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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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이 각각 마지막 3연전을 남겨두었을 때, 두 팀의 성적은 완벽히 동률을 이뤘다.
미네소타 트윈스 91승 68패 0.572
뉴욕 양키스 91승 68패 0.572
하지만 그것도 얼마가지 못했다. 3연전 첫 경기를 치르고 나자 서로간의 운명이 바뀐 것이다.
미네소타 트윈스 91승 69패 0.569
뉴욕 양키스 92승 68패 0.575
정규시즌을 단 2경기만 남겨 놓고, 드디어 뉴욕 양키스가 미네소타 트윈스를 1경기차로 앞선 것이다.
더군다나 양키스의 다음 경기에서 선발 등판 할 투수는 나였다.
"리! 오늘 네가 이기고 미네소타 트윈스가 지면, 그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확정인거 알지?"
"응."
"그럼 믿는다?"
"당연하지. 다같이 힘내서 올라가보자고."
"리! 화이팅!"
동료들의 응원 어린 말을 들은 나는 부진할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이 팀이 하나가 된 적은 시즌 중에서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야말로 팀 분위기는 최고조.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거기에 1회 말,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에 도착했을 때 들려온 즐거운 소식이 하나 더해졌으니.
"미네소타 트윈스가 클리블랜드한테 졌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에이스 코리 클루버가 자신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8이닝 13K로 시즌 100승을 자축했다.
그와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마무리.
반대로 미네소타 트윈스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낭떠러지 앞에 도착해 떨어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리! 이제 진짜 이기기만 하면 돼!"
"1회 던지는거 보니까 평소나 다름 없던데? 리, 맞지?"
"응, 걱정하지 마. 컨디션 하나는 괜찮은 것 같으니까."
당연히 나도 그소식을 듣고 길었던 와일드카드 경쟁을 자신의 손으로 끝내겠다고 마음을 진작에 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이 소식에 기뻐 날뛴 사람들이 나타났다.
바로 뉴욕 양키스 타자들.
타자들은 1회 말, 내가 마운드에 내려가고 2회 초 공격이 시작하자마자 무려 5점을 뽑아내는 강한 응집력을 보여주었다.
나의 등판 간격을 짧게 조정하고 나서 시작된 타자들의 높은 득점력이 오늘도 빛을 발한것이다
이는 곧이어 2회 말,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던 나에게 또 다른 희소식이었는데.
대량 득점을 하게되자 혹시나 싶었던 생각이 사라지고 되려 마음이 편해졌다.
반대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미네소타 트윈스 팬들에게는 치명상을 입혔다.
그리고 상대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자들과 팬들에게는 오늘 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선발 투수가 1회 말을 무실점으로 마치고 기어고 177이닝까지 연속 무실점을 이은 나였으니 말이다.
1회 말,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마친 나는 2회 밀에도 마운드에 올라 초구부터 무시무시한 구위로 토론토 타자들을 압박했다.
이는 3회부터 5회까지도 계속 되었다.
지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보다, 스킬 경험치가 모두 A급으로 올라 더욱 향상된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정면에서 눌러 버렸다.
그 결과 이번 경기에서 나온 성적은 5이닝 0피안타 0볼넷 11탈삼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타자들에게 한 번의 출루를 허락하지도 않았다.
5이닝 퍼펙트게임.
1루를 밟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사이 뉴욕 양키스 타자들은 5점을 더 뽑아, 경기를 10대 0으로 만들어 버렸고 경기의 추는 확실히 한쪽으로 무게가 쏠려버렸다.
그러자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사전에 약속했던 대로 불펜을 가동했다.
올 시즌 흔들리는 선발 투수들을 대신해서 점수를 지켜왔던 불펜들을 아낌없이 경기에 내보냈다.
나의 여러 등판으로 체력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이다.
막강 불펜으로 유명한 양키스의 불펜진은 9회까지 무실점.
당연히 스코어가 뒤집히는 일 따위는 없었다.
[뉴욕 양키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확정!! 상대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49년 만에 깨진 대기록. 미스터 K이기에 놀랍지 않다.]
[정규시즌 마무리를 짓다. 181이닝 연속 무실점. 시즌 30승 350탈삼진.]
['야구의 신' 이성호 "아직 시즌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기량을 보이고 싶어."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벌써 울상?]
[와일드카드 최종 확정! '야구의 신' 이성호 VS '다윗' 마커스 스트로먼. 과연 승자는 누구?]
['루키 헤이징' 루키 드레스 업 데이가 다가온다! 뉴욕 센트럴파크는 벌써부터 인산인해?]
