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49)화 (147/207)

149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49화이성호의 시즌 29번째 선발 등판.

이날 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월드시리즈 7차전 경기 못지않게 뜨거웠다.

21세기 최초로 30승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한 투수.

그것도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

무리한 일정에 관해 팬들이 내비친 의구심과 걱정에 대해선 기자회견과 같은 단체 인터뷰를 통해 당당히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미래의 일을 당장 알 수 없으나, 그저 어떠한 순간에도 최선을 다할 거라는 것과 걱정하시는 결과가 나오면 다소 준비가 미흡했던 것들을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는 것.

그러니까 비난과 걱정보단 응원을 해달라고.

이미 28경기에서 28번의 선발 등판으로 28승을 달성했고, 올해에만 세 번의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위대한 투수의 말을 누구도 쉽게 반박하지 못했다.

이젠 그저 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든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든, 성호를 대놓고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니 그를 응원하는 팬과 안티팬 혹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려는 팬 모두가 TV 앞으로 모였다.

19살에 데뷔해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루키의 입에서 나온 말처럼 일단 그가 어떤 피칭을 하는지 보고 나서 응원을 하던 비난을 하던, 뭐라도 할 생각이었다.

"시청률 20% 돌파입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폭스 스포츠에서 공식 확인된 수치.

이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시청률 중 단연 최고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갔을 때에나 나올 법한 시청률이, 동시에 여러 경기가 벌어지는 정규시즌에 나온 것이다.

2016년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 미국 전역에서 평균 4,000만명 이상이 TV를 시청하고 있었는데 그당시. 채널 점유율은 37%에 달했고 미국 시카고 지역 시청률은 51.2%, 미국 전역 시청률로 따지면 25.2%를 기록했으니.

아무리 밤비노 시리즈라 불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라이벌 전이라고 해도 정규시즌 중 치루는 한경기에서 스타트 시청률이 20%가 넘어간 것은 21세기에 말이 되지 않은 것이다.

거기다 결과에 따라 뉴욕 양키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점춰지는 경기라고 점이 더해져도말이다.

이게 가능하게 된 이유는 역시 미스터 K, 퍼펙트 피처,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성호의 존재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1회 초, 뉴욕 양키스의 공격이 끝이 나고 1회 말, 성호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곧장 증명될 수 있었는데.

"시청률 24% 돌파입니다!!!"

성호가 마운드에 올라 모자 챙을 만진 순간, 순간적으로 폭스 스포츠 시청률이 4%나 상승해 2016년 월드시리즈 7차전 시청률을 위협했다.

1.

-뻐엉!!!

"스트라잌 아웃!!!!!"

"씨발!!!!!!"

보스턴 레드삭스의 3번 타자 무키 베츠가 자신의 방망이를 땅으로 내려치며 허공에 크게 소리쳤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밖으로 그대로 드러냈다.

원래라면 절대 이런 선수가 아니었지만 그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또 한 번, 저새끼한테 망신 당할 순 없다고! 씨발!'

이는 무키 베츠, 자신만의 각오가 아니었다.

오늘 이성호와의 경기를 준비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 전원의 마음가짐이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는 분명 자신들이고, 이번 시리즈는 올해 홈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리즈였다.

헌데 어디에서도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심지어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 팬들 조차도, 오늘만큼은 자신들이 아닌 상대의 선발 투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피부로도 느껴졌다.

'이대로는 안돼. 만약 이대로 양키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고 디비전시리즈까지 승리하면..... 우리랑 리그 챔피언십에 만날 수도 있는거잖아. 후우.... 그때를 생각해서라도 오늘은 꼭 이겨야 되는데.....'

이미 이성호에게 시범경기에서부터 큰 트라우마를 얻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

오늘 이 기회에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를 만나 결국 압도적으로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반드시 해내야 돼! 오늘은 무조건 일을 내야 한다고!!!!'

그런 무키 베츠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들은 무키 베츠의 바람대로 오래지나지 않아 일을 냈다.

-따악!!!!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보스턴 레드삭스의 심장, 페드로리아가 성호의 세번째 공을 받아쳐, 깨끗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다른 공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않은 채, 타석에 들어선 그는 오직 변화구만 생각하고 배트를 휘둘렀는데 마침 체인지업이 날아와 그게 정확히 들어맞은 것이다.

