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28)화 (28/207)

28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28편 <외전> 고백 후, 실비아의 하루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침대에 누운 실비아는 멍하니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후우.."

거친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지나간 일에 대해 백 번 되뇌어도 쿵쿵 거리는 심장이 멈추질 않는다.

친구 때문에 알게되어 한눈에 반했던 남자, 응원차 경기에서 주었던 전화번호, 달콤했던 데이트... 까지.

내게 꿈 같은 시간이었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내 마음이 가장 바란 일이다.

따뜻했던 그의 폼.

깍지 끼워 잡았던 손.

능청스럽고도 달콤했던 키스.

그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누군가 잔잔했던 호수에 큰 돌멩이들을 내던져 호수가 요동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실비아는 더 궁금했다.

'나는 정말 그를 사랑하는 걸까?'

그를 알게 된지 몇 주가 지났지만 실제로 알게된건 이틀 뿐이었다.

그를 떠올리며 살포시 오른손을 심장에 대자 빠른 속도로 쿵쿵대는 심장이 느껴졌다.

잠시 생각을 정리 할 때, 문자 메세지가 도착했다.

띠잉!

'그인가?'

순간 눈을 감고 왼손에 있는 휴대폰을 꽉 쥐며 설마하는 심정으로 눈 앞으로 가져와 재빨리 메세지를 확인했다.

'휴.... 벨라구나.'

순식간에 긴장이 풀렸다. 온 몸에 피로가 쏠리는 기분이었다.

-어이 ㅋㅋㅋ 아가씨 어케 됐어? 데이트는 잘해써?

벨라의 메세지를 보자 다시금 한숨이 튀어나왔다.

"후우... 이 기집애 진짜 타이밍 하곤.."

평소엔 참 좋은 친구인데

어쩐지 성호를 만났을 때 부터 참 마음에 안드는 기집애다.

1.

패션잡지 5월호를 찍기 위해 온 뉴욕 촬영지.

잠시 점심시간이어서 휴게실에서 쉬고 있던 실비아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고민했다.

'사귀면 좋아했던 쪽에서 먼저 연락해야되는건가?'

스스로의 질문에 답이 안나와 답답한 심정에 휴게실에 비치되어 있는 푹신한 의자를 괜히 걷어찼다.

'그래도 여자가 먼저 메세지를 보내는 건 조금 그렇겠지? 하아... 목소리 듣고싶은데.'

순간 떠오른 리의 달콤한 목소리가 환청으로 귓가에 맴돌았다.

'실비아, 사랑해요.'

"꺄아아악!!!"

어떡해.

너무 좋잖아.

성호에게 고백 받았던 날, 그 날하고도 하루를 더 해 고민해보니까 자신은 이미 성호에게 빠졌단 걸 깨달은 실비아의 상상력은 끝없이 분출되었다.

'내가 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왜 항상 같이 있고 싶겠어?'

지금도 일을 내팽겨치고 성호의 집으로 달려가 -푹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유명한 야구선수였고 잘생긴 얼굴때문에 인기도 많아, 자기 친구인 벨라도 며칠 전부터 은근슬쩍 잘되었냐고 물어보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절대 안되지. 리는 내가 지킬거야!'

성호를 다시 보게된다면 꽉 안겨야지 라며 한차례 다짐한 실비아는 결국 메세지를 보낼 멘트를 고민했다.

두근-두근

그에게 메세지를 보낸다고 생각하자 심장이 주체 할 수 없을만큼 뛰었다. 이러다 죽을수도 있다고 생각 될만큼.

언제 이렇게 그에게 빠진걸까?

처음 전화번호를 건네고 새벽 늦게까지 통화 했던 날?

식당에서 다정하게 식사 했던 날?

현관문 앞에서 그와 달콤했던 키스를 했던 날?

실비아는 한가지의 대답을 명확히 찾지 못했다.

'그냥... 다 좋았잖아!'

그와 함께 통화를 했을 때도 좋았고, 그와 함께 데이트를 했을 때도 설렜고, 그와 함께 첫 키스를 했을 때도 좋았다.

단순히 얼굴만보고 사랑하게 됐다면 이렇게까지 미치도록 사랑하진않았지 않았을까?

친구 벨라는 자신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면 금방 떠나간다는 무서운 말을 해줬지만 자신은 온통 성호 생각 뿐이었다.

일을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기 전에도.

결국 끝없는 성호 생각에 휴대폰 화면에 손가락을 올려 톡톡 메세지를 보냈다.

-리, 오늘 시간 있어요?

2.

-친구야!!! 비상 상태임

-(소방 확성기를 입에 물고 불고 있는 햄스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이모티콘)

실비아는 친구의 답장이 늦어지자 입술을 조물조물 씹었다.

'지금 몇 시지? 4시구나. 흐하. 얼른 준비해야될 것 같은데.'

약속시간이 6시였다.

다행히 뉴욕 양키스의 훈련장은 오늘 있었던 촬영장과 거리가 가까워 준비만 빨리하면 늦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데이트 이후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늦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생각에 실비아는 서둘러 메세지를 보냈다.

-(소방 확성기를 입에 물고 불고 있는 햄스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이모티콘)

-(소방 확성기를 입에 물고 불고 있는 햄스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이모티콘)

-(소방 확성기를 입에 물고 불고 있는 햄스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이모티콘)

-(휴대폰을 화면에 던지고 있는 햄스터 이모티콘)

-야!!!! 급하다구!!!

