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회차 메이저리거 (27)화 (27/207)

27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27편실비아와의 사건이 있고 며칠 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원정을 갔던 뉴욕 양키스의 팀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사바시아에 이어 등판한 피네다는 부진했다.

[아.. 피네다 3.2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에서 강판됩니다.]

[생각보다 실점은 없지만 투구수가 너무 많았어요. 매 이닝이 위기였습니다. 피네다 선수 시즌 시작이 좋지 않네요. 고개를 푹 숙이고 덕아웃에서 허공에 소리칩니다.]

[아.. 저런건 좋지않죠. 뉴욕 양키스는 템파베이와의 시리즈에서 연장전 10회까지 가서 위닝 시리즈를 하고 분위기가 달아올랐거든요? 이러면 분위기가 축 처집니다. 피네다 선수, 성숙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마침 내일 선발로 발표된 루이스 세베리노 선수가 보이네요.  표정이 상당히 좋지않습니다.]

[아직 3점차이 밖에 나질 않거든요? 뉴욕 양키스는 불펜진이 화려한 만큼 후속 타자들을 말끔히 막기만 하면 충분히 경기를 뒤엎을 가능 성이 있었는데.... 피네다 선수의 행동으로 양키스의 덕아웃 분위기가 무거워집니다.]

[아무래도 이건 팀의 리더의 부재같죠? 팀 레전드인 cc사바시아가 있지만 나이가 있는 만큼 오늘은 경기에서 빠졌는데... 일이 이렇게 벌어지네요.]

[사실 cc사바시아 선수도 리더감은 아닙니다. 애초에 성격이 직선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니까요. 코어4 이후로 팀이 부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죠.딱히 팀의 리더가 없다는 것. 그나마 개리 산체스 선수가 분위기 메이커라곤 하지만....]

[확실히 부족합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네요. 합산 스코어 4대1로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뉴욕양키스와의 시리즈에서 1차전을 가져옵니다.]

경기가 끝나고 뉴욕 언론지 대다수는 이 사건을 조명해 비판했다.

[피네다, 팀원들과 불화? 목격자 증언 쏟아져!!!]

[피네다, 코치진과 불화? 내부자 증언 발견!!!!!]

그중 단연 루머로 1위 트래픽을 찍은 기사는 이 기사였는데 피네다가 단순 컨디션 저하에 자신에게 화가나 소리쳤다고 해명을 했음에도 마침 건너편에 있었던 세베리노에게 불똥이 튀었다.

[단독] 알고보니 세베리노와의 불화? 소리친 곳은 허공이 아니었다?

우연찮게 양키스의 덕아웃을 찍었던 한 팬에 의해 사진이 한 장 공개됐다. 그 사진에는 피네다가 소리치는 모습이 찍혀있었는데 그 건너편에는 루이스 세베리노가 있었으며 사진을 확대해본 결과 피네다 선수의 눈이 세베리노를 향해있자 논란이 일었다.

피네다의 덕아웃 사건의 여파는 컸다.

덕분에 언론들의 비판 대상에 오른 세베리노는 2017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처참히 망했다.

[아아.. 좋지않습니다. 세베리노 선수. 1회부터 실점을 하더니 5회에 결국 무너집니다.]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갔어요. 어제 사건의 여파인걸까요? 평소 좋은 점수를 받았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이도저도 아닌 상태입니다.]

-따악!!!

[또 실점하는 군요. 벌써 이번이닝 4실점째!!! 아, 결국 조 지라디 감독이 올라오는 군요. 손엔 야구공이 들려있습니다. 교체를 하나보군요.]

[사실 조 지라디 감독도 이번 경기를 건너띄고 싶었을겁니다. 하지만 양키스의 선발 자원이 너무 없죠. 마이너 팜에서도 딱히 쓸 자원이 없다보니 세베리노 선수를 그대로 올린 것 같은데... 좋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렇게되면 사바시아 5이닝, 피네다 3.2이닝, 세베리노 5이닝 총 3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27이닝 중 13.2이닝밖에 받쳐주지 못했어요. 시즌 초반부터 불펜들의 체력이 남아나질 않겠네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내일 등판할 다나카 선수도 아직 부상의 여파에 정상은 아니거든요? 중간 휴식일이 하루 있다지만.. 이렇게 되면 템파베이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했던 이성호 선수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투구 수 100개의 제한이 있는 만큼 쉽지않습니다. 과연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뉴욕 양키스. 어떻게 해쳐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1.

"하아.."

"세베리노, 왜 그렇게 울상이야?"

휴가를 마치고 내일 선발 등판 경기에 있어 훈련을 하기위해 뉴욕 양키스의 훈련장에 선수들이 모였다.

그중 유난히 분위기가 무거운 세베리노가 보였는데 그 이유를 묻자 힘없이 중얼거린다.

"하아.... 리는 9이닝 무실점이었는데 멍청한 나는 팀의 분위기도 깨버리고 패배도 해버렸어. 나 이러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되는거 아닐까?"

그게 고민이었나.

하긴, 요즘 언론들이 유난히 뉴욕 양키스를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중 보스턴 언론사들과 뉴욕 언론사들이 유난이었는데.

'보스턴은 이해가 가지만 왜 뉴욕 언론사들까지 지랄이야? 하여간 기레기들 심리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네'

세베리노와 피네다의 불화설.

사실은 그냥 우연에 일치인건데 사진 한장가지고 며칠을 떠들고 있으니....

될 것도 안되는게 당연하다.

특히 세베리노는 이번 시즌이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부담감이 꽤 있을텐데.

위로라도 해줘야겠다.

"세베리노, 저기있는 다나카 씨. 보여?"

