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경고*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조아라에서 지원하는 정상적인 경로의 뷰어가 아닙니다.해당 방식으로 조아라에서 제공하는 작품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것에 사용하거나 협조할 경우, 저작권법에 위배되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실 수 있으니,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작품감상을 부탁드립니다.(5년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4화그렇게 나는 미래에 일어날 끔찍한 여러 일들 중 하나를 막았다.
시간이 흘러 2회차임에도 기억이 뒤죽박죽 섞여있던 것들이 차차 정리되어 도서관에 꽂힌 책처럼 전생과 현생의 기억들을 일목요연하게 알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더 시간이 흐르고 흘러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 대회 결승 당일.
평소 봉황기 결승전도 화제성이 나름 있었지만 어째선지 올해는 더욱 응원의 열기가 화끈거렸다.
특히 목동 구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고등 리그 최대 관객 수까지 찍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사상 처음으로 서울 연고지인 신월고와 신창고가 맞붙는 다는 화제성도 있었지만 관중석 한편에 모여 한 선수를 면밀히 관찰하는 수많은 외국인 스카우트들의 분위기도 한몫했다.
회귀 전, 나는 이 기회 속에 결승 상대였던 고교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던 신월고를 상대로 완투승을 기록했다.
총 성적은 9이닝 1실점.
1실점이라는 옥의 티가 있었지만 고교 역사상 최대 전력이라 불리는 신월고를 상대로 완투 승을 해냄으로써 외국 스카우트들과 여러 프로구단 팀장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심지어 고교야구 최강의 전력인 신월고를 상대로 여러 대회에서 몇 번이나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던 나는 말 그대로 될 성 부른 떡잎 이었고 고교 역사상 최고의 성적과 역사를 써내려간 나를 주제로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와 예상 계약금을 두고 앞다투어 기사를 내는 기자들의 설레발 속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이번 봉황기 대회 결승이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 십분 전, 스탠드 바깥쪽에서 몸을 풀고 있던 나는 나를 보며 무언가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국제 아시아 스카우트 팀장 윌슨을 보았다.
관리조차 안했는지 덥수룩한 수염과 약간의 뜬 머리로 멍청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저래보여도 메이저리그에서 정평난 유망주 수집가다.
아마 오늘따라 해외 스카우트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반쯤 저양반 때문일 것이다.
회귀 전, 우연히 보게된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 난 팬이 되었고 처음 그의 제의를 받게 되었을 땐 작은 지하 방에서 방방 뛰어 돌아다녔을 정도로 기뻤다.
'역시 큰 틀은 바뀌지 않은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윌슨 근처에서 손을 흔들며 나를 바라보는 한 여인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돌아가면 지구의 신이 보낸 큰 선물이 하나 있을 거라더니. 처음 뵀을 때 그렇게 울었는데.'
시간의 축을 틀어 돌아가신 엄마마저 살려낸 신들의 힘에 감탄한 것도 잠시 멈출 수 없는 눈물이 나를 사로잡았고 이틀이 지나 결승 직전이 되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엄마 왔어요?"
"우리 아들, 오늘 컨디션 어때?"
"굿, 엄청 좋아요."
근처에서 듣고있을 윌슨을 생각해 'I'm in great.' 이라고 덧붙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진짜?"
"네, 엄마. 오늘은 진짜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모자간의 대화가 나뉠 즈음 한 외국 남성이 다가왔다.
윌슨이었다.
"반갑네. 보스턴 레드삭스의 윌슨이라하네. 구면이던가?".
"뭐, 구면이긴 하죠. 경기장에서 여러번 봤으니까요."
"웁스, 영어가 상당히 뛰어나구만"
내 영어 발음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엄지손가락을 척 올린다.
'당연하지, 이래뵈도 미국에서만 18년 넘게 선수 생활한 사람인데.:
"공부하니까 되더라구요."
