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52화"우리의 에이스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나? 보스턴 그놈들에게 던진 걸 보면 전혀 문제가 없어보이긴 하네만."
"바로 옆에서 지켜본 스텝들의 보고를 보니 딱히 걱정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힘이 넘쳐서 탈이라더군요. 심지어 이번에는 5이닝밖에 던지지 않아서 그런지, 마운드를 내려와서도 전혀 지친 모습이 없었다고 합니다."
"흐음. 그렇지. 그래야지. 그 작전은 조 지라디 감독이 했다지? 참 잘한 작전이야. 암, 그렇고 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성호가 5이닝까지만 던진 것은 조 지라디 감독의 권유 때문이었다.
경기 전. 뉴욕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은 승리가 확실시되면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오는게 어떻겠냐며 성호의 의사를 물었다.
그를 위해 조던 몽고메리를 시작으로 배탄시스, 아롤디스 채프먼이 경기 시작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전해 들었을 때, 성호는 조 지라디 감독의 의견을 두말없이 받아들였다.
평소와 똑같이 7회 혹은 운이 좋아 9회까지 던질 수도 있었겠지만, 전생의 경험으론 여기서는 팀 전체가 한몸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욱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이상적인 모습이다 생각할 수 있도록,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레드삭스의 타자들을 상재로 투구 수를 대폭 줄일 수 있게끔 유도했다.
"우리 아들이 특히 이번 피칭은 아주 멋졌다더군."
"커뮤니티 관리하는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팬들 역시도 이번 피칭을 좋게 봤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이렇게 해서 그를 더 많은 경기에서 볼 수 있다면서 말이죠."
"흐흐, 그런가. 이제 남은건 하나구만. 잘 해야 될텐데 말이지."
이제 성호에게 남은 것은 모두의 계획대로 30승을 채우고 시즌을 잘 마무리 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 하고 승리를 챙겨가는 것이었다.
디비전시리즈까지만 진출해도, 시리즈가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니 지금과 같은 무리한 등판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럼 이제 마지막을 준비해야겠군요."
"아, 자네가 저번에 말해준거 말인가?"
"네, 이미 보라스 코퍼레이션하고는 이야기가 다 끝났습니다. 우리가 바라던 대로 10월 3일. 그때 할 수 있게 준비도 다 해놨습니다."
"흐음. 그렇구만. 잘되야할텐데 말이지."
"잘될겁니다. 선수들도 따로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요."
"그가 좋아했으면 좋겠군."
"분명 그럴 겁니다. 항상 그랬듯이 말이죠."
2.
며칠 뒤.
어김없이 시작된 하루에 모두가 하루를 다짐하기 앞서 갑작스럽게 한 기사가 뉴욕 타임즈의 타이틀에 실렸다.
[뉴욕 양키스 '루키 헤이징 데이' 확정! 10월 3일. 장소는 센트럴 파크!]
-조만간 뉴욕 양키스 선수단에 의해 특별한 이벤트 하나가 벌어질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의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 방식 중 하나인 루키 드레스 업 데이(Rookie dress up day)가 올해도 어김없이 메이저리그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루키 드레스 업 데이 (Rookie dress up day)는 이벤트가 벌어지는 당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남아 있는 신인 선수들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동료들과 팬 앞에 서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대해 뉴욕 양키스 캐시먼 단장은 오늘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규 시즌이 끝마치는 10월 2일의 다음 날 루키 헤이징의 하나인 루키 드레스 업 데이 이벤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날짜는 10월 3일, 장소는 뉴욕의 심장 센트럴파크.
사실 이러한 캐시먼 단장의 발언은 많은 팬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구단마다 각자 스케줄에 맞게 진행하는 루키 드레스 업 데이는 보통 시즌이 거의 진행될 무렵 원정길에 펼치는 것으로, 가까운 공항에서 사진을 찍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녀 팬서비스를 해주는 정도로. 이벤트의 규모가 결코 크지 않았다.
수많은 팬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선수를 직접 보기 어려웠기에 이시기만 되면 구단의 일정을 따라다닐만큼 열정적이기도 했는데.
올해 뉴욕 양키스는 루키 드레스 업 데이를 다른 구단과 달라도 너무 다르게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사실 올해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아직도 루키 헤이징 이벤트를 하지 않은 팀이었다.
시즌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조 지라디 감독이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리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규시즌이 3경기 남은 현재도 뉴욕 양키스는 와일드카드 경쟁자 미네소타 트윈스와 승률이 똑같은 상황.
결국 날짜가 밀리고 밀려 시즌 마지막까지 온 것이다.
여기에 대해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올해 월드 시리즈 우승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감에 힘입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고 난 뒤,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라고 밝히며 와일드카드 진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캐시먼 단장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미스터 K, 퍼펙트 피처,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이성호의 존재 때문.
뉴욕 양키스 구단이 이례적으로 원정길이나 양키 스타디움 주변이 아닌 센터럴파크를 이벤트 장소로 정한 것 역시 팬들과 양키스의 에이스 이성호를 배려해서 그런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입단 초부터 야구의 신 이성호가 팬들을 유독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니 말이다.
이러한 뉴욕 양키스의 발표에 대해 뉴욕 주지사는 "리는 뉴욕양키스뿐만 아니라 뉴욕 전체의 자랑이다. 뉴욕의 심장이라 불리는 센트럴파크 역시 뉴욕의 명소인 만큼 얼마든지 협조할 수 있다."라고 밝히며 협조에 응했다.
