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44)화 (43/207)

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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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오랜만이구먼, 앤소폴로스 단장."

캐시먼 단장은 자신의 입장에서 가장 환한 웃음을 내보이며 인사했지만 돌아온 답은 차가웠다.

"그거야 오랜만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네가 내 연락을 그리 무시하더니 갑자기 급하게 미팅 잡겠다는 이유가 뭔가?"

"왜 그리 차가워? 우리가 못 만날 사이도 아니고. 그리고 최근 양키스가 한차례 난리 나서 바빠서 그랬네. 알면서 물었는가?"

"흠흠, 브렛 가드너의 일은 안 됐네만..."

헛기침을 하는 앤소폴로스 단장을 바라보며 캐시먼 단장이 속으로 쾌조의 웃음을 냈다.

상대방의 불퉁한 인사에 변명이 먹혀들어 상대방이 되려 무안해진 것이다.

이러면 첫 시작은 성공이었다.

주먹을 슬그머니 꽉 쥐자 앤소플로스 단장이 마저 입을 연다.

"자네가 하루아침에 애틀랜타로 이직하려는 것은 아닐 테고..... 무슨 일인가? 역시... 그 일 때문인가?"

캐시먼 단장은 속 시원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브렛 가드너가 몇 개월은 경기에 못 뛴다더군. 자금 관리 때문에 팜도 엉망이야. 거기다가 백업 외야수로 둔 프레이저는 엉망이더군. 그나마 앨스버리를 옮겨 쓰고 있긴 하네만.... 알지 않은가."

"그렇지... 나이도 있으니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겠지."

"그렇네."

"속 시원하구만. 이거 원 정신 없이 수 싸움 할 필요는 없으니 좋구만."

"그만큼 급한 거지."

급해 보이는 캐시먼 단장과 다르게 앤소플로스 단장은 꽤 여유로웠다.

"하하하, 뭐가 그리 급하다고. 그래도 몇 주는 버티지 않겠나?"

능구렁이 같은 인간.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끝까지 저런다.

"다 알지않은가? 이번 시즌 뉴욕 양키스는 대권에 도전한다는 것을. 앤소플로스 단장."

"흐흐, 내가 알던 캐시먼 단장이 맞는겐가? 혹 다른 사람이 아닌게지? 이리 급해보이다니 원...."

"이 일이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더군. 몇 주면 몰라도 몇 개월이면 성적 앞자리 수가 달라지니까."

"흐음... 그렇긴하지. 내가 다저스에 부사장으로 있었을 때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진절머리가 나기도 했지."

"그럼..."

"알았네. 알았어. 급하긴. 사설은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가보자고. 그래서 누굴 원하는겐가? 뭐 대충 예상은 가네만."

"엔더 인시아테."

"허... 진심인겐가?"

엔더 인시아테.

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주전 외야수다.

2015시즌이 끝나고 애리조나 디백스에서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지만

2016시즌엔 0.304, 11홈런 22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1번 타자.

발도 빠르고 2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수비 실력도 뛰어나다. 여러모로 빅마켓이 아닌 애틀랜타에선 에이스나 다름없는 선수.

캐시먼 단장은 지금 그 선수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진심이지. 지금 벼랑 끝에 있는 기분이야."

하지만 앤소플로스 단장은 단호했다.

"안 돼."

"아직 다 이야기 하진 않았지 않은가. 다 들어보고 생각해도 늦지 않아."

"안된다고."

"조건을..."

"지금 우리가 스몰마켓이라고 무시하는겐가? 아무리 투자가 인색한 구단이라 해도 우승이 목표고 월드시리즈 진출이 목표인게야. 이 친구야. 그런데 팀의 에이스를 달라니. 제정신인 건가?"

"어차피 애틀랜타의 이번 시즌은 리빌딩 시즌 아닌가? 좀 도와주게나."

"그래서 더더욱 주지 못하겠단거야. 2017시즌을 애틀랜타에서 미래를 위해 버리겠다고 정한 건 맞아. 하지만 인시아테를 달라고? 리빌딩 중심에선 선수라네. 심지어 2년 연속 골드글로브까지 받았지. 인시아테를 내보낸다면 그나마 경기장 오고 있던 팬들마저 오지 않을 거네."

"그래서 내어줄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뭐?"

