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후속 조치
2024년 1월 20일 20:00 (현지시각 19:00),
일본 자바현 가쓰우라시 동단 120km 해상.
수평선 너머 태양은 사라지고 어둠이 짙게 깔린 해상위로 여러 대의 대잠헬기들이 특유의 엔진음을 내며 마치 중형 항공모함과 같은 생김새의 다목적상륙함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이들 대잠헬기는 제2함대와 제7기동전단 소속 구축함과 2척의 호큘라 순양함에서 탑승한 함장들과 작전참모들을 실은 대잠헬기들이었다.
기존 해군이 운용하던 Mk.99A 슈퍼링크스부터 MH-101 수리온II 대잠헬기들은 호버링 비행을 하면서 착함 유도병의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제10상륙함대 제56상륙전단 소속의 다목적상륙함인 북주함(LHD-6202) 비행갑판에 착함했다.
* 기존 만재배수량이 60,000톤에 달하는 강화도 강습상륙함이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륙전에 특화된 상륙함이었다. 이에 대한민국 해군은 비상시 항공모함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다목적상륙함의 필요성을 국방부에 타진했다. 이에 2곳의 조선소에서 2021년부터 건조를 시작해 2023년 2월에 남주함(LHD-6201)과 북주함(LHD-6202)이라는 함명을 받고 진수한 후 6개월간 항해시험을 통과한 후 2023년 8월에 각각 제10상륙함대의 제53상륙전단과 제56상륙전단에 실전 배치 및 정식으로 취역했다.
만재배수량이 10만 톤에 달하는 북주함(LHD-6202)의 비행갑판은 매우 넓었다. 이에 동시에 여러 대의 대잠헬기들이 착함한 후 함장과 작전참모들은 노란 조끼를 입은 유도병의 안내들 받으며 함교로 향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제2함대의 기함인 을지문덕함(DDG-1013)에서 함장들과 지휘관들이 모여 작전회의를 했었으나, 그럴 때마다 20여 대의 대잠헬기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착함하는 과정에서 시간상으로 지체되자 이번 연합함대의 선임지휘관이자 제2함대장인 김이원 제독은 1시간 전에 이곳 해상에 도착한 북주함(LHD-6202)을 작전회의 함정으로 결정했다.
지난 18일에 있었던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에서 신성용 합참의장이 연합함대에 대한 전력 보강 지시가 내려진 후 해군작전사령부는 고심 끝에 그동안 상륙작전에만 투입했던 제10상륙함대 제56상륙전단 소속의 북주함(LHD-6202)을 포함해 거제도함(LHD-5112)과 진도함(LHD-5114) 등 다목적상륙함 3척과 제3함대 소속의 제3구축함전단을 급파했다.
남주급 북주함(LHD-6202)이 취역한 후 상륙함이 아닌 항공모함 역할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에 북주함(LHD-6202)에는 대함미사일과 대공미사일로 무장한 수직이착륙기인 CWA-11P 봉황 공격기 48기와 각종 항공 전력이 착함 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강화도급의 거제도함(LHD-5112)과 진도함(LHD-5114)에도 각기 16기의 CWA-11P 봉황 공격기가 착함 중이었다.
그동안 상륙작전이 전개될 때마다 지상공격이 주 임무였던 CWA-11P 봉황 공격기는 이제 미 해군의 함재기들과의 공중전은 물론 함정을 공격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면서 연합함대의 전투력은 한층 더 강력해졌고 더불어 제3함대의 제3구축함전단까지 더해지면서 연합함대는 최강의 전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제3함대의 제3구축함전단은 제7기동전단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수상함 전력을 보유한 구축함전단이었다.
제1차 동북아 전쟁 당시 반파되었던 성종대왕함(DDG-997)과 강감찬함(DDH-979) 그리고 최영함(DDH-981)은 1년간 수리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시금 실전 배치되었고 미 해군 줌활트급 구축함의 레일건 공격을 받고 침몰당했던 비운의 서애유성룡함(DDG-993)과 연정토함(DDH-985)은 CC-4급과 CD-5급으로 각각 새롭게 건조됨과 동시에 함명을 그대로 승계받아 서애유성룡함(DDG-1009)과 연정토함(DDG-716)으로 재취역했다.
