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29)화 (127/207)

1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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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카를로 스탠튼 "세계 최고의 팀에 뛰게 되서 기쁘다. 특히 환상적인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

[메이저리그 최고 유리몸, 지안카를로 스탠튼. 그의 뉴욕 양키스 포지션은?]

[역대 최고의 외야 라인업? 아쿠냐 주니어,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

[3개월 후, FA 외야수 맷 캠프, 지안카를로 스탠튼 영입한 보스턴, 양키스. 진정한 승자는 애틀란타와 마이애미 말리스?]

[마이애미 말린스 내부 관계자 "스탠튼이 적극적으로 양키스 행을 원했다."]

[양키스, 스탠튼 얻기 위해 카스트로+맷 할러데이+팀 내 7위 유망주 내줘. 대신 스탠튼의 연봉100% 양키스 측에서 지급.]

우여곡절 끝에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먼저 접한 선수들은 자연스레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스탠튼의 합류를 언급했던 내가 그의견을 표명하자 단 며칠만에 그것이 이루어지자 잠시 놀라움을 표시하는 선수들이 있었고, 이후 더 이상 말을 꺼내진 않았다.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새나간다면 팀 분위기가 좋아질 일이 없으니까.

오히려 "알아서 좋은 선수가 들어올 수 있어서 괜찮네" 라는 좋은 분위기를 많드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사실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어떤 구단보다 선수들의 규율을 중요시 하는 구단이다보니 복장과 수염이나 인터뷰에서도 규제를 받는데 보통 이런것들이 싫어 양키스 유니폼을 입기 거부하는 선수도 종종 생겨났다.

하지만 웃기게도 내가 영입된 이후로 구심점이 생겨 독불장군 같던 채프먼 같은 선수들이 자진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드려고 인터뷰까지 하고 있으니, 시즌 중 주전들의 트레이드가 있었음에도 팀 분위기는 최고조 였다.

"그나저나 리! 준비는 많이 했어?"

"뭘?"

"지안카를로 스탠튼 말이야."

애런 저지가 내 곁으로 다가 왔다.

"그가 가장 만나보고 싶은 양키스 선수가, 같은 나라 출신에 고향마저 같은 내가 아니라 리, 너라잖아. 네게 가장 먼저 인사하고 싶다는데 거기에 대한 준비했냐고."

"준비할 게 뭐가 있어. 오면 반갑게 맞아주면 되는 거지."

"큭큭, 과연 네가 그럴 수 있을까? 인터뷰하는 것만 봐도 심상치가 않던데."

애런 저지는 뭔가 더 말할 게 있다는 표정.

하지만 그는 나에게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다.

마치 모르고 있는게 더 재밌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1.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그동안 스트라스버그와 함께 리그 최고의 유리몸임을 보여주고 있어 어쩌면 축구의 호나우두와 닮은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는 선수였다.

늘 부상을 당한다거나 기행을 일삼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평소 수년에 한번씩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과 다르게 거의 2년을 주기로 부상을 당하는 것이 스탠튼의 스타일이었다.

그렇다고 잔부상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나이키 세계광고에 출연하여 세레나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추다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으니, 이 선수의 이미지는 모두에게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탠튼이 마이애미 말린스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그 행선지가 뉴욕 양키스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그가 일방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가며 거절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었고, 인터뷰에서 늘 자신은 모태 LA다저스 팬이라는 사실을 밝혀와 유력 행선지로 LA 다저스가 될 것이라고 꼽혀왔기 때문이다.

스탠튼은 2015년 마이애미 말린스와 재계약을 하려고 했지만, 그 이유에서 홈 디스카운트까지 합쳐지자 3억달러가 넘는 금액도 포기를 할 만큼 이적에 열정적이었다.

거기다 FA를 3개월 앞두고 있는만큼 스스로 원한다면 얼마든지 뉴욕 양키스를 제외한 LA 다저스와 같은 팀에 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는 두말없이 트레이드를 받아들였다.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뉴욕 양키스로 가는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다.

[양키스 이적, 지안카를로 스탠튼 "야구의 신이 있는 이곳으로 오게 되어 행복하다."]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 입게된 지안카를로 스탠튼 "그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나의 우상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 "누굴 말하는거냐고? 다 알지않나, 단 4개월만에 메이저리그를 점령해버린 그 친구를 말이다."]

