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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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3차전.
어제 이성호에게 눌렸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타자들은, 그건을 갚기라도 하겠다는 듯 초반부터 뉴욕 양키스의 투수들을 신나게 두들겼다.
9이닝 동안 11득점에 성공.
선발 투수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게 충분한 득점 지원을 해주었다.
하지만 폭발한 것은 양키스 역시 마찬가지.
팀 사기 대폭 상승의 여운이 남아있는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투수를 괴롭혔다.
오늘 선발로 나선 투수는 양키스의 노장, CC 사바시아와 동갑인 리라아노.
2016년에는 최악의 볼질을 하면서 삽을 푸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이 결정되면서 2점대 후반의 평균 자책점으로 3점 대를 유지하고 있는 사바시아와 마찬가지로 부활을 꿈꾸고 있었는데, 오늘은 5이닝 6실점이라는 부진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 역시 연달아 점수를 내주었고,
그렇게 경기는 난타전이 되어 쉽게 양키스가 승리를 가져가나 싶었지만 아롤디스 채프먼의 블론 세이브로 11대 12로 뉴욕 양키스가 1점차 패배를 가져갔다.
다음날인 3차전에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마이너리그에서 임시로 콜업된 투수인 조 비아지니가 선발로 나섰는데, 7이닝 1실점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보인 반면, 마이크 피네다는 시작부터 2이닝 4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보여, 시작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또 다시 패배.
그렇게 안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 4차전이 시작되었고 루이스 세베리노가 선발로 나서 6이닝 3실점이라는 퀄리티 스타트 요건을 충족해 반전을 노렸지만 토론토의 선발 투수인 마커스 스트로먼은 만만치 않았다.
[스윙 삼진!!! 마커스 스트로먼이 오랜만의 완봉승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되면 뉴욕 양키스의 선발진들이 모두 무너지게 되는군요. 6월, 최악의 출발을 보내고 있는 뉴욕 양키스.]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해주었음에도 타선의 부진이 끝이 보지 않네요. 리가 등판했던 6월 2일과 그 다음 날인 6월 3일엔 타격이 터져줬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2경기에선 평균 득점이 2점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타자들은 장난이 아니네요. 역시 강타자들이 즐비한 만큼 만만치않는 상승세입니다. 토론토가 3연승을 이어나갑니다. 그에 비해 연패의 늪에 빠진 뉴욕 양키스!!]
-이성호가 던질 때는 개허접으로 보이던 토론토 타자들이 왜 이러냐??
ㄴ 팀이 뽀록난거지 ㅋㅋㅋ 뭐 뉴코어4??ㅋㅋㅋㅋ 지랄한다. ㅋㅋㅋㅋ 아쿠냐 애런저지 죄다 무안타 행진이네 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토론토 8,9번타자 빼고 죄다 20-40개 사이의 홈런 때리는 놈들인데 이성호만 비정상적으로 잘 던졌던거지 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좀 심하네. 어째 가면 갈수록 팀이 이성호한테만 기대는 거 같냐? 이러다가 4연패하고 또 이성호가 호투해서 분위기 반전될 거 같은데 ㅋㅋ.
-그냥 350만달러 토해내라. 11경기 11승 0점대 평균 자책점이고 혼자 팀 캐리하는 애한테 돈뜯어간거. 토해 내라. 불쌍해 보인다 이젠.
최근 야구에 관심이 많아진 대한민국의 대다수 팬들의 말은 반쯤 맞았다.
손해를 감수하고 경쟁을 택한 이성호가, 자신의 힘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더니 이제는 팀 전체를 이끄는 에이스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양키스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이미 끝난 계약에 대해 보상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뉴욕 양키스의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이성호가 손해 본 것 이상의 보상을 해주었다.
-리! 구단주님이 리한테 선물을 보내왔다는데요?
1.
뉴욕 양키스의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보낸 선물은 에밀리를 통해 전달됐다.
이때 에밀리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마치 선물을 보고 놀랍다는 감정보다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말이다.
에밀리의 연락을 받고 메세지로 받은 주소에 택시를 타고 이동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보라스 코퍼레이션 회사 주차장.
에밀리는 나를 보라스 코퍼레이션 주차장 가장 깊숙한 곳, VIP들을 위해 준비되어 보이는, 주변에 한 기종의 차량을 제외하고 어떤 차도 주차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데리고 갔다.
"저 차에요. 할 구단주께서 보낸 선물이요."
"....진짜요?"
그것은 나도 익히 알고 '있던' 차였다.
전생에 많은 돈을 벌었음에도 야구를 제외하고 다른 취미나 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나조차도 주차장 한 가운데에 놓여진 차의 엠블럼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보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차의 모양새.
외관에는 Y자 램프가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커다란 에어 인테이크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옆라인은 마치 그란투리스모 게임에서 나올 법한 컨셉카를 연상케했다.
