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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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멀리 갑니다. 더 갑니다!!!! 아!!!]
[아, 아깝네요. 무조건 넘어가는 공이었지만 폴대를 살짝 빗겨갑니다. 후우. 초대형 파울 홈런이군요. 애런 힉스 선수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네요.]
'씨발!'
좋아도 너무 좋은 공이었다.
가운데로 몰린, 코스까지 완벽한 공.
선발 출장할 것이라는 조 지라디 감독에 말에 오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발 투수인 케빈 가우스먼이 던지는 96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에 맞춰 피칭머신으로 하루종일 연습한 보람이 있을 만큼 완벽했던 공이었다.
너무 간발의 차인만큼 아쉬움도 컸다.
평균적으로 10개 내외의 홈런을 치는 자신에게 있어선 이만한 공도 없었는데.
하지만 애런 힉스는 자책하던 것도 잠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정신을 되찾았다.
'그래 아직 끝나진 않았다고. 다시 집중하자.'
상대 투수인 가우스먼은 자신의 공이 홈런이 될 뻔 했다는 것에 겁을 먹었는지 공을 두차례 내뺐다.
애런 힉스는 오늘 컨디션이 좋은 자신의 감각을 믿고 흘려보냈고 그 답이 정답이었다.
[연속 볼입니다. 1스트라이크 2볼. 가우스먼 선수가 볼 두개 연속해서 던집니다.]
[아까 전에 있었던 초대형 파울 홈런이 그에게 부담이 됐던 걸까요? 몸이 약간 경직되어 있는게 느껴집니다. 평소의 가우스먼 선수와 조금 다른 모습인것 같군요.]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애런 힉스가 초구에 친 타구는 정말 안봐도 넘어갔다고 생각 될 정도로 초대형 타구 였거든요? 위협구 삼아 던진 공이 그렇게 넘어가버리려하니 가우스먼 선수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했을겁니다.]
해설의 말대로 가우스먼은 겁을 먹고 있었다.
가뜩이나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초구부터 제대로 맞을 뻔 봤으니까 자신감을 되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포수인 세베리노가 진정하라는 사인을 보냈지만 두근거리는 심장은 더욱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렇게 실점할 수 없다고.'
1회 초 타자들이 최근 핫한 루키에게 1점을 내준 만큼 곧바로 실점을 해 분위기를 넘겨줄수 없었다.
가우스먼은 억지로라도 공을 우겨넣으려고 바짝 손에 힘을 주고 공을 내던졌다.
-퍼억!!!
[몸에 맞는 공입니다. 가우스먼 선수.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갔네요. 안그래도 타석에 바짝 붙은 애런 힉스 선수가 부담스러웠을텐데 그대로 몸쪽 공을 던지려다 결국 일을 냅니다.]
[4구만에 선두타자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합니다. 찡그리면서도 환하게 웃는 애런 힉스 선수!!]
'다행이다.'
애런 힉스는 덕아웃에서 개리 산체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성호를 한차례 쳐다보곤 1루로 걸어갔다.
부디 저 어린 루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애런 힉스의 출루는 오늘 분위기가 좋지않은 성호를 위해서 팀 사기 버프를 받은 뉴욕 양키스의 타자들에게 미친 화력을 선사했다.
-따악!!!
2번 타자로 나선 아쿠냐 주니어가 1루수 키를 넘기는 짧은 타구로 1루를 밟았고.
-뻐엉!!!
3번 타자로 나선 맷 할러데이의 볼넷까지 이어지자 가우스먼은 서서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씨발, 저걸 볼로 내주면 어쩌자는거야! 심판, 다시 판정해주세요!"
[가우스먼 선수, 좋지않습니다. 볼 판정은 심판 고유의 권한이거든요? 선발 투수인 가우스먼 선수가 일일히 따져봐야 오히려 손해입니다.]
[투수에 있어서 좋은 현상은 아니네요. 냉정함을 잃은 투수는 곧 경기를 포기한다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아!]
-따악!!!!
[씨~~~~유!!! 어게인!!! 결국 만루 홈런이 터져나옵니다. 오늘 양키스의 4번타자로 나선 카스트로 선수의 무사 만루에서의 만루 홈런!!! ]
[결국 흥분한 대가를 치릅니다. 카스트로 선수가 가우스먼 선수의 체인지업을 너무나 쉽게 넘겨버리네요.]
[툭 밀어친거 같은데 경기장 2층에 처박혔습니다. 가우스먼 선수 제구가 하나도 안되고 있어요.]
[다음 타자인 그레고리우스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아직도 무사거든요, 거기다가 그레고리우스 다음 타석은 요즘 미친 활약을 하고 있는 애런 저지 선수입니다.]