"하하, 공부만으로 되긴 힘들지. 좋아. 머리도 똑똑하고 또 자넨 한국 역사상 최고의 투수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지. 그리고 우린 그런 자네의 자질을 개화시킬 수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있고. 어떤가?"
"흐음. 글쎄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오셨다고 했죠? 혹시 저기 보여요?"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르키자 벌건 눈으로 이곳을 바라보며 여길 뛰어오는 한 중년 외국 남성이 보인다.
"저기도 그런 전문가는 많을 것 같은데요? 돈도 별로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고."
능숙히 자리를 피해내는 나의 말솜씨를 윌슨이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씨익 웃는다.
"글쎄, 그건 두고보면 알겠지. 오늘 경기 기대하겠네."
그렇게 답하며 손을 내미는 윌슨을 바라보곤 답했다.
"오늘 경기 꼭 보고 가세요. 제 계약금의 앞자리가 바뀔테니까요. 그럼 이만."
윌슨과 한 번 악수하곤 '너 보스턴 광팬이었잖아?' 라며 내 거절에 의문을 가지신 어머니를 한번 안아드리며 경기 준비를 마치기 위해 덕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야구 역대급 재능을 달랬더니 이런 걸 주다니, 악마같으니라고.'
공중에 떠있는 한 창을 바라보며.
1.
결승 이틀 전.
과거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정리한 나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려던 차에 홀로 학교 강당 근처에 있는 실내 연습장을 찾았다.
회귀를 하고나면 보상을 자연스럽게 확인할수 있다며 실실거리는 야구의 신의 말이 어째선지 깨림칙 했다. 이런 걸로 장난을 칠 인물이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출순 없었다.
아직 신이란 나에게 미지의 존재에 불과하니까.
'그렇지만 뭐 딱히 장난칠 것도 없지'
혹여나 장난을 쳐뒀다면 나는 배 이상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아는 신이 굳이 장난 칠 이유가 없기도 없었다.
나는 어깨를 풀고 불펜에 들어섰다.
투수 전용 과녁이 설치되어 있어 따로 포수가 없어도 몸풀기 정도는 가능했다.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커터.
약 18년의 메이저리그 경험을 통해 깨우친 구종들을 하나씩 점검했다.
'잠깐.... 분명 보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가방 속에 있는 야구공이랬지?'
나는 서둘러 바닥에 놓여진 백팩 가방 지크를 열어 신월고 체육복 위에 놓여진 평범한 야구공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포심 패스트볼을 획득하였습니다.]
[체인지업을 획득하였습니다.]
[커브를 획득하였습니다.]
[슬라이더를 획득하였습니다.]
[커터를 획득하였습니다.]
[포심 패스트볼(F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1000]
[체인지업(F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1000]
[커브(F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1000]
[슬라이더(F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1000]
[커터(F급)]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1/1000]
'이건 대체 뭐야'
허공에 나타난 글자들이 나의 눈을 어지럽혔다.
2.
"이게 다 뭐야?"
다음 단계까지 필요한 경험치?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봤다.
하지만 허공에 보이는 글자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보상인건 알겠는데 창을 없앨순 없나?'
그런 생각을 가지자 허공에 보이던 글자들이 사라졌다. 보고 싶다고 마음을 먹으면 나타나고 그러지않으면 사라지는 글자들.
무슨 현상인지 자세히 알순 없었지만 어느 정도 이해 할수 있었다.
'그러니까 평소 게임에서나 보던 능력이 나에게 주어진건가?'
역대급 야구 재능을 달라는 것을 보상 중 하나로 선택했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허공에 떠오른 글자들 모두 방금 내가 몸을 풀며 한번씩 던졌던 구종들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재능이라고 할수 있나?'
가방 속에 있던 휴대폰을 들어 서둘러 재능이란 단어를 검색해보았다.
재능.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
간단히 말하자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
'허, 애매하다고 하더니 이런식으로 보상이 주어진건가? 뭐 억지스럽긴하지만 나에겐 나쁠건 없지'
오히려 좋았다.
