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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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토론토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마커스 스트로먼이 성호의 압도적인 투구임에도 기가 죽지 않았고 오히려 그에 맞춰 양키스의 타선을 압도했다.
-부웅!!!
"헛스윙, 스트라잌, 아웃!!!"
[3번 타자로 나선 맷 할러데이 선수도 삼진입니다. 98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에 배트가 허공을 가릅니다.]
[마커스 스트로먼 선수도 컨디션이 좋아보입니다. 평소 작은 키임에도 강속구 투수로 불렸지만 가라앉는 현상 때문에 몰린 투구가 은근 많았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다르네요. 공이 쭉쭉 뻗습니다.]
[리의 투구에 지기 싫다고 소리치는 것 같군요. 두개의 삼진과 하나의 뜬공으로 1회 말, 양키스의 타선을 틀어막습니다.]
마커스 스트로먼도 여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고 컨디션이 좋았다.
시즌이 시작하고 96마일까지 안올라왔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98마일까지 치솟았다.
그 덕분인지 팀 사기 버프를 받고 있는 양키스의 타자들을 간단히 잡아냈고 1회 말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살짝 겁을 먹을만 했지만 그건 평범한 루키나 하는 짓.
'그와 상관없이 내가 할 일은 명확하지.'
화끈한 투수들의 피칭덕에 달아오른 그라운드 분위기 속에서 나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7분. 몸이 식을 시간도 없었지만 상대 타자는 타석에 들어서며 위협적인 스윙을 내보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FA 이적한 에드윈 엔카나시온의 공백을 매우려 영입된 켄드리스 모랄레스.
캔자스 시티에서 30개의 홈런을 치고 토론토로 온 또 다른 괴물이었다.
'이렇게보니 말도 안되는 괴물들이네'
1번부터 4번까지 죄다 20-30개 이상의 홈런을 쳐대는 타자들이라니.
심지어 5번타자로 나설 마커스 스모크까지 더하면 총 5명이다.
슬쩍 혀를 내두르며 켄드리스 모랄레스를 바라보는데 그가 배트를 까딱거리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뭔 눈빛이 저래? 눈빛으로 저렇게 욕하기도 쉽지않은데'
날 잡아 먹을 듯 쳐다보는 켄드리스 모랄레스.
사실 기분 나쁠 정도의 눈빛은 무수히 많이 받아봤지만 그는 특히 더했다.
마치 너 주제에?
이런 눈빛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개리 산체스가 이닝 시작 전 알려주었던 그의 약점을 떠올렸다.
'뚜렷한 약점은 없지만 발목이 부숴지는 부상 때문에 커브 같이 급격한 변화하는 구종을 꺼린다했지? 발목을 과격하게 비틀기 싫어해서.'
켄드리스 모랄레스는 2010년 5월 29일 발목이 돌아버릴만큼 부상을 입고 후유증이 남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홈런 타구들을 보면 대개로 포심이나 커터같이 패스트볼 계열이었고 커브나 스플래터 같은 구종엔 타율이 살짝 낮아지는 성적을 보였다.
'그래도 강타자지만....'
초구는 커브.
일부러 땅에 처박히게끔 던졌다.
"볼!"
모랄레스가 미동도 하지 않고 공을 골라냈다.
나 역시 미동도 하지않고 두번 째 공으로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에 붙였다.
-따악!!
"파울- 스트라이크!!"
귀신같이 쳐내는 켄드리스 모랄레스.
은근 취약 구종인 커브는 그대로 흘려내보내더니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자마자 곧바로 쳐낸다.
운이 안좋았다면 페어볼 타구가 됐을 법한 타구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역시 쉽지않은 타자였다.
켄드리스 모랄레스가 배트를 쥐고 타석에 다시 들어서자, 나는 곧장 공을 던졌다.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3구는 바깥쪽 높은 코스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커브.
모랄레스의 스윙은 포심 패스트볼을 생각한 스윙이었다.
그가 스윙을 끝내고 자세마저 무너지고 나서야, 공이 개리 산체스의 미트에 도착했을 만큼 빗나간 스윙이었다.
모랄레스는 한참 동안 표정을 찡그리며 발목을 돌리더니 처음과 다른 눈빛으로 날 바라 봤다.
마치 이번에도 커브를 던질 것이냐고.
평범한 투수들의 커브와 다르게 변화폭이 큰 커브에 살짝 초조해지는 모랄레스가 엿보였다.
난 기다렸다는듯이 이 타이밍에 공을 던졌다. 자신감 가득하던 타자에게 초조함이 깃들었을 때.
-부웅!!!
"스윙, 스트라잌 아웃!!!!"
69마일의 슬로우 커브.
초구보다 느려진 커브에 모랄레스의 배트가 허공만을 세차게 갈랐다.
104마일의 포심을 던지고 연속해서 꺼낸만큼, 커브에 약한 타자에게 효과는 확실했다.
1.
그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5번 타자 스모크와 6번 타자인 피어스를 우익수 뜬 공과 5구만에 삼진으로 잡아내 2회 초 이닝을 마쳤다.
직전 모랄레스의 타석에서 커브와 포심 위주로 던진게 득이 되었는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위주로 피칭을 했더니 타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는 고작 20구만을 던지고도 2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막는데 성공한 것이다.
