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84)화 (82/207)

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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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9이닝 21개의 완봉승. 이성호.]

['미스터 K' 이성호, 역대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오르다!!!]

[또 하나의 148년만의 역사 '한경기 역대 최다 탈삼진' 21개로 갱신하다!!!!]

[이성호 "마운드에서 마지막 공을 뿌렸을 때, 느낄 수 있었다. 기록을 달성했다고."]

[조 지라디 감독 "누누히 말했지만 리는 우리의 에이스이며 리더다. 그가 이제 무슨 기록을 세우건 놀랍지 않을 것."]

[순간 최고 시청률 14.7%? 새역사에 웃는 폭스 스포츠!!!!]

[메이저리그 롭 맨 프레드 커미셔너 "리는 메이저리그의 미래, 그리고 현재다.]

[메이저리그 전년도 대비 검색율 무려 27% 상승? 리의 효과!!!]

전생에서 난 원래 슈퍼 스타였다. 비록 선수 생활동안 사이 영상이나 MVP 같은 굴직굴직한 상을 받진 못했어도 무려 13년동안 빅 마켓 구단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것이었으니 어찌보면 야구에 관심이 있는 나라에서 스타가 되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수준이 달랐다.

대한민국? 일본? 대만? 중국? 미국?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야구 팬이 존재하는 변방의 나라의 언론사부터 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방송국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1986년 4월 29일.

로저 클레멘스가 세웠던 20개의 탈삼진의 기록이 등장한 이후, 무려 31년만에 갱신된 새로운 기록이었다.

말이 31년이지 프로야구가 등장했던 1800년대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기록이 갱신된 만큼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들이나 관계자들의 시선이 한곳에 모여들었다.

안그래도 최연소 노히트와 열두 타자 연속 삼진, 데뷔전 완봉승 17K를 세웠던 내가 다시한번 몇주가 지나지않은채 이런 진기록을 세우니 휴스턴의 징계 관련 기사가 모조리 묻힐 정도로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리는 단점이 없는 투수. 완벽하다. - 존 베네티]

폭스 스포츠에서 있었던 토론이 있고 오클랜드와의 경기까지 무려 120만 뷰를 기록한 인터넷 기사의 제목이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아직 시즌 초반인데... 오바하는거 아니야?' 와 '그래도 리정도면 충분히 저런 소리 들을만하지'로 나뉘었었고 온갖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그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했다.

그대답을 무려 사상 최초의 한 경기 21탈삼진이라는 터무니없는 기록으로 말이다.

사람들은 뒤늦게 저 기사에 들어가며 '성지 순례'를 했고 경기가 끝나고 채 5시간도 안지났음에도 뷰가 120만에서 700만까지 상승했다.

-성지순례요!!!!

ㄴ 22222 성지순례!!! 이번해 일 잘되게 해주세요.ㅠㅠ

ㄴ 여자친구 만나게 해주세요.

ㄴ 남자친구 만나게 해주세요!!!

ㄴ둘이 만나면 되겠네.

-ㄷㄷ 경기 전까지만해도 기록 연속해서 세운건 맞지만 시즌 초반이기도 하고 의아했는데 진짜 대박이네. 노히트보다 힘든게 21탈삼진 아님? ㄷㄷㄷ

ㄴ 어찌보면 퍼펙트보다 힘들지. 퍼펙트는 진짜 운좋아서 한 투수들도 많음. 우리가 모르는 투수들 ㅇㅇ. 근데 21개 탈삼진? 이건 상대 타자들이 아무리 개못해도 메이저리거들인데 힘들다봤자너.

ㄴ 암튼 진짜 대박이네. 성지순례다 진짜ㄷㄷ

-근데 성지순례까지는 아니지않나?ㅋㅋㅋ 퍼펙트한 투수라더니 아직 퍼펙트는 못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이기세면 퍼펙트도 이번 시즌에 하는거 아니냐??ㅋㅋㅋㅋㅋ 역대급 첫시즌 찍을것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근데 퍼펙트는 ㄹㅇ 운도 따라줘야되서 노히트도 어렵사리 했자너 ㅋㅋ

-내 생각엔 얘 곧 퍼펙트한다 ㅋㅋㅋ 역대급 데뷔시즌 보낼 듯 ㅋㅋㅋㅋㅋ

ㄴ 지금도 역대급 데뷔시즌 아님?? 솔직히 퍼펙트 게임 하고 나면 이룰거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퍼펙트게임 하지마라. 벌써부터 다 이루면 현타와서 개처맞을 듯 ㅋㅋㅋㅋㅋ

ㄴ 개처맞고싶냐? 안좋은 소리하지 마라.