조금 걸어 다가가 뒷 라인을 살펴보는데,
"미친."
뒷라인은 다운포스를 형성시킬 거대한 윙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자동차 휠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특유의 디자인으로 빨간색 포인트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차량 전체가 적색으로 덮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관리를 잘 했는지 광택이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였다.
"사실 저도 많은 고급 스포츠카들을 많이 봐왔지만 이 차는 이름만 들어봤지, 한번도 본적이 없었어요. 보라스 씨를 따라서 파티도 많이 가봤지만 이 차를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아, 참. 그리고 미국에 딱 한대 있는 차량이라네요.... 할 구단주 님이 생색낼거면 제대로 내고 싶다고. 꼭 덧붙여달라고 하셨어요."
"이정도면.... 생색 낼 만 하네요."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이걸.... 보너스로 주시다니. 원래 시즌 끝나고 주실 생각이셨다는데...."
"후우... 이건 감사 전화라도 한번 드려야겠네요."
할 구단주가 나에게 보내준 선물은,
람보르기니 2013년형 베네노 적색 시리즈.
전세계에 9대밖에 없다는 스포츠카 한정판 모델이었다.
2030년대까지 살아온 내가 놀라는게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차량은 그시대에서도 물량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던 차량이었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알고 계시는 차라니까 할 구단주께서 자랑하듯 알려주신 정보는 쓸모가 없겠네요."
"예.... 그것도 그런데 갑자기 왜 선물을... 주신건가요?"
딱히 기록을 세운 상황도 아닌데 왜 선물을 준 것일까?
"아마 최근 간간히 들려오는 이야기때문 아닐까요?"
"으음? 무슨 이야기요?"
"350만달러 포기하고 메이저 직행 조건을 걸었잖아요. 그리고 그걸 달성했고. 거기에 대해서 최근 혼자 팀을 이끈다는 소리가 나왔거든요. 350만달러를 포기하고 19살이 팀을 이끄는데 구단에서는 해주는것도 없다고."
"예?"
무슨 황당한 개소린지.
잠깐 벙쪄있었다.
"이상하죠? 순전히 리가 일방적으로 손해본 것도 아닌데. 그런데 열성 팬들 사이에서 팬 포럼에 도배하듯 이야길 꺼내다보니 아마 그게 단장 귀에 들어가고 구단주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아, 여기 메세지 카드도 전해달라하셨어요."
에밀리가 품에서 종이 카드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넸다.
"구단주께서 차랑 같이 보내신거래요. 저도 안봤으니... 아마 거기에 정확히 있지않을까요? 리에게 이만한 선물을 준 이유가."
[반갑네. 할일세. 오랜만이네만 이렇게 메세지로 이야기를 하게 되어 미안하네. 우선 그동안 많은 기록을 세운것을 축하하네. 이 기록이 우리 구단에서 나온 것에 감사하고. 그래서 작은 선물을 보내게 되었네.
사실 캐시먼 그 개자식이 나를 보챈것도 없지않아 있지만 말이야. 하하하하.
자네가 아직 운전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원래 편한 분위기의 차를 보내려 했네만, 미국의 영웅에겐 모두 부족한 차들 뿐이더군. 그러다 재작년에 우연히 산 차가 눈에 띄였지 뭔가. 으음, 이 차는 전세계에 9대 밖에 없다고 하더군. 그래서 아들 내미가 자네에게 이 차를 보낼거라고 말하니 얼마나 날 쪼아대던지. 크하하하. 그래서 내가 답을 했지. 리라는 선수는 전세계에 딱 한명 뿐이라고. 이 썩어빠진 차와는 다르게 말이야. 그제야 아들 놈이 한숨을 내쉬며 야구에 미친 할방구.라며 날 한번 더 쪼아대다 포기를 했다네. 그래서 겨우겨우 이 차를 보내네. 부디 내 노력이 어긋나지 않도록 잘 써주시게나. - 그대의 친구, 할 스타인브레너.]
이걸 모두 읽은 내 입가에는 자그맣게 미소가 지어졌다. 당연히 옆에서 지켜보던 에밀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라고 쓰여있길래 그렇게 좋아해요?"
특별한 내용은 없었기에 그녀에게도 보여줬다.
그러자 에밀리는 카드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으음. 그냥 축하 선물인가보네요?"
"그러게요."
"하여간 악의 제국을 가진 구단주 아니랄까봐, 통 한번 크네요. 아무리 그래도 600만달러 짜리를 선물하다니.... 이정도면 야구에 미친 리라도 면허증 당장 따야겠는데요?"
에밀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차라면 면허증 딸만 하죠."=============================※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추천과 선호작품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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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람보르기니 베네노 적색은 미국에 600만달러정도에 팔린건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