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108)화 (106/207)

108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08화 [작가의 말]"우아아아아아!"

양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동시에 좌익수가 2루수에게 공을 던졌다.

추가적인 진루를 막겠다는 듯.

자신이 의도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유격수 키를 넘긴 타구에 안타를 만들어낸, 아쿠냐 주니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구째 써클 체인지업에 대응하는 날 보고, 다음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배트가 밀렸어. 공이 첫 번째 공보다 더 빨라져서.'

아쿠냐 주니어가 전광판을 바라봤다.

[102마일]

'역시나... 1마일 더 높았나. 이건... 진짜 운이 좋았잖아. 후우....'

1루에 안착한 아쿠냐 주니어가 고개를 푹 숙이기도 잠시, 응원해오는 양키스의 팬들의 함성에 고개를 들었다.

아쉽지만 이것도 안타였고,

애초에 자신이 바랬던 목표를 이뤄냈다.

세일의 기록행진을 자신이 멈춰냈다.

성호의 연속타자 삼진 기록을 지켜낸 것이다.

성취감에 덕아웃에서 박수를 보내는 성호에게 주먹을 꽉 쥐어 내보였다.

1.

"리, 방금 봤지? 아쿠냐가 드디어 해냈다고. 쟤가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한건 해낼 줄이야."

"큭큭, 그러게. 나중에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겠는데?"

"인사가지고 되겠어? 밥이라도 거하게 사줘야지. 아니다, 밥가지곤 부족하구나. 시계라도 사주는게 어때?"

"그건 너무 오버라고, 세베리노. 나도 아직 시계 받지도 못했는데 무슨."

개리 산체스의 말에 순간 머리가 띵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퍼펙트 게임을 하고 포수였던 개리 산체스에게 롤렉스 시계를 사준 적이 없었구나.

그게 메이저리그 전통이라고 들었는데.

갑자기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개리, 미안해. 경기 끝나고 꼭 사다줄게."

"큭큭, 바라고 말한건 아닌데.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하겠어,"

"오케이. 이왕 사다주는거 좋은걸로 사다줄게"

"응?.. 장난이었는데, 리. 적당한것도 괜찮으니까 무리는 하지말고."

"아니야."

아직 투자 수익이 안나 큰 돈은 없지만 앞으로 몇개월이면 평생 쓰고도 모자랄 돈이 생긴다.

그리고 평소 자신때문에 늘 밤을 지세며 상대 타자들에 대비하느라 바쁜 개리 산체스에게 시계 쯤이야.

"기대해."

진짜 좋은거 사다주겠다는 생각과 함께 세베리노가 입을 열었다.

"방금 아쿠냐 주니어 진짜 잘한거 아니야? 투수인 내가봐도 대단했는데..... 세일의 기록 저지도 했잖아? 방금 안타로 이제 저 놈은 무너질거라고!"

"글쎄..."

그랬으면 좋겠는데.

내 눈엔 그게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방금 기술적인 안타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의 기세를 조금 죽이기는 했지만, 크리스 세일이 뿜어내는 기세는 여전히 강렬했다.

거기다 방금 얻어맞은 아쿠냐 주니어의 안타 역시 약간의 행운이 겹친 것이었으니.

세일이 흔들릴 건덕지는 기록이 무너졌다는 것 이외에 딱히 보이지않았다.

더군다나 아쿠냐가 출루하고 날 바라보는게 여전히 심상치 않으니.

-따악!!!

"아....."

뉴욕 양키스의 2번 타자인 애런 힉스가 들어선 타석.

그가 만들어낸 타구에 양키 스타디움의 모두가 탄식을 내뱉었다.

조금 전까지 신나게 선전을 기대하던 루이스 세베리노마저 입을 다물었다.

애런 힉스가 노림수를 가지고, 어떤 공을 기다렸던 것은 분명한데...

배트가 완벽하게 밀려버렸다.

그러다 보니 반발력이 죽은 야구공은 크리스 세일의 글로브 속으로 빨러 들어가더니,

2루에 걸쳐 다시 1루수의 글로브 속으로 들어갔다.

2루수.

"아웃!!"

1루수.

"아웃!!"

초구에 병살타.

양키 스타디움의 팬들은 하나 둘씩 다시 자리에 앉았고 애런 힉스는 고개를 숙이며 덕아웃으로 걸어왔다.

역시나 크리스 세일의 기세는 여전했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이어서 나선 애런 저지까지 삼구 삼진으로 잡아냈으니 말이다.

2.

'오늘 진짜 만만치 않네.'

마운드에 올라선 성호의 뒤를 따라 마운드에 다가온 개리 산체스.

그는 방금 전 상황을 바라보고 요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크리스 세일의 기세에 먹혀들어가고 있는 양키스의 선수진들을 보며.

하지만 개리 산체스는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지금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는 크리스 세일보다 더한 괴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큰 기록을 앞두고 있다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리, 좀 어때?"

"좋은데?"

"후우... 역시 그렇지? 너가 크리스 세일한테 밀릴 거란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고.".

개리 산체스는 그렇게 답하면서도 애써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 이닝이 첫타석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리, 사인은 누가 보낼까. 역시 하던대로 내가 보내는게 좋겠지?"

