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7화 (417/605)

러시아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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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6:25, (러시아시각 04:25),

러시아 하카시아 상공(외기권).

제우스 전략요격위성의 1차 요격에서 살아남은 다종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총 109기, 결과적으로 대기권도 돌파하지 못하고 요격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무려 146기나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러시아 총참모부와 전략로켓군이 핵전력 계획을 수립하고 예상한 요격 수치와는 매우 큰 차이였다. 이로 인해 초반부터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살아남은 여러 종류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1단 로켓이나 2단 로켓을 분리 및 부스터를 작동 절차를 걸치며 대기권을 돌파에 이어 외기권에 진입하는 중간단계로 접어들며 계속해서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특히 제16근위미사일사단에서 발사한 RS-24 야르스(나토명 : SS-27 Mod 2)인 경우 사거리가 11,000km에 달해 최대 진입 고도는 1,250km에 달했다.

쿠와와와와와~ 쿠와와와와와~

2단 로켓까지 분리하고 최대 진입 고도 직전에서 포스트 로켓 페어링을 분리하려는 22기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부터 100km 외기권에는 마하 30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오는 비행물체가 있었다. 제2우주전투비행단의 호텔편대와 인디아편대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였다.

고도 1,300km 외기권에서 횡대 대형을 갖추고 엄청난 스피드로 비행하는 호텔편대는 맞은편 외기권에서 3단 로켓의 부스터의 힘으로 45도에 가까운 기울기로 솟구쳐 오르고 있는 RS-24 야르스(나토명 : SS-27 Mod 2)을 요격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선임 편대장의 지시에 따라 항전운용통제관들은 요격할 표적을 할당받았고 이내 요격 설정에 들어갔다.

현재 요격할 ICBM(대륙간타도미사일)과의 거리는 150km가 넘었지만, 우주 외기권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로 지나칠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이에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 8기는 각자 표적 방향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기수를 돌렸고 본격적인 요격 기동으로 전환했다.

슈퍼컴퓨터의 계산에 따라 차례대로 요격할 표적이 세팅되자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는 4기는 저마다 표적 쪽으로 비행하며 강력한 50mm 초고출력 레이저 빔을 쏘기 시작했다.

쭈르릉! 쭈르릉! 쭈르릉! 쭈르릉!

RS-24 야르스(나토명 : SS-27 Mod 2)을 향해 레이저 빔이 번쩍이며 쏟아졌다. 고요한 우주 외기권에서 레이저 붉은빛이 그어질 때마다 요절 없이 폭발이 이어졌다.

수 분간 펼쳐진 호텔편대와 인디아편대의 레이저 빔에 RS-24 야르스(나토명 : SS-27 Mod 2) 22기는 마지막 핵탄두 분리 단계까지 진행도 못 하고 외기권에서 한낱 불타는 조각 신세가 된 채로 중력의 힘에 이끌려 지상으로 떨어졌다.

현재 러시아 중부 상공 외기권 곳곳에서는 위와 같이 러시아 ICBM을 요격하는 삼족오 우주전투기의 활약이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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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6:25,

북동해 북위 42°25'18.76" 동경 133°31'28.04" 해심(크냐즈 올레그함(K-553)).

SDS-수르로갓을 통해 극동함대의 암호화된 비밀전문을 받은 전략탄도미사일잠수함 크냐즈 올레그함(K-553)은 암호화 해독에 따른 명령을 따르기 위해 침묵 잠항을 해제하고 서서히 수면으로 부상 중이었다.

잠항심도 600m에서 부상을 시작한 크냐즈 올레그함(K-553)은 수직발사관 사용이 가능한 심도에 도달하면 즉시 R-30(RSM-56) 불라바(나토명 : SS-NX-30)를 발사하기 위해 CIC(전투정보실)에서는 샤콥 주라에프 전략무장관이 양손에 핵투발 키를 각각 하나씩 쥐고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쥐고 있는 2개의 핵투발 키는 함장과 정훈장교로부터 받았고 탄도탄미사일의 안전장치를 풀 수 있는 키였다.

“타격좌표 입력합니다. 타격좌표 1곳당 블라바 2기 세팅합니다.”

“현재 잠항심도 290, 부상속도 시속 10노트로 부상 중! 앞으로 1분 후 목표 심도 도착 예정!”

“본 함으로부터 반경 10km까지 수상한 소음 없음!”

CIC(전투정보실)에서는 여러 오퍼레이터로부터 끊이지 않고 보고가 올라왔다.