[포심 패스트볼(B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6/1000]
인스타그램으로 보상 받은 랜덤 박스에서 얻은 경험치권을 모두 사용하고 이번 경기에서 8구의 포심을 던져 16의 경험치를 획득했다.
B급의 포심 패스트볼 스킬 효과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지금 가진 위력에 만족하고 있었다.
D급의 포심 패스트볼 스킬 효과를 받았을 땐 타자들이 연구해 조금씩 쳐대는 것 같았는데 B급으로 오른 포심 패스트볼의 스킬 효과로 오늘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자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공을 맞춰도 파울, 아니면 헛스윙이었으니 말이다.
'솔직히 A급은 되야지 이정도 스킬 효과를 받을 것 같았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스킬 효과에 상상할 때
공격에 나선 뉴욕 양키스의 타자들은 내 호투와 팀 사기 버프에 힘입어 점수를 쓸어담기 시작했다.
-따악!!!
[멀리 가는 타구, 우익수 뒷 쪽으로!!!! 잡나요? 아!!! 담장 원바운드로 때립니다. 재빨리 던져보지만 세입!!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4번 타자 카스트로 선수가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5번 타자 애런 저지의 타석. 요즘 미친듯이 쳐내는 사나이죠. 아!!]
-따악!!!!
[씨~~~~유!!! 어게인!!!! 좌익수 담장 뒤로 처박히는 시즌 14호포!!! 5월의 첫 홈런포를 터트리는 애런 저지!!!]
애런 저지의 14호포를 시작으로 헤들리의 내야안타 , 카터의 2루타로 총 3점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8번 타순부터는 아쉽게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히가시오카가 병살을 치고 아쿠냐의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하지만 수비를 하러 나서는 선수들의 표정은 모두 해맑게 변해있었다.
"리, 편하게 던지라고. 우리가 열점은 더 내줄 수도 있으니까."
"킥, 알았어요. 맷 씨."
2.
"시청률은 어때?"
"잘잘한 소수점들 빼면 1.5%대입니다. 아직 초반이니 점점 오른다면 2%도 가능해 보입니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롭 맨프레드가 흡족하게 웃었다. 자신의 기대치보다 웃도는 시청률에 만족한 것이었다.
물론 좋은 경기는 때때로 좋은 시청률을 보이곤 하지만 야구의 인기가 점점 시들어가는 만큼 좋은 경기가 나와도 몰리는 시청자들의 수가 적었다.
그 예로 월드시리즈 시청률과 관객수의 지표가 꾸준히 떨어져나갔다는 것이 있는데 그 이유로 롭 맨프레드는 유럽 축구에서 역사의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메시와 호날두를 본떠 슈퍼스타 혹은 라이벌을 만들 작정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선수는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모두 2015년 이후로 취임해 자신의 영향력으로 스타성을 키운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타자를 제외하고 투수를 찾는 와중에 발견된 보석.
'이성호라 했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의 부흥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시대를 이끌 슈퍼스타들을 만드는데에 있었다.
때론 슈퍼스타 하나가 수백명의 선수들을 대체하기도 하니까.
그리고 시즌 시작 전부터 센세이셔널 활약과 이슈를 보인 이성호가 다음 타겟이었다.
"경기 끝나고 인터뷰는?"
"여럿 불러놨습니다. 아마 예정대로 할 것 같습니다."
"흐음....."
직원의 대답에 롭 맨프레드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기회는 얼마든지 줄테니까 우선 이 경기부터라도 잘 끝내보라고. 그렇다면 정말로 확실하게 밀어줄테니까.'
3.
"괜찮겠나?"
조 지라디 감독의 질문에 투수 코치가 답했다.
"아직 힘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평소보다 과하게 힘이 들어간게 좀 걸립니다."
"흐음...."
조 지라디 감독의 시선이 덕아웃 구석에서 눈을 감고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는 성호를 걱정스레 쳐다보았다.
벌써 6회가 끝이 났다.
그리고 저 구석에서 눈을 감고 있는 성호는 6회 동안 2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는데 평소보다 힘을 들여 던진 피칭이 마음에 걸렸던것.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79개의 적은 투구수로 이닝을 막아낸 성호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고 혹시 내려오는게 어떻겠나? 시즌은 길다네. 라고 말을 해주겠지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6회 초까지 두개의 삼진과 땅볼로 한개의 사구와 볼넷으로 두타자를 내보냈음에도 맞은 안타는 단 한개도 없었다.
물론 3이닝이 남은 만큼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설레발과 같았지만 저 선수가 어디 보통 선수던가?
하지만 구석에 자리잡은 걱정을 버릴 수 없었던 조 지라디 감독이 단호히 코치에게 입을 열었다.
"정확히 100구네. 100구. 그 이상은 안 돼. 아무리 기록이라고 해도 저번에 약속했던데로 내릴 거라 전해주게. 이것은 서로간의 신뢰라고."
조 지라디 감독의 말은 타당했다.
애초에 데뷔전부터 앞으로 절대 100구를 넘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을 했던 바가 있었으니까.
지금이야 전국 중계 방송에서 기록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든 팬들이 어린 루키가 더 던지길 원한다지만 마운드를 지휘하는 감독으로썬 선수를 보호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잠시후,
-뻐엉!!!
"스트라잌, 아웃!!!"
상대 선발 투수인 마커스 스트로먼이 6회 말, 마지막 타자인 애런 저지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19살의 어린 루키가 또 다시 마운드 위를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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