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51)화 (50/207)

51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51화내가 던진 초구 101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 정중앙을 관통했다.

컨디션이 좋지않아 힘을 주어 던진 만큼 제구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어느새 D급 중반에 다다른 스킬 효과를 받고 있는 포심 패스트볼은 예사롭지 않았다.

카스티요는 멀뚱히 지켜보며 뭔가 되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개의치않았다.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평소처럼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게 아니라 타자들을 이용해야하는 것.

-따악!!!

"파울-스트라잌크!!!"

두 번째 공은 슬라이더였다.

평소 고속 슬라이더를 즐겨던지던 것과 달리 제구력에 신경쓴 밋밋한 슬라이더.

하지만 1회에 던졌던 고속 슬라이더가 아닌 덕인지 생각과 다르게 배트 타이밍이 어긋난 카스티요가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파울!! 파울입니다. 카스티요 선수. 날카롭네요. 잘만하면 페어볼 판정을 받을법한 타구였습니다. 이로써 카운트는 노볼 2스트라이크 1회 초 부진했던 리가 시작부터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습니다.]

[흐음... 리가 어딘지 모르게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아직 2회 초에 공 두개를 던져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1회 초 한구한구 던지기 급급하던 때와 무언가 차분해보이네요. 마치 평소의 리와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저도 평소의 리와 조금 달라진 느낌이 들었는데 존 해설위원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조금 더 지켜보면서 무엇이 달라진건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해설들과 다르게 성호를 직접 타석에서 상대하고 있는 카스티요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쳇, 포심을 줄이고 변화구를 늘리는건가? 삼진은 포기하는건가? 왜지?'

1회초 덕아웃에서 지켜본 성호의 투구는 시즌 초반 볼티모어를 상대로 무너졌던 수많은 투수들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았다.

컨디션이 안좋아보이는 것도 한몫했겠지만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공은 밋밋했고 평소 던지던 삼진 잡는 피칭이 먹히지않자 당황하던 모습이 역력했었다.

이후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볼티모어의 타자들을 잡아냈지만 볼티모어의 타자들은 오늘 컨디션이 좋지않아보이는 성호에게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데뷔 후, 28이닝이 넘도록 무실점을 유지해오던 성호의 기록을 깼으니까.

비록 오늘 선발투수인 가우스먼이 무너졌지만

성호의 공을 조금만 더 지켜본다면 서너 점 쯤은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오늘 저 루키의 공은 볼티모어의 타자들에게 쉬워보였다.

'분명.... 1회 초까지만 해도 쉬워보였는데....'

-따악!!!

"아웃!!!"

[일루수 정면 평범한 땅볼입니다. 안전하게 잡아내는 그렉 버드!!!]

[리가 다시 한 번 던진 83마일의 낮은 체인지업으로 카스티요 선수에게서 땅볼을 잡아냅니다.]

[다시 보기가 나오네요. 와우! 리의 체인지업이 기가막히게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 닿기 직전에 갑자기 내려앉네요. 마치 킹 펠릭스의 써클 체인지업을 보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발견인데요? 평소에 포심이나 커터나 커브에 비중이 높은 리인데 약 8%의 구사율인 체인지업이 이렇게 기가막히게 들어가네요. 이 공은 소위 알고도 빗겨치는 공이죠.".

'무슨 공이 존 근처에서 저렇게 움직이냐. 쳇'

카스티요는 성호가 공을 던진 순간 그 공이 실투성 포심 패스트볼이라고 생각될 만큼 정직하게 바깥쪽에 꽂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처럼 호쾌한 스윙을 가져갔던 것이었고.

하지만 놀랍게도 성호가 던진 공이 체인지업이었다.

심지어 존 근처에서 급격히 변화가 생기는 써클 체인지업.

'실투인줄 알았는데 체인지업이었다니. 다음엔 꼭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겠어.'

