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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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된 후 이제 고작 2이닝이 지났는데, 자신이 무슨 기록을 세웠다는 건지.
하지만 지금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개리 산체스만이 아니었다.
뉴욕 양키스의 홈. 양키 스타디움.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5만여명의 팬들과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는 코칭 스텝들과 선수들까지.
나를 제외한 모두가 닥친 상황을 알고 있었다.
"축하하네. 리, 그리고 고맙네."
"예?"
"자네와 같은 선수의 데뷔 시즌을 같이 보낼 수 있다니. 그것만 으로 참 고마워."
덕아웃에선 조 지라디 감독이 가장 먼저 나에게 축하를 해주었다.
이때까지도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해 그냥 머쓱한 표정으로 있었는데,
개리 산체스가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감독님! 리가 아직 자신이 무슨 기록을 세웠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저 표정 보여요?"
"허어... 리, 진짠가?"
"네, 솔직히 저는 지금 다들 왜 이러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역시 그런가? 어쩐지 평소 무뚝뚝하던 자네가 당황한 표정인것을 보고 혹시 모르는건가 싶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도대체 무슨 기록입니까?"
진짜 무슨 기록이길래 이리도 호들갑이지?
뭐 불멸의 기록이라도 내가 갱신했나?
왠만한 기록은 알고 있는데....
"직접 말해주는 것보다 직접 보는게 낫겠지."
조 지라디 감독님이 검지 손가락으로 어딘갈 가리켰다.
그리고 그곳엔 커다란 전광판이 있었고.
어두컴컴한 배경에 2회까지 마친 기록이 적힌 점수판이 보였다.
"으음..?"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낌새를 느꼈는지 뒤에 있던 조 지라디 감독의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았다.
"아마 적어도 앞으로 100년 이상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은 것이야. 자네가 그동안 세워왔던 그 기록들처럼 말이야."
그리고 그 순간,
경기장 외야쪽에서부터 아름다운 무지개빛 폭죽이 크게 터지더니.
어두컴컴했던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132년만의 기록. 데뷔 시즌 47.2이닝 무실점 버스케티의 기록, 48이닝으로 갱신!]
"축하하네. 자네는 이제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루키 투수가 됐네."
1.
처음 보는 기록이었다.
애초에 전생에선 데뷔시즌을 준수하게 보냈지만 지금처럼 센세이셔널하게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굵직하거나 유명한 기록이 아니면 모르고 있었는데.
또 하나의 기록을 달성했단다.
데뷔시즌 무실점 기록.
이제야 왜 사람들이 일어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는지 이해가 되었다.
"라이브볼 시대부터선 데뷔 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이 2008년에 브레드 지글러가 세웠던 39이닝이네만, 데드볼 시대까지 합친다면 큰 폭으로 늘어나네. 그리고 자네가 그 기록을 깬 것이고. 다시 한 번 축하하네."
어깨를 두들겨주며 설명을 하다 자신이 들뜬 조 지라디 감독이 2회 초가 끝났을 때 개리 산체스가 그랬던 것처럼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 흥에 취했는지 평소보다 말이 많은 것은 덤이었다.
"심지어 1800년도 시대에 세워진 것도 불펜 투수로 세운 기록일세. 2008년에 세웠던 39이닝 무실점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하지만 자네는 선발 투수지. 이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네."
"그렇군요...."
"자네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영광이야. 이렇게 같은 팀의 일원으로써 자넬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광을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야."
조 지라디 감독의 축하를 시작으로 수많은 선수들과 스텝들이 내 머릴 두들기며 축하를 해주었다.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이다보니 그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약 2분여간 5만명의 팬들이 자리에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던 이벤트는 몇번이나 받아봤음에도 질리지가 않았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했던 기록에 두근거림도 잠시 금세 덤덤해졌다.
애초에 자신이 노리던 기록이 아니었고 또 기대치가 없었던 만큼 커다란 만족감이 들거나 하진 않았다.
오늘 내 머릿속에서는 내게 첫 실점을 안겨준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자들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역대 무실점 기록은 덤이었고.
'기뻐하는 건 경기가 끝나고 해도 별 문제 없잖아. 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해. 집중하자.'
내게 첫 실점을 안겨준 볼티모어 타자들에 대한 복수전도.
역대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도.
모두 중요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2.
앞서 말했듯이 내가 대기록 작성에 또 한번 성공했지만,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대기록 작성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시즌 언처터블인 성호가 등판한다는 자체에 수많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오늘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은 요소가 하나 추가됐으니.
[과연 애덤 존스와 매니 마차도는 성호에게 두번째 실점을 안겨줄수 있을까?]
바로 성호가 가장 위기였던 볼티모어전에서 두번째 실점을 하느냐. 바로 그것이었다.
4월 말, 성호에게 유일하게 점수를 뽑아냈던 듀오로 애덤 존스와 매니 마차도가 6월에 들어서고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는 성호덕분에 유일하게 실점을 안겨준 선수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볼티모어전 티켓 판매율 상승과 대런 존스와 매니 마차도 유니폼 판매율, 검색율이 모두 상승했고 오늘.
그 두명의 타자들이 오늘 벌어지는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언론과 토크쇼에선 이번 경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뉴욕 양키스의 팬들은 단연코 그럴일이 없다고 못을 박았으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팬들의 마음만은 달랐다.
11경기에서 11승을 챙긴 성호라고 해도 유일하게 자신들이 응원하는 볼티모어에게 가장 위기였던 경기를 치뤘고.
다나카 마사히로라는 양키스의 1선발도 잡아냈으니 이번 경기를 잡고 반등을 해보자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래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팬들은 애덤 존스와 매니 마차도가 나란히 선발 출장한 만큼 성호를 상대로 또 득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첫 번째 타석은 실패.
애덤 존스는 성호가 던진 초구에 배트가 부숴지며 투수 앞 땅볼을 치고 물러났었다.
'하루 아침에 갑자기 커터가 이렇게까지 좋아졌다고? 그나마 공략률이 높았던 커터가?'
바뀐 것도 평범치않은, 완전히 각이 날카롭게 빠져나가는 커터였다.
성호가 던지는 커터는 자신이 영상에서만 보던 커터와 질이 달랐다.
스트라이크존에 처박힐 즈음 갑자기 횡방향으로 빠져나가는 타이밍이 신기할 정도로 애매했다.
마치 중력을 거부한 것처럼.
10년 넘게 야구를 해오면서 이런 공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애덤 존스 뿐만 아니라 볼티모어 오리올스 덕아웃에 있는 모든 타자가 타석이 끝나고 돌아올때 한숨을 내뱉을 정도로 이상한 공.
새로운 커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그들은, 이순간만큼은 성장세가 심상치않은 성호가 괴물 같다고 생각했었다.
저번 경기에는 비중이 높지않던 커터를 오늘 경기에선 마치 그동안 숨겨왔다는듯 주무기처럼 애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전의 성호의 투구 패턴이 완전히 뒤바뀌자 경기 초반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애덤 존스는, 그런 분위기가 못마땅했다.
안그래도 저번 경기에서 성호의 적극적인 투구에 많은 기회 속에 점수를 더 따내지 못했던 것이 억울했던 그였는데 이 경기장을 마치 자신의 쇼케이스처럼 새로운 구종을 테스트하고 있으니 말이다.
애덤 존스는 이를 짓이기며 배트를 꽉 쥐었다.
'개새끼! 감히 우리 경기에서 장난질을 쳐?'
시작은 4회 초, 자신의 두번째 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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