10노트로 수직 부상하던 크냐즈 올레그함(K-553)은 어느덧 목표 심도에 도달했다. 이에 맥심 샤츠키흐 함장은 전략무장관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다음 지시를 대신했다.

전략무기 사용 권한을 관리하는 샤콥 주라에프 전략무장관은 긴 숨을 내쉬고는 핵투발 키를 콘솔 구멍에 차례대로 꼽았다. 그리고는 동시에 왼쪽으로 돌렸다.

찰칵! 삑! 삑!

작은 경보음이 두 차례 울리더니 잠수함 실내 모든 곳에 사이렌 붉은빛이 비춰지며 돌아갔다.

불라바(나토명 : SS-NX-30) 발사 제한장치가 풀렸다는 걸 모든 승조원에게 알려주는 신호였다. 이를 인지한 승조원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침묵 잠항에 불만을 쏟아냈던 안드레이 어뢰무장병 쿠만초프와 파벨 야쉬코프라는 서로 주먹 인사를 내밀며 환호했고 어떤 승조원은 핵전쟁 발발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는지 차고 있던 십자가를 입에 갖다 대고는 기도문을 외우기도 했다.

맥심 샤츠키흐 함장은 사격통제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1번 발사관부터 20번 발사관까지 일제히 루프도어 개방!”

“1번 발사관부터 20번 발사관까지 루프도어 개방합니다.”

크냐즈 올레그함(K-553) 상단 갑판의 발사관 루프도어가 하나둘 개방되기 시작했고 이내 20개의 모든 루프가 개방되었다.

“모든 루프도어 개방 완료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완료 보고에 일관된 굳은 표정으로 기다리던 맥심 샤츠키흐 함장은 드디어 발사 명령을 내렸다.

“1번 발사관부터 20번 발사관까지 차례대로 미사일 발사!”

“1번 발사관부터 미사일 발사!”

전술통제관의 복명복창에 미사일을 운용하는 오퍼레이터가 발사 버튼을 차례대로 눌렀다.

투어엉!

자주추진발사체계로 이뤄진 1번 발사관에서 진동과 함께 수중 폭발음을 울리며 빠져나온 육중한 R-30(RSM-56) 불라바(나토명 : SS-NX-30)은 십여 미터의 수중을 돌파한 후 물보라와 함께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10여 미터까지 솟구친 R-30(RSM-56) 불라바(나토명 : SS-NX-30)은 1단 로켓의 부스터가 터졌다. 흰붉은 연기와 함께 붉은 화염을 뿜은 R-30(RSM-56) 불라바(나토명 : SS-NX-30)는 서남단 하늘로 솟구치며 날아갔다. 이러한 장면은 몇 초 단위로 계속해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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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6:25,

북동해 북위 41°40'51.08" 동경 132°56'39.17" 해심(도산안창호함(SSP-089)).

2021년 진수 후 2022년에 취역하여 제11기동잠수함전단 예하 제111기동잠수함전대 배속된 최신예 호큘라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P-089)은 2일 전부터 이곳 북동해 해심에서 러시아 잠수함 전력을 제거하기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잠항 중이었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킬로급 재래식 잠수함 2척을 피격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3교대 임무 방식으로 24시간 쉬지 않고 북동해 심도 200m에서 대잠 경계 작전을 펼치는 도산안창호함(SSP-089)의 극초음광 IUSW-B.L 02 소나형 레이더에 일순간 미세하게나마 시끄러운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음탐관 홍권길 중위는 음탐 콘솔을 조작하여 들려오는 소음의 정체에 대한 판독에 들어갔고 전투통제실의 대형 스크린에도 정체불명의 소음지 위치가 붉은 점으로 표기되었다.

도산안창호함(SSP-089)으로부터 정확히 방위각 0-1-5, 거리 98km, 심도 280m였다.

“뭔가? 러시아 잠수함인가?”

스크린에 표기된 붉은 점을 확인한 김원현 전술통제관이 직접 음탐실로 들어와 물었다.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현재 3D 스캔으로 분석 중입니다.”

홍권길 중위의 말에 김원현 전술통제관은 잠시 기다렸다.

“아! 분석했습니다. 기포가 심하게 발생 된 것으로 봐서는 잠수함이 부상 중인 듯합니다. 또한, 스캔된 형태로 봐서는 적어도 핵잠! 아! 보레이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도산안창호함(SSP-089)의 슈퍼컴퓨터는 음탐 된 여러 소음 중에서 정확히 잠수함에서 나는 음문만을 골라내 어떤 종류의 잠수함인지를 콘솔 모니터에 3D 형식으로 나타냈다.