실제 이번 이벤트 당일에는 뉴욕시에서 파견한 경찰이 센트럴파크에 몰릴 수만명, 어쩌면 수십만명이 될지도 모르는 팬들을 위해 현장의 안전을 책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뭔 개소리야?"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기사를 보자마자 황당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1.
"아니, 이게 대체 뭔 개소리야? 갑자기 루키 헤이징이라니? 이거 사라진거 아니였어?"
실비아가 갑자기 메세지를 보내 알게된 한 기사를 통해 루키 헤이징에 대해 알게 되었다.
듣도보도 못한 소식.
심지어 뉴욕양키스에서 자신과 감독 다음으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브라이언 캐시먼이 발표를 했단다.
그간 이와 비슷한 일이라면 나와 항상 상의하는 모습을 보인 그였지만 이번 일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루키 헤이징'에 관한 이벤트 자체를 해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신인을 괴롭히기 위한 놀이의 일종이라는건데 그 방법을 당사자와 의논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일정이라도 알려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걱정하지마. 리, 센트럴 파크에서 한다고 쪽팔려할 필요는 없어. 우리도 있잖아? 다같이 하는거니까, 큰 걱정은 필요없어. 아, 물론 난 안하지만."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난 루키 헤이징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다고"
"음? 진짜 몰랐어? 나름 전통인데."
아니, 알긴 아는데.
전생에 내가 데뷔했을 땐, 이런 전통이 아예 사라졌었다고!
라고 대답할 수 없어 그냥 한숨을 쉬고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가 인기가 너무 많아서 그런거잖아. 네가 뉴욕 양키스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래서 뉴욕에서 심장이라 일컫는 센트럴파크까지 지원해온거잖아. 너 진짜 뉴욕에서 은퇴시키려고."
"...다른 애들은 다 알고 있대?"
"누구? 아, 너랑 같이 가는 애들? 애런 저지, 세베리노, 아쿠냐는 다 알고 있지."
"...젠장."
그랬던거였나.
이번 이벤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와 반대로, 뉴욕 양키스의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었단다.
어쩐지. 오늘 날 보면서 웃더라.
그래서 웃은거였나?
하지만 내 그런 반응이 무색하게.
"다른 애들은 다 좋다던데? 어떻게 보면 특별 취급 해주는거잖아."
다른 양키스 선수 모두는 재밌겠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심지어 같이 가게 될 저지, 세베리노, 아쿠냐마저도 이번 이벤트를 꽤 기대하고 있다고.
심지어 BMC 스포츠 미디어측도 이 역시 다큐멘터리에 들어갈 흥미로운 에피소가 될 것이라며 행복해했고.
"너무 그렇게 싫은 표정 짓지는 마. 팬들이 즐거워하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게 된거잖아. 게다가 선수 생활 중 단 한번 하는 일이기도 하고. 은근 값진 경험이 될 거라고. 리."
"그럼 와일드카드 경기 준비는 언제하게?"
"오전에 잠깐 하고 마는거야. 팬들한테 그정도 시간도 투자 못하겠어? 그리고 어차피 너도 선발 등판 할 때 크게 신경은 안쓰잖아?"
"어?"
"선발 등판 할 때 크게 신경 안쓰는거 아니였어? 혹시 진짜 이벤트가 걸려서 그래? 그럼 진짜 내가 감독님한테 가서 말할게. 리가 이벤트 때문에 와일드카드 진출해서 못던질 것 같다고."
거듭된 개리의 말에 나 역시 더는 할 말을 잃었다.
그만큼 그가 바른말만 했으니까.
메이저리그의 수십년 전통이라고 하니, 메이저리그 대표 스타인 내가 빠지기도 뭣하긴 하다.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이라고 해봤자 큰 노출이나 그런건 없을 거라고 하기도 했고 최대한 괜찮은 복장으로 구단에서 따로 준비해준다니까.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도 없긴 하지.
다만. 왜 나만 몰랐던거냐고.
"후.... 알겠어. 해보지, 뭐."
"큭, 리. 너 지금 되게 웃긴게 뭔지 알아?"
"뭔데?"
"너 오늘 경기도 와일드카드 걸린 경기인거 알지?"
"응, 근데 그게 왜?."
"그것보다 더 긴장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큭큭. 참 너도 별난 놈이야. 진짜. 그렇게 팬들을 보기가 싫어?"
나는 순간 '팬'이라는 단어에 움찔했다.
전생에서 메이저리그에서 13년을 던져오는 동안, 팬들을 거의 증오했지만.
기회를 얻어 회귀한 이번 생에선 어느새 팬은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상, 자신을 보기 위해 기대하고 있는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진 않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참 나도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렇게 피하던 팬들을 계기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것 보면.
그모습이 미묘했는지 또 한 번 웃는 개리 산체스.
"큭큭큭, 하여간 진짜 이상한 놈이야. 어떨 땐 한없이 차가워보이는 놈이 이럴 땐 또 따뜻해보이고. 내가 경험자로써 충고해주는데....."
이후로도 루키 헤이징에 대한 팁을 주겠다며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이제까지 메이저리그 '루키 드레스 업 데이' 에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복장에 대해 전부 이야기하며 복장을 선택할 땐 최대한 재밌는 걸로 선택하라며 조언해주었다.
첫 만남 때부터 말이 많았던 그답게 무려 한 시간 가까이를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다음 경기 상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대비해 경기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걸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추천과 선호작품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원고료 쿠폰과 후원 쿠폰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글쓰는데에 정말 힘이 됩니다.
오늘도 보러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