비전시리즈까지 연속 홈런 행진을 하다!]
[아쿠냐 주니어 "나보단 리가 더 나은 선수지만.... 그래도 MVP 받으면 좋을 것 같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상황과는 반대로.
언론의 찬사를 독차지한 선수도 등장했다.
그동안 개리 산체스,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홈런 치는 타자들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쿠냐 주니어가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 영웅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원래도 뉴욕 양키스에 19살 나이로 갑작스럽게 데뷔해 주목을 받았던 선수인 만큼, 사람들은 그의 활약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보다는 실력이 만개했다며 인정해 주었다.
이성호 말고도 뉴욕 양키스를 승리로 이끌 카드가 늘어난 사실에 주목했고, 아쿠냐 주니어의 활약은 성호의 승리만큼이나 팬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러다 보니 이슈 만들기를 좋아하는 언론이 두 사람을 나란히 두기도 했다.
[야구의 신을 3차전까지 아껴둔 뉴욕양키스의 신의 한수, 편안한 마음으로 뉴욕에 돌아오다.]
[야구의 신 이성호! 2게임 3홈런 친 아쿠냐 주니어에게 생애 첫 디비전 시리즈 MVP를 내주나?]
[양키스의 승리요정 '아쿠냐 주니어' 양키스의 새로운 리더인 이성호의 자리를 빼앗나?]
이제 남은 것은 뉴욕에서의 경기.
뉴욕 양키스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디비전 시리즈 3차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3.
"리이이이!! 너도 내 기사 봤지? 사람들이 모두 디비전시리즈는 오늘로 끝날 거고, 내가 시리즈 MVP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거? 전문가들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보는 눈이 있는 것 같다니까!"
10월 4일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 이후, 나는 5일 만에 뉴욕 양키스 라커룸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아쿠냐 주니어는 대뜸 찾아와 얼굴을 들이밀더니 본인에 대한 칭찬부터 늘어놓았다.
"집에서 잘 봤지? 내가 담장 밖으로 넘기는 거? 어느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홈런이 없을 정도였따니까. 전부 팀이 제일 필요로 할 때 내가 나서 홈런을 쳤었다고!"
"그래그래, 맞아. 제대로 였어. 나도 실시간 방송으로 봤거든. 그러니까 얼굴 좀 치워줄래?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진짜 내가 담장을 한 번 넘길 때마다 에인절스의 팬들이 입을 꽉 다물었거든? 그 분한 표정을 봤어야하는데.... 사만 오천명이 입을 다문 순간은... 크, 진짜 그 느낌은 정말 홈런을 치고 직접 느껴봐야지만 알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었어."
아쿠냐 주니어가 그 때의 생각이 났는지 다시금 들떠 라커룸이 떠나가라 큰소리를 냈지만, 아무도 그를 말리지 못했다.
계속해서 자랑하는 것이 조금 얄밉게 보이긴 했어도 그가 1차전과 2차전에서 승리를 가져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부진하고 침울하게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들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팀에 좋기도 했다.
아쿠냐처럼 평소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던 사람이 조용하면 왠지 모르게 팀 전체가 힘을 잃게 되고 분위기 조차 축 처지지 말이다.
"리도 언젠가 꼭 한 번 경험해 봐.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석에 설 때가 있으니까 홈런을 칠 기회가 분명 올 거야."
"어, 그렇지."
"그리고 이번 시리즈 MVP는 나한테 양보하는거 알지? 크크크, 설마 그거 뺐겼다고 기분 상한 건 아니지?"
그럴리가.
팀의 승리를,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 저렇게 미친 폼으로 챙겨주는 선수가 있으면 나도 편하기 마련이다.
"그래, 얼마든지 가져가라. 대신 오늘 경기에서도 꼭 한방 쳐주고 말이야. 그럼 봐줄테니까."
"정말? 진짜지?"
"응, 대신 만약 못 치면 그 니가 자랑하는 MVP 가능성이 사라질지도 몰라. 내가 그만큼 오늘 잘 던질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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