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33)화 (131/207)

133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33화나의 선발 등판 경기는 언제나 만원 관중이다.

경기가 벌어지는 현장뿐 아니라 중계를 통해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숫자 역시, 같은 날 벌어지는 메이저리그의 다른 경기를 압도했다.

그러다 보니 뉴욕 양키스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폭스 스포츠의 모기업 예스 네트워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의 협의를 통해서 전국 단위 중계 채널까지 확대해 항상 나의 선발 경기를 전국 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BMC 스포츠 미디어가 나의 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있었고.

[송 위원님. 제가 항상 이런 말을 하는게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오늘도 이성호 선수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송재우.

대한민국의 야구 해설자 겸 스포츠 에이전트이고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 한해서는 국내 최고의 본좌급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으로 오늘 BMC 스포츠 미디어에게 해설 위원으로 초대를 받아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대단하고, 또 대단하지요. 사실 대단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을 쓰고 싶지만, 어떤 단어로 그를 표현해야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는 어느새 6회 말이 끝나 있었다.

현재 스코어는 7대 0

보스턴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를 대신해 영입한 맷 캠프가 스탠튼의 강한 타구에 못이겨 수비 실책을 선보여, 실점의 빌미를 줘 2회 초, 4점의 실점을 계기로 이후 3점을 더 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오늘 보스턴 레드삭스는, 최근 국내에서도 야구의 신이라 칭송받는 성호를 앞세운 뉴욕 양키스를 넘볼 수는 없었다.

5회 이후부터선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 표정부터가 힘이 빠져보였으니.

당연하게도 그장면을 본 BMC스포츠 미디어 중계팀은 신이 났고, 자연스럽게 말 수가 많아졌다.

[오늘 우리 이성호 선수는 6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은 것을 제외하곤 흠잡을 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2개의 안타 모두 빗맞은 타구가 내야를 겨우 벗어나며 텍사스성 안타였고, 그이후는 역시 전부 병살타로 잘 마무리 했습니다.]

[반면에 삼진은 무려 13개 잡아냈지요?]

[네, 평소에도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이성호 선수였지만, 오늘은 유독 그 페이스가 더욱 빠른 편입니다.]

이성호의 선발 등판 경기가 대부분 일방적으로 흐르다 보니, 송재우 해설위원과 정지원 캐스터가 주로 하는 일은 그날 이성호의 활약상을 자세히 분석해 주는 일이었다.

그동안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른 선수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오늘 경기에서 컨디션은 어때보이는지.

그런것들을 시청자에게 설명해주는 사이 화면을 통해서는 경기가 계속 진행되었지만, 양키스의 공격이나 상대의 안타, 위험한 타구  혹은 에러 등 리액션이 필요한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오직 전지적 이성호 시점에서 이성호의 이야기만 다루었다.

물론 중계진들의 입장에선 상당히 경기를 중계하는 것보다 고된 일일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 대부분이 이런 중계를 선호하는 추세이다보니 이성호를 응원하고 이성호의 위상을 실제로 아는 송재우 해설위원과 정지원 캐스터는 상당히 즐거운 톤으로 경기를 중계했다.

[오늘 이성호 선수는 최근 경기들과 달리 몸이 가벼워보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낮추고 변화구들의 비중을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구요. 사실 올스타전 이후 이성호 선수는 여전히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을 해왔거든요?]

[맞습니다.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공략 불가' 판정을 받은 볼이죠. 심지어 106마일의 세계 최고 구속을 찍은 이후, 이성호 선수는 이를 자랑이라도 하듯 포심 패스트볼을 70% 가까이 던져왔습니다.]

[그것만 가지고 후반기 무실점 연속 이닝을 지켜내고 있기도 하고요. 현재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니까... 1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까지 이어나갑니다.]

성호는 106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 이후에 포심 패스트볼 위주로 던져도 상대를 아웃 시키는데 문제가 없었다.

보통 이러면 투수에겐 비슷한 스타일의 피칭 패턴이 생기기 마련이다.

상대가 알고 있다고 해도 확실히 이기는 방법임이 증명됐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근데 오늘 경기에는 그게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오늘 이성호 선수는 컷 패스트볼을 가장 많이 던졌고, 그다음은 슬라이더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은 세 번째구요.]

[정확히 숫자로 보면 처음 6회까지 던진 66개의 공 중 컷 패스트볼이 30개였고, 슬라이더가 20개, 포심이 12개, 커브가 4개입니다. 그리고 7회에 들어 12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컷 패스트볼이 무려 10개구요.]

[확실히 포심이 줄긴 했네요.]

