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89화"이게... 시리즈별로 나뉠 제품인지라 1년은 조금... 최소 5년은...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 어째서 단기 계약을 하시려고 하시는 건지..."
"지금과 같은 활약을 5년만, 아니 단 1년이라도 더 이어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
존슨이 표정을 굳히며 안경을 추스른다.
"후우... 너무 흥분했었네요. 리의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대신 한가지 조건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조건이죠?"
"재계약시, 나이키와 우선적으로 미팅을 해주시고 제안 받으신 금액 중 나이키가 가장 높은 금액이라면 재계약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이건 한끗으로 끝날 시리즈가 아닙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해도 지배자, 황제, 그리고...."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대신 무조건 높은 계약금이라고 재계약 한다는 거에 대해선 조금 수정하죠. 에밀리, 그정도면 괜찮죠?"
"그렇다면 뭐.... 괜찮은 조건인 것 같아요. 당연히 커미션도 있을테고"
존슨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합니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시그니처관련 상품도 있을테고... 계약금은.... 시리즈나 시그니처 관련 커미션은 제외하고 단년이기도 하니 500만달러 어떠십니까."
"리, 이건 제가 맡을게요. 존슨 씨. 당장 시장에서 리의 몸값이 어느정도까지 올라있는지 아시나요?"
".... 6개월 100만달러선 아닙니까?"
"아시아 쪽은 생각 안하시나요? 당장 며칠 전에 30분만 중국에 있는 쇼에 출연만 해줘도 250만달러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500만달러요? 말만 거창한거였네요."
"그건 중국이라..."
"그렇다면 중국 시장은 버리시는 건가요? 미국 시장에 비해 중국 시장이 모자른건 아니죠. 거기다 일본, 대만, 한국, 인도 다른 나라에서까지 리에게 관심이 높혀지고 있는건요? 당장 리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선수인건 아시나요? 메이저리그 공식 트위터보다 팔로워수가 높고, 나이키가 그렇게 공들이고 있다는 마이크 트라웃이 300만명이죠? 리는 그의 3배인 900만명이구요. 파급력 자체가 다르다구요."
"후우.... 그렇다면 얼마를..."
"1000만달러."
"예?!!!!!"
"1000만달러. 그 이하는 안되요."
1000만달러라니.
한화로 120억인데 그걸 단년계약으로?
옆에서 듣고 있던 나마저 에밀리의 화끈한 배팅에 일순간 당황했다.
"거기다가 광고 수당은 따로인거 아시죠?"
"....."
"아, 참. 커미션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주신다고 했으니까..."
".....저, 저... 에밀리? 지금 제대로 말씀해주신게 맞나요?"
"예, 맞아요. 솔직히 이정도까지 생각 안하신건 아니잖아요? 리도 이미 결정한 것 같고. 500만달러를 먼저 부르신거보면 700~800만달러까지 생각해오신것 같은데 리의 값어치는 존슨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배는 높다구요.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도 당장 내년 리의 몸값을 예상하기가 벅찬데. 앞으로 얼마나 오르겠어요? 거기다 아시아 시장, 미국 시장까지 완벽히 잡을 수 있는 기회 잖아요? 원래 생각했던 상한선에서 조금 더 쓰시죠. 그래야 기사라도 내보낼 때 조금 더 파급력이 있지 않겠어요?"
"파급력이라... 파급력..."
존슨은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원래같으면 내가 적당히 나설 타이밍인데 에밀리가 고민하고 있는 존슨을 한차례 쳐다보더니 내 허벅지를 부드러운 손길로 매만진다.
가만있으란 뜻인가?
무언의 신호에 따라 점잖게 존슨을 바라보는데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콧김을 내뿜더니, 고개를 잘게 끄덕인다.
"오케이!!! 1000만달러. 우선 내부 회의를 거쳐야겠지만... 제가 최대한 어필해보겠습니다. 대신 재계약은 무조건 나이키 우선입니다. 그건 조항으로도 넣을거에요."
