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64)화 (162/207)

164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64화"뉴욕에 있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이 끝난 후, 예정되어있던 이벤트 행사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야 조 지라디 감독은 따로 나를 불러 내었다.

그리고 얼굴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건넨 말이 혼자 뉴욕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소리였다.

물론 나는 그에 대한 지시를 거절했다.

"저도 동료들과 함께 움직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도와주십쇼."

"흐음... 나도 그건 생각해봤네만. 안된다네. 이번만은 내 말을 듣게나. 어차피 따로 얘기를 들었던 것처럼 1차전과 2차전에서 자네가 나설 일은 절대로 없으니까 말이야."

절대라는 말에 묘한 악센트를 끼워넣으며 강렬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셨다.

절대 자신의 의견을 굽히겠다는 의지가 안보이는 표정.

그렇다고 해도 정규시즌의 그저 한경기가 아닌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혼자 뉴욕에 있는건 내 상식선에선 절대 이해가 불가능한 부분이었다.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상대 팀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열심히 뛰는 동료들에게 응원이라도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의 다음 라운드인 디비전시리즈는 상대 팀인 LA 에인절스에서 먼저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룰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이는 그들의 시즌 맞대결에서 승률에 대한 우위를 점한 탓.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은 여기 뉴욕양키스의 홈이 있는 뉴욕과 거리가 꽤 먼 곳이었다.

애초에 LA라는 도시가 뉴욕에서 거리가 꽤 되는 도시인 만큼,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이 있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까지는 비행기로 무려 5시간이나 걸리니 홈과 원정 일정에 맞춰 왔다갔다 한다면 체력은 두배가 들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뉴욕 양키스 선수단은 이틀 후 시작할 디비전시리즈에 대비하기 위해, 홈으로 돌아가는 대신 곧장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근처 숙소를 구해 머물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미 선수단과는 이야기를 전부 끝낸 상태네. 투수조도 그렇고 야수조까지. 자네가 여기에 머물러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향후 일정에도 좋겠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야. 그게 그렇게 안 믿긴가?"

"......"

내가 그런 것을 신경쓰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나에 대해 그렇게 걱정해주고 노고에 인정해준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었지만....

오직 나만이 예외인 것이 불편했다.

아무리 내가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해도 야구는 팀 게임이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 1년 농사를 짓는 게임.

그에 대해 다시 나의 의견을 피력하자 조 지라디 감독님은 웃으시면서 고개를 내저으셨다.

오히려 뉴욕 양키스 선수단에 속한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만 예외적으로 따로 쉬어야 한다고 생각 했다며 이참에 자기들을 믿고 푹 쉬라고 조언해주셨다.

거기에 끝까지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려고 해보려 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이미 9월 말부터 3일 휴식과 2일 휴식을 번갈아 하며 선발 등판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정도라면 내가 괜찮다고 해도 주변에서 믿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생각을 해보면 그간 억지를 써가며 등판을 했으니 싫다고 해도 억지로 뉴욕에 머물게 하는 것이 저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 표정을 보니 아직 불만이 남아있는 것 같구만. 자네 같은 선수는 처음이란 말이야. 예외적으로 특별 취급을 받는 건데 그걸 마다하려하다니. 뭐, 그래도 포기한 것 같으니.... 리, 내가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나?"

"......네. 감독님."

뉴욕에서 머물러 있으라는 말만 연거푸 들은 나는 침울해진 표정으로 조 지라디 감독님을 바라봤다.

그의 말대로 혼자만 특별 대접을 받게 된 이 상황이 전생에서 18년간 미국에서 야구만 했던 나한테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를 조 지라디 감독님이 따뜻하게 불러 세웠다.

"...그간 수십년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네만. 난 감독으로서 이번 디비전시리즈 경기 운영에 대해 고민할 때, 3차전은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해 놓고 경기 전략을 짜려고 하네. 그래도 되겠지?"

LA 에인절스와 뉴욕 양키스가 치를 디비전시리즈 3차전의 선발 투수는 바로 나였다.

뉴욕에서 머물러 휴식을 취할 나는 3차전이 되어서야 팀에 합류할 것이다.

4일이라는, 평소의 휴식일보다 긴 휴식 기간을 보낸 후에 말이다.

조 지라디 감독님은 나에게 그 사실을 기억하게 하며, 침울한 분위기를 털어놀수 있게 도움을 주시는 것 같으셨다.

그렇다면 내가 그에 대해 답할 건 단 하나 뿐이었다.

"물론입니다. 감독님. 3차전만큼은, 아니, 3차전에서도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요."

"이왕이면 그날은 불펜 투수들을 전부 쉬게 해주고 싶다네. 에인절 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에서 펼쳐질 1, 2차전에 모든 힘을 쏟아부을 생각이거든."