2017년 정규시즌 이성호 최종 성적.
-30경기 30승 0패 225.1이닝 1실점 179피안타 355탈삼진 10볼넷
-3회의 퍼펙트게임 (역대 최초)
-데뷔전 완봉승 17K탈삼진 (역대 최초)
-열두 타자 연속 탈삼진 (역대 최초)
-최연소 노히트노런 (역대 최초)
-최연소 퍼펙트게임 (역대 최초)
-181이닝 연속 무실점 (역대 최초)
-최연소 30승 (역대 최초)
-두경기 연속 퍼펙트게임 (역대 최초)
-평균자책점 0.039. (역대 최초)
1.
2017 정규시즌 모두 종료 되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경쟁 2위.
디비전 시리즈를 위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뉴욕 양키스 선수단은, 경기를 하루 앞둔 오늘 양키 스타디움으로 모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경기가 치뤄지는 장소가 뉴욕 양키스의 홈인 양키 스타디움이다보니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일찍이 상대 팀에 대비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성공을 기원하는 특별한 행사는 이미 오전에 치르고 난 뒤였다.
"유후, 오늘 정말 잊지못할 것 같아. 리한테도 그런 면이 있는지 몰랐다니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역시 될 놈은 다 되는 이유가 있는건가?"
"크, 진짜 절경이었지. 특히 팬들이 그렇게까지 호응해줄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진짜 그렇게 우릴 좋아해줄지 몰랐어."
"우리가 아니라 리를 좋아하는거겠지. 다 그 호응도 리라서 그래. 거의 여자만 온거보면 모르겠어?"
"맞아. 다른 선수들 기준으로 생각하면 항상 놀랍단 생각밖에 안드니까. 뭐 이번에도 따지고보면 리 덕분이지."
"리!!!! 혹시 시즌 끝나고 이벤트 같은거 할생각 없어? 팬 미팅이라던가. 팬 미팅 같은거 말이야. 하면 꼭 불러줘.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할 테니까."
"응? 아쿠냐 니가 왜 리 팬 미팅에 가려고? 싸인이라도 받게?"
"푸하하. 아쿠냐 이 미친 놈. 아까 마음에 드는 여자 있었다더니 진짜였냐?"
"헐, 진짜야? 아쿠냐 이 고추도 다 안자란 놈이.... 응큼한데?"
"뭐라고?!! 다 자랐거든? 뭐가 안자라! 자! 봐 안자랐냐?!! 보라고!!"
"읔, 씨발! 아쿠냐 미쳤어? 바지를 왜 내....어?"
"허,허허..... 아, 아쿠냐... 너..."
그렇다.
"씨바알! 이래봬도 내가 작냐? 작냐고!"
아쿠냐는 13cm의 흉기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미,미안."
2.
오늘 오전 뉴욕 양키스가 센트럴파크에서 가진 이벤트는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루키 헤이징의 일부인 '루키 드레스 업 데이'를 하는 것이었는데, 팬들의 반응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뜨거웠다.
현장을 찾아온 기자들 역시 이정도 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서로 앞다투어 관련 기사와 사진을 내보내고 있었다.
뉴욕 양키스 선수단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리는 양키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긴 지금에도 인터넷에는 온통 이벤트와 관련된 이야기밖에 없을 정도로 현장에 오지 못한 팬들이 현장에 없었던 것을 아쉬워하며 관심을 보내줬다.
물론 그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것은 바로 나였다.
'나도 이정도로 호응해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지.'
3.
[한국에서는 스타들이 달려드는 팬들 때문에 늘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외부 활동을 해야하지만, 미국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이야기다.
한국 팬 문화에 비해서 미국의 팬 문화는 좀 더 스타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고, 그만큼 스타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고.
하지만 이는 무조건 맞는 말이 아니었다.
외국에서는 해당 스타가 누구냐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심할 뿐이었지 스타가 길거리를 다닌다고 해서 사생활을 존중해주거나 그런 경향은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적다고 볼 수 있었다.
당장 파파라치 문화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떠올려 봐도, 해외 팬들이라고 해서 스타의 사생활을 궁금해하지 않고 그것들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명 가수는 휴가차 놀러갔던 플로리다주 해변 별장에서 팬들에게 성기 사진까지 찍힌 것을 보면 한국이 아닌 미국 역시도 열성팬이 많이 존재한다는 소리였고, 그들이 사랑하는 스타는 한국의 아이돌처럼 아주 특별한 사랑을 받게 된다는 소리였다.
바로 이 상황에 놓여진 성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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