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98)화 (96/207)

98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98화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덕아웃과 반대로, 뉴욕 양키스 덕아웃은 엄청 들떠 있었다.

일단 2회부터 동료가 역사에 남을 신기록을 작성했다.

게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움직임의 컷 패스트볼까지 던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상대 타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컷 패스트볼이 조금 날카로워졌네 라고 착각한 뉴욕 양키스 선수들은 연습 경기에서도 컷 패스트볼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래서 한동안 컨디션이 좋았나 싶었지만 대기록을 기록한 2이닝 이후, 4이닝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그의 컷 패스트볼의 위력이 자신들이 생각하던 상상 그 이상이라고. 하지만 상대 팀인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수들처럼 머리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즐기면 됐다.

내야수들과 외야수들은 성호의 괴력적인 투구를 그저 감상했다.

1.

7회 초,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격이 돌아왔다.

모자를 다듬어 쓰고 마운드를 향해 걸어가는 내 머릿속에는 내 투구를 감상하듯 바라보는 팀 선수들과 다르게 앞으로 남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그에 대한 고민 뿐이었다.

'상대가 바뀐 컷 패스트볼, 아니, 바뀌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지. 지금까지 그들에게 전혀 분석되지 않은 상태에서 던지는 공이 엄청나게 위력이 있었어. 내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두번째 상대해보는 투수라고 할지라도, 상대해야 할 투수의 분석이 덜 했으면 좀 나았을 것을.

오늘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자들은 나를 상대하기 위해 엄청난 준비를 하고 나온것 같았다.

원래도 그랬겠지만,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나에게서 유일하게 첫 실점을 안겨준 팀이다보니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대충 준비하고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준비하는건 타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의 타석에서 어떤 공을 노리고 기다려야할지 모든 것을 준비한 맹수를 보는 것 같았다.

물론 내 새로운 등급 효과를 받는 컷 패스트볼에 그런 준비들이 와장창 깨져버렸지만.

지금 당장 타석에 들어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번 타자의 표정만 봐도 세 번째 타석인 7회 초부터 마음가짐을 달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스윙 자세는 공을 지켜보겠다는 뜻인가?'

타석에서 반보정도 떨어진 모습.

배트를 쥐고 있는 손과 독기가 깃들었던 눈에도 힘이 좀 빠져보였다.

하지만 나는 저게 속임수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지우지 않았다.

'진짜로 지켜보는 거라면 하던 그대로 커터 위주로 체력을 아껴가면서 적당히 공격적으로 하는게 이득이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는거라면 포심 위주가 답인데...'

경기 후반인 7회 초에 들어선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달린 결정이었다.

상대의 대응이 어느 쪽일지가 중요한 순간.

좋은 투수는 거기에 맞는 최선의 대응책과 동시에 대비책까지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선수의 자세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좋은 투수'에게 해당하는 일이지.

꼭 그렇게 하진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꼭 그런거까지 할 필요가 있어? 상대가 뭘 선택하든 내 힘으로 눌러버리면 되지.'

생각을 하며 내린 결론은.

-따악!!!!

"아웃!!!"

낮은 포심 패스트볼이다.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스트라이크 존 오른쪽 아래 낮게 아슬아슬하게 걸칠 것 같은 코스.

이곳은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하는 심판에겐 애매한 자리다보니 웬만한 타자는 혹시모를 카운트에 대비해 스윙을 참기 어려워한다.

대놓고 다음 공을 기다리거나, 아예 타격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에 말이다.

의심했던 것처럼, 조금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번 타자의 소극적인 자세는 속임수였다.

그는 애매한 위치에 온 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배트를 휘둘렀다.

그리고 스윙 폼은 커다랬고 심지어 공도 맞혀냈고.

하지만 결과는 1루수쪽 플라이 아웃.

1점차인 만큼 상대의 타자는 큰 것을 바라고 있었다.

역시 나의 선택이 틀리지않았다.

회귀를 하고 요근래 자신감이 생긴만큼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던가에 힘과 힘 대결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고 애매한 자리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타자의 배트를 이끌어낸 것이다.

원아웃.

다음 2번 타자에 대한 선택 역시 마찬가지.

상대 타순이 나에게 점수를 뽑아냈던 3번이나 4번 타자들이었다면 좀 더 깊은 고민을 했겠지만, 중심타선을 제외하고 모두 2할대에 불과한 타선에게 밀릴 정도로 내 힘이 빠진 상태는 아니었다.