"자네가 말한 데로 미래를 내다보며 구단을 운영한다면 양키스의 유망한 자원들을 집어가면 될 것 아닌가? 그럼 팬들도 참아줄 거라네."

"음..."

앤소플로스 단장이 고민이 역력해 보이자 캐시먼 단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다이슨을 내주지"

"뭐? 그 애지중지하던 다이슨?"

캐시먼의 말을 들은 앤소플로스가 눈을 번쩍였다.

어젯밤 캐시먼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스카우트팀을 소집해서 뉴욕 양키스의 팜을 낱낱이 뒤져봤다.

캐시먼이 브렛 가드너 대체자로 인시아테를 원할 것 같았지만 자신들이 어느 선수를 받아와야 이득인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거기서 톱급으로 뽑혔던 리 다이슨

내야수로 현재 BA 랭킹 6위에 달하는 특급 유망주.

타 구단에서 트레이드 요청에도 양키스는 NFS 선언을 했었다.

"허, 급하긴 급한가 보군. 하지만 안 되네. 아무리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자자한 다이슨이래도 현역에서 뛰어난 인시아테랑은 급이 안 맞지. 설마 자네 이게 끝은 아닌게지? 그렇다면 다음에 만나는 게 좋겠구먼."

"...끝은 아니네만.... 그렇다면 쓸만한 외야 유망주와 거래를 하지."

"응?"

이렇게 쉽게?

이번 조건으로 뭔가 끌고 당기고 이 협상 자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주도하려 했던 앤소플로스 단장이 입이 어벙해졌다.

다행히 수초 만에 고쳤지만... 이상했다.

"자네가 이렇게 쉽게 포기한다고? 흐음..."

"그럼 어쩐가? 인시아테 하나 얻자고 팜 유망주들 거덜 낼 수도 없고 프레이저 하나 더 얹어준다고 해도 거절할 거 아닌가?"

"뭐.. 그렇긴 하지. 인시아테는 우리 프렌차이즈 스타니까."

프렌차이즈는 고사하고 유망주 몇 얹어주면 당장 허락할 양반이 연기 하나는 끝내준다.

능구렁이 같은 인간.

하지만 캐시먼 단장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가 본론이었다.

"알다시피 우리 양키스 팜은 지금 딱히 쓸만한 외야수 자원이 없어. 있어 봐야 어딘가 문제 있는 놈들 투성이야. 하지만 내야수나 투수 쪽은 탄탄하지. 듣자 하니 자네 쪽은 우리랑 반대라는데.... 맞나?"

잠시 애틀랜타의 팜을 생각하던 앤소플로스 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당장 마이너리그에서 올릴 내야수나 투수진들이 부족한 것은.. 뭐 그래서 본론이 뭔가?"

"지안카를로 스탠튼."

"음? 마이애미의 특급 외야수 아닌가? 갑자기 그는 왜... 설마?"

"2년 뒤에 FA로 나설 거라 하더군. 뉴욕 양키스는 거기에 올인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2년간 버틸 외야 유망주를 내 달라? 그것도 메이저에서 쓸만한 몇 놈 추려서?"

딱-!

엄지와 중지를 튕긴 캐시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이번 시즌 대권에 도전한다지만 수년간 자금관리까지 해가며 애써 키운 팜까지 엉망진창으론 만들 수 없지 않은가."

"흐음..."

"자네 팀도 리빌딩으로 넘쳐나는 외야 자원 빼고 내야와 투수쪽 유망주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지? 어떤가. 한쪽은 넘쳐나는 외야 자원 몇 놈 추리고 한쪽은 넘쳐나는 내야 자원이나 투수 쪽 몇 놈 추리고. 이만한 공평한 거래가 어딨겠는가?"

"괜찮긴 한데..... 자네의 말대로 거래는 공평해야 하지 않겠는가?"

"헨더슨, 비말소, 베네티 셋을 내주지."

"뭐?!"

캐시먼 단장의 말에 앤소플로스 단장이 삐딱했던 자세를 바로잡는다.

"헨더슨하고 비말소, 베네티. 내가 아는 그 3인방 맞는가?"

"투수,1루,2루 모두 자네가 아는 마이너 3인방이 맞다네."

뉴욕 양키스의 팜에서 최고는 아니지만,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세 명.

