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102화시즌은 계속 됐다.
나는 2017년에 들어서 12경기에 선발 등판을 했고 93.1이닝을 던지고 있는 만큼 팀에서 파견된 의료진에게 늘 시달려 몸관리를 받았고
퍼펙트게임을 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전 이후로 선발 등판 경기였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건너 띄었다.
무실점 기록도 중요했지만,
전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19살의 신인이 100이닝을 던진다는 것은 스스로가 괜찮다고 해도 남들이 보기에 이상해보인 것이다.
뭐, 이젠 내 몸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어느새 6월 중순이 지나가고.
드디어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떨어지는 날이 밝았다.
"본 법정은 피고인이 가해한 사실을 인정하였지만 의도적이고 계확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불필요하게 무자비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해 유감입니다."
원장의 변호인단이 평소 피의자가 음주를 했다는 점, 정신이 온전치 않았다는 점을 어필 했지만 판사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는 무려 36가지의 죄목으로 기소가 된 상태였으며 증거와 심증 또한 완벽한 상태였다.
"모두들 자리에 앉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이 사건을 맡은 판사가 탁자 위에 놓여진 종이들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요, 배심원들의 평결은 적절하게 된 것 같네요. 오클라호마 주 법원. K.훌츠크로우. 재판 번호 CF. 2017. 5.8.6.9. 평결."
잠시 목을 가다듬는다.
"죄목. 성폭력죄. 가정폭력죄. 입양법 위반죄. 살인죄. 아동 성추행, 아동 성폭행 외 32가지 죄목이 인정되, 법률에 의해 선정된 우리 배심원단은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는.... 최종. 사형에 처한다."
뒤늦게 밝혀진 죄만 해도 마약부터 시작해 무려 수십가지가 되는 바람에 재판이 늦어졌지만 32가지의 죄목이 인정되어 원장이었던 훌츠크로우는 결국 사형을 선고 받았다.
선고를 받은 훌츠크로우는 광분했다.
"으아아아아아악! 뭐가 사형이야, 사형이냐고! 이거 다 거짓이지? 그렇지? 흐,흐흐흐 거짓일거야 거짓이라고. 흐흐, 거짓일거야. 언젠가 깨어날 꿈이라고. 역시 꿈일꺼야... 꿈이라고..."
물론 항소심을 통해서 감형 될 어지가 남아있긴 하지만 아동법이 강력한 미국 법정에서는 아무리 비싼 변호사를 들여도 감형 될 가능성은 적었다. 차라리 복권에 당첨되는게 빠를 정도로.
여전히 흐린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는게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했다. 전형적인 범죄자의 말로였으니까.
이제 남은 문제는 남아버린 아이들의 거취였다.
클로에야 몇 개월이 지나면 성인이다보니 보호소 같은 곳에서 지내다보면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미성년자로 합법적인 보호자 아래에 있어야만 했다.
1.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2017년 6월 말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레이시와 클로에와 헤어지는 날이기도 했다.
"우리 어디 가는거야~? 놀이동산~?"
아직 어린 그레이시는 이별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그저 마냥 밖으로 나온 것이 즐거워보였다.
"어디로 놀로가는고야~?"
"..... 좋은 집으로? 앞으로 그레이시가 살 곳으로 가는거야."
"우웅.... 집? 지입?"
"응, 앞으로 그레이시가 살아갈 집."
"그레이시만? 언니는~?"
"...그"
마지못해 대답을 하려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을 눈치 챈 클로에가 슬픈 표정이지만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그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언니는... 그레이시보다 좋은 곳으로 갈거야. 부럽지?"
"더어 좋은 곳?...."
그레이시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오늘이 지나면 클로에와 헤어진다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그레이시랑 다른 곳으로 가는거야? 왜... 왜?... 같이 있기로 했잖아... 우,우,우아아앙! 가지마! 평생 같이 있기로 했잖아!"
분명 클로에도 그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성숙해보이는 클로에도 이제 17살에 불과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클로에와 그레이시를 같이 입양해줄 가정이 있나 찾아보았지만 입양 불황기에 선뜻 17살의 아이와 6살의 아이를 동시에 입양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본다면 분명 입양할 가정을 찾을 수 있겠지만 보통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입양사의 말에 시설을 거부했던 클로에는 학업과 그레이시와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잠시 떨어져 있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레이시! 뚝! 언니가 길거리에서 이렇게 막 울면 안된다고 했지?"
"그,그치만... 언니랑은 평생..."
"그레이시, 잘 들어. 설령 지금 이렇게 떨어져도 언니는 그레이시를 잊지않을거야. 그레이시는 언니 잊을거야?"
"아니... 절대! 안잊을거야!"
그레이시가 고개까지 도리도리 저으며 말에 힘을 심는다.
"그레이시... 새로 키워주실 부모님은 매우 좋은 분이셔. 나도 그레이시가 걱정돼서 오빠랑 만나봤거든. 오빠 그렇지?"