오늘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던 내가 6회 초까지 던진 공의 갯수는 70개의 공도 던지지 않았다.

-따악!!!!

"아웃!!!!!"

이번에도 내야 플라이 아웃.

작전을 알아낸 덕분에 공 2개 만에 투 아웃을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들어서 3번 타자의 긴장을 최대로 이끌어 낸 것은 덤.

'이 상황에서 초구를 치는건 말이 안되는 거 알지?'

앞선 두 타자의 타석이 너무나도 쉽게 끝났기에, 자신의 팀 투수가 호흡도 고르지 못했을 시간이다.

그렇다면 타석에 들어선 볼티모어의 3번 타자 애덤 존스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공을 오래 지켜봐 시간을 버는 것.

덕분에 나는 정말 쉽게 첫 번째 공을 던졌다.

-뻐엉!!!!

"스트라이크!!!!"

앞선 두 번의 포심을 지켜본 애덤 존스의 눈의 감각을 흐리게 하는 슬로우 커브.

타자의 눈높이에서 출발한 공이 허리 바로 아래 부근인 스트라이크 존 하단을 아슬아슬하게 걸쳐 떨어지는, 완벽한 공이었다.

앞선 타석에서도 커브에 카운트를 줬던 애덤 존스에게는 이 공을 놓친 게 짜증나 미칠 수도 있는 상황.

나는 그 심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이어서 던진 10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에, 애덤 존스의 배트가 완전히 공기를 갈라버렸다.

대놓고 커브를 기다리고 있던 스윙.

한 템포 느린 스윙에 공과 배트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났다.

덤으로 이 타자가 내가 의도한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자신감까지 심어주었으니.

그것은 다음 공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결과는 삼구 삼진.

배트를 꽉 쥐고 독기가 깃든 눈으로 날 매섭게 노려보며 공을 기다리던 애덤 존스의 다리와 어깨가 일순간 움직였을 뿐

바라만 볼수 밖에 없는 104마일 한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에 배트 조차 내밀지 못했다.

공은 이미 개리 산체스의 미트 속.

커브를 기다리던 애덤 존스는 배트를 땅바닥에 내던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이 욹그락 붉그락 한 것이 어지간히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수단은 애덤존스가 삼구삼진을 당한 것보다 더한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자신의 팀 프렌차이즈로써 모두에게 존경을 받던 리더인 애덤 존스가 19살의 루키에게 저런 행동을 했다는 것.

모두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 채, 넋을 놓고 있었다.

7회 초,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격 역시 삼자범퇴로 종료.

그리고 양키 스타디움의 공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

이성호가 7회 초 투구를 마치고 내려가자, 폭스 스포츠 중계 부스가 또 한번 난리가 났다.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공에 그대로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 애덤 존스 선수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삼진을 뽑아내는 리!!!!]

[이렇게 되면 7이닝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늘 이거 심상치 않은데요?]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사실 리의 투구는 7회 이후부터 더 강력해지거든요? 분위기도 아주 좋은 만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하지만, 8회 초가 최대의 고비겠죠?]

[그렇습니다. 매니 마차도와 크리스 데이비스 선수가 타석에서는 8회 초인만큼 '그 기록'을 위해선 꼭 잡아낼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발 무사히 성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상상만 하던 일들을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던 리였거든요?]

폭스 스포츠의 중계 해설 위원인 존과 스텝들은 무척 들떠있었다.

존 해설 위원은 애초에 성호의 팬으로 유명했지만 스텝들은 10분 전부터 폭발적으로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지금 시청률이 자그마치 13.7%라고 합니다. 일반 경기인데 말이에요. 이게 말이 되는 걸까요? 뉴욕 시티의 양키스 팬들은 모두 이 경기를 보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그렇죠. 사실 아시아인 최초의 기록과 더불어 2012년 펠릭스 에르난데스 선수 이후로 나오지 않던 '그 기록'이었거든요. 제발 도전에 성공 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원하겠습니다.]

존 해설위원의 목소리와 캐스터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 차 있었다.

간절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목소리.

존 해설 위원은 정말 팬의 한사람으로써 순수하게 오늘 성호가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리고 7회 말, 양키스의 공격이 아쉽게 잔루 2루에 끝을 맺고.

8회 초.

오늘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인 성호가 마운드에 다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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