투수인 헨더슨은 더블 A 리그에서 2016시즌에 10승 4패 2.87을 달성했고.

1루수인 비말소는 0.298 타율과 함께 26개의 홈런을 쳐냈다.

2루수 베네치도 비말소와 비슷한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는 선수였고.

어젯밤 뉴욕 양키스의 팜을 탈탈 털어보고 그것을 아는 앤소플로스 단장의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에 피가 쏠렸다.

하지만 이내 '공평한 조건' 이라는 캐시먼 말이 기억나 침착함을 유지했다.

공평이라는 것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팜에서도 저만큼의 출혈을 감수해야된다는 것.

앤소플로스 단장이 슬며시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린 그리니티, 베이시, 다니엘을 주지."

그리니티, 베이시, 다니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외야 자원으로 유능하다 평가 받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양키스가 내세운 조건들보단 훨씬 부족했다.

"허허, 자네 공평한 거래라면서? 팜에서도 어중간하게 좀 잘하는 애들 주려고 하는 이유가 뭔가. 날 상대로 수작 부리는건 아닐 테고?"

"흐음... 나도 알지만 쉽지가 않아. 외야 자원이 많다고 해도 막 내줄 수는 없지 않은가. 자네가 아까 그랬듯이 우리는 스몰마켓이라고. 유망주 하나하나가 재산이고 미래지."

"그렇다면 헨더슨를 내어줄 테니 다니엘과 쓸만한 외야 유망주 하나 더 내주게. 복권이라도 긁어봐야하지 않겠는가?"

"흐음... 2대1이라...."

"설마 이것조차 공평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겠지? 헨더슨은 알다시피 특급 유망주야. 그에 비해 다니엘은 트리플A나 더블A에서 밥값 하는 선수 아닌가. 거기다가 복권 하나 긁는 셈으로 하나 더 받으려는 것뿐이네."

캐시먼 단장의 말에 앤소플로스 단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자신도 팜을 무리해서까지 다대일로 트레이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니 차라리 특급 유망주를 하나 받고 다니엘과 쓸만해 보이는 유망주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캐시먼 단장이 모르는 다니엘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으니.

자신의 입장에선 묶은 똥도 치우고 복권 한 장이 양키스에 팔려나가는 것. 그뿐이었다.

"흠. 뭐 이제 얼추 저울이 맞구만.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봐둔 선수가 있나?"

"시즌 전에 호주 파견 나갔던 스카우트 중 한명이 호주 리그에서 긁어볼 만한 놈이 있다더군. 이번 시즌은 싱글 A+ 에서 뛴다고 하던데..... 그.. 뭐였더라.. 호세? 아! 호세 아쿠냐 주니어였군."

"잠시 기다려보게나. 내 모든 선수를 알 수 없으니...."

앤소플로스 단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 몇 장을 꺼내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로날드 호세 아쿠냐 블랑코 주니어?

(Ronald Jose Acuna Blanco Jr.)? 호주 리그에선 꽤 했구먼. 지금은 싱글A+에 있고. 성적이.... 크흠 큼. 하지만 이걸로 괜찮겠는가? 내 정 뭣하면 조금 더 나은 선수를 내어줄 수 있네만......"

"뭐, 이번 시즌 싱글 a에서 하는 것 보면 다니엘에 비해 아쉽지만 스카우트가 한번 살펴보고 싶다고 하니... 어차피 우린 다니엘로 2년 버티면 되는 거니까.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네. 그리고 그사이에 다니엘이 포텐 터질지 누가 아는가?"

"하하하, 그렇지. 다니엘 고놈이 싹이 보인다고. 보여. 내가 손수 직접 데려온 놈이라네. 내 자식 같은 놈이지. 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하지."

앤소플로스 단장은 정말 웬 떡이냐는 심정이었다.

안 그래도 사생활 관리가 갈수록 힘들어져 다니엘을 트레이드 시키려고 각방에서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꽝이 확정된 복권 하나와 엮여 특급 유망주 헨더슨을 받아냈으니 말이다.

어느새 꽝이 확정된 복권이라고 생각했던

로날드 호세 아쿠냐 블랑코 주니어의 이름조차 앤소플로스 단장의 머릿속엔 어느새 헨더슨이 애틀랜타의 선발로 나서며 승리를 거머쥐고 있는 행복한 결말에 잊혀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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