"어, 어.. 그러엄. 그레이시. 안가면 후회할지도 몰라. 오빠 믿지? 오빠가 만나봤는데 오빠가 그레이시 대신에 아들로 들어가고 싶었다니까?"
그레이시가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인다.
"그,그래도... 그레이시는 언니랑 오빠만 있으면 되는데.... 다른거 필요 없단 말이야."
울음 섞인 목소리.
그것이 슬픈지 클로에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클로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그레이시의 눈과 마주했다.
"그레이시. 언니 믿지?"
"으응... 믿어. 우리 하나 뿐인 언니."
"언니는, 늘 그레이시를 생각할거야. 그레이시도 그런다고 했잖아? 그럼 우린 마음으로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거야. 그리고 나중에 안볼거야? 그레이시 그런 아이였어?"
"아니야! 그치만... 언니는 평생 ... 내 언니 해주기로 했짜나....."
"다시 볼 수 있을텐데도?"
"진짜? 나중엔 볼 수 있는 거야? 언제? 몇 밤 지나면? 으응?"
"그레이시가 말 잘들으면... 금방?"
"진짜?!!!"
슬프게도 이는 거짓말이었다.
새로 개정된 입양법상 본래 아이 입양자는 안정적인 적응을 위해 이전 식구나 관계자들과 접촉이 엄격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레이시는 클로에의 약속을 믿고 눈물을 그쳤다.
"....정말로?"
"응, 정말로. 언니가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아니이... 아라써... 언니랑 잠깐이라도 떨어지는거 싫지만, 기다릴게. 대신 꼭 찾아와야 돼? 그레이시는 아저씨 아줌마 말 잘 듣고 있을테니까..."
"응, 그레이시. 알았어. 언니가 꼭... 흐읍.. 꼬옥 찾아갈게. 그러니까 새로 오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잘 지내야 돼... 꼭이야.. 꼭."
클로에는 그레이시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포옹이었다.
1.
아이들을 보내주고 진이 다 빠진 나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리?
보라스 코퍼레이션 전담 에이전트 에밀리였다.
늘 들어오는 스케줄에 치인다는 그녀는 며칠 전부터 나에게 이번 올스타전 휴식 기간 전까지 답을 보내야 할 스케줄이 한 두개가 아니라며 연락을 거의 매일 같이 하고 있었다.
-기사난거보니, 일은 다 마무리 되신 것 같은데. 맞아요?
"예, 에밀리 덕분에 여러모로 금방 처리된 것 같네요."
-흐, 진짜요? 리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진짜다.
이번 고아원 사건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웃기게도 보라스 코퍼레이션이었다.
아이들에게 회사 전담 변호사까지 붙여줬으며 최고형이 나오게끔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간 것(이끌어갈 것도 없지만)도 모두 보라스 코퍼레이션. 내 전담 에이전트 에밀리의 도움을 받았으니까.
-그럼 이제 결정은 했어요?
"네, 결정은 다 해뒀어요."
-좋아요. 아시겠지만 올스타전 휴식 기간이 그리 길진 않아요. 그러니까 우선 가장 중요한 두가지만 일정 잡으려고 해요. 괜찮죠?
"그것도 이미 정해뒀어요."
-진짜요?
"네."
-....혹시 그럼.
"일단 BMC에서 왔던 다큐멘터리랑 나이키에서 잡아둔 광고 촬영부터 끝내려고 해요. 됐죠?"
-좋아요!! 다행히 나이키에서도 언제 광고 촬영하냐고 하루가 멀다하고 연락이 와서 좀 곤란했는데, 휴우. 정말 다행이에요. 그리고 다큐멘터리? 아, 그거 이시기에 정하기로 했죠? 그럼 그것도 따로 연락 해둘게요. 한숨 덜었어요. 고마워요.
에밀리의 말대로 그간 내가 너무 일에 치여살긴 했나보다. 듣기론 하루가 멀다하고 광고니 초대니 방송이니 문의가 들어온다는데.
으음. 갑자기 미안해졌다.
"미안해요. 늦어져서. 대신 에밀리한테 밥 한번 살게요. 됐죠?"
-...밥이요?
전화기 너머로 목기침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말을 이은다.
-흠흠, 언제요?
"어디보자... 6월 일정이... 어?"
올스타전이 있는 7월.
이전인 6월달의 일정에 오클랜드와의 시리즈에서 한경기를 건너띄고 선발 등판을 나서기로 한 만큼 뒤늦게 선발 일정을 찾아보니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조금... 늦어질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확실히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나봐요."
-....네?
"다음 선발 등판 상대가 그팀인 것도 까먹고 있었으니.."
-아.....보스턴 레드삭스요?
뉴욕 양키스의 라이벌로 악명을 떨치는 보스턴 레드삭스.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가 나의 13번째 선발 등판의 상대였다.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추천과 선호작품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원고료 쿠폰과 후원 쿠폰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보내주시는 쿠폰들이 글쓰는데에 너무 힘이 됩니다.
오늘도 글을 봐주러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