이 능력이라면 모든 야구인들의 꿈의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새역사를 쓸수 있을테니까.
어느정도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연습구 몇구를 더 던져보았다.
그 결과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수 있었다.
우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 얻어야 할 1000의 경험치는 일정한 투구폼과 그립을 쥐고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지게 되면 1의 경험치씩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혹시나 싶어 힘을 덜 들이기 위해 힘을 살짝 빼고 던지거나 투구 폼을 흐트려 던지거나 그립을 살짝 다르게 쥐어 던지면 귀신같이 경험치를 획득할수 없었다.
"그러니까 결론은 죽도록 훈련해서 올리라는거잖아"
배부른 생각이었지만 훤히 보이는 미래에 한숨을 내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래. 훈련이나 하자 20년을 넘게 훈련 했는데 못할 것도 없지"
또한 부상을 입지 않는 육체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적기가 없었다. 다시금 야구공을 힘차게 잡은 후 발을 내딛었다.
3.
사실상 이번 대회에서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것은 많은 온론들이 이미 기사로 내보내고 있는 이야기 중 하나였다. 그리고 정해진 대회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대회 참가자 중에서 유일하게 투수 중 실점이 없으며 단연 1라운드 픽으로 꼽히는 투수였으며 모두가 해외로 갈 것이라고 보고있는 이성호였다.
-슉
[볼카운트 0-2에서 바깥쪽 꽉찬 공!!!]
-부웅
"스트라잌!! 아웃!!"
[스윙 삼진! 삼진입니다!!!! 신월 고등학교 이번 고교리그 최대어! 3학년 이성호 선수가 1회. 1회부터 선두타자로 나선 신창 고등학교 김신명 선수를 상대로 삼구삼진을 잡아냅니다!! 오늘 컨디션 좋아보이는데요? 김진수 해설위원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이성호 선수의 공이 너무 좋습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다며 그간 보여주지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시청자분들의 기대를 한껏 높혔거든요? 이야, 근데 정말 대단합니다. 평소에 쓰지도 않던 커브부터 슬라이더 각이 예사롭지않는 포심도 컨디션이 정말 좋아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성호 선수하면 예리한 체인지업과 빠른 직구가 떠올랐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다르네요. 그와중에 2번 최기성 선수를 120km/h의 커브로 또 다시 삼구삼진으로 잡아냅니다!!]
120 초반대의 땅에 처박힌 커브에 완벽히 속아 넘어간 최기성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덕아웃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 기성을 향해 신창고 에이스이자 4번타자인 민수환이 면박을 날렸다.
"야이씨, 공이라도 보던가. 평소엔 공 잘보는 놈이 저런 공에 속으면 어떡해?"
"선배님, 오늘 저 새끼 장난 아닙니다. 포심은 전보다 빨라진 것 같고, 커브가 무슨 머리에서 땅까지 처박힌다니까요? 코치님들이 보여주신 동영상이랑 완전히 달라요. 무슨 프로선수보는줄 알았다니까요?"
"야, 아무리 그래도 프로선수는 무슨. 내가 저새끼 상대로 2할7푼은 치는거 모르냐? 그럼 난 이미 프로네?"
"진짜라니까요. 한번 상대해보세요. 진짜 장난아닙니다. 전 책임 못져요."
수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진짜 그정도야?"
"제 아버지가 그래도 크보에서 이름 좀 날린거 아시죠? 제가 저희 아버지 전성기 보고 자라서 아는데 그냥 제칠 정돕니다."
"미치겠네. 하필 드래프트가 코앞인 이때 각성하고 난리야. 안그래도 빡센 놈이."
"화이팅하십쇼. 선배님."
다음 타석을 준비하려던 수환이 눈을 동그랗게 뜬건 그때였다.
"야, 니들 수비나가"
"예? 벌써요?"
어느새 3번타자 최임성은 삼구삼진 당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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