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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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복귀한 다나카가 호투를 하며 나를 위협했지만 이미 네번째 등판에서 5이닝 퍼펙트로 막아낸 나는 이미 팀의 일원이었다.
이때까지의 시범 경기 성적은 15이닝 0실점 1피안타.
완벽한 나의 성적에 그나마 위협이 되는 성적을 가진 투수는 채프먼과 같은 특급 불펜들 뿐이었다.
다만 계약 조건에 선발 투수에 한한다는 조건이 있는만큼 뉴욕 양키스에서 몸담은 사람 모두 계약 조건에 달아둔 조건은 이미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되려 한국과 미국 언론들은 2017시즌 최연소 데뷔 할 예정인 나를 두고 시즌 성적을 예측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만큼 시범 경기 내내 별 다른 위기 없이 대부분의 메이저리거급 선수들을 상대로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이 주효했고 뉴욕의 한 매체는 내 투구를 낱낱이 분석했는데 100마일의 빠른 공도 빠른 공이지만 다섯가지 구종을 번갈아던지면서 볼넷이 없을 정도로 칼같은 제구가 내 최대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1.
2017년 3월 20일.
내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 일이 다가왔다.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동부디구에 나란히 속해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서 입이 아플 정도로 말을 해도 끝나지 않을 거다.
대표적으로 이 두 팀을 라이벌로 만든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가 바로 '밤비노의 저주'인데
밤비노의 저주는 야구를 보지않는 사람들도 알 정도로 유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홈구장인 팬 웨이 파크를 지을 때 생긴 빚을 갚기위해 현재 1억 달러에 가치에 달하는 50만 달러라는 돈을 받고 1920년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시킨 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두고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에 빗대어 저주라고 표현한 것이다.
웃기게도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은 그 사실을 장난반, 진심반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일의 원흉인 베이브 루스는 떠나가고 없으니 남은 뉴욕 양키스가 욕을 먹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뉴욕 양키스의 팬들은 그런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을 이해할수 없었고 그것이 2000년대 들어 3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때문에 결국 쌓이다 못해 터져 라이벌 관계가 되었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를 앞둔 뉴욕 양키스의 조용조용한 성향을 가진 팬들도 유독 보스턴과의 경기에선 몇 배나 민감해진 상황 속에서 관람 준비를 할 정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
전생에서 내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을 때 뉴욕 양키스의 팬들에게 못들어본 욕이 없으니...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떠들어봐야 입만 아플 뿐이다.
"리, 오늘 조심하라고. 레드삭스의 팬들은 필리스의 짐승보다도 더 위험한 놈들이니까."
"알고있어, 그래도 시범경기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나마 시범경기니 다행이긴 해. 시즌마다 팬웨이 파크 갈 때만 되면 그 잠잠하던 팬들도 얼마나 성화인지. 인터넷은 아예 끊는다니까"
"그정도야?"
내 질문에 복귀 후, 친해진 다나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마 내가 일본인이라 다행이지. 미국 뉴욕 출신 애들한테는 가끔 테러도 한다니까? 특히 레드삭스 팬들이 원정 때마다 묵는 호텔 앞에서 부르는 응원가 테러는 으으.. 아직도 끔찍하다고"
"리, 그래도 걱정하지말라고. 오늘은 홈이니까. 우리 팬들도 잔뜩 모인다더군. 듣기론 만석이라던데?"
"뭐, 진짜?"
만석이라니.
플로리다주 시범경기 경기장이면 만석이 꽤 될텐데.... 시범경기에서 만석이라고?
"원래 그래. 보스턴 자식들. 시범경기에서 미리 눌러놔야 된다고. 그리고 오늘 세일 그자식이랑 요즘 핫한 너랑 선발이니 언론들도 유난떨어대니 사람들이 궁금해한거지. 그 괴물이랑 요즘 핫한 루키의 대결을."
크리스 세일.
2016시즌까지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서 뛰다가 삼각 트레이드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트레이드 된 플로리다주산 괴물이다.