-따악!!!
[또 넘어갑니다!!! 그레고리우스 선수가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애런 저지선수의 투런포!!!!! 1회에만 6점을 쓸어담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선수가 홈을 밟고 마중나온 성호 리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네요. 리가 환하게 웃네요. 아마 뒤늦게라도 컨디션이 되돌아온듯 합니다.]
[이러면... 가우스먼 선수에게 정말 재앙인데요....]
[쉽지않아보입니다. 해설석에서도 마운드의 위에 있는 가우스먼 선수의 망연자실함이 보이는군요.]
가우스먼은 저지의 홈런으로 흥분함에 이어 해탈한 것이 도움이 된것인지 그 다음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땅볼 두개와 삼진하나로 이닝이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이미 6실점을 한 뒤였다.
그리고 성호가 다시 등판하기 위해 2회 초. 마운드에 올라가고 있었다.
1.
[리의 효과를 받아서 그런걸까요? 양키스의 타자들이 1회초 컨디션이 좋지않아 불안한 출발을 했던 리를 이렇게 도와주는 군요.]
[이렇게 되면 리가 마음 편안히 던질수 있죠. 어차피 실점해도 이미 5점차거든요? 한결 나아진 투구를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리가 마운드 위에서 개리 산체스 선수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이야기를 하면서 개리 산체스 선수의 표정이 조금이나마 굳는게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개리."
"응?"
"나 좀 기분 좋아졌어."
"갑자기? 왜?"
"사바시아의 조언도 그렇고 우리 타자들이 이렇게 잘해줬잖아? 그리고...."
"그리고?"
"날 꼴아보던 볼티모어 타자들이 이번 이닝 이후로 인상을 쓸거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개리.
"...으...응?"
"제대로 던질테니까. 잘 받으라고."
[표정이 한결 나아진 리의 투구가 어떤 식으로 변했을지 . 자, 이제 시작합니다.!!]
2.
내가 연습 피칭을 하자 양키스타디움 곳곳에서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리, 잘하라고! 넌 우리 팀 에이스니까!"
"편하게 던져!! 5실점 해도 타자들이 10점 내줄꺼니까 믿고 던지라고!!!"
"볼티모어 자식들 홈 아니면 시체잖아? 리한테 1점이면 쟤내한텐 10점이나 마찬가지라고!!"
"정말? 볼티모어 최근 10경기 평군 득점이 9점 이던데...."
"아 좀 닥쳐. 알게뭐야. 리!!! 이 멍청한 자식 이야기는 무시하라고!!!"
이번 경기는 원정과 다르게 홈인 만큼 대다수 관중들이 양키스의 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데뷔 후, 첫 실점해서 부담감이 엄청날 나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었다.
'이래서 홈 경기가 제일 좋지.'
원정도 원정 나름의 매력이 있었지만 수만명의 팬들에게서 응원을 받는 그 기분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가 없을 것만 같다.
그런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내보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2회 초, 타석은 6번타자 카스티요부터 였다.
3.
'상대방의 기세에 겁먹지말고 눈을 마주치고 홈런 스윙에 대비해서 던지라고 했었지?'
나는 그런 사바시아의 조언을 참고로 마운드에 오르기 전 개리 산체스에게 이번 경기의 투구 스타일을 전해줬다.
-무조건 땅볼 유도로.
상대가 한방을 노리는 스윙을 일관한다면 투수는 어떻게 해야할까?
삼진도 좋은 방법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땅볼을 유도하는 것이다.
땅볼 타구의 장점은 여러가지도 있지만 대부분이 내야에서 안타와 아웃이 결정된다는 것에 있다.
이는 바꿔말하면 한방을 일관하는 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적다는 것이고 혹시나 하는 강습타구를 위해서 필요한 수비수의 실책은 나에게 전혀 걱정할 일이 없었다.
'팀 수비 확률 대폭 증가가 있지'
또한 수비가 증가한 만큼 주자를 내보내도 병살타 확률을 높힐 수도 있으며 이를 신경쓰기 시작하는 타자들은 대부분이 단타로 끝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땅볼의 가장 큰 장점은 절대 홈런이 될 수 없다는 점이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평소와 다르게 상대 타자들을 압박하지않고 되려 상대 타자들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나는 사바시아의 조언과 내 생각을 더해 6번타자 카스티요가 서있는 존에 공을 흩뿌렸다.
-뻐엉!!!
"스트-라이크!!!!"
초구는 당연히 101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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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개연성을 위해 실비아 보그 계약 했다는 21화 씬 수정했습니다.
내년 보그호 계약 -> 코스모폴리탄 여성잡지오디션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