특히 연정토함(DDG-716)은 미니 호큘라 구축함으로 불리 정도로 최신예 구축함으로 배수량 5,500t으로 향후 KD-2급 구축함과 대구급 이상의 호위함을 대처할 차세대 구축함이었다.
마지막으로 반파 이상의 큰 피해를 봤던 KD-1급 양만춘함(DDH-973)은 수리 대신 전격 퇴역을 시킨 후 서애유성룡함처럼 KD-4급 호큘라 구축함으로 재취역해 함 번호 DDG-1012 부여받아 재취역했다.
이처럼 새롭게 건조되거나 아니면 수리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편성된 제3함대의 제3구축함전단 전력은 이전 전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미 해군의 포드급 항공모함 부럽지 않을 정도로 최신예 다목적상륙함인 북주함(LHD-6202) 내부에 들어온 함장들은 저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신기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쳐다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중에는 최신예 함정인 호큘라 구축함의 함장들도 있었지만, 다들 신기해하는 것은 똑같았다. 단, 호큘라 순양함에서 온 함장 2명과 작전참모들만이 별거 없다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잠시 후 3층 내부에 마련된 작전회의실에는 함장들과 작전참모들로 인해 꽉 차 보였다. 작지 않은 30평 남짓의 회의실임에도 50여 명의 군인이 한자리에 모여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8m에 달하는 기다란 탁자 양쪽으로 함장과 작전참모들이 앉아있는 가운데 정 중앙에 앉은 제2함대 사령관이자 현재 연합함대의 책임지휘관인 김이원 제독이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고자 농담을 곁들어 입을 열었다.
“역시 우리 나이 때는 화상회의보다는 이렇게 직접 얼굴 보면서 하는 회의가 딱이지! 안 그런가?”
이에 함장들과 작전참모들이 털털한 웃음을 보였고 딱딱했던 분위기는 이내 수그러들었다.
“자! 오늘 새로운 분들도 있으니까.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인사들 합시다. 음, 참모진들은 제외하고 왼쪽 줄부터 자기소개합시다.”
“네, 저부터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제7기동전단 전단장 안형균 준장입니다. 다들 반갑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안형균 제독이 짧게나마 자기소개를 하며 거수경례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자동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이번에 새롭게 오게 된 제56상륙전단의 강습상륙함 함장들과 제3구축함전단 함장들까지 자기소개가 이어진 후 작전회의실은 본격적으로 미 해군과의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해상전과 관련하여 장작 2시간에 걸쳐 심도 있는 작전회의를 나눴다.
회의가 끝나갈 때쯤, 회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기존 구축함 외에 미 해군의 함재기와도 교전을 가능한 항공전력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일본과 남주 일부 공군기지에서 공군전력이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연합함대 자체만으로도 항공전력을 교전 상황에 따라 직접 투여할 수 있다는 건 전략적으로 매우 큰 차이였다.
북주함(LHD-6202)에서 46기, 거제도함(LHD-5112)과 진도함(LHD-5114)에서 각기 16기로 총 78기의 CWA-11P 봉황 공격기를 보유했다는 것은 미 해군 항공모함 1척의 함재기를 상대할 수 귀중한 항공전력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현재 미 해군의 태평양함대에 속한 3척의 포드급 항공모함에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C 라이트닝II가 각각 64기씩 운용했고 각종 강습상륙함에서도 F-35B 라이트닝II가 각기 12기에서 24기까지 운용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태평양함대가 항공전력 동시에 투입 시 최대 350여 기에 달하는 수치였다. 수치상으로 비교하자면 78기의 CWA-11P 봉황 공격기 수량이 미미해 볼일 수 있고 지상공격용으로 만들어졌더라도 F-35 라이트닝II를 상대하기에는 성능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뮬레이션 결과 교전 비율이 5대1로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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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1일 09:00,
남주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신중국과의 전쟁이 끝난 지 4일째 되는 시점, 그 어느 때보다 청와대는 산적하게 쌓여있는 여러 결정사항을 결정짓기 위해 금일, 업무 시작과 함께 각 부처의 장관들이 소집되어 중요한 회의를 시작했다.