항간에서는 랜디 존슨의 재림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구 폼과 스타일이 비슷한데 최고 101마일까지 나오는 패스트볼에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말할 것도 없는 선수.
그리고 내가 기억하기론 이번 시즌 크리스 세일은 언터쳐블이다.
무려 300개가 넘는 삼진을 잡아내니까.
내가 신인 상과 사이 영 상 그리고 시즌 MVP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크리스 세일보다 성적이 좋아야 하니까.
그렇다면 오늘 해야 할 일은 하나.
크리스 세일을 시작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나는 시즌마다 만날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만날 때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나를 상대로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라는 마음을 갖게 할 생각이었다.
그만큼 오늘 경기는 며칠 전부터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해 압도할 마음을 먹고 나왔다.
회귀 후, 이런 마음을 먹은 적은 별로 없었는데 보스턴 레드삭스 놈들의 멘탈을 탈탈 털어줄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2010년들어 팀의 부진만을 봐온 양키스의 팬들의 마음을 이번기회에 사로잡을 생각이기도 했다.
"해낼거라고, 지켜보라고."
1.
큰소리를 쳤으면 그것을 증명해야 된다. 그러지 못한다면 그건 단순한 허풍에 불과 할 뿐이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오늘의 먹잇감은 내가 아니라 보스턴 레드삭스의 멍청한 타자들이 될 것이라고 당당히 예고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마운드 위에 올라섰다.
"괜찮아?"
"어? 뭐가?"
마운드에 올라온 개리의 말에 나는 웃으며 답했다.
아무리 자신감을 내비쳐도 사람이란게 긴장을 하기 마련이고 나는 시범 경기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보였다 해도 19살에 불과한 루키다.
처음으로 수만여명의 팬들 앞에서 덕아웃과 달리 멈칫 서있는 것이 개리의 마음에 걸렸는지 나의 어깨를 두들겼다.
"긴장하지 말라고, 이것도 결국 시합의 일부에 불과하니까."
"큭큭, 긴장 안했다니까."
정말이다.
단지 한쪽에서 빨간 양말 마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으며 나를 보며 애송이! 어서 얻어맞고 내려와라! 라고 보스턴들의 팬들이 나에게 악담에 퍼붓는 것이 신기했다.
전생에 18년을 저 사람들에게 응원만 받아왔었는데....
그런 과거를 회상하다보니 잠시 관객석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는데 그것이 개리의 눈엔 긴장한 것처럼 보였나보다.
"그럼 컨디션 괜찮아?"
컨디션 괜찮냐고?
"어, 오늘은 최고네. 진짜."
컨디션은 정말 최고였다. 평소보다 훨씬 좋았다. 이런 컨디션은 전생에서도 드물었다.
그 말을 끝으로 개리는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평소처럼 마운드보다 조금 짧은 거리에서 가볍게 캐치볼하듯 공을 건네주고 받았다.
몇차례 더 팔을 풀다 진짜 피칭 연습을 시작했다.
-파앙
포심을 시작으로 변화구를 하나씩 던졌다.
"굿 볼. 오늘 진짜 좋은데?"
평소 공이 안좋더라도 좋다고 칭찬 해주는 것이 개리 산체스다. 하지만 오늘만은 진심인듯 공을 건네주려 다가와 말했다.
"슬슬 끝내자고, 심판이 준비하래."
마지막 인코스, 아웃코스 전력 투구를 했다.
ㅡ뻐엉
예사롭지 않은 포구음을 끝으로 등판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이 났다.
2.
[플로리다 주에서 벌어지는 뉴욕 양키스 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범 경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경기는 참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이제 시범 경기가 이 경기 끝으로 4경기 남았거든요. 곧 시즌에 나설만큼 주전들도 풀시즌처럼 기용되고 있거든요. 팀들의 경기력을 정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구단의 곤두 서있죠?. 아무래도 첫끝빨이 좋아야되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이번 시범 경기는 특별하게 전국 중계로 나가는 만큼 팀이 라이벌 팀을 기선 제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원래 시범 경기를 전국 중계하는게 극히 드문데 오늘은 특별하죠? 아! 드디어 시작하려나 봅니다. 지금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는 올시즌 영입된 리입니다. 2월달이 지나 올해 19살이 되었죠?]