너무 많은 언론사들에 인터뷰를 응해 조금 와전된 것들이 많았지만 그의 대답은 늘 똑같았다.

[지안카를로 스탠튼 "뉴욕에 그가 있다!"]

'그가 누구냐'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도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그'가 누군지를 결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기자와 그들이 쓴 기사를 본 야구 팬들은 모두 오로지 한 사람만을 떠올렸다.

현재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으며, 야구의 신이라고 불릴만큼 대단하며, '그'라는 대명사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게 된 사람은 단 한 명.

바로 '이성호' 일 것 이라고 말이다.

2,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오늘 뉴욕 양키스의 라커룸에 처음 출근했다.

그는 이제까지 알려진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곳을 찾아왔다.

FA 3개월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의 트레이드를 받아들였고 언론을 통해 진정한 양키스의 사람이 되겠다며 키우던 턱 밑에 난 수염까지 자르겠다고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실제로 본 그의 변화는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

"큭큭큭, 내가 이곳을 드디어 오게 됐네."

스탠튼은 톰 크루즈가 연상될 만큼 머리를 샤프하게 자르고 인터뷰에 언급 했던데로 자라고 있던 수염들을 보이지 않도록 말끔히 면도까지 끝마쳤다.

원래 타고난 체구만큼은 모델을 해도 문제없을 정도로 크고 늘씬했기에,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 소년 가장 때와 달리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바뀐 그는 모두가 알던 지안카를로 스탠튼 본인이 진짜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더군다나 성격이 난폭하다고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그는 라커룸에 들어와서 아주 친절히 동료들에게 다가갔다.

"사바시아 씨, 당신과 함께 뛸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제가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오우! 당신이 그에게 발굴되었던 아쿠냐 주니어가 맞나요? 반갑습니다."

"조 지라디 감독님. 반갑습니다. 절 영입할 때 찬성해주셨다구요? 덕분에 꿈을 이루게 됐어요. 감사합니다. 양키스에 함께 하기 위해서 수염까지 싹 밀었습니다."

"당신이 세베리노 라는 선수군요. 하하, 앞으로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스탠튼은 선발 라인업에 주로 포함되는 주전 선수들뿐 아니라, 백업 선수들까지 일일이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이 모습은 나의 눈에도 대단하게 보였다.

보통은 저러기가 정말 쉽지 않았으니까.

'자신의 프라이드가 정말 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더 그런건가? 누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그 누구도 무시하지 않고. 으음. 전생에선 상대로만 만났을땐 굉장히 난폭해보였는데 성격 괜찮네.'

원래 자신감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그걸 들키고 싶지 않기에, 자신보다 못한 선수들을 무시하거나 뒤에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

혹시나 그들이 자신 위로 올라설까 경계하며 압박을 하기도 하고 깎아내리는 행동을 하는게 보통이었으니까.

하지만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서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전생에서 들었던 스탠튼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만들었었다.

다행히 첫날부터 그걸 벗어던질 수 있게 되었지만.

"애런 저지, 당신은 나와 같은 캘리포니아 주 출신인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혹시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면, 제가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제가 당신보다 오래 뛰어왔지만 양키스에서 시간을 보낸건 당신이니까요. 물론 시간이 없다면 적당한 선에서 도움을 주셔도 됩니다."

"우린 같은 고향 출신이 맞아요. 그러니 저지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나도 스탠튼이라고 부를 수 있게. 이름 참 멋있네요."

"고마워요. 애런 저지라는 이름 역시 멋집니다."

"이왕이면 낯간지러운 격식도 같이 치워 버리자고요. 양키스 규율이 선후배 따지는건 헛소문이니까요. 다들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격식만 따지면 오히려 다들 불편해할걸요?"

"오! 그래도 되나요? 그럼 저야 좋죠. 하루라도 양키스 선수들과 가까워질수록 저도 편해지니까...."

나는 바로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애초에 내 라커가 애런 저지의 라커와 가깝기도 했고, 애런 저지가 스탠튼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에게 다가와 있는 상태였다.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으로 나를 꼽았다지?'

기자들의 인터뷰에서 늘 나를 지칭하는 '그'에 대해 칭찬을 하고, 마치 칭송하듯이 이야기를 했다는데 ....

하지만 현재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은 그게 아니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라커룸에 있는 모든 선수와 인사를 마치고 나서야 나의 앞에 섰다.

지금 그의 표정에는 '드디어!' 라는 벅찬 감정이 쓰여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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