먼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신중국의 영토관리와 인민들의 이주계획이 가장 우선으로 결정할 사항이었다.
그와 관련된 부서에서 일차적으로 자체적인 방안을 수립했지만, 여러 부서에서 중복되는 업무가 있다 보니 이러한 국무회의를 통해 업무 조율은 물론 각 부처가 책임지고 맡아서 추진해야 하는 업무를 결정하는 부분도 중요했다.
국제법에 따라 공식적으로 신중국의 영토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되었지만, 일부 인민들과 소수의 군 지휘관들이 합법적인 양 국가 간의 합의 문서를 무효라며 주장하며 무력저항하기도 했다. 이에 국방부에서는 신중국 곳곳에 전개 중인 한국군에게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지시한 상황이며 현재 산시성(陕西省) 서단 한중을 제외하면 소탕작전은 마무리돼가는 중이었다.
문제는 인민들의 저항이었다. 신중국군 저항 세력과는 다르게 민간인인 이들에게 불법적으로 총과 무력으로 제압할 수는 없었다.
이에 행안부에서는 경찰력을 이용해 불법 시위를 벌이며 농성에 들어간 인민들을 체포 및 구금절차에 들어간 후 신속하게 중화민국과 동방공화국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격렬한 저항에 애를 먹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무력을 사용하면 전 세계에 인권 탄압을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예전 시진핑이나 왕징위가 공산정권을 잡고 있을 때는 찍소리도 못 내던 이들이 어디서 들었는지 인권이네 탄압이네 하면서 떠들어 대는 소리에 출동한 경찰들은 어이없어했다.
어쨌든 최대한 국제적으로 문제없을 정도의 공권력을 행사하여 격렬히 저항하는 인민들을 하루에도 수백 명씩 체포해야만 하는 중앙경찰청은 최소한의 치안유지 인력을 빼고는 모두 신중국 영토에 투입한 상황이었다.
향후 수년간 진행될 이주계획인 만큼 경찰들의 임무가 막중한 상황이라 중앙경찰청에서는 대대적인 경찰인력 신규채용에 들어갔다.
대기업 못지않은 월급과 여러 복지혜택으로 인기 있는 직업군이긴 했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보다 구인기업들이 더 많았다.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만 졸업하면 취업시켜줄 기업이나 줄을 서고 있었다. 이로 인해 한 가지 사회 문제는 해결되었다. 바로 입시경쟁이 사라지면서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되었던 사교육이 사라졌다. 이에 학생들은 기본적인 학교 교육 외에는 여가를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예전 입시지옥이라는 말은 아예 사라지고 말았다.
“경찰인력 2만 명 채용이라······. 쉽지만은 않겠군요.”
1차로 행정차지부 김수겸 장관이 발언을 마치자 이윤연 국무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되짚어 말했다.
“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력이라 생각도 되지만, 현재 이주계획에 필요한 인력을 계산하면 사실 2만 명도 모질라며 향후 신중국 영토 역시 치안유지를 하려면 적어도 10만여 명은 필요합니다.”
김수겸 장관이 넋두리하듯 추가적인 발언을 했다.
“그래요. 일단 채용 경찰청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충원될 때까지는 임시로 재난안전부에서 지원해주는 건 어떻습니까?”
재난안전부는 추은희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면서 신설된 부서로 대한민국의 모든 재난사항을 관리 감독 및 예방하는 부서였다.
“네,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총리님!”
재난안전부 신설 후 초기 장관에 오른 오수동 장관이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