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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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말까지 뉴욕 양키스의 경기력은 순조로웠다.
나의 6타자 연속 삼진으로 다시금 기세가 오른 양키스 타자들은 점수를 또 내줬는데.
내가 등판 할 때 마다 미친듯이 방망이를 돌리는 헤들리가 내야 안타로 1루에 도착하더니 오늘 애런 저지를 대신해서 출전한 버드가 2루타 1타점으로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이 다시 바뀐 것은 3회 초, 세인트루이스의 공격 때부터였다.
"씨발! 너희들 정신 안차려? 저 애송이한테 벌써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이라고. 웨인라이트씨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한국인 메이저리그 중 유일하게 타자로써 주전을 맡고있던 추진수와 절친한 친구인 자니 페랄타가 덕아웃에서 웨인라이트의 눈치를 보고 있던 선수들에게 일갈했다.
"공격적으로 나서는거면 적극적으로 스윙을 시도하라고. 우리 아들도 아는 방법을 내가 경기 도중에 알려줘야겠어?"
1회에는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세타자가 전부 삼진 아웃을 당하는게, 흔한 일은 아니어도 종종 볼 수 있었던 일이었고 저 어린 루키가 많은 관심을 받고 온몸으로 피칭하는게 보였으니까.
하지만 2회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노리고 피칭을 하고 있는 저 애송이 새끼의 피칭을 보자하니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비록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타격이 수비에 비하면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이라니.
그것도 이번에 데뷔하고 이제 3경기 선발 등판한 애송이에게.
이번 3회 초, 7번타자인 자니 페랄타가 자신의 일갈에 침묵하고 있는 타자들을 바라보며 한차례 만족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제대로 한방 치고 올테니까, 다들 똑바로 보고 있으라고."
1.
3회 초, 공격이 끝나고 마운드에 등판했다.
마운드에 흩뿌려진 흙들을 정리하고 경기가 재개되자 타석에 선 타자를 바라봤다.
'자니 페랄타?'
여기서 이렇게 보다니 새롭다.
1999년 데뷔해 2017년까지 뛰고 있는 베터랑 중의 베테랑.
나이를 먹었다고 떨어지지 않은 괴력을 바탕으로 20홈런과 80타점은 기본적으로 해주는 타자였다.
심지어 유격수로써 수비까지 준수하니, 36살의 나이에도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다.
하지만,
'약쟁이지. 쓰레기 같은 놈'
유명한 약쟁이였다.
FA를 앞두고 각성하길래 모두가 부활이라 외치며 응원했지만 2013년 초, 바이오제너시스 스캔들이 터지며 약쟁이로 분류된 선수다.
타석에 들어선 자니 페랄타가 나를 노려보더니 피식 비웃는다.
그걸 보고 개리 산체스가 무어라 웅얼거리는게 보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 딴에서는 애송이주제에 제법이라고 표현하는거겠지. 쓰레기 같은 놈'
2회 초에 했던 공격적인 피칭보다 공을 꽉 쥐며 타석에 들어선 페랄타를 째려보며 그를 눈여겨보았다.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고 평소와 다르게 왼발을 띄워 일정 타이밍을 맞추고 힘을 모으는 타격 폼.
일명 레그킥 이라 불리는 파워 위주의 타격 폼을 하고 있었다.
대놓고 한방을 노리겠다는 무언의 메세지다.
평소라면 이런 멍청한 타자에게 하이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땅볼 타구가 나오도록 유도 했을 테지만 오늘은 달랐다.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현란한 움직임을 보이며 땅으로 처박히는 커브에 페랄타의 배트가 가차없이 돌아갔다.
커브에 속아 배트를 놓치고 허리가 반대로 돌아가 헬멧까지 벗겨진게 부끄러운지 날 노려봤지만 개의치않고 곧바로 와인드업.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두 번째로 던진 공은 또 다시 커브.
이번엔 평소보다 느린 65마일의 슬로우 커브였다.
크게 한방 치겠다고 온몸에 가득 힘을 준 타자로써는 65마일의 속도로 날아가는 커브볼에 속아 넘어갈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타석을 정비하고 있는 페랄타를 보니 그는 정말 이번 타격에 자신이 있어보였지만.
개리 산체스가 정한 결정구는.
-부웅!!!!!
"스윙, 스트라잌 아웃!!!!"
몸쪽 꽉차게 내려꽂는 101마일의 포심 패스트볼.
이번에도 페랄타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타석에서 넘어졌다.
[푸하하하, 페랄타 선수 갑자기 왜 이러는거죠? 이거 혹시 댄스타임인가요? 리를 보며 비웃더니 세번의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씩씩대며 고개를 숙이고 덕아웃으로 걸어갑니다. 거기까지 걸린시간이 음.. 그러니까 2분이네요. 큭큭큭.]
[이해가 가질 않네요. 갑자기 레거킥으로 타격 폼을 바꾸다니... 왜 저러는걸까요? 올해 데뷔 18년차로 베테랑 선수가 저러다뇨. 오늘은 많은 관심이 있는 만큼 편성이 전국 중계거든요. 미국 전역에서 저런 페랄타 선수의 행동을 비웃을겁니다.]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빼고 비웃겠지! 약쟁이도 받는 놈들인데, 양심이 있겠어?