그제야 에밀리는 꽃 같은 미소로 존슨이 건넨 손에 악수했다. 나도 자리에 일어나서 마찬가지로 악수했다. 그리고 에밀리가 존슨에게 말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요. "
1.
2017년 6월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등판을 하고 6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1승과 함께 46이닝 무실점을 이어 나갔을 때. 경기가 끝나고 기사 하나가 터졌다.
[이성호,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계약금을 받다!]
[성호 리, 2개월만에 나이키 글로벌 모델 계약!!! 메이저리그 사상 최대 계약금!!!!]
[역대 최고 계약금? 1년 1000만달러, 기존 마이크 트라웃보다 높은 계약금을 받다!]
기사의 제목만큼이나 내용은 단순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역대 최고의 계약금을 받고 나이키 사와 후원 계약을 했다는 거.
그리고 그 금액이 마이크 트라웃보다 두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미국 전역에 충격을 선사했다.
-미쳤네 ㅋㅋ 마이크 트라웃보다 더 받는다고? 이제 2개월 넘은 신인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ㅋㅋㅋ 그니까. 뭐냐 이거 ㅋㅋㅋ 양키스 경기 끝나고 뉴스에서 오늘도 이겼구나 싶어서 댓글이나 살펴보려 왔는데 1년 1000만달러 무엇?
-거기다가 광고 계약금 따로에 시그니처 관련 상품에 커미션도 업계 최고 수준?? ㅋㅋㅋ 나이키가 드디어 미쳤나?
ㄴ 글로벌 모델로 쓸거란다. 그 강간 혐의로 이슈 됐던 놈있잖아.
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ㄴ ㅇㅇ 그놈 처럼 글로벌 모델로 내세울거래. ㅋㅋㅋㅋ 광고 계약금도 장난 아닐 듯.
ㄴ ㄷㄷ 미쳐따.
-논란까진 아닌듯. 메이저리그 공식 트위터가 800만인데 이성호 쟤 혼자 900만임. ㅋㅋ 인기 자체가 일단 넘사벽이라 나이키에서 간판으로 쓰려나본데?
ㄴ 우선 중국에서 인기가 미쳤다더라. 시진핑 딸도 뉴욕 양키스 경기 티켓이랑 Lee 98 유니폼 입고 양키 스타디움에서 응원하는거 SNS에 올렸다던데 ㅋㅋ
ㄴ 실물도 미쳤다든데? 워낙 바깥 활동이 적어서 찍힌 실사가 없는데 얼굴에 빛이 난대 ㅋㅋ 하긴 그러니까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이상형으로 뽑고 그러지 ㅋㅋ
ㄴ ㄹㅇ? 누가?
ㄴ 당장 토크쇼에서 이야기 한것만해도 셀레나고메즈, 엠마왓슨, 마고로비, 벨라 헤스콧. 말해뭐해 끝도 없다.
ㄴ ㄹㅇ 골라 사귀면 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따리 ㅋㅋㅋㅋ
ㄴ 나라면 마고로비다 ㄹㅇ 색기 미쳤다.
ㄴ 아무리 그래도 모델이 최고지 빅시 모델 가즈아~~~~!!!!!
-이것도 이건데 오늘 무실점 행진한거 이슈 안되는거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그렇네. 46이닝 무실점 행진 아님?ㅋㅋㅋ
그리고 뒤늦게 MLB 닷컴 메인에 성호의 기사가 올라왔다.
[이성호, 어느 덧 46이닝 무실점 행진. 역대 불멸의 기록인 59이닝 무실점까지 단 13이닝 남았다!!!]
2.
애런 저지가 한숨 쉬며 말했다.
"후우... 게임을 연습하던가 해야지."
아쿠냐 주니어가 그런 애런를 꾸짖는다.
"내기는 내기라고. 받아 들여야지. 그리고 좋은 일이잖아. 진게 그렇게 분해?"