내가 가리키고 있는 곳엔 어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3차전에서 5이닝 3실점을 하고 패배한 다나카 마사히로가 회복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세베리노가 보인다고 대답했다.

"응 보여."

"다나카 씨가 막 일본 애니 좋아하고 일본 아이돌 좋아한다고 다른 선수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잖아? 물론 너도 그랬고."

"그,그건.."

"조용히 하고 잘 들어. 의도가 어땠건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지는거야. 다나카씨가 그런 소문을 알면서도 너한테 화낸적 있어?"

그에 세베리노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없었어.."

"당연히 그러겠지. 다나카 씨는 저래뵈도 일본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최정상 투수였다고. 그게 과연 우연일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면 제실력을 보일 수가 없다.

이미 다나카 마사히로는 그것을 경험했고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전생의 18년동안 나는 깨닫지 못했고'

그 차이였다.

세베리노는 전생의 미래에서 뛰어난 A급 투수였다,

그래서 미래의 세베리노는 훗날에 이것을 깨달았고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해서 어중간한 투수로 남았겠지.

잠시 고민에 빠진 세베리노의 모습을보자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진 것 같다.

세베리노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쳐주고 훈련을 조금 더 하다 조금 복잡해진 생각에 일찍 훈련을 마쳤다.

1.

뉴욕 양키스 훈련장.

훈련을 마치고 입구에 나서자 익숙한 여성이 눈에 띄였다.

"실비아!"

"리!"

훈련장 입구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실비아는 고개를 돌려 강아지처럼 총총총 뛰어와 안겼다. 그러자 실비아의 고유의 벤자민 향수 냄새가 퍼졌다. 안긴 실비아가 내 품 속에서 킁킁대며 허리까지 꽉 껴안는다. 174cm임에도 193cm인 나와 키 차이가 꽤 난 덕인지 내 가슴에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다.

몇 분 더 안기고 나서야 스스로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는지 어깨를 살짝 떨었다. 그 태도를 보니 뭐랄까, 고압적인 외모와 달리 귀엽다고 해야할까?

복잡했던 심정은 어느 새 사라진 채였다.

나는 애써 쿵쿵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실비아가 민망해지지않게 그녀의 허리를 몇차례 쓰다듬으며 안긴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실비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실비아, 저 봐요."

"...."

"안볼거에요?"

"..그,그,...리.. 이건.."

붉게 물든 뺨과 촉촉하게 적셔있는 그녀의 눈시울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다. 게다가 꽉 안긴 덕분인지 입술에 살짝 번진 분홍색 립스틱 자국이 무척이나 섹시해보였다.

"흐읏.. 이 손 좀.."

사랑스러운 실비아의 모습에 오른손으로 실비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몇 차례 더 쓰다듬자 그녀의 작은 신음성이 날 크게 흥분시켰다.

'더 이상은 못참겠다'

부끄러워하는 실비아의 모습에 더는 못참아 탐스러운 입술을 그대로 삼켰다. 치아를 톡톡 건드리자 실비아가 입안을 내어주었고 곧바로 뱀처럼 혀를 휘감았다.

쪼옥, 쪽. 쪼옥

약간 버드키스처럼 짧게 끊어 혀를 굴렸다.

"하으... 응..."

동시에 달짝지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련장 앞이라 구단 직원이나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돌아다닐 법 했지만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그녀의 입술이 너무나도 달콤하게 느껴져서 몇차례 더 입을 맞추고 입술을 떼어냈다.

그러자 그것에 맞춰서 감겼던 실비아의 눈꺼풀이 서서히 들리며 그 안에 숨겨져있던 검은색 진주를 드러내었다. 햇빛에 비춰 그런지 몰라도 반짝반짝한게,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우리 사귀기로 했잖아요."

"..으,응."

"말도 놓기로 했고."

"우웅, 그런 리도 존댓말 하잖아요."

그러고 보니 그렇네.

생각해보니 전생에서 나이가 사십이 다 되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존중의 의미로 존댓말을 했고 그러다보니 습관이 들어버렸다.

"...뭐 그건 집어치죠. 편한데로 해요. 그것보다 오래 기다렸어요?"

"아,아뇨.방금 왔어요!"

"흐음..... 수상한데. 잠시 손 줘봐요."

"예,옛? 안,안되요."

내 허리를 감고 안긴 상태에서 갑자기 팔을 풀고 고개를 슬쩍 피하며 답하는 실비아가 무척이나 수상했다.

"쓰읍"

"히,히잉.."

경고의 의미로 입 소리를 내자 울상을 지으며 슬며시 내 손에 깍지를 낀다.

"왜 이렇게 손이 차요? 얼마나 기다린거에요? 멍청하게"

"그,그게.. 한 삼십분 정도...."

"예?"

깜짝 놀라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만나기로 했던 오후 6시였다.

그러니까 5시 30분부터 기다린건가?

아직 4월 초인만큼 저녁은 꽤 쌀쌀한데.

"다음부턴 시간에 맞춰서 나와요. 실비아."

"그,그러다가 늦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게 걱정이었나? 난 또, 다른 이유가 있는 줄 알았는데.

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울상을 지으며 반문하는 실비아가 너무 귀여워 웃음을 삼키고 입술을 살짝 핥았다.

"읏..!"

이렇게 섹시하고 귀여운 여자가 내 여자라니 믿기지않는다.

"실비아,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 실비아라면 며칠이라도 기다릴수 있으니까."

"....어."

내 말에 조금 감동한건지 설렌건지 눈이 촉촉해지며 나른한 소리를 내뱉었다.

"물론 며칠은 솔직히 거짓말이고."

"아, 씨! 리!!!!!"

말과 함께 품에서 실비아를 놓아주고 도망가자 실비아가 총총 거리며 날 따라왔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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