[맞습니다. 지난 경기와 확실히 다른 패턴이지요. 근데 그덕분에 경기 초반  삼진 아웃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포심 위주로 공략을 하려던 보스턴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다가 패턴이 바뀐것을 깨닫고 5회가 지난 이후부터 이성호 선수의 바뀐 투구 패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거든요?]

[하지만, 역시나 계속해서 끌려간 것 역시 변화가 없죠.]

[그게 왜 그런걸까요? '알아도 못친다.' 이게 참 현실성 없는 말이었거든요. 도대체 왜 이런걸까요? 송 해설위원님.]

[이성호 선수가 그간 포심 패스트볼의 전체 비중이 50%에 육박했거든요. 보스턴 타자 입장에서는 이성호 선수의 평소 투구 패턴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실점을 안하니까 굳이 그가 투구 패턴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것이죠. 그런데.]

[그런데요?]

[그걸 갑자기 바꾸어 버렸으니 보스턴 타자들 입장에서는 눈앞이 깜깜해질 수밖에 없죠. 심지어 이성호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많이 던진 컷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컷 패스트볼을 던졌던 리베라 선수와 비슷하다고 알려져있거든요.]

[예, 예.]

[포심의 레벨에 부족하지않는 컷 패스트볼을 던지니까 포심을 예상하고온 선수들은 그야말로 지옥이죠. 제가 그간 투수는 공격수라고 표현했던 이유가 뭐겠습니까.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죠!]

-따악!!!

"아웃!!!!"

[송 위원님 말씀대로 오늘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들은 이성호 선수의 '공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있네요. 또 아웃입니다.]

[그리고 오늘 양키스의 타자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보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 양키스 타선에 딱히 구멍이 안보일정도입니다. 애런 저지 ㅡ 아쿠냐 주니어 ㅡ 브렛 가드너 또는 애런 힉스. 이 라인업이 정말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정 캐스터님 그거 아십니까?]

[무엇을...?]

[이성호 선수는 매경기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요.]

[예?! 진짜입니까? 106마일의 공을 던지고도 더요?]

[예, 지금 표가 나갈것 같습니다. 자, 보이시죠? 이성호 선수의 RPM (회전수) 는 메이저리그 처음 2200을 찍었던 반면에 올스타전엔 2600을 찍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2750입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송 위원님 말씀은... 정말 이성호 선수가 여기서 더 발전하고 있다.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네, 이건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성호 선수가 더 무서운 것이지요. 끝없는 발전을 할수있다는건 스포츠 선수에게 정말 축복이거든요.]

[아... 정말 대단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입니다. 정말....]

그 사이 8회 초, 뉴욕 양키스의 공격이 끝이 났다.

양키스는 8회 초, 등판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두 번째 투수인 조 켈리에게서 2점을 더 뽑아내는데 성공.

경기는 이제 9대 0이 되었다.

[자, 다시 경기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송 위원님의 말씀은 레드삭스의 타자들이 포심 패스트볼을 겨냥해 스윙 타이밍을 만들어  왔다고 했는데, 그걸 이성호 선수가 컷 패스트볼을 던져 무너트렸다는 것입니까?]

[맞습니다. 최근 상대 타자들의 변화를 보고 이성호 선수가 한발 먼저 패턴을 바꾼 것이지요. 요새는 피칭 머신으로 얼마든지 106마일의 공에 적응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실제 이성호 선수의 어마무시한 공과는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저선수들도 엄연히 메이저리거죠. 그것을 무시할 수 없으니...]

[한발 먼저 바꾼거겠군요. 와....]

[안 그래도 컷 패스트볼도 이젠 101마일까지 찍히거든요.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 포심 패스트볼보다 빠른 구속입니다. 하지만 106마일에 맞춰 스윙 연습을 해온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들은 오늘 이성호 선수의 컷 패스트볼은 평소보다 3마일(4.8km) 이상은 느리게 느껴질 것입니다.]

[안 그래도 평균 속도가 100마일이 넘나드는 컷 패스트볼인데.... 106마일 포심에 맞춰 연습해왔으니... 더 느려보여 스윙이 어긋나겠군요. 어후, 완전 이성호 선수가 악당 같네요. 무자비 해보입니다.]

[그래서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이성호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완봉승 17탈삼진으로 역사를 장식하며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무수히 많은 기록을 만들어 내더니 이제는 한층 더 성장해 피칭 스타일에 변화를 줘, 자신을 겨냥해 준비해온 상대의 전략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시즌 막판이 되어서도 지구 1위 팀이자 희대의 라이벌 팀 상대로도 변함없이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스턴 레드삭스 타자들은 오늘 이성호의 공을 상대하며 거대한 벽을 만난 것 같은 커다란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으니, 이 경기의 결과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리즈 남은 두 경기에서도 영향이 미칠 것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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