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71)화 (70/207)

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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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사인 훔치기를 시행했다는 것.

그것은 미국 전역에 있는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물론 사인 훔치기 자체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정립되던 시기인 19세기부터 있었으나,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의 규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된 사안이 아니며 당연히 처벌 규정도 없다.

미국 야구계에서 성문화된 규정만큼이나 필드 내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야구계의 불문율 하에서도 이 자체를 아예 선을 넘은 부정행위로 받아들이지는 않으며, 타자가 대놓고 포수의 사인을 훔쳐보는 경우는 확실히 문제로 보지만, 포수와 정반대 사이드에 서게되는 2루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보면서 타자에게 전달하는 경우는 불문율 위반은 아니지만 몸에 맞는 공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이용해 훔쳤다면 말이 달라진다.

그것은 2000년대 초반에 정해진 규정에 대한 위반이었으며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에 대한 무례였다.

심지어 그 사건이 미국인이 아닌 타국인, 외국인의 입에서 폭로가 되었으며 최근 미국 전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성호라는 선수에게서 나온 말이다보니 야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한번씩 들어볼 수 밖에 없게 돼버렸다.

그만큼 이번 사건이 데뷔 후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보인 성호의 파급력에 힘입어 전생보다 사건의 크기는 커져있었다.

[이성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조직적으로 사인을 훔쳐왔다!']

[전자기기를 이용한 사인 훔치기? 2000년대 초반에 금지 규정!!!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공식입장은?]

[21세기에 전자기기로 사인 훔치기? 사실이라면 최악의 징계를 내려야.]

[조 지라디 감독 "휴스턴 애스트로스, 사인 훔친 것 맞다."]

-헐,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상대가 무슨 공을 던지는지 미리 알고 있었다는거잖아? 그럼.... 이게 야구인건가?

ㄴ 아니지. 시험 볼 때 커닝이랑 뭐가 달라ㅜㅜ 상대 투수가 뭘 던지는지 알고 있는건데.

-아직 증거는 없지만 갑자기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잘해지는게 이상하긴 했음. 왠지 사실일 듯. 아니고서야 이성호가 저렇게 대놓고 까발린다고?

ㄴ 그럴듯 ㅋㅋ 애초에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누가 제일 잘던지고 있나 하면 이성호인데 거짓말할 일이 없지. 거기다가 경기 후 인터뷰 폭론데 ㅋㅋㅋ 파급력 장난 아닌것도 알고 있었을 걸?

-휴스턴 애스트로스 쓰레기 같은 새끼들. 오합지졸 아니랄까봐 이상하긴 했다ㅉㅉ 갑자기 무슨 타자들이 죄다 3할대여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결국 사인 훔치기ㅉㅉ 거기다가 전자기기?ㅋㅋㅋ 걍 뒤져라.

ㄴ 아직 증거도 없는데 무슨 ㅋㅋ 걍 이성호 이새끼 계속 얻어맞아서 핑계대는거 아님?

ㄴ 증거가 없겠냐? 생각 좀 해라. 심증만으로 저러겠냐? 그리고 얻어맞긴 뭘 얻어맞아. 8이닝 무실점 13K가 얻어맞은거면 집구석에서 백수짓이나 하는 니는 얼마나 얻어맞아야되는 거냐.

-ㅂㅅ들 ㅋㅋ 증거도 없는데 ㅂㄷㅂㄷ대죠? 경기 이겼음 걍 싸닥치지 괜히 지 약점 들킨것같으니 사인훔치기 물타기 ㅋㅋㅋㅋ 증거나 가지고 오든가.

ㄴ 22222 ㅇㅈ. 증거도 없이 그냥 폭로해버리네 ㅋㅋㅋㅋ 씹. 이런거보면 쟤가 어린게 맞나봐 ㅋㅋㅋㅋ 19살 새끼야 세상물정은 입으로만 살수 없단다. 모함하지말고 증거나 가져와.

ㄴ 그냥 뽕맛에 취해서 저러는걸지도.

모든 팬들이 이성호의 말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전생에서도 이랬을 뿐더러 사람이 모든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인터뷰가 나가고 정확히 30분 뒤,

뉴욕 타임즈에서 뜬 단독 기사에 성호를 의심하던 메이저리그 각국의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독]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사인을 훔치는 방법.

기사 제목은 심플했다.

마치 마이크 트라웃이 홈런을 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는 것처럼 기사의 제목은 그만큼 간단해보였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1. 애스트로스의 전자기기를 이용한 사인 훔치기의 시작과 발전

- 2017년 시즌에 들어서며 타 팀에서 이적온 베테랑 선수가 휴스턴의 카메라 활용이 뒤쳐져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

- 2017년 시즌 초 리플레이실에서 센터필드에 설치된 카메라(이는 선수 개발을 목적을 위해 설치된 것으로 MLB 규칙 상 허용되는 것임으로 그 자체에 문제는 없다.)를 이용하여 영상 분석을 통해 상대팀의 사인 패턴을 분석하려 시도함. 그리고 그 분석을 확인한 선수가 덕아웃으로 달려와서 정보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작

- 이후 알렉스 코라 당시 벤치 코치가 선수가 직접 오가는 대신 리플레이실과 연결된 전화를 통해서 통신으로 전달받는 방식으로 바꾸었으며, 규정상 반입할 수 없는 숨겨둔 전화기와 스마트 워치를 통해 문자로도 전해 받음.

- 시즌 1개월 후 벨트란을 포함한 몇몇 선수들이 절차를 더 쉽게 만들고자 했고, 코라가 영상실의 기술자에게 덕아웃 옆에 센터필드 카메라의 신호를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할 것을 지시함.

