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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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시작과 함께 구단 코치로부터 철저히 관리 받게 될 것을 전해 들었었다.

이례적으로 데뷔전에서 9이닝까지 던져 역대 신인 중 최다 삼진 완봉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후 구단 시스템에 맞춰 평균적인 이닝만을 소화해 냈다.

물론 5월이 지나 성호가 메이저리그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며 뉴욕 양키스 중심에 맞춰, 모든 시스템이 새로 짜였고, 조 지라디 감독과의 협의를 통해 기록에 도전 중일 때를 제외하고 7이닝 혹은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게 되면 내려오기 했다.

그결과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215.1이닝을 투구, 경기 당 평균 7.68이닝을 소화하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한데 오늘만큼은 달랐다.

[어어...? 리가 아닙니다!!! 어떻게 된 일이죠?]

[등번호를 보아하니 조던 몽고메리 선수인 것 같은데.... 맞네요. 조던 몽고메리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놀랍게도 6회 말에 말이죠.]

놀랍게도 6회 말, 보스턴 레드삭스의 공격 순서가 돌아왔을 때, 마운드에 선 투수는 이성호가 아니었다.

이 타이밍에 선발 투수가 교체될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다른 투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은 것이다.

성호의 선발 등판 일정 변경으로 남은 시즌 선발 등판 기회가 사라진 조던 몽고메리.

그가 성호의 뒤를 이어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거 아무래도 애초부터 이런 작전을 노려왔던것 같네요. 원래 오늘 리가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면 조던 몽고메리 선수가 선발 등판하는 날이었거든요.]

[체력적으로 그를 배려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네요. 이미 알려졌다시피 리는 3일 쉬고 다시 선발로 나서야 하거든요. 그를 위해 투구 수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네요.]

[그렇죠, 이미 점수차도 11점이나 났으니까요.]

오늘 경기에서 뉴욕 양키스가 바라는 것은 당연히 승리였다.

그냥 승리가 아닌, 성호의 시즌 29승을 챙겨줄 수 있으면서 와일드 카드 경쟁에도 도움이 될 승리.

근데 그러기 위해서는 3일 쉬고 등판할 성호를 위해서라도 미리 많은 점수를 내고 5회 말 투구를 마치고 내려올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기 위한 준비가 이미 끝이 난 상황.

현재 경기의 스코어는 11대 0으로 뉴욕 양키스가 크게 앞서고 있었고, 지금 마운드에 오른 조던 몽고메리 이외에도 델린 베탄시스, 로버슨, 케인리, 아롤디스 채프먼이라는 최고의 불펜 투수 4명이 뉴욕 양키스 불펜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들이 한 경기에서 11점이나 실점하는 것은, 성호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다량의 실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

오히려 이제는 전자가 더 쉬워 보였다.

오늘을 제외하고 나면 정규 시즌 30승을 위한 경기는 딱 1경기가 남은 상태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성호의 다음 경기 상대는 이미 와일드카드를 확보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조 지라디 감독이 지금 시점에서 투수 교체를 한건 굉장히 잘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황에서 리가 길게 던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거든요. 물론 무실점 연속 이닝의 기록도 있습니다만, 이미 너무 압도적인 기록이다보니 이제 조금 무른 감이 없지않아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오늘 한 경기의 승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리가 부상 없이 던지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음 경기에서도 리가 굳이 평소처럼 길게 던질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죠. 오늘과 같이 타자들이 일찌감치 점수를 뽑아준다면, 승리 요건인 5이닝만 채우고 내려오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일겁니다.]

[네, 그뒤엔 2일정도만 휴식을 취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해야 할테니까요.]

성호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10월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이 확정되면, 2일 휴식 후, 10월 4일 역시 마운드에 서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체력을 아껴두는 것이 좋았다.

[말씀드리는 순간 조던 몽고메리 선수가 투구를 시작합니다. 이 경기를 지켜보고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들. 채널을 돌리지 마시고, 리의 시즌 29승이 확정되는 그순간까지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2.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1대 0으로 완승!!]

[시즌 29승 달성. 30승까지 단 '1승']

[조 지라디 감독의 환상적인 전략!! 5이닝 후, 강판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시즌 29경기 29승 무실점 기록은 176이닝까지 늘렸다!!]