시즌 중반에 다가가는 만큼 성호가 기록을 세운것 빼고 딱히 화젯거리가 휴스턴 사건 이외에 딱히 없었던 만큼 시기적으로 더없이 적절했다.

각종 채널의 이런저런 스포츠 채널들이 70년대부터 00년대까지 시대를 지배했던 위대한 선수들을 게스트로 불러 성호에 대해 떠들었다.

데릭 지터, 호르헤 포사다, 마리아노 리베라.

뉴욕양키스의 1990~2000년대를 이끌었던 선수들을 시작으로 그렉 매덕스, 랜디존슨, 존 스몰츠, 톰 글래빈이 19살의 루키가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또 21개의 삼진은 어떤 식으로 잡아냈는지를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토론했다.

"솔직히 저는 이런 토크쇼가 저번 경기에서 치뤄졌던 최연소 노히트 때 생겨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리요? 와우, 말이 뭐가 필요할까요? 이정도까지 했으면 사실 이미 입증한 거 아닐까요?"

"저는 리가 가장 좋은 공을 던졌던 것은 지난 세인트루이스와의 3차전이라고 봅니다. 네, 바로 열두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잡았던 그 때요. 심지어 6이닝 퍼펙트로 마운드에서 내려왔죠. 그때의 경기에서 펼쳐보였던 투구는 아직도 제 책상 서랍에 비디오로 보관되어 있죠. 그때의 리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죠. 만약 9이닝까지 던질 체력이 남아있었다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퍼펙트게임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 저도 그날의 경기는 매우 인상 깊게 봤습니다. 그날은 정말 작정하고 던지는 것 같았어요. 그날 리가 던지는 다섯가지의 공은 모두 완벽했지만 특히 포심 패스트볼은 공략이 불가능해 보일 만큼 완벽했어요."

"그렇죠? 으음. 그에비해 어제 있었던 오클랜드의 경기라... 글쎄요. 정규이닝 21개의 탈삼진이라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지만 오클랜드의 타자들이 너무 무기력했던 것도 한몫했죠. 지금 화면으로 나가네요. 8회 초, 마지막 타자인 로살레스를 상대하는 장면이요. 체인지업이 아니라 그냥 느린 포심같죠?"

"어, 네. 그렇네요."

"거의 정중앙에 몰린 저런 실투를 놓친 경우가 두 세번은 됩니다. 그게 메이저리그를 뛰는 선수로써 가당키나 할까요? 사실 21개의 탈삼진을 잡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건 오클랜드의 그 무기력한 타선이 크죠."

"매덕스의 말이 맞긴 합니다. 메이저리거라면 고작 89마일짜리 중앙에 몰린 실투를 놓쳐서야 곤란하죠. 하지만,"

양키스의 영원한 마무리 리베라가 말을 이었다.

"제가 던지던 시절에도 상대 팀의 타자들이 무기력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죠. 솔직히 여기 나온 투수들 모두 그런 경험 한번씩 해보시지 않았어요?"

리베라의 말에 대부분의 투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있을법한 경험 속에서 저런 기록을 세우는건 불가능하죠. 그렇다면 당장 제 건너편에 있는 랜디 존슨이 퍼펙트 게임은 한 열번했을거에요."

"큭큭큭, 그건 그렇죠."

마리아노 리베라.

뉴욕양키스에서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명으로 90년대와 00년대를 지배했던 코어4의 멤버 중 한명이었다. 그리고 뉴욕 양키스에서 자신들의 명맥을 잇는 신인 선수가 등장한 만큼 데릭 지터와 포사다에 이어 성호를 가장 많이 띄워주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그에게는 꼭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조 지라디 감독이라면... 충분히 벤치를 휘어잡고 계시겠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야구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과 같은 종목이라는 것을요. 물론 제가  뛰던 시절에 비해 회복 기구라던가 트레이닝 등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부디 그가 이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오랫동안 이어갔으면 합니다. 메이저리그는 아시다시피... 갈수록 흥행이 떨어져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에 했던 리베라의 발언은 초대된 패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큼 진실된 발언이었다.

갈수록 인기가 떨어져 게임 대회의 시청률에 밀리기도 하는 메이저리그에 은근 걱정했던 선수들이 많은 것이다.

이후로 성호의 투구에 향후 성적을 예상했고 모두가 즐겁게 토론을 했지만 마지막 주제가 등장하자 일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마지막 주제는.... 다들 아시겠지만 오늘 메이저리그에서 공식 발표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징계에 관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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