다짐을 하며 방망이를 챙기며 타석에 벗어나는 카스티요를 바라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만 당겨쳤더라면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만큼 카스티요가 내 공을 맞춰냈을 땐 간담이 서늘했다.

얼마나 서늘했는지 그렉 버드가 잡아내는 타구를 보고 심장이 찌릿 해졌을 만큼 간담이 서늘했다.

'평소라면 그 체인지업에 가차없이 헛 스윙 삼진이었을텐데'

확실히 오늘의 볼티모어 타자들은 미친듯한 타격감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 뒤로도 나는 철저하게 땅볼 유도에 좋은 체인지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가지 구종들은 카운트를 잡는데 사용했다.

카스티요에 이어 타석에선 만치니를 몸쪽 체인지업으로 초구 땅볼로 잡아내고 그 뒤에 타석에선 8번타자 스쿱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내 투구가 불안했는지 개리 산체스가 잠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걱정하지마, 애초에 이렇게 던질 때부터 예상했던 거니까."

"그,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지금 투구 로케이션 상당히 좋은 것 같아. 그대로 가보자 리."

나는 내 말대로 1루에 있는 스쿱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9번 타자인 하디를 상대로 초구부터 체인지업을 내던졌다.

-따악!!!!

2루수.

"아웃!!"

[하디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갑니다. 2루로 향해 달려가는 스쿱선수가 아웃되었습니다!!이렇게 땅볼타구로 2회 초를 마무리합니다.]

[리가 웃으면서 덕아웃으로 향하네요. 수비를 해내준 내야진들에게 인사도 해줍니다. 한결 마음이 편해보이죠?]

[그렇네요. 1회 초만 해도 투구가 왠지 답답하고 불안했거든요.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투구 스타일을 한순간에 뒤바꾸는군요.]

[마치 잭 그레인키를 보고 있는 것 같군요. 땅볼 유도 능력도 뛰어나 보입니다.]

"사바시아, 고마워요. 덕분에 이번 이닝은 쉽게 끝낼 수 있었어요."

"네가 잘던진 거지.  내가 말했잖아. 그렇게 해도 안될 놈은 안된다고. 넌 될 놈인거야. 이 미친 루키야."

CC사바시아는 칭찬이 어색한지 나이에 맞지 않게 입을 삐쭉이며 대답했다.

그 모습이 웃겨 덕아웃 선수들이 킥킥 웃어대기 시작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눈이 있었다.

2010년부터 약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맡아 짝수 해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시켜준 벅 쇼월터 감독이었다.

그는 타고난 상황 파악 주의자로 구단들의 상황이나 선수들의 컨디션 등 많은 것들을 파악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습성이 있었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이년에 한번씩 포스트시즌 진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주의자 였는데.

오늘 벅 쇼월터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않다는 상대 선발투수의 소식을 입수하자마자 경기를 앞둔 타자들에게 공격적으로 스윙하라고 일러두었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홈런 스윙을 일관하던 타자들이 평소보다 자신 있게 휘둘러 점수를 뽑아냈지만...

단 1이닝 뿐이었다.

자신의 전략이 먹힌적이 거의 없었던 벅 쇼월터 감독은 순간 저릿한 손끝을 바라보며 느낌이 좋지않음을 느꼈다.

'이럴 때마다 변수가 일어나곤 했었지'

이제 2이닝 뿐이었고 오늘 선발 투수인 가우스먼이 대량 실점을 했지만 오늘 타자들의 컨디션으론 그 이상의 점수를 뽑아낼수 있을거라고 봤지만.... 지금 사바시아와 웃으며 얘기를 하고 있는 성호가 너무 거슬렸다.

'설마 사바시아가 저 어린 루키에게 해법을 찾아준건가? 그래서 함께 있는거고... 사바시아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알고있는데.... 진짜 나서서 도움을 준건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리의 컨디션이 평소와 같았더라면 다른 팀과 비슷하게 철저히 묶였겠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은 날.