“보레이급?”

“네, 컴퓨터 판독 결과입니다.”

“됐어! 드디어 월척을 잡게 되었군!”

“홍 중위! 계속해서 음탐하고 모든 정보는 전투통제실로 실시간으로 연결해!”

“네, 알겠습니다.”

음탐관의 대답을 뒤로하고 전투통제실로 돌아온 김원현 전술통제관은 밤늦게까지 근무를 서고 현재 취침 중인 이두원 함장을 깨우기 위해 부관 한 명을 보냈다.

“무슨 일인가?”

“네, 함장님! 러시아 잠수함을 음탐 했다고 합니다.”

“정, 정말인가? 종류는?”

“보레이급입니다.”

“보레이급이라면 러시아 최신예 핵잠이군. 그래 가지!”

대충 윗옷만 거친 이두원 함장은 급히 전술통제실로 들어왔다. 이에 전술통제관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브리핑했다.

“됐어! 됐어! 시간이 없으니 바로 공격준비에 들어가지!”

“네, 함장님!”

“현재 공격 무기는 뭔가?”

“사거리가 아슬아슬 하지만 현재로서는 흑상어B 뿐입니다. 함장님”

기존 흑상어A 초공동 다탄어뢰 사거리가 55km인 반면, 개량형 흑상어B 초공동 다탄어뢰는 사거리가 배로 늘어난 100km였다. 현재, 해군 잠수함 전력 중 도산안창호함(SSP-089)만이 유일하게 흑상어B 초공동 다탄 어뢰를 무장하고 있었다. 만약 다른 잠수함이었다면, 공격 수단이 없어 손가락만 빨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산안창호함(SSP-089)이 러시아 핵잠수함을 탐지한 건 한국 해군에는 행운이었고 러시아 잠수함에는 불행이었다.

“좋아! 탄도탄을 무장한 핵잠이 부상하는 건 딱 한 가지 이유뿐이지! 즉시 공격에 들어간다.”

“무장관 1번과 2번 발사관에 흑상어B를 장전한다.”

“네, 1번 2번 발사관 흑상어B 장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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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6:25,

북동해 북위 40°53'57.88" 동경 136° 4'58.62" 해심(제7기동전단).

2일 전, 극동함대를 상대로 대승을 이끈 제7기동전단은 소모된 무기를 지원함으로부터 보급을 받은 후 제11기동잠수함전단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잠수함을 찾기 위해 대잠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금은 만에 하나 대한민국 영토로 날아오는 러시아의 ICBM을 요격하기 위해 모든 대공 레이더망을 가동하여 대공 강화경계로 전환 된 상태였다.

모든 승조원이 전투태세 상태에서 혹시 모를 대공 경보음이 울리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기다리는 던 중 숙종대왕함(DDG-1005)의 음탐실에서도 도산안창호함(SSP-089)과 마찬가지로 정체불명의 소음을 음탐했다.

음탐관은 소음에 대한 정체 분석에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보레이급 전략탄도미사일잠수함이라는 것을 보고했다. 이에 나동현 함장은 부함장에게 함교를 맡기고 바로 전투지휘실로 내려왔다.

“현재까지 분석한 내용은 보레이급 핵잠으로 확인! 거리는 서북단 방향 126km이며 심도 200으로 추정되나 계속 부상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전술통제관 안현동 중령이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를 가지고 보고했다.

“부상?”

“네, 음탐관의 분석으로는 심한 기포가 잠수함 주변에 일어났고 수직 상태로 움직이는 것으로 봐서 부상 중이라는 분석을 냈습니다.”

“그렇다면 이놈은 설마!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부상하는 거 아닌가?”

“네, 저 역시 함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 함포로 가능한가?”

“현재 수중에 있기에 함포 공격은 힘들 거 같습니다. 대신 미사일 어뢰인 트라이던트는 가능합니다.”

“좋아! 바로 트라이던트 발사 절차에 들어가게. 이왕이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격침하면 좋겠군”

“서두르겠습니다.”

잠시 후 타격목표물에 대한 설정이 완료되자 사거리 150km에 수중에서 660노트로 잠항하며 공격할 수 S-SSSFM-500B 트라이던트 초공동 미사일어뢰가 C-VLS4A(수직발사대)에서 푸른 불꽃을 터뜨리며 하늘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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