-그가 그랬잖아. 입 닥치고 보라고. 누구야? 누가 감히 그를 의심한거야? 나와 보라고 애송이들아!

ㄴ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아니다. 난 끝까지 믿었어!

ㄴ 이젠 댓글보면 다 칭송 뿐이네 ㅋㅋㅋㅋ 무슨 죄다 혹사니 머니 떠들어놓고 5이닝 던지고 승챙기니까 전략가 ㅇㅈㄹ ㅋㅋ

ㄴ 원래는 나도 의심했는데 이번 경기 던지는거보고 의심이 싹 사라짐 ㅋㅋ 내년에 더 기대된다.

ㄴ 3일 쉬나, 4일 쉬나, 5일 쉬나 그냥 다 똑같네. 타자들이 속수무책인거보면 그냥 탈인간임. 나사에서 연구해봐야한다.

ㄴ 인생 2회차 썰이 진짜일지도.

-겨우 5이닝 던지고 겁먹고 내려간 놈을 뭐가 좋다고 이렇게 빨아대는지 원 ㅋㅋㅋㅋ 타자빨 주제에.

ㄴ 네 다음 병신.

ㄴ 병신도 아깝다. 그냥 관심 자체를 주지마.

-5이닝 던진 거 진짜 개이득 아니냐? 보스턴 전에서 5이닝 던졌으니 토론토 전에서도 5이닝 던지고 와일드카드에서 7이닝이나 8이닝 던지면 합이 17,18이닝 정도잖아? 그냥 그가 두경기 완봉승 한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평소처럼'  ㅋㅋㅋㅋ

ㄴ 상대 팀이 점수 못낸다는건 이미 정해진거냐?ㅋㅋㅋㅋㅋㅋㅋ

ㄴ 이제와서 점수를 잃는다는 상상을 하는게 더 이상할듯.

ㄴ 볼티모어 : ?????

ㄴ 볼티모어가 진짜 어떻게 1점 낸거냐 ㅋㅋㅋㅋ ㄹㅇ ㅋㅋ 개어이없네. 걔네들은 리한테서 1점 낸 거 구단 기록으로 잡아도 될 듯 싶다.

-양키스 타선이 오늘 같이만 해주면 시즌 40승도 가능하겠다. 오늘 리가 던진 투구수만 해도 45개밖에 안 됨.

ㄴ 5이닝 45개라. 그럼 3일 주기로 2경기씩 나오면 되겠네. 타선이야 리가 등판할 때마다 미친듯이 터지니까. 40승 이상도 가능하겠는데?

ㄴ 다만 불펜진이 혹사당하겠지 ㅋㅋ 생각 좀 해라.

-ㄹㅇ 진짜 사기캐다. 보여줄게 얼마나 남은거냐 ㅋㅋㅋ 이러다가 좀만 더 지나면 하루 휴식하고 등판하는거 아니냐?ㅋㅋㅋㅋ 그래서 시즌 절반을 등판하는거임 ㅋㅋㅋㅋ

ㄴ ㄹㅇ 가능하겠는데. 프런트에 건의해본다.

ㄴ 미친 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성난 팬심은 확실히 사그라들었다.

성호가 잘 던졌을 뿐만 아니라 타자들까지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 5이닝이라는 최소 이닝 수로 승리 투수라는 최고의 결과를 보여주었으니, 더 이상 그를 걱정하거나 의심하는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진짜로 그가 시즌 30승을 달성하느냐, 못하느냐와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을 해 선발 등판을 하느냐에 가 있었다.

이성호의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발등판이후 시즌 4게임만을 남겨 놓은 뉴욕 양키스.

이는 미네소타 트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뉴욕 양키스가 지금 남들이 엄청나다 평가 할 정도로 매경기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미네소타 트윈스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것조차도 비슷했는데.

미네소타 트윈스 90승 68패 0.570

뉴욕 양키스 90승 68패 0.570

4게임 남은 상태에서 승차 없이 동률.

두 팀 모두 4월 이후 가장 좋은 승률을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팬들의 심장을 조용히 두들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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