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12)화 (110/207)

112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12화홈런 한 방으로 점수를 내준 크리스 세일은, 흔들릴 것만 같았지만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8회 말, 남은 두 타자를 상대하였다.

-따악!!

"아웃!!"

개리 산체스를 다섯 구만에 1루수 직선타로 아웃시켰고,

-부웅!!!

"헛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그레고리우스를 상대로 삼진아웃을 1개 더 뽑아냈다.

맷 할러데이의 삼진까지 합한다면 8회에만 두 개의 삼진.

경기 전체를 모두 합하면 19개의 삼진을 잡았다.

8회까지 19개의 삼진을 잡았으니, 9회 말에 등판 한다면 3명의 타자를 상대로 3개의 삼진을 잡아낸다면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생겼으니,

대기록 작성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덕아웃에 돌아온 크리스 세일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그의 모습에 동료들의 격려가 이어졌지만, 모자와 글로브를 벗는것도 잊은 채, 덕아웃 구석에 힘없이 앉은 크리스 세일은, 9회 초, 타석에 들어서는 7번 타자 러틀리지를 대신해서 나온 타자의 배트만을 퀭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제발......'

1.

'여기서 대타를?'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나는 레드삭스의 벤치에서 한 선택에 감탄을 했다.

자신이 가장 만나지 않았으면 했던 타자.

페드로리아가 7번 타자 러틀리지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었다.

'오늘 무실점 기록을 깨트리려고 장타력이 없는 페드로리아를 빼놓고... 이제와서 넣었다는건.'

출루율이 높은 페드로리아를 9회 초에 넣은 것에 대한 이유는 확실했다.

오늘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인 내가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우지 못하기 위해, 리더였던 페드로리아를 벤치에 앉혀둔 것인데 이제와서 올린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9회 말까지 이끌고 가겠다는, 레드삭스 벤치의 선택이었다.

더군다나 9회 초, 보스턴 레드삭스의 덕아웃에 남은 타자 중 페드로리아는 선두 타자로 나서기에 가장 믿음직 했을 것이다.

'음?'

마운드를 정리하고 폼을 가다듬는데 페드로리아와 눈이 마주쳤다.

거기서 아주 묘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주 잠깐 헛된 생각을 했구나.'

사실 마운드를 정리하며 기록을 앞둔 상황에서 전생의 내 팀이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상징. 페드로리아를 기록을 앞두고 만났다는 감상에 빠져 있었다.

회귀를 한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전생에서 텔레비전으로만 봐왔던 리더를 선수로써 상대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회귀 전, 나에게 작은 조언을 남겼던 그가 아니였다.

페드로리아가 나에게 보내는 눈빛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다른 타자들보다 한층 강렬했으니.

경기 종료에 앞서 제대로 한방 먹여주겠다는 투지가 마운드까지 전해졌다.

나는 그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고, 또 한가지 깨달았다.

전생의 인연은 이제 사라진 것이라고.

내 눈 앞, 타석에는 전생에서 먼 발치에서만 바라봤던 페드로리아가 서있었다.

'전생의 불필요한 것들은 잊자.'

홀로 선 마운드에서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왼손에 쥐어진 공을 꽉 쥐고, 페드로리아를 상대로, 초구에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졌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힘으로.

A급 달하는 B급 포심 패스트볼을 그의 몸쪽 깊숙히 박아넣었다.

-따악!!!

그의 배트가 포심 패스트볼을 기다렸다는듯이 쳐냈고

공은 그라운드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타구의 방향은, 배트 끝을 맞고 바닥에 느린 속도로 데굴데굴 내 앞으로 굴러오는 공 뿐이었다.

"아웃!!"

9회 초, 1아웃.

팀 내 가장 출루율이 높았던 페드로리아를 무기로 썼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덕아웃엔 무거운 침묵만이 남았고, 8번 타자와 9번 타자를 앞둔 상황에서 양키 스타디움은 또 다른 분위기의 침묵만이 남았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8번 타자로 나선 브레들리를 삼진으로 잡아냈을 땐,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이 하나둘씩 자리에 일어나기 시작했고,

-뻐엉!!

"스트라이크!!!"

9번 타자인 마레로를 상대로 초구 컷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을 땐, 하나 둘씩 박수를 치기 시작했으며,

-부웅!!!

"헛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마지막 삼구 째에 던진 10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을 땐.

모두 자리에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9회 초 공격은 그렇게 끝이 났다.

[보스턴 레드삭스 상대로 퍼펙트게임 달성!]

[두게임 연속 퍼펙트게임. 사상 최초의 기록!!]

