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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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초, 뉴욕 양키스의 수비에서 오클랜드의 타자들인 1번 타자 칸하와 2번 타자 보트 3번 타자 로우리를 상대로 2개의 삼진과 1개의 땅볼을 잡아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내고 그의 피칭을 보며 생각했다.
'잘하는데?'
전생에서 내가 데뷔 했던 20년도에는 딱히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는데 의외로 그의 피칭은 깔끔했다.
더군다나 나이는 좀 많아도 루키인데 사인을 직접 보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묘했다.
'뭔가... 나랑 너무 닮았는데?'
마치 이번 생의 나의 성격과 전생의 나의 피칭이 합쳐진 인물같달까.
거기다 묘하게 초조해보이는 모습마저 전생의 나와 똑닮았다.
-따악!!!
"아웃!!!"
'흐음... 뭐지? 왜 저런 선수가 전생엔...'
게다가 2번 타자로 나선 개리 산체스마저 초구 뜬공으로 잡아내며 예사롭지않은 피칭을 보였다.
"개리!"
"응? 리, 왜?"
어느새 덕아웃에 온 개리를 붙잡고 물었다.
"저 투수 어때?"
"상대 투수? 앤드루 트릭스 말이야?"
"응, 상대 해봤잖아. 어떤 것 같아?"
"으음. 초구에 아웃되서 잘모르겠는데?"
"간단히라도."
"흠, 뭐랄까. 약간 약점을 잘 노린다고 해야되나? 마치 날 다 알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긴했어. 내가 좋아하는 코스로 날아왔거든. 아쿠냐도 그랬고. 근데 너에 비하면 딱히 빠른 공도 아니라... 음, 조금만 더 보면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좋아하는 코스에.... 조금만 더 보면 칠 것 같다라....
이거 완전,
'전생에 나랑 판박이잖아?'
내 전생과 완전 판박이었다.
1.
아쉬운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2번 타자 개리 산체스를 바라보며 앤드루 트릭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연습 때도 느꼈지만 오늘은 묘하게 공이 잘 박히는 날이다. 그리고 1번 타자와 2번 타자를 잡는 순간 앤드루 트릭스는 밤새 공부한데로 정해둔 투구를 하기로 결심 했다.
그는 오랜 시간 마이너 리그를 보내며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하기 위해 항상 노력했지만, 시즌 스타터 라인업에 오른 이번 시즌에서는 유독 더 완벽한 피칭을 추구했다.
향후 자신의 남은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을 접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리빌딩이 매우 필요한 구단이었고, 현재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늙은 유망주에겐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
현재 지역 언론에서 안좋은 성적과 탱킹 덕에 수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자신은 그런 비난따위야 감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앤드루 트릭스 본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어느 선수건 메이저 리그에서 뛰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는 법이다. 앤드루 트릭스 역시 이 한 번의 기회로 별들의 리그라 불리는 메이저리그라는 곳에서 영광을 손에 쥐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과 가장 가까운 길이 열린 것이다.
앤드루 트릭스가 이를 악 물고 양키스의 타선을 상대했다.
-따악!!!!
[5구째 몰린 공!!! 맷 할러데이, 쳤습니다! 오른쪽 하늘 높이, 빠른 타구! 달립니다. 장타코스! 아!!!!]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은 명백한 타자 구장이었다. 실제로 파크 팩터로 분석 했을 때 2루타율이 평균 이하로 뽑히긴 하지만, 홈런 파크 팩터는 MLB에서 손꼽힐 정도였다.
2루타가 잘 나오지 않는 대신 낮은 펜스 덕분에 홈런이 잘 나오는 곳.
앤드루 트릭스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이번 경우엔 그 구장의 기형적인 형태가 앤드루 트릭스를 도왔다. 특이하게도 우측 펜스가 직선으로 되어있어 최소 2루타성 타구라고 생각했던 타구가 담장을 맞고 바로 튀어나와 당연하게 2루까지 뛰던 맷 할러데이를 아슬아슬하게 잡아낸 것이다.
1회 말, 삼자범퇴.
우익수의 호수비에 관중석을 가득 메운 양키스의 팬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2회를 준비하기 위해 덕아웃을 나선 상대 선발 투수인 이성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응? 왜 저렇게 쳐다보는거지?'
자신을 묘하게 쳐다보는 것이, 마치 적장이 아닌 동료를 쳐다보는 것이라고 생각될 만큼 묘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 표정도 잠시 고개를 저으며 다시금 쳐다본다.
이번엔 눈이 마주칠 정도로 강렬한 눈빛이었다.
'갑자기 왜 안쓰럽다는듯이 보는거냐고!'
마치 자신을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겨우 19살짜리 루키가 말이다.