만약 평소에 볼티모어에게 강한  사바시아에게 해법을 찾았다면....

'오늘 경기는 거기서 끝나겠지.'

벅 쇼월터 감독은 부디 지금 저릿하게 위험 신호를 내보이는 손가락의 저릿함이 틀렸길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1.

경기는 빠르게 흘러갔다.

안타깝게도 벅 쇼월터 감독의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나는 3회부터 6회까지 5피안타를 더 내주면서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다.

[리의 투구가 정말 아름답군요. 이번에도 5번타자 크리스 데이비스 선수를 범타 처리하면서 6회 초를 막아냅니다.]

[이번 이닝에서도 선두 타자인 마차도 선수에게 안타를 맞았거든요? 하지만 트럼보 선수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이루수 정면 먹힌 타구로 들어가서 병살로 잘 잡아냈었습니다.]

[저번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14개의 삼진과 12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던 것을 기억하실겁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피칭을 구사하고 있는 리입니다.]

[리가 6회 초까지 던진 70개의 공들 중 체인지업이 무려 32개에 다다르거든요? 이것은 사실상 리가 오늘은 마음먹고 땅볼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볼티모어 선수들이 리의 변칙적인 투구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 컨디션이 좋지않아 제구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실투도 안나오고 공을 지켜보려고 하면 기가 막히게도 스트라이크를 잡거든요?]

[심지어 안타를 치고나서 후속타도 없었죠. 지금까지 친 병살만 3개입니다. 이러면 점수 내기가 힘들죠.]

[이걸 운이 좋다고 봐야할지 아니면 리의 투구가 뛰어나다 할지.. 참 애매하군요.]

[단순히 운이 좋다고만 할 순 없죠. 타자 입장에서는 제구에 집중하고 있는 리에게서 볼넷을 포기하게 된다면 타자가 선택할 수 있는건 오직 휘두르는것 뿐이거든요. 그걸 땅볼로 타구를 억제하는게 리인데... 참 대단하단 말밖에 안나오군요. 이 선수가 올해 고작 19살입니다.]

-따악!!

"1루수 아웃!!"

나는 계속해서 타자들에게 땅볼 유도를 해냈다.

공을 지켜본다는 느낌이 들면 직접 사인을 보내 포심을 존 안에 박아넣어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7회 초와 8회 초마저 삼진 2개와 3개의 땅볼과 1개의 뜬공으로 각각 9개의 공으로 마무리 했고 투구 수까지 아껴낼 수 있었다.

[리가 7회와 8회를 퍼펙트로 막아내면서 투구 수를 많이 아꼈습니다. 9회 초, 지금 마운드에 올라선 리의 투구 수가 89개밖에 안되는 군요.]

[정말 다시봐도 색다른 모습이네요. 평소 공격적인 피칭으로 많은 이닝을 가져가진 않았던 리인데 오늘!! 시즌 초반에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의 1차전에서 중요한 1승을 앞두고 있습니다.]

[거기에 데뷔 후 첫 완투승을 기록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마운드에 올라서자 사방이 조용해짐을 느낀 나는 개리 산체스를 마운드 위로 불렀다.

"리, 왜 그래?"

"별일은 아니고 마지막은 다르게 가고 싶어서."

"응? 다르게?"

'지금까지 평소와 다르게 한게 아니었나?' 라며 말을 덧붙이는 개리 산체스의 어깨를 토닥이며 입을 열었다.

"큭큭, 마지막은 역시 삼진이 좋잖아. 평소대로 가보자고. 컨디션도..."

원래대로 돌아왔으니까.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게임 셋!!!!!"

오늘 경기에선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추천과 선호작품 한번씩 부탁드리겠습니다.

후원 쿠폰과 원고료 쿠폰 정말 글쓰는데 힘이 됩니다.

댓글 잘보고 있어요 ㅎㅎ

오늘도 찾아오신 분들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