"얼마든지 그러셔도 좋습니다. 그러니.... 이기고만 돌아오십시오."

"최소 1경기에선 승리할 생각이야. 그리고 홈구장에서 끝내는거지. 어때, 좋은 생각이지 않나?"

"맞습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처럼 홈 경기장에서 승리를 확정 지으면 원정 경기장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것보다 배는 기쁠테니까요."

보통의 경우 포스트 시즌에서는 원정 경기장에서 시리즈를 확정 짓게 되면, 아주 간단한 인사만 하고 모든 축제를 라커룸에서만 즐겨야 했다.

승리가 값질수록 뒤풀이가 화려해야하는데.

원정 경기에서 시리즈 승리를 확정 지으면 그런 축제와 같은 일들이 모두 취소가 되니.

팀의 사기는 자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팀이 원정 경기장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항상 아쉬워했다.

물론 포스트시즌이다보니 홈 구장에서 경기를 치뤄도 일정 비율로 원정을 온 팀 팬들을 받아야 했지만 그거야 상관은 없었다.

내가 퍼펙트 게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원정 팬들에게까지 응원을 받아내주었으니까.

3차전에서도 똑같이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아니한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뉴욕에 머물고 다음 선발 등판에 대해 잘 준비해 주게. 그게 뉴욕 양키스의 전체가 바라는 일이고, 팀을 위해 가장 좋은 행동이니까. 이번 디비전시리즈가 가을 야구의 끝이 아니지 않은가? 자네는 월드시리즈까지 던져야하니 쉴 수 있을 때 확실히 쉬도록 하게."

"네, 잘 알겠습니다. 감독님."

조 지라디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는데 더는 애처럼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래.... 이게 마지막 휴식이라고 생각하며 쉬는거야.'

그게 팀에게도, 나에게도 도움 되는 일일테니까.

1.

동료들이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이 위치해있는 캘리포니아로 떠나자 뉴욕에 혼자 남은 나의 시간은 특별할 게 없으면서도 특별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팀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로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까지 받는 선수가, 뉴욕에서 생활하는 것은 가만히만 있어도 결코 평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이미 '뉴욕 양키스' 란 둥지를 뛰어넘어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스타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야구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이성호 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잃을 수 없는.

인터넷 창을 켤 줄만 알아도 얼굴을 본 적이 있어 친근해질 수밖에 없는 유명인이 돼버렸다.

"어제 경기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올해 봤던 어떤 경기보다 흥미진진했고요. 혹시 싸인해줄수 있나요?"

"표정이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에요. 이왕 이렇게된거 푹 쉬고, 다음 경기 기대해도 되겠죠?"

뉴욕 길거리 시민들은 내가 모자를 쓰고 있었음에도 알아보았는데 신기한건 활동하기 어렵게 몰려들거나 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나의 집 주변이나 양키 스타디움 주변에서 마주쳤을 때,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가볍게 건넸을 뿐이었다.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거나 품에 안겨 부모가 말렸음에도 사인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코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이와 어른이 동시에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생각을 알려주었는데.

모두 나에 대해 존경과 경외, 그리고 찬사를 보내주었다.

'이런 걸 보면 사람 기분을 참 묘하게 만든단 말이지. 전생에서는 이런 일이라곤 없었는데.'

덕분에 나는 평소보다 기분 좋게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분을 이어 다음 경기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10월 4일 와일드카드 게임 결정전을 치르고 뉴욕에 남아, 6일 오전 양키 스타디움에 출근해 평소와 같이 트레이닝 파트 직원과 함께 시즌을 보낸 몸 상태를 철저히 점검했다.

의료진 확인 결과는 당연히 이상 무.

시즌 초반과 똑같았다.

오히려 의료진이 체력적으로 여유까지 있다고 하자.

이에 나와 평소 내 몸을 체크했던 의료진을 제외한 모두가 놀란 모습을 보였지만, 그 덕에 회복 훈련하는 일정이 아주 편해졌다.

시즌 초반에 했던 회복 훈련을 그대로 진행하면 됐으니 말이다.

그렇게 내게 주어진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니 어느새 오후 6시가 되었다.

'원래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체스랑 함께 경기 시작 전 마지막 준비 과정을 해야 했지만.'

오늘은 그럴 경기도, 이야기를 나눌 산체스도 아무것도 없었다.

뉴욕 양키스 동료들은 여기서 비행기로 5시간이 걸리는 곳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경기 시작 시각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나는 양키스의 경기 중계를 보기 앞서 미국에 있진 않지만 언제나 곁에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간단히 전화를 걸어 어떠한 약속을 잡았다.

"네, 그럼 조금 있다가 연락 할게요."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추천과 선호작품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원고료 쿠폰과 후원 쿠폰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글쓰는데에 너무 힘이 됩니다.

오늘도 보러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