- 이 모니터를 통해 사인을 해석한 후 야구 배트나 마사지 건으로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이를 전달함. 증인들은 박수, 휘파람, 고함등의 다른 방식도 시도했으나 쓰레기통을 두드리는게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밝힘. 일반적으로 한번 혹은 두번 두드리면 오프 스피드 피치, 속구시에는 두드리지 않음.

- 이는 선수들이 고안한 것으로서 코라를 제외한 다른 스탭들은 연관이 거의 없었지만, 대부분의 선수와 스탭들은 이 방식이 시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

2. 기간

- 이런 행위들은 2017년 오늘 날까지 진행되었으며 만약 이성호가 폭로를 하지 않았다면 시즌 내내 사용 했을 것으로 추측됨.

3.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내부자 증언.

-우리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경기를 치뤘다.

-구단의 입막음에 늘 감시 당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렇게라도 밝혀지게 된다니 기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성호 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인 훔치기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채 자리를 잃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가지의 증거와 방식 그리고 내부자의 증언까지 나오게 되자 결국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궁지에 몰렸고 많은 팬들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친 그러니까 다 사실이었단거네? 씨발 이게 뭐냐. 그동안 휴스턴 응원해온 나는 범죄자 응원해온 꼴이었네?

-사인을 훔칠거면 주루 플레이어로 훔치든가 전자기기는 명백히 규정에 금지되어있는데 미친새끼들.

-안그래도 메이저리그 인기는 나날이 떨어져가는데 이사건으로 또 빅엿을 먹겠구나. 롭 맨프레드가 어떻게 징계먹일지 ㅋㅋ 또 징계 약하게 줄게 뻔할 듯. 애초에 탱킹이나 선수 협박해도 징계 주지도 않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휴스턴 이새끼들이 진짜 악질인게 탱킹도 탱킹이지만 스프링어한테 협박질한건 ㅋㅋ 진짜 어휴. 거기다가 전자기기로 사인까지?ㅋㅋㅋ 구단 해체나 해라.

-그래서 휴스턴 애스트로스 공식 입장은 언제 나오는데? 얘네 당장 사과 안하냐? 시즌 초반에 걸려서 다행이지 아니었음 포스트시즌에서도 사용했을걸?

ㄴ 상상하니 끔찍하다. 사인 훔쳐서 우승하는 꼴이잖아. 리가 이렇게 밝혀줘서 고맙다. 영웅이네.

ㄴ 리가 자신을 영웅이라고 표현하지 말랬음. 자신은 규정에 어긋난걸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ㄴ 인성도 ㄷㄷㄷㄷ... 저런 남자 누가 낚아채가려나 부럽다. 리!!!! 사랑해요.

ㄴ 너 댓글 모음보니 남잔데?

ㄴ 리만 준비된다면 언제든지 수술가능.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씹 뭐라는겨 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

-어쨌든 휴스턴 이개새끼들 입장 표명 좀 해봐라. 경기도 지고 폭로도 당하고 갈때까지 갔는데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하네 ㅋㅋ.

그리고 정확히 50분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첫 입장 표명이 휴스턴 지역지 단독 인터뷰로 공개됐다.

[단독] 휴스턴 애스트로스 "모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우리에게 피해를 입은 구단과 선수들에게 사과한다. 우리는 과오를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거는 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지켜봐주면 좋겠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 입장은 간단했다.

어차피 별로 쓰지도 못했고, 사과 할테니 용서해달라. 그리고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갈테니 응원해달라.

사인 훔치기라는 중죄를 저질렀음에도 안일한 입장 표명을 내민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팬들은 분노했다.

-그러니까 정리해보자면 사인 훔치는거 맞는데  사과할테니 응원해달라? 징계를 달게 받겠다는 뭐 이런 흔한 멘트도 없이 맨 입으로?ㅋㅋㅋㅋㅋㅋㅋ 쓰레기 구단 아니랄까봐....

-아니, 그래서 결론은 사인 훔치기 했다는건데 그걸 사죄만하고 넘어가달라는게 말이 되나? 애초에 들키면 좆되는걸 몰랐을 수가 있음?

ㄴ 성호 리. 아니었으면 아무도 모르고 몇 년 뒤에나 밝혀졌을지도 ㅋㅋ 이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잡고가야된다. 아니면 메이저리그 안볼란다.

ㄴ 22222 나도 마찬가지임 쟤내 지금 서부지구 압도적 1위인데 적어도 지금까지 부정한 승리한거 몰수패에 그에따른 추가적인 징계 조치가 있어야 된다 봄. 그래야 다른 팀들도 안하지.

ㄴ 이게 마따.

-가슴이 웅장해진다 ㅋㅋㅋ 50경기 중 불법 저질러서 거의 30승을 했다는건데 피해 입은 구단이 얼마나 열뻗칠까 ㅋㅋㅋㅋㅋ

ㄴ휴스턴 타자들한테 털린 다른 팀 투수들 기록도 문제임.

ㄴ 이성호가 어쩐지 힘들게 경기 하더라. 이제와 보니 넘사벽이었던거네. 사인 훔쳐내도 못이긴거면 ㅋㅋ

ㄴ ㄹㅇ ㅋㅋ 8이닝 무실점 13K 뭔데 ㅋㅋㅋㅋㅋㅋㅋ씹.

이성호의 재평가와 함께 수많은 비난이 있는 와중에도 많은 좋아요 수를 받은 댓글은 하나였다.

-그래서 징계는 언제 나오는데? 적어도 중징계는 줘라. 저런 상습범들은 초기일 때 잡아야돼. 약하면 다른 구단들도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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