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32)화 (32/207)

32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32화뉴욕 양키스의 홈에서 맞이한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리즈는 내가 건진 1승에 이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꼈다.

사바시아는 좋았던 컨디션이 유지가 되었는지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했고, 어제 나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헤들리와 저지가 좋은 타격감을 내세워 또 한번 백투백 홈런을 터뜨렸다.

그렇게 시리즈 2연승으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지만 문제는 다음 등판할 피네다였다.

"피네다, 그냥 서로 오해 풀면 되는 거잖아?"

"...."

내 말에 무언가 고민하던 피네다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괜찮을까?"

"당연하지! 세베리노는 다 잊었을 거라고, 소심하긴 해도 친해지면 좋은 녀석이야."

나를 대신해 대답한 애런 저지의 말에 피네나는 고개를 떨궜다.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좋지않다.

4선발과 5선발.

알다시피 시즌은 길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상위 선발도 중요하겠지만 시즌 중에는 하위 선발들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불펜진들이 휴식하기 위해서도 5선발 체재를 유지해야하고 긴 시즌을 치루기 위해선 시즌 초반인 지금 시간이 날 때 사이를 진정시켜야됐다.

무엇보다 전생에서 18년을 미국에서 야구한 나는 오해가 쌓이면 쌓일수록 팀에 악영향이 커진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있다.

"피네다, 솔직히 말해보자. 너가 성격이 우유부단하지않아서 사과하기 힘들어하는건 알겠어. 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생각 안하는 거야?"

"....다른 팀원?"

"그래. 당장 지금도 그렇잖아? 세베리노가 친한  선수가 별로 없다보니 애런이랑 나랑만 다니는거 안보여? 다른 선수들은 너 눈치 보는 거잖아."

"...그건 내 의도가"

"네 의도는 중요치않아. 늘 말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중요한거라고. 야구가 뭐야? 팀 스포츠잖아."

"....맞지."

"그냥 미안해 그건 내 의도가 아니였어. 하면 될 일인거야. 굳이 그런 사과를 했다고 해서 너가 세베리노에게 지는게 아니라고."

"....."

"잘 생각 해봐. 세베리노는 널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지속될까? 세베리노가 성격이 소심해서 그렇지 걔도 사람이라고."

내 일갈에 고개를 푹 숙인 피네다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이런걸 하나하나 집어줘야한다니.'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의 겉모습만보고 성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않다.

스포츠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만 하기 때문인지 성격이 단순하다.

어렸을 때 성격이 그대로 유지된달까?

당장 세베리노만 봐도 그렇다.

세베리노는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하고 소심해진 성격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으니까.

아마 피네다의 고집과 지기싫어하는 성격도 그렇게 왔을 확률이 높다.

"고마워, 리. 솔직히 나도 그런 것들을 생각 안해본건 아니야. 훈련 끝나고 바로 사과 하러갈게."

피네다의 말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언제까지 이렇게 일일이 보모 노릇을 해야하련지.'

전생과 같이 경력만 있었더라면 말 한마디로 해결했을텐데.

생각보다 경력 없는 루키의 자리는 힘들었다.

1.

다행히 사건이 잘 마무리 됐는지 다음 날 피네다의 선발 등판일, 세베리노는 피네다와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고 있었다.

그에 속이 홀가분 했던건지 피네다의 선발 피칭은 매우 가벼워보였다.

[피네다 선수, 오늘 좋은데요? 시작부터 1회를 두개의 삼진과 하나의 땅볼로 마무리합니다.]

[아마 세베리노 선수와의 오해가 풀린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회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에서 내일 등판할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했거든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오해가 있었지만 딱히 대화를 나누지않아 사이의 골이 깊어질 뻔 봤을 때 리의 개입으로 다행히 해결 됐다고 하더군요.]

[정말인가요? 허허.. 신기하군요. 기껏해야 19살의 루키가 20대 후반의 피네다 선수와 세베리노 선수를 화해시키다뇨. 정말 다재다능한 것 같습니다.]

