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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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연히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뉴욕 양키스의 이번 이벤트를 메이저리그 닷컴 메인에 올리며, 구단들이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팬들에게 팬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권유했다.
현장을 찾아왔던 기자들 역시 여러 사진과 설명을 곁들인 기사들을 인터넷에 게재해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현장의 상황을 전달했다.
[아기상어된 이성호 (포토)]
[미녀 에이전트를 보고 놀란 표정의 이성호 (포토)]
[미녀 에이전트를 보고 부끄러운듯 웃는 이성호 (포토)]
[팬클럽에게 환호를 받는 이성호 (포토)]
덕분에 그날 센트럴파크를 방문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양키스에서 루키 드레스 업 데이를 참가했던 선수들이 어떤 복장을 하고 나왔는지, 성호가 어떤 말을 했는지 전부 알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다.
전혀 안그럴 것 같았던 이미지인 성호가 귀여운 복장을 하고 있다는게 신선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특히 마지막 작별인사 시간에서 언급했던 '마법의 가을' 이라는 단어는 단숨에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될 만큼 인상이 깊었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공유, 복사 하고 미국 전역을 더불어 성호에게 관심이 있는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만들었다.
한국엣니도 다시 한 번 '마법의 가을' 이라는 말이 유행하며, 성호긴 언급한 소설의 제목이 검색어 순위와 판매 순위가 1위로 단숨에 오르기까지 했으니.
이번 일의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게다가 이번 뉴욕 양키스의 루키헤이징 '루키 드레스 업 데이'는 메이저리그의 다른 구단들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점이 또 있었다.
바로 이벤트에 참가한 선수들의 인기.
평소 인기가 거품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을 만큼 성호만을 띄워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욕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사실이 이번 이벤트로 정확히 밝혀졌다.
성호를 제외한 나머지 루키 선수 3명은 다른 팀의 선수 인기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호의 인기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현시점에서 루키 선수들뿐 아니라 기존 선수들낀지 포함해 인기투표를 해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성호였다.
평소 그의견에 갑을논박이 있었던 만큼 호불호가 갈린 주제였는데.
이번 이벤트로 인기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은 깨닫게 되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성호의 인기는 한차원이 다른 존재였다고.
그리고 평소 성호를 좋아하던 팬들은 이번 이벤트를 반갑게 맞이했다.
안그래도 언제나 마운드에서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 팬들어 사랑을 독차지 하던 선수인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하니 평소 팬이었던 사람들도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아들! 다시 귀여워지기로 한거야? 아들 어렸을 때 뽀로로 인형 안고 자는게 얼마나 귀여웠는데. 그동안 그모습을 못봐서 아쉬웠는데 이참에 사진 많이 저장해놔서 좋았어~
차라리 우리 어머님의 반응은 얌전한 편에 속했다.
내가 알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이지 엄청났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완봉승을 거둘 때보다 더욱 많은 메세지를 받았을 정도였다.
물론 모두가 좋은 반응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리, 정말정말 귀여웠어요.ㅎㅎ 당장 사진만 봐도 푹 안기고 싶었던거 있죠? 근데...
-(에밀리와 성호가 웃고 있는 사진. (어째선지 에밀리의 얼굴이 잘라져있음.))
-이분은 제가 알고 있는 그분 맞죠?ㅎㅎㅎ....
-....나중에 봐요. 그래도 마법의 가을이란 말은 쫌 멋져보였어요. 의상은 귀여웠지만. 사랑해요.
야엘 실비아의 반응만은 달랐다.
몰래 현장에 참여하려다 하지 못한 실비아는 이벤트 하루 전날, 또 장시간 떨어져 있어야 된다며 나에게 떨어지려고 하질 않았다.
그 사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 몸에 괜히 스위치가 눌려 밤새 섹스를 한 것은 나였지만.
실비아가 그때까진 좋아했는데...
그녀는 기사가 나자마자 곧장 나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그런 복장을 할 줄 몰랐다며, 너무 귀여운 게 아니냐며 안기고 싶다는 메세지까진 보기 좋았지만.
음.
왠지 다시 그녀를 보는게 무서워졌다.
대신 바로 전화를 걸어 몇차례나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소원까지 들어준다고 해서야 그녀가 밝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소원 잊지말아요! 오늘도 사랑해요. 내 사랑. 스케줄 때문에 너무 바빠서 미안해요.
실비아가 현장에 몰래 오지 못한 이유.
그녀가 지금 새로운 월간지에 촬영을 들어간다는 것과 내년에 있을 보그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월간지 촬영이라도 뉴욕 인근에서 진행되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빼볼 수 있었겠지만, 현재 실비아는 아예 미국을 벗어나 패션의 성지 밀라노에 있었다.
보그 오디션에 도전하는 그녀가 커리어를 쌓을 좋은 기회였기에 거절 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안가려고 하던걸 내가 진지하게 말해서 보낸 것도 있었고.
