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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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 스타디움의 열기는 새로운 신기록에 식을 줄 몰랐다.
그뿐만 아니라, 그 모습에 넋을 놓은 5번 타자에게 10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깨끗한 루킹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을 이끌어 냈고,
지난 타석에서 컷 패스트볼을 때려 파울을 만들어냈던 6번 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져 빗맞은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이번 이닝도 세 타자로 마무리.
더없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러자 연속이닝 60이닝 무실점이라는 위대한 기록의 탄생을 지켜본 사람들에게서 많은 축하가 있었다.
"리-리!-리!!!!"
"미스터K!!!"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양키스의 팬들과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은 이순간만큼은 라이벌리에서 벗어나 이순간을 결코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았다.
바로 직전 이닝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다.
대기록의 현장에 있는 자신도 축복하면서 말이다.
1.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메이저리그 대기록을 세웠음에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서로를 경계해야 할 사이.
더군다나 지구 우승을 놓고 경쟁을 해야되는 사이이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을 위해서라도 잠시 이 대기록 현장의 분위기에 눌려선 안된다.
특히 올 시즌 전력이 좋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망이 밝은 만큼, 뉴욕 양키스가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스턴 레드삭스를 넘어서야 했다.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려면, 뉴욕 양키스가 2010년대의 양키스가 아니라는 것을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것은 크리스 세일 역시 마찬가지인듯 보였다.
성호에 이어 5회 말 마운드에 오른 세일.
-뻐엉!!
"스트라잌, 아웃!!!!"
-부웅!!!"
"스윙, 스트라잌 아웃!!!!!"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크리스 세일은 3회에 실패했던 연속 삼진 행렬을 다시금 이어갔다.
5회 말 수비를 마쳤을 때 그가 얻어낸 삼진아웃 개수는 무려 13개.
12개를 잡았던 나를 다시금 제쳐냈다.
-이것이야말로 크리스 세일의 진정한 위력이지. 아까 뽀록 안타 아니였으면 이미 신기록 세웠겠다. ㅋㅋㅋ
ㄴ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이악물고 던지는거 같은데? 3이닝이후로 긴장 풀린 거 같던 표정이 완전 사라지고 살벌해짐 ㅋㅋㅋㅋ 안그래도 얼굴이 무기인 놈인데.
-크리스 세일 평소엔 무표정 투구로 유명한데 오늘 살벌한거 봐라. 오늘은 진짜 리한테 지지않겠다는 그런 마음을 제대로 먹고 나온 것 같음.ㄷㄷ
ㄴ언론에서 적당히 비교해야지. 리가 천상계라면 크리스 세일은 인간계 아닌가 ㅋㅋ.
-리도 기록 하나 세웠으니 크리스 세일도 하나 세워야지! 랜디존슨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진짜라는 것을 증명하자!
하지만 크리스 세일이 압도적인 투구를 한다고 해서 나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았다.
이미 팀의 에이스가 되어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크리스 세일에 뒤지지않는 활약을 했다.
-따악!!
"아웃!!!"
6회 초, 마운드에 다시 올라 첫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았고, 이후 남은 두 타자를,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뻐엉!!!!
"스트라잌 아웃!!!!!"
모두 루킹 삼진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이제 내 삼진 갯수는 14개.
크리스 세일의 삼진보다 1개 늘어났고,
연속 61이닝 무실점을 이어나갔다.
-ㄷㄷ 61이닝 무실점에 6이닝 14탈삼진 뭔데 ㅋㅋㅋㅋㅋ 진짜 경기 미치도록 재밌네.
-삼진 퍼레이드임? 13개 14개 ㄷㄷ 아직 6회 말인데 미쳤다 진짜 ㅋㅋㅋ 누가 이기려나.
ㄴ 리가 이기겠지. 당연한거 아니야? 61이닝 무실점인데 삼진도 잘잡고 있고 홈이니까 압승할듯!
-맞아 ㅋㅋ 진짜 내가 시범경기에서부터 리를 지켜봤는데 그때도 투수전에서 진적은 한번도 없었어. 오늘도 결국 이러다 이길 듯 ㅋㅋ
-탈삼진 1위,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 승률 1위, whip 1위.. 피홈런 0개 도대체 얠 어떻게 해야되냐? 심지어 지금 61이닝 무실점 ㅋㅋ
ㄴ ㅎㄷㄷㄷ.. 이게 19살 기록인게 안믿긴다.
경기와 분위기는 갈수록 더욱 뜨거워졌다.
6회 말, 마운드에 오른 크리스 세일이 다시금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더니, 그 뒤 타자를 곧장 더블 아웃으로 처리.
거기에 삼진 하나까지 보태어, 4회와 똑같이 순식간에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정규이닝의 3분의 2가 지난 지금까지도 양 팀 모두 무득점.