"그래, 아쿠냐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얼마나 보기 좋아?"
게임 내기에서 진 댓가로 애런 저지와 아쿠냐 주니어를 끌고 온 내가 점잖게 말했다.
뉴욕 양키스를 응원하는 서포터들을 위해 준비한 나이키의 기획. SNS에서 사연을 모아 추첨을 해 나와 양키스의 동료들이 모여 서포터의 집에 찾아가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간단한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다.
선정된 서포터에겐 이번 올스타전 이후부터 판매될 엘 시리즈 H 버전 야구화와 동료들과 내 사인이 담긴 야구 방망이, 글로브, 야구 공, 양키스의 유니폼이 주어진다.
나이키와 뉴욕 양키스에서는 홍보 차원에서 이번 서프라이즈 이벤트에서 카메라 몇대를 동원했다.
처음 해보는 일에 조금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주소지가 적혀있는 네비게이션을 따라 걷자, 꽤나 훌륭한 저택이 나타났다.
"오......"
조금 후미진 동네다보니 뷰는 좋지 않았지만 뉴욕에 있는 내 집만큼, 상당히 커보이고 정원도 잘 관리된 아름다운 집이었다.
벨이 없어 문을 두들기려는데 살짝 덜 닫혀진 문이 세차게 분 바람에 열렸다.
-끼익.
"애런, 리. 조용히 하고 들어가보자. 이것도 서프라이즈네 완전. 저기요....?"
인사를 하며 아쿠냐가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서자, 작은 허스키종 두 마리가 냅다 달려왔다.
"오! 너희가 진과 메리구나!"
진과 메리.
사연의 주인공이 보냈던 내용 중 귀여운 길강아지를 주워 키우고 있다고 적혀있었는데 말그대로 귀여운 강아지들이었다.
헥헥, 침을 흘리며 달려온 개들은 아쿠냐를 보며 작게 짖기 시작하더니 앞발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반응을 보아하니, 외지인의 방문이 썩 달갑지 않은 듯 보였다.
길강아지는 외지인보고도 안짖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강아지 한 마리를 품에 안고 마당에 들어서려는데, 셋이 들어서기 전에 안쪽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울지 마라고 했지! 빨리 정리해야 돼. 안그러면 원장님이 또 때리실 거라고. 맞는게 좋아? 난 싫어.. 그러니까 그레이스 제발..."
조금 울음 섞인 어투에 조심스럽게 마당 안 쪽으로 들어가 고개를 슥 돌리니, 아름다운 정원 한 구석에 다 쓰러져가는 컨테이너 박스가 하나 놓여있었다.
외관상으론 창고로 쓰이는 곳 같은데.
"으음. 어떻게 된 일이지? 리, 사연에도 이런 내용이 있었어?"
애런 저지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사연엔 이런 내용 없었어. 오히려 사이좋은 자매 같았는데....."
잠시 황망이 컨테이너 박스 입구를 바라보다 소리가 났던 안을 살펴보려고 다가가니 입구엔 여기저기 섞여있는 작은 신발들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열 켤레 이상은 되보이는 작은 신발들.
평범한 집이었다고 해도 많아 보일 신발들이 작은 컨테이너 박스 창고에서 어지럽게 놓여있자 무척이나 번잡해보였다.
'설마.....'
설마는 사실이었다.
"알았어... 언니, 같이 정리하자. 내가 미안해. 괜히 또 놀러가자고 해서...."
살짝 열려있는 문 틈사이로 이제 고등학생이나 되었을 법한 소녀와 이제 일곱에서 여덟이나 됐을 법한 여자 아이가 쭈구려 앉아 벌려진 신발들과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이 무슨....."
"뭣....!"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애런 저지와 아쿠냐 주니어가 경악 어린 눈빛으로 그것을 쳐다본다.
그리고 그목소리에 반짝이는 검은 빛 눈동자가 매력적인 아름다운 소녀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어.... 어...? 리? 리? 리...?!!!!!! 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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