다행히 힘든 현지 촬영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어,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가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아, 그리고 오늘도 잘해요! 하던데로만 하면 되는거 알죠? 진짜 끊을게요.
오늘은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벌어지는 날.
나는 지금 뉴욕에 위치한 양키스의 홈구장 양키 스타디움에 와 있었다.
'으음. 다시 병이 도진건가? 확실히 나아진것 같았는데.... 어제 현장에 에밀리가 뜬금없이 나타나서 그런건가?'
나는 어제오늘 그녀와의 통화를 떠올리며 그녀의 마음을 추측했다.
며칠전부터 실비아가 조금씩 집착어린 행동을 줄이고 있었지만, 나는 실비아가 완전히 자신에게 여전히 집착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드문드문 터져나오는 그녀의 집착이 어느새 매력적이다 생각이 들었으니까.
'흐음. 진짜 다시 심해지는건 아니겠지?'
생각을하다 고개를 저었다,
그보다 중요한 일이 눈앞에 닥쳐 있어 거기까지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나면 이야기 나눠보자.'
1.
2017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모두 10팀이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 지구 우승팀이 각각 세 팀씩 모두 여섯 팀이 나왔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팀이 두팀씩 총 네팀이 있었다.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워싱턴 내셔널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애리조나 디백스와 콜로라도.
아메리칸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LA 에인절스 그리고 마찬가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양키스로 결정 되었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를 치르기에 앞서 양대리그에서 각각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먼저 열리게 되는데.
이중 사람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은 쪽은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두 팀이 내세운 선발 투수의 이름값.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토론토 블루제이는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통해, 이날에 팀의 최고 에이스를 출격시킬 준비를 마쳤다.
뉴욕 양키스는 마지막까지 가서야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승리했지만, 무리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역사상 최고의 투수를 다시 마운드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그 덕에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나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마커스 스트로먼과의 맞대결이 올 시즌 두번째로 성사되었다.
시즌 초반 대결했던 때와 다른 위상을 갖춘 나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3위에 빛나는 마커스 스트로먼.
두 선수의 대결은 첫 대결에 비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포스트시즌 포문을 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가장 어울릴만한 명승부가 될 수 있을거란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래봤자 리가 훨씬 낫지. 마커스 스트로먼은 루이스 세베리노랑 비교해야하는거 아닌가? 다나카 마사히로나...
ㄴ 인정. 이제 아메리칸리그는 리가 리그를 옮기지 않는 이상에야 무조건 리가 최고지. 이달의 상부터 해서 사이영상,MVP는 무조건 리일걸? 베리본즈의 홈런 기록이 깨진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ㄴ 역사는 이제 뒤바뀔거야. 사이영의 시대에서 리의 시대로. 상의 이름도 바뀌게 될걸?
ㄴ아시안의 이름이 달린 상은 좀 그렇지 않을까?
ㄴ 퍽킹. 21세기에 인종차별하냐? 오히려 리의 상을 받는다며 좋아하겠지. 멍청아.
-근데 경기 결과는 혹시 모르지. 어차피 승부는 리와 토론토가 아니라 양키스대 토론토인데. 토론토가 동부지구 2위인거 모르나?
ㄴ 인정. 투수가 아무리 잘해봤자 한계가 있지. 토론토란 자체를 이기는건 아니니까.
ㄴ 거기다가 단판 승부니까, 리의 투구 수를 늘리는 식으로 토론토가 버티면 모를걸? 리야 무실점한다고 보고, 승리조 투수는 리의 투구에 비하면 허접이잖아. 토론토도 할 수 있다고!
ㄴ 먼저 지쳐나가는 쪽이 지는거네.
ㄴ ㅋㅋㅋㅋ 양키스 타자들은 무시하냐?
-난 의외로 토론토가 이길거라 본다. 최근에 리가 너무 많이 던졌어.
ㄴ 2경기 연속 5이닝 ㅋㅋㅋㅋ 힘 빠진건 확실해.
ㄴ 본인 30승 하려고 팀을 버림 ㅋㅋ 와일드카드 신경도 안쓰고.
ㄴ 와카도 5이닝 던지려나 ㅋㅋㅋㅋ 결국 타자들이 캐리해야겠지. 리의 기록을 위해서 말이야.
ㄴ ㄹㅇ 리가 그랬음? 다시보이네 착한줄알았는데.
-미친새끼들. 그런식으로 리를 몰아가냐? 팀을 위해서 얼마나 희생하는데.
시즌 막판 두 경기 연속 5이닝 투구.
여기에 대해 성호와 뉴욕 양키스가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했다.
심지어 기자들 중에서도 성호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어 5이닝만 던질 수 밖에 없었다는 식의 기사를 쓰는 기자도 있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보고 싶은거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된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시 눈에 보이는 결과.
성호를 응원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결국 리는 보여줄거야. 니들이 헛소리를 한다는걸.
ㄴ 응 개소리 19살 퇴물각.
각각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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