ㄴ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는 페랄타가 춤을 저렇게 잘추는지 몰랐어 ㅋㅋ 약으로 치는 홈런은 응원 못하겠지만 저렇게 재롱부리는건 응원해보겠다고 ㅋㅋㅋㅋ
-씹 ㅋㅋㅋ 세인트 팬인데 이게 무슨 망신이냐 ㅋㅋㅋ 야구가 장난이냐?
-갑자기 스윙 폼은 왜 바꾼걸까?
ㄴ 약 안먹고 와서 정신 나갔나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ㅋㅋㅋㅋㅋ일침보소.
-자니 페랄타가 아니라 춤추니 페랄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약먹니 페랄타가 아니고?
ㄴ 오늘 댓글 드립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서 공중제비 돌았다.
ㄴ 공중제비 ㅆㅃ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보다 리, 오늘 장난 아닌데? 벌써 7타자 연속 삼진이라고. 그리척까지 잡으면 8타자야.
ㄴ 조용히하라고 눈치 없는 자식아. 아무도 기록에 관해서 이야기 안하는거 몰라? 너 찐이지?
'이걸로 7타자 연속.'
주먹을 꽉 쥐며 타석에선 8번타자 그리척을 바라봤다.
자신의 팀 리더인 자니 페랄타가 비웃음을 당하자 상당히 화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대놓고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몸을 붙이는게 누가 봐도 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아니면 뜬공이나 땅볼을 치겠다는거지'
기록을 끊기위해서.
메이저리그에서 기록을 끊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나온 것은 불문율에 가깝지만 뭐 괜찮다.
애초에 공이 닿지도 못하게 하면 되니까.
-딱!!!
"파울!"
초구로 던진 체인지업을 당겨친 것이 3루수 쪽으로 크게 벗어난 파울.
그리척이 배트로 공을 때려낸 순간 심장이 철렁 했지만 다행히 파울이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메이저리거라는 건가'
그나마 다행인건 그리척이 방금 공을 보고 생각이 많아보이는 것이라는 거다.
생각할 틈새도 주기 싫었던 나는 곧바로 와인드 업.
-뻐엉!!!
"스윙, 스트라잌!!!!"
두 번째 공도 체인지업.
[초구와 같은 코스인데 헛스윙 스트라이크입니다.]
[그리척 선수가 초구에 잘채인 체인지업을 때리고 보니 쉽지않다는 것을 느꼈나보네요. 생각이 많아진 표정입니다.]
[곧바로 생각할 틈새조차 주지않겠다는 듯 와인드업을 가져가는 리!!]
-뻐엉!!!.
"스트라잌, 아웃!!!!"
[삼진!!! 삼진입니다. 또 다시 삼구삼진!!!!]
[이번에도 체인지업이었어요. 생각이 많은 타자에겐 역시 단순한게 최고죠. 그리척 선수는 리 선수가 결정구로 애용하는 포심을 기다렸던것 같습니다.]
[완전히 빗나간 예상에 그리척 선수가 허망한 눈빛으로 리를 바라보군요.]
[오늘 에이스가 리인것도 맞지만 저는 개리 산체스의 볼 배합도 칭찬해주고 싶군요. 대단합니다.]
완전히 빗나간 예상에 날 보며 고개를 내젓는 그리척을 보며 씨익 웃음이 나왔다.
평소 변화구 구종을 연속적으로 던지지않는다는 것을 보며 아마 포심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나는 그 선택을 그대로 헤집어 놓았다.
'이대로 8타자 연속 삼진.'
1.
나는 세인트루이스의 9번 타자인 저코를 무사히 삼진으로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저코는 시즌 초반 1할대의 타율로 사실상 투수들과 다를바 없는 타자였기에 손쉽게 삼진을 잡아내며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다.
천천히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감독님마저 나를 무시하셨고 주변은 숨 소리마저 나지않았다.
'회귀 후, 고등학교 결승전에서도 이랬는데'
큭큭, 갑자기 웃음이 새어나왔다.
고등학교에서나 메이저리그에서나 선수들은 어디서나 똑같은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내 웃음을 보고 사방에서 시선이 쏠렸지만 한번 빠져든 과거회상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
'9타자 연속 삼진이라... 거의 다 왔네.'
애초에 경기에 들어서면서 정했던 목표는 불멸의 기록 중 하나로 뽑히는
톰시버가 1970년에 세웠던 10타자 연속 삼진.
이것이 오늘 내 목표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무실점정도만 생각했었지만 캐시먼이 띄워주고 언론이 쏘아올린 공들을 무실점 정도로만 끝내선 안된다고 생각이 됐다.
그래서 경기 초반 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했고 공을 본다 싶으면 곧장 스트라이크 존에 우겨넣었는데 어느새 진짜 그 불멸의 대기록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앞으로 한타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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