[흐음.. 전 아무래도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리의 투수적인 면모도 좋지만 그의 리더쉽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리더쉽이요? 19살에게요?]

[베스크 해설위원도 보셨겠지만 보스턴과의 시범 경기에서 퍼펙트 게임이 팀원의 실책으로 깨졌음에도 웃으면서 위로해줬거든요? 그것 또한 리더쉽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내부자의 증언에 의하면 리는 타자면 타자 투수면 투수 심지어 감독과 코치와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그런 리를 데려온 캐시먼 단장은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요? 이번 사건을 보며 뿌듯해하고 있겠죠?]

[아마도.. 지금쯤이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지않을까요? 내가 복덩이를 물어왔네! 하면서요. 하하하]

2.

"에밀리 씨, 캐시먼 단장이 절 왜 불렀을까요?"

"으음.. 그냥 대화하고 밥이나 먹자고 부른거 아닐까요?"

피네다의 호투 속에 5점차로 템파베이와의  승리하고 다음 시리즈인 세인트 루이스와의 등판을 준비하고 있을 때 캐시먼 단장에게서 초대를 받았다.

그의 전담 에이전트인 에밀리와 함께 말이다.

에밀리도 오늘 회담에 대해서 딱히 아는 바가 없는 것 같았는데 시즌 중 단장과 밥을 먹는 선수는 많으니 너무 크게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했다.

혹시나 계약 문제나 다른 문제에 있어선 자신이 나설터이니 그런 이야기가 입 밖으로 나온다면 가만히 있어주라는 부탁과 함께였다.

그런 에밀리의 모습은 오늘 입고 있는 짧은 치마만큼이나 꽤 믿음직스러웠다.

"에밀리 씨는 캐시먼 단장하고 어떤 식으로 협상하셨나요?"

문득 자신이 구단이 정해졌을 때 이전 이야기가 궁금해 에밀리에게 묻자, 에밀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딱히 협상이랄게 없었어요. 그냥 하루 아침에 연락이 오더니 굉장히 피곤해보이는 목소리로 '리를 데려오게 해주세. 삼백 오십만달러면 충분하겠지?' 라고 말을 하더라구요. 큭큭."

그 간단했던 협상 덕분인지 보통 단장들과의 사이가 좋지않은데 캐시먼 단장과의 사이는 꽤 좋다고 한다.

"왔어요. 준비하죠."

내 허벅지를 두어번 툭 치는 에밀리의 손길에 자리에 일어서 다가오는 캐시먼 단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단장님, 오랜만이네요."

"미스터 리!  음. 오랜만이군. 계약 이후 두번째 만남인가?"

"네, 계약 때 뵙고 안뵀으니..."

의외로 캐시먼 단장은 상당히 기분이 좋아보이는 얼굴이었다.

그것을 에밀리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리, 오늘은 편하게' 라고 말해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에밀리는 여전히 예쁘군. 능력도 좋은데 아직도 만나는 사람은 없나?"

"반가워요. 캐시먼 단장님. 아쉽지만 없네요. 저는 제 일을 이해해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요."

"허허, 그러니까 내가 소개 시켜준다니까. 어떤가? 지금이라도."

"하,하. 죄송해요. 지금 한창 바쁠때라... 어느정도 자리 잡으면 만나보려구요. 그보다 오늘 이게 중요한게 아닌 것 같은데요?"

"흐음.. 그렇긴 하지. 여전히 쉽지않군. 자네는."

두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에 소름이 끼쳤다.

캐시먼 단장은 에밀리를 상당히 띄워주며 기분을 편안히, 좋게 만들어주었고 그것을 에밀리는 차갑게 맞받아친 것이다.

기분이 풀려버리면 기본적인 협상에서도 풀어지기 마련이니까.