예측된 공이 날아왔음에도 공에 담긴 위력이 워낙 강해 장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워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페드로리아가 안타조차 기록하지 못할 정도의 공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서 나온 5번 모어랜드, 6번 라미레즈, 7번 디버스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해 페드로리아가 1루를 밟아 나간 것이 큰 이득이 되지는 못했다.

'후우... 역시.'

살아나간 페드로리아마저 큰 기대를 하진 않고있었다.

그저 한 시즌 똑같은 투수에게 두 번의 퍼펙트게임을 당하는 굴욕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을 뿐.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애써 침체된 동료들을 토닥였다.

"아직 경기는 안끝났어. 다들 힘내보자고!"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안타를 내어준 상대 선발 투수는 3회에 들어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승부처에서 조금 더 다양한 구종을 던져 자신들이 페드로리아처럼 하나의 노림수를 들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결과는 역시나 대성공.

커브와 슬라이더를 귀신같이 늘린 투구에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들은 추풍낙엽처럼 타석에만 서면 쓰러지기 일쑤였다.

그덕분에 오직 8개의 공으로 3회 말을 마친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는, 이제까지 열 타자를 상대함으로써 공을 고작 27구밖에 던지지 않아도 됐다.

1.

나에게 집중된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조금은 소외된 인물들이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을 제외하고 또 있었다.

바로 뉴욕 양키스의 타자들이었다.

-따악!!!!!

[넘어갑니다. 또 넘어갔어요!!!! 아쿠냐 주니어, 시즌 24번째 홈런을 때려냅니다!!!]

"나이스! 좋았어!!!"

"아쿠냐, 오늘 컨디션 좋은것 같은데? 좀 친다?"

"무슨 헛소리야? 내가 못 친 적이 있긴 있어?"

내가 나선 경기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모든 공이 나에게 몰리는 경우가 많아, 양키스의 타자들은 잘하고도 주목받지 못 하는 일들이 종종 생겨났다.

당장 전경기에서 내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시즌 28승을 했을 때도 그랬다.

그당시 애런 저지는 시즌 56호포를 때려내 다시금 신인 최다 홈런을 갱신했지만 8이닝을 던진 나보다 관심을 덜 받았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시즌 내셔널 리그 기록과 합쳐 시즌 61홈런을 때려냈음에도 나에게 묻혀버렸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뉴욕 양키스 타자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주연이 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경기 전부터 보스턴 레드삭스 타자들 못지않게 단단히 각오하고 준비하더니, 초반부터 공격적인 스윙으로 배트에 불을 뿜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아쿠냐 주니어의 홈런에 이어 .

-따악!!!!

[또 넘어갑니다아!!!!! 애런 저지!!! 괴력의 시즌 57호포!!! 포머란츠의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는 애런 저지!!! 이러면 보스턴 레드삭스 쉽지않네요.]

애런 저지가 57호포를 쏘아올렸다.

그리고 이어 타석에선 스탠튼이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1루를 밟았고 4번 타자로 나선 개리 산체스는 팀 배팅을 주도했다.

그러다 주자가 쌓이고 상대의 투수가 실투를 던졌을 때는 여지없이 풀스윙을 해 담장을 넘겨버렸다.

-따악!!!!

"좋았어!"

"됐다! 이정도면 이제 리도 마음 편하게 던지겠지?"

"후우, 다행히 작전대로 됐네. 이정도 점수 냈으니까, 이제 적어도 우리한테 업혀간다는 소리는 못할 거야. 리! 시즌 30승 꼭 찍으라고!"

"애런, 닥쳐. 아직 모른다고. 경기 끝날 때까지 끝난거 아니니까 하나라도 더 칠 준비나 해."

뉴욕 양키스의 타자들은 평소처럼 덕아웃에서 장난도 치며 소란스럽게 떠들어댔지만, 오늘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는 결코 그렇지 못했다.

5회 초, 모든 공격이 끝날 때까지 만들어낸 점수가 무려 11점.

순식간에 스코어가 11대 0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역시도.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5회 말의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승리 투수 조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왔을 땐, 누구도 나의 시즌 29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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