'쒯, 머더 퍽커, 그딴식으로 보다니. 오늘 꼭 박살을 내버릴거라고.'
2.
내가 마운드로 올라섰다.
마운드에 서 잠시 관중석을 훑었다.
'흐음... 좋은데?'
점심쯤 치뤄지는 경기라고는 해도 경기장은 만석에 가깝게 가득차보였다. 3년 째 꼴찌와의 경기. 심지어 이번 시즌 19승 31패를 달리고 있는 팀과의 경기인 만큼 믿기 힘든 관중수 였다.
자신을 바라보는 5만여명의 시선 앞에서 나는 웃었다. 바로 이전 경기의 많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욕도 많이 먹었는데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뉴욕 양키스의 팬들이 마음에 들어서.
[마운드에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인 성호 리가 올라왔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오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이는군요.]
로진백을 두들기고 가볍게 공을 움켜 쥐었다.
[시청률이 무려 4.8%라고 하는군요. 이거 혹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밤비노 더비전인가요?]
4.8%
미국에서는 전국 중계가 아니라면 보통 지역 중계를 하기 때문에 떨어져가고 있는 인기와 평균 3%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뉴욕 양키스 경기상 압도적인 꼴찌와의 경기에서 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현재 성호가 얼마나 많은 주목도를 받고 있는지, 그의 인기를 증명하는 수치였다.
TV 혹은 인터넷을 통해 지켜보는 많은 팬들이 호기심 혹은 나의 투구의 성공을 기원했다.
'확실한건 야구 팬들이 기대하는건 이제까지 한 것처럼 압도적인 피칭이라는 거지.'
경기장에 모인 대부분의 팬들의 기대어린 시선이 나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전생이었다면 모를까 이 오싹함이야말로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전경기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일어났던 일 때문인 것 같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팬들이 일어서서 환호를 해주는군요.]
"휴유! 리! 잘 던지라고! 우리가 뒤에 있으니까!
"파이팅! 기죽지마요! 그런 썩을 것들은 오늘 이후로 박살 날 것 같으니까!"
"리, 화이팅!!! 우리는 언제나 리의 편이에요!!"
물론 자신의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보다 한결같이 응원하는 팬들 역시 환상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환상적인 것은 내가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마무리 해 모든 팬들의 기대를 이뤄내는 일이다.
2회 초,
타석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4번 타자 크리스 데이비스가 들어섰다.
2016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밀워키 브루이어스에서 건너온 늙은 유망주. 당시 오클랜드는 그를 데리고 오기 위해 주전 선수 둘을 보내야만 했다.
2016년 시즌 전부터 말도 안되는 트레이드에 오클랜드의 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욕을 하기 비빴고 그 모습이 환호로 바뀌기까지 단 1년도 걸리지않았다.
'작년 시즌에 때린 홈런만 42개였다지?'
미래에서 알고 있던 선수인 만큼 이 선수의 운명은 알고 있다. 크리스 데이비스는 앞으로 4년 연속으로 타율 0.247를 기록하면서 붙여진 Mr. 247라고 불리는 것까지.
'수비도 잼병이었지.'
데이비스는 어깨가 약하고 수비가 좌익수만 할 수 있어서 어찌보면 최악의 선수 중 하나였다.
만약 오클랜드 단장이 그를 위해서 지명타선을 만들어두지 않았다면, 더 심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를 커버하고 남을 공갈포 기질을 보여주는 제법 괜찮은 타자였다.
'하지만 선구안도 별로고 컨택도 별로라 삼진이 많지. 공을 안닿게만 한다면....'
나는 크게 와인드업 했다.
3.
'온다.'
크리스 데이비스가 왼쪽 다리를 슬쩍 치켜 들었다. 본래 그는 카운트가 몰리기 전까지 그보다 훨씬 큰 레그킥 동작으로 투수들을 위협했었지만, 지금 마운드에 선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초구부터 마치 2스트라이크 상황인 것 같은 섬세함이 필요했다.
비록 사람들이 0.247이라는 저조한 타율과 삼진으로 자신의 선구안과 컨택율이 안좋다는 것을 비난하고 꼬집는 것을 있었지만, 상대 투수가 괴물이라 불리는 만큼 자신도 그에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실제로 자신은 오클랜드에 트레이드로 오고난 뒤, 단장의 디렉팅으로 42홈런을 쳐낸, 괴물이었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자신은 오늘 경기가 시작하기 전 단장에게서 연락이 왔다며 오늘 경기에서 양키스를 꼭 박살내주라는 전언이 왔다고 들은 바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전까지만해도,
마운드에 선 어린 루키를 상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평소보다 노력만 하면 저 애송이의 공을 뻥뻥 넘길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부웅!!!!!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날아오는 104마일의 빠른 공이 바깥쪽 높은 코스를 공략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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