두 사람은 지금 협상의 전제를 가지고 기 싸움을 한 것이다.

'에이전트나 단장직도 쉽지않구나.'

"흐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 자자, 앉지."

캐시먼 단장은 에밀리가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에 앉자고 화제를 돌렸다.

그 이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딱히 서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고 캐시먼 단장은 뉴욕에서의 생활이 어떠냐며 혹시 저번처럼 매니저가 필요하다면 이야기를 하라고 말했다.

"괜찮습니다. 뭐 딱히 적응할 것도 없구요."

"흐흐, 그렇겠지."

수상쩍은 캐시먼 단장의 대답에 에밀리는 물 한모금을 마시며 물었다.

"그나저나 저흴 같이 부르신 이유 좀 알 수 있을까요? 단순히 서로 근황을 물어보기 위해서 만든 자리는 아니신 것 같은데.."

"허허, 딱히 이유가 있겠나?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를 챙기는건 당연히 단장이 할 일이지."

"그러기엔 너무 이르지않나요?"

에밀리의 반문에 입가를 한차례 닦더니 나를 바라본다.

마치 자기 새끼를 보듯 아주 사랑스럽게.

"하핫, 이를게 뭐가 있는가! 에밀리 자네는 기대가 되질 않나?"

"무슨... 기대요?"

캐시먼의 입담에 빠져들자 음식은 차게 식었고 그에 비싼거라며 식사를 마무리한 캐시먼이 말을 이었다.

"리, 자네는 2010년 이전의 뉴욕 양키스를 알고있나?"

"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라 보진 못했지만 제 고향인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었죠. 메이저리그의 2000년대를 지배했던 '악의 제국' 이라고."

내 대답에 캐시먼 단장이 미소를 지었다.  마치 착한 일을 한 자신의 아들을 보듯 만족스러운 미소로 보였다.

그리고 잠시 나를 보며 고민하던 캐시먼이 입을 열었다.

"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양키스는 2010년 들어 많이 쇠퇴했지. 그래서 자네가 널리 들었던 '악의 제국'을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했어. 유망했던 선수들을 싼 값에 넘기기도 했고 페이룰을 줄여가며 자금 관리에도 힘을 썼지.거기까지가 7년이야."

잠시 식탁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던 캐시먼이 말을 이었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사실 2017년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시즌 중 하나 뿐일거라고 봤네. 한 2020년 쯤은 되어야 다시금 과거를 호령했던 '악의 제국'을 부활할수 있다고 예상했지.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바꼈어. 왜 그런지 아나?"

"아뇨."

"자네 때문이네."

"예?"

캐시먼의 말은 꽤 내게 충격을 선사했다.

무려 10년이다.

미래의 양키스가 게릿 콜이라는 투수를 시작으로 악의 제국을 재현하기까지가 걸린 시간이.

하지만 캐시먼은 10년의 세월 중 7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그 생각이 바꼈다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를 지배했던 뉴욕 양키스엔 코어4가 있었지. 하지만 템파베이와의 경기에서 2승을 건진 자네를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 루이스 세베리노, 개리 산체스, 애런저지.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이 더 있네. 누군지 아나?"

".....저입니까?"

캐시먼은 되려 시원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애당초 계획이었던.... 뉴 코어 4는 이미 완성이 된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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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쿠폰 많이 주신 분 계시던데... 감사합니다..ㅠㅠㅠ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댓글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투표 결과로 현재 전개 속도는 독자분들께서 지금이 낫다고 하시니까 최대한  집중해서 이끌어가볼게요. 감사합니다. 항상.

혹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번 2번째 선발 등판은 뭔가 집중해서 써지지가 않았네요. 하필 템파베이 선발 2연전이라.. 독자분들 입장에서 티가 났으려나요?ㅠ.ㅠ

기대하신분들 죄송합니다. 다음 경기는 힘주고 써볼게요.

투데이베스트 10위권 진입 기념 2일 연속 3연참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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