십분이 지나도 보질않자 혹시 일을 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오늘 쉰다는 것을 어제 통화에서 들었다.

-아ㅜㅜㅜㅜ 급해 진짜. 뭐해!

띠잉!

"어, 왔다!"

급한 실비아의 절실한 마음이 통한 걸까,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고 있었는데 무슨 메세지를 이렇게 많이보내?

-무슨 일 있는데 ㅋㅋ 썸남이랑 잘못 됨?

-이상하다, 그 때 내가 봐도 예뻤는데.

-혹시 그러고가서 차인거면 버려버려!!!

이씨. 누굴 버리래.

앗차, 이럴게 아니지.

발끈한 실비아가 홧김에 무어라 할 뻔 봤지만 기적의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오늘 자신을 도와줄 친구의 비위를 상하게하기 싫었다.

-빈자민, 나 두시간 뒤에 만나기로 했어.ㅎㅎ

-오늘도 부탁해도 될까?

-밥 한번 꼭 살게!

-오올. 차인 건 아닌가보네?

-잘생겼다며, 사진 주면 도와줌.

아 맞다. 빈자민은 모르지?

빈자민은 자신이 누굴 만나고 있는지 몰랐다.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도와달라고 했었던 실비아, 자신을 칭찬했다.

-안. 돼.

(단호한 표정으로 두 손을 가지고 x자를 표시하는 햄스터 이모티콘)

-아 ㅋㅋ 까비 ㅋㅋ 넘어올 것 같았는데.

빈자민.

내 친구였지만 얜 정말 못믿을 기집애다. 일년에 갈아치우는 남자만 열댓명은 되고, 심지어 두 명과 사귄 적도 있었다.

그것을 떠올린 실비아는 설마 성호도?

그런 생각이 들어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물뻔 봤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어서 나쁜 생각을 저편 너머의 우주 구석지기로 몰아냈다.

-그래서 오늘 무슨 컨셉으로 갈건데?

-저번 컨셉은 섹시청순이었잖아.

-잘 모르겠어서 연락했어. ㅜㅜ.

-흠... 저번에 만나고 안만났지?

-응! 이번이 두번째야!

-진도는?

-키...

약속시간이 다가와 급하게 키를 쓰고 뒤늦게 빈자민의 유도심문을 알아쳐 지워버리려 했지만 [보내기]가 이미 눌려버렸다.

자신의 머리를 두어번 친 실비아가 울상을 지었다.

- ㅋㅋㅋㅋㅋ 키? 키 뭐? 설마 내가 아는 그건가?

-뭐야. 왜 답장이 없어? 실비아? 저기요? 혼전순결 실.비.아.씨?

-와아~ 나한테는 응? 절대 자긴 그런 일 없을거라더니!!!

-이 응큼한 기집애. 할 건 다하고!

-아 씨, 그냥 언능 도와주면 안 돼? 6시에 만나기로 했다고ㅜㅜ.

-ㅋㅋㅋㅋ 알겠. 흠.. 1회차에 섹시청순 컨셉이었으니까 오늘은 청순섹시로 가자.

-그게 무슨 소리야? 같은 거 아니야?

멍청한 실비아의 질문에 빈자민이 혀를 찼다.

-쯧, 바보냐? 섹시청순은 섹시,청순이고 청순섹시는 청순,섹시잖아! 이것도 몰라?

아니, 그러니까 뭐가 다른데?

실비아는 평소 패션에 소질이 없어 무엇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게 뭔지 이해가 안가ㅜ.

-하여간 그러니까 평소에 패션쪽 공부도 하랬잖아. 모델이 모르는것도 많네.

-아무튼간에 간단히 설명해주면 섹시청순은 섹시함이 부각되고 청순해보이는거고 청순섹시는 청순함이 부각되고 섹시해보이는거야. ok?

도저히 이해가 가지않았다.

같은거 아닌가?

-너 또 같은거 아닌가? 이런 생각하고 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

귀신 같은 기집애.

-이번엔 귀신 같다고 생각하고 있고?

뭐야 얘. 어떻게 내, 내 생각을.

-뭐긴 너가 너무 뻔하단 거지. 멍청아. 너랑 만나는 남자도 참 불쌍해질 것 같아.

-아무튼 저번 컨셉은 '이 남자를 확 꼬셔야겠다!'  라는 의미였고 이번 컨셉은 여자친구 컨셉이야 ㅋㅋ 청순해보이면서 은근 섹시해서 보기만해도 보듬어주고 싶어하는? ㅋㅋ 그렇지만 손은 엉덩이에 가있고 ㅋㅋ 엌ㅋㅋㅋ

-대충 그런 컨셉이라고 생각하면 돼. 보니까 이미 할거 다 했고만 ㅋㅋ

-이씨, 안했거든?

-오올. 그래? 가장 맛있는건 나중에 먹겠다?ㅋㅋㅋ 실비아, 응큼해!

-.... 그냥 도와주기나 해.

-ㅋㅋㅋㅋㅋ 오케이.  알려줄게. 저번에 백화점에서 샀던거 있지? 그거랑 치마.....

친구의 답장을 본 실비아는 친구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고 곧바로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째선지 그를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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