[얼굴이 참 잘생겼습니다. 영입부터 계약금보단 얼굴로 화제를 낳았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저렇게 잘생긴 소년이 19살의 어린 나이에 무려 5만석을 꽉 채운 플로리다주 시범 경기장에서 영원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첫 마운드를 밟았습니다. 존 해설위원. 이 어린 선수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최연소 데뷔 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혹시 그 이유를 아십니까?]
[하하하, 당연하죠. 모리스, 날 멍청이로 만들생각이에요? 이 선수는 무려 350만 달러를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데뷔를 위해 조건을 내건 사나이로도 유명하죠.]
[350만 달러라... 꿈도 못꿀 거액입니다. 저 어린 나이에 꿈을 위해 저런 거액도 포기를 하는군요. 딸이 없어 아쉽네요. 하하하, 자. 이제 시작합니다! 첫 구를 던지려나보네요. 자, 과연 리의 첫구는..]
3.
마운드에서 한차례 더 몸을 푼 나는 타석을 바라봤다. 프로필 기준 175cm, 79kg.
야구 선수치곤 작은 편에 속한 키를 가진 선수다.
'페드로이아라'
보스턴 레드삭스의 내야수.
내가 기억하는 페드로이아는 작은 키임에도 현 보스턴 레드삭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클럽하우스 리더다.
비록 내가 데뷔 했을 때 한번도 인연은 없었지만 보스턴의 팬이었던 나는 그가 이번 시즌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장점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선구안을 이용한 적극적인 타격 능력'
나는 재빨리 개리 산체스에게 사인을 보냈다. 원래는 개리 산체스가 사인을 보냈지만 오늘만은 내가 사인을 내기로 했다. 내가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자 리포트를 얼마나 열심히 봐왔는지 아는 개리 산체스는 흔쾌히 사인을 양보했고 오늘은 포구에만 집중할수 있겠다며 되려 좋아했다.
'한번도 만나보진 못했지만 받아보라고.'
내가 보낸 사인이 자신이 생각했던 구종과 정 반대였는지 순간 개리 산체스가 당황했다.
'응? 진짜 초구를 그걸로 던지자고?'
개리 산체스는 오늘 사인을 양보한 덕분에 선발로 등판하는 나에 맞춰 바뀐 사인 신호를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보낸 사인에 산체스는 자신의 기억을 의심했다.
다시금 사인을 내보내고 곧 바로 와인드업.
-뻐엉
"스트라이크!!"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덕아웃이 소란스러워졌다.
"뭐야? 저 커브는?"
"그러니까요."
"페드로리아 상대로 초구가 커브라고? 이봐 페드로이아 커브 상대 타율이 얼마였지?"
타자 코치가 감독의 지시에 서둘러 자료를 헤집었다.
"그게 그러니까... 작년에 때린 15개 홈런 중 7개가 커브로 때려놨고 커브 상대 타율이 0.412입니다."
"허, 그런데 저 애송이 커브를 놓쳐? 페드로도 이제 늙은건가?"
"저, 그게... 작년 15홈런과 3할의 타율 3할 7푼 출루율이었습니다만... 그냥... 리라는 선수가 잘던진건 아닐지...."
"저 리라는 친구 윌슨이 강력 추천했던 애 맞지?"
"예... 그렇지만 조건도 그렇고 250만달러면 충분할줄 알았는데 양키스가 하이재킹을 해버리는 바람에..."
코치의 말에 보스턴 감독은 혀를 찼다.
"이거 어쩌면 꼭 잡아야되는 선수였는지도 모르겠어."=============================※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작품후기]선작과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