어떠한 타자도 홈 플래이트, 아니 2루조차도 밟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지녔음에도
"리, 리이이이이이!!!"
"리, 리-! 리!"
"세이이이일----!!!!"
한 이닝, 한 이닝 끝마칠 때마다 양키 스타디움을 찾아온 수많은 관중들이 투수들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다.
마치 지금 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처럼.
오만여명의 팬들이 자리에 일어나 환호를 보내는 광경은, 폭스 스포츠의 전국 중계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지켜보는 모든 곳에 전달되었다.
2.
잠시 간의 휴식 끝에 7회 초 보스턴 레드삭스의 공격이 돌아왔다.
나는 여전히 무실점 기록을 쓰고 있음에도 경기 시작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 타자인 보스턴 레드삭스 1번 타자 무키 베츠의 모습이 완전히 변해 있었다.
'저런 눈을 보고, 독기를 품었다고 하는건가?'
마운드까지 전해지는 타자의 기세.
나는 오늘만 해도 무키 베츠를 세번이나 상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실점 이닝 기록을 앞두고서도 전혀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목이 뻣뻣하다 느낄 정도의 긴장감이 일순간 온몸을 감싸 안았다.
그러면서 개리 산체스에게서 받은 공을 손아귀에 쥐어보니 착- 감기는게 느낌이 나쁘진 않았다.
이 느낌 그대로 무키 베츠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뻐엉!!!
"볼!!!"
-부웅!!!
"헛스윙, 스트라이크!!!"
-따악!!!
"파울!!!"
-뻐엉!!!!
"볼!!!!"
순식간에 네 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고 나선 확실히 이전 승부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실점 기록을 세우기 전이었을 때도 보지 못했던 아니, 오히려 상반된 모습이었다.
볼을 골라내는데 집중력이 높아져 있었고, 예상 못했던 커브에 대한 대처도 상당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는 컷 패스트볼을 파울 타구로 만들어내기까지 했으니.
'그런데도 배트를 더 짧게 잡는다고?'
그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1번 타자 무키 베츠는 이번 타석에서만 배트를 잡는 위치를 2번이나 변경했다.
처음 헛스윙이 나왔을 때는 큰 타구를 노리나 싶었는데, 컷 패스트볼과 커브를 던질 때는 배트를 짧게 쥐었다.
그리고 지금 다섯 구째에 배트를 더 짧게 쥐니.
-따악!!!
"파울!!!"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정확히 노린 공에 타이밍을 빼앗겨 놓고도, 공을 건드는데 성공했다.
짧아진 배트 손잡이만큼 스윙 속도가 범상치 않았다.
-따악!!!
"파울!!!"
-따악!!
"파울!!!"
-뻐엉!!
"볼!"
이로써 카운트는 3-2.
'후우...'
이번 경기 처음으로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이대로는 곤란했다.
무려 8개의 공을 던져서도 승부를 짓지 못하자, 오랜 기간 나를 구해내었던 위험을 알리는 감각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힘들 것이라고.
'분명 절대 힘을 실을 수는 없는 폼인데.... 왜 저렇게 까지 하는거지? 이미 기록을 세운 뒤인데... 무실점 이닝을 더 내주기 싫다는건가?'
마치 자신은 무조건 나가야된다고 시위하는 것 같았다.
지금 베츠가 보여주는 기세를 보면 더더욱 그랬으니.
나역시도 회귀 이후 한 타자와 8구까지 승부를 벌인 적이 거의 없다보니 충분히 지친 상태였다.
'후우... 아니야, 이것도 이겨내야지.'
전생과 같이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는데 신물이 났다. 능력을 얻고도 이런 상황을 피해간다면 나약했던 전생과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스스로 다스렸다.
차라리 얼마 남지 않은 힘으로 10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 던졌지, 피해가고 싶지는 않았다.
-따악!!!
"파울!"
-따악!!!
"파울!!!"
[무키 베츠 대단합니다. 벌써 10구째 승부. 리가 이렇게 타자와의 승부에서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나요?]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드물었죠. 그마저도 이겨내긴 했는데..... 무키 베츠 선수, 만만치않습니다. 마치 꼭 나가야겠다고 시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끝까지 정면 승부를 하는 리도 대단한것 같습니다.]
한쪽은 물러섬 없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집어 넣고, 다른 한쪽은 그걸 쳐내려고 애쓰고.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는 치열한 승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나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물었던 타자가 없었는데 관중들은 처음 나온 이 치열한 승부가 이어질 수록 한구, 한구 탄식을 내뱉었다.
왠지 이 승부에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번 경기에서의 승자 역시도 결정될 것만 같았으니.
양키스의 팬들은 성호가 이겨내길 원했다.
-따악!!!!
"아!!!!"
다시 한 번 무키 베츠가 공을 쳐내며 외야 쪽으로 날아가는 큰 타구를 만들어내기 전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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