"흐음... 그러는게 좋지않을까? 다음 타석이 라미레즈 그자식이잖아."

"후우... 그렇지. 라미레즈 그 개자식이지..."

개리 산체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새로운 기록을 앞두고 가장 위험한 타자를 만난 셈이니.

라미레즈는 2회에 있었던 타석에서 운이 좋지 않았다면 홈런을 내줬을법한 큰 타구를 만들어낸, 선수였다.

거기다 파울 타구 마저도 배트 타이밍이 끝내줬으니.

가장 위험한 타자를,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앞두고 만난 셈이었다.

3.

[타석에는 라미레즈 선수가 들어섭니다.]

[사실상 기록을 앞둔 상태에서 가장 위험한 타자를 만난 셈이네요. 지난 시즌 30개의 홈런을 때려낸 강타자 답게 2회 초, 선두 타석에서도 유일하게 홈런 타구를 만들어냈죠?]

[맞습니다. 선구안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평가를 받음에도 그걸 뛰어넘는 힘이 그에게 존재하거든요. 물론 리가 올 시즌 허용한 홈런 개수가 0개이니, 조금만 조심해 준다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루상에 선수를 내보내도 실점만 안하면 되는거니까요.]

해설과 다르게 성호는 다른 고민에 빠져있었다.

'주자를 내보내긴 싫은데..... 흐음. 철저하게 틀어막자.'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물론이고, 회귀 이후부터 실점을 막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볼티모어 전에서 실점을 했지만, 그런 어이없는 실점은 이제 삼가하고 싶었다.

상대 투수가 미친 듯이 잘 던지고 있는 지금, 나는 말뿐이 아닌 진짜 에이스가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 팀을 지킬 수 있다.

'기록을 배제하고 던지자. 상대는 보스턴 레드삭스야. 지금 우리가 1위가 간당간당한 상황인데.... 나까지 지면 돌이킬 수 없을꺼야.'

무엇보다도 뉴욕양키스에서 반등의 원동력이 자신이외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위험했다.

최근 타자들의 컨디션도 안좋았고 다나카 마사히로와 cc사바시아, 그리고 마이크 피네다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결국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주어야만 하는 상황인데, 그러기위해서 반등을 위한 불씨를 누군가 붙여야만 한다.

'일단 분위기부터 가져오자'

타석에선 라미레즈를 바라봤다.

4회 초, 기록을 앞둔 상태에서 만만치않는 상대를 만났다.

4.

반대로 타석에 선 라미레즈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덕아웃에서 날아오는 사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날아온 사인은 프리스윙 사인.

2회 초, 성호를 상대로 유일하게 큰 타구를 만들어낸 자신을 믿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제부터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었다.

라미레즈는 자신이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성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움직임을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4회 초가 되었음에도 호흡은 부드러웠고 한치의 방심 조차 안하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 매섭다고 느꼈다.

5.

타석에 선 라미레즈의 분위기가 일순간 바꼈다.

그러면서 타석에서 벗어나 장갑을 조여매고 모자를 들어 땀을 닦는게 긴장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모습에 속지않았다.

'대놓고 홈런을 노리는 타격을 하겠지.'

0.1이닝. 즉 4회 초에 1타자만 아웃 시켜도 신기록이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가 할수 있는 것은 커다란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나는 그것을 역이용해야한다.

어떤 공을 던질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나는 산체스와 사인을 교환하고 곧장 투구 자세에 들어갔다. 앞으로 길게 뻗은 다리와 팔이 뒤따라올 공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곧장 홈으로 날아오는 투구.

날카롭게 구석으로 꺾여들어간 고속슬라이더에 라미레즈가 시원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만약 지켜봤다면 완전한 볼 판정이 되었을법한 공.

그렇지만 나는 개의치않았다.

'꼭 스트라이크를 던져 카운트를 잡을 필요는 없지.'

두 번째 공도 마찬가지.

-부웅!!!!

타자 몸쪽으로 급격히 꺾이는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후우ㅡ

양키 스타디움이 순간 들썩였다.

'대비하고 있었나?'

잘못하다 맞을 뻔한 상황.

나의 컷 패스트볼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타이밍이 얼추 맞았다. 만약 맞았다면 누가봐도 최소 안타는 내어줬을 법한 스윙.

하지만 다행히 생각보다 낮게 날아가 헛스윙을 얻어냈다.

순식간에 카운트는 0-2.

기록까지 필요한건, 단 한 구.

절로 떠오르는 기대감에 자연히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이 미소에 잠시 경기장에 소음이 들리기도 잠시,

나는 양쪽 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와인드업할 준비를 끝마쳤다.

오늘 이 경기에서 내가 정한 것은 단 하나.

최고의 순간에는 최고의 공을 던지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부웅!!!!

"스트라이크 아웃!!!!"

전광판엔 104마일이란 숫자가 환하게 빛나있었고,

라미레즈는 심판의 삼진 아웃 콜이 나오고 나서도 한동안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양키스타디움에서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더니

검었던 전광판에서 환한 불빛이 터져나왔다.

[연속이닝 59.1이닝 무실점 달성!]

150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 신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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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답해드리자면, 리그 전반기 이후의 전개는 지금 처럼 느리진 않을겁니다. 피드백 해주시는것들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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