[역대 정규이닝 한경기 최다 탈삼진 또다시 달성!]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 59이닝에서 64이닝까지 갱신하다!]

4가지의 신기록을 남긴 채, 말이다.

2.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긴급 속보입니다. 19살에 미국으로 떠났던 이성호 선수가 다시한번 역사의 신기록을....]

[연일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성호 선수가, 이번에는 네가지의 신기록을 한경기에서 선보였다고....]

[오늘 경기에 대해 메이저리그를 중계했던 BMC 스포츠 미디어는 최고 시청률 21.7%를 달성해....]

[미국 폭스 스포츠 미디어는 전국 중계를 통해 17.8%의 평균 시청률을 달성했다는 소식과 함께 메이저리그 롭 맨 프레드 커미셔너는 "이제 메이저리그는 그의 시대다." 라고 밝히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안그래도 밤비노 시리즈라고 많은 관심을 받던 경기에서 크리스 세일과 성호의 맞대결이 끝나자 마자, 성호의 모국인 대한민국과 메이저리그를 사랑하는 미국에서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지난번 최연소 퍼펙트게임이 준 충격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성호가 이룬 업적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기에. 모두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 중 하나인 퍼펙트 게임을 연달아 두 번이나 한 것도 모잘라 세 가지의 기록을 더 세우다니?

이제는 스포츠 채널을 넘어 메인 뉴스에까지 이 경기의 소식이 전해졌다.

오늘 방송되는 모든 뉴스에서는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또 얼마나 성호가 대단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지 마치 한 나라의 수장이 이뤄낸 성과를 자랑하듯이 읊어내기 시작했고 평소 메이저리그보다 미식 축구나 농구를 좋아하던 미국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앗아갔고

한국에서는 말 그대로 2002년 시절 월드컵 4강에 올라 국민 영웅이 되었을 때나 받을 수 있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단순히 사건 사고가 아님에도 경기가 끝나고 속보로 그의 기록을 알려줬을 정도였으니 이번 경기에서의 파장은 정말 커다랬다.

그중 이 경기를 지켜본 미국 시민들의 가슴을 울린 기사가 하나 있었으니,

[우리는 오늘,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를 지켜보았다. - 존 베네티]

뉴욕 양키스의 중계사인 폭스 스포츠의 해설위원이었던 그의 기사 컬럼의 제목 만큼이나 내용도 간단했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그는 오늘 있었던 경기를 그렇게 평가했다.

1.

[성호 리 "앞으로 이런 경기는 쉽지 않을 것. 그저 타자만 보고 공을 던졌다. 찾아와 지켜봐주시는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크리스 세일 "9회 말, 등판 하지 못해 아쉽냐고? 솔직히 말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만약 내가 등판했다면 기록을 세웠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기는 주인공이 하나면 충분하니까, 이시대 최고의 선수의 피칭을 본 것만으로 만족한다."]

-크 ... 리도 리인데 크리스 세일 인터뷰  저렇게 잘했었나? 진짜 겸손하고 인정해주네.

ㄴ 인성이 그리 좋다고 듣진 못했는데 그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니까 인정할 수 밖에 없는거겠지. ㅋㅋ

-기자년, 리가 세일 인정한건 쏙 뺐네 ㅋㅋ

ㄴ 기사 내용에 있는데 제목충이냐?ㅋㅋㅋㅋㅋ 제목만 보지말고 내용도 좀 봐라.

-경기가 끝난지 몇시간이나 지났는데 다시보기를 몇번이나 본지 모르겠다. 마렐로를 상대로 삼진 잡고 하늘 쳐다보는건 진짜ㄷㄷㄷ 멋지다.

ㄴ 얼굴도 잘생긴 놈이 저러니까 흐르는 땀까지 섹시함ㄷㄷ 우리 누나는 리한테 꼭 시집 갈 거라면서 란제리 속옷 알아보드라 ㅋㅋ 내가 거기다가 한소리 했지. 뱃살부터 빼라고 ㅋㅋ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예, 감사합니다. 네, 다음에 봬요."

후우....

마지막 인터뷰를 통화로 마치고 한숨을 내셨다.

휴대폰을 키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이었기에 매초마다 오는 축하 메세지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리, 그래도 좋지?"

뜬금없이 라커룸에서 내뱉은 애런 저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이번 경기로 우리가 다시 1위로 올라섰잖아."

"공동 1위인거지. 완전 1위는 아니거든?"

"다시 팀 분위기 살아나서 1위 완벽하게 수성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같은 역사적인 경기를 했는데."

이가 벌어진걸 드러내며 잇몸이 만개하듯 실실 웃으며 말하는 애런 저지의 순진무구한 태도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

나 좀 편해지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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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보러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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