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5화 (415/605)

러시아의 자충수

2023년 11월 26일 05:45,

남주 서울특별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청와대와 연결된 하이퍼루프를 타고 몇 분 만에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에 도착한 신성용 합참의장은 곧바로 MIMRA(Missile Interceptions and Massive retaliatory Attacks)에 대해 대핵전력 대응본부장으로부터 준비된 상황을 보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부터 러시아 대핵전력에 따른 MIMRA 준비 사항을 보고하겠습니다. 먼저 3번 스크린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대핵전력 대응본부장인 오종원 중장의 말에 모든 상황실의 모든 시선이 3번 스크린으로 쏠렸다. 3번 스크린 화면에는 러시아 전체가 보이는 디지털 지도가 비쳤고 시베리아 동쪽 지점 여러 곳에 파란색 원형 기호가 깜박이고 있었다.

“스크린을 보시는 거와 같이 현재 시베리아 동단 정지궤도 상에는 전략요격위성인 제우스 위성 4개가 요격 및 원점응징보복공격을 위해 대기 중에 있습니다. 더불어 제1우주전투비행단과 제2우주전투비행단에서 긴급 출격한 삼족오 우주전투기 32기 역시 러시아 전역에 걸쳐 대기권 열권 층에서 요격 및 원점응징보복공격을 위해 비행 중입니다.”

오종원 중장의 설명에 따라 3번 스크린의 디지털 지도상에는 파란색 삼각형 기호가 하나둘 나타나며 보였다.

“또한, 남주, 북주, 남만주, 중만주에 건설된 8개의 지상방어위성인 CS-LD 하데스 기지에서도 초고고에서 적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입니다. 그리고 CAMD 체제의 마지막 단계인 해군 전력을 이용한 고고도 요격절차 역시 모두 준비를 완료하고 대기 중입니다. 지난 19일 진수를 마친 호큘라 순양함 2척과 호큘라 구축함 8척 그리고 이지스 구축함 4척이 참여합니다. 이외에도 공군과 전략미사일군에서도 고고도부터 중고도까지 요격할 수 있는 지대공미사일 500여 기가 준비된 상태입니다.”

스크린의 디지털 지도가 점점 확대되고는 이내 동아시아 부분만이 화면에 꽉 차게 보였고 새로운 색상의 기호가 꼬리말이 붙인 상태로 깜박이며 보였다.

제1차 동북아 전쟁 이후 통일 대한민국은 남북시절부터 운영했던 한국형 3축 체제(3K : Kill Chain, KAMD, KMPR)를 통합한 MIMRA 체제를 구축했다. 즉 MIMRA는 미사일 발사 이전에 선제타격을 시행하고 이후 미사일 요격과 대규모 보복공격을 동시에 감행하는 통합된 체제였다.

* Kill Chain : 원점 지역 선제타격

* C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한국형 단계별 미사일 방어체제

*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 대규모 보복공격

* IMRAPA : Intercept and Massive Retaliatory Attack after Preemptive Attack) 선제공격 후 요격 및 대규모 보복공격

2년 전과 다르게 선제공격은 물론 동시에 미사일 요격과 대규모 보복공격을 할 수 있게 된 건 전략요격위성과 삼족오 우주전투기 수량이 늘어났기에 가능하게 되었다.

“한가지 변수가 될 러시아 핵잠수함에 관해 잠시 설명을 하겠습니다.”

현재 극동함대 소속의 모든 잠수함은 북동해 해상전부터 자취를 완전히 감추고 있었다. 이에 해군에서는 제7기동전단의 호귤라 구축함과 각종 해상초계기 그리고 호큘라 잠수함과 CH-SH 아레스 초계위성까지 투입하여 북동해 일대를 샅샅이 뒤져 현재까지 킬로급 잠수함 5척을 탐지해 피격시켰다.

타 함대는 제쳐 두고 북동해 해심에서 활동하는 극동함대의 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을 이용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보레이급 955A III SSBN 4척과 델타급 III 2척, 고폭탄이나 핵탄두를 장착해 수직발사관에서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안테이급 SSGN 3척, 어뢰 발사관을 통해 각종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핵추진잠수함 슈카B/바스급 I SSN 3척, 킬로급 SSK 재래식 잠수함 6척이었다. 이 중 가장 위협이 되는 잠수함은 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레이급 955A III 4척과 델타급 III 1척이었다.

보레이급 955A III는 사거리 15,000km에 150Kt급의 재돌입탄두(MIRV) 10발이 장착된 R-30(RSM-56) 불라바 핵미사일을 무려 20기나 무장했고 델타급 III는 사거리 11,500km에 100Kt급 재돌입탄두(MIRV) 10발이 장착된 R-29RUM 시네바(나토명 : SS-N-23 스키프) 핵미사일 16발을 무장한 전략핵잠수함이었다.

“가장 염려되는 잠수함은 SSBN 5척입니다. 지금까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동해상에 아레스 3호가 전방위적인 초계임무 중이며 제우스 7호가 투입되어 비상사태에 대비 중입니다.”

질문에 대해 핵심 부분만 간단명료하게 하자 신성용 합참의장은 추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러시아의 SSBN급 햄잠이 수중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에 대응하는 Kill Chain 개념은 없는가?”

“있습니다. 만약 SSBN급 핵잠이 우리 이지스나 호큘라 구축함에서 운용하는 홍상어A의 사거리 안이거나 호큘라 순양함에서 운용하는 S-SSFM-500B 트라이던트의 사거리 안이라면 즉각 원점 타격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음, 그렇게라도 해야겠지. 수고했네. 내가 시간을 너무 잡아먹은 듯하군. 브리핑은 이만 마치고 원점 선제타격절차에 들어가지”

“네, 알겠습니다.”

가볍게 손뼉을 치는 것으로 브리핑을 마무리한 신성용 합참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선제타격을 상황을 보여줄 2번 스크린 쪽으로 바짝 다가가 섰다. 그러자 방금까지 브리핑하던 오종원 중장이 상황실 메인 센터 자리에서 서고는 이내 초소형 헤드셋을 고쳐 쓰고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부터 핵전력 도발 원점에 대한 선제타격을 진행한다. 임무에 투입되는 항공우주군의 모든 관제실과 우주전투비행단 상황정보실 연결되었나?”

헤드셋을 통해 명령을 내리자 제우스 전략요격위성을 관장하는 관제실의 관제장들이 화상 통신용 스크린에 분할된 화면에 얼굴을 보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2개 우주전투비행단의 상황지휘실 실장 2명도 화면에 모습을 보이고는 대답했다.

“좋아! 앞으로 3분 후 사전에 할당한 타격지점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한다. 최종적으로 타격지점 위치 및 제원 확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 선제타격 시간은 오전 5시 55분이었고 러시아의 핵미사일 공격시각은 한국시각으로 오전 6시였다.

잠시 후 3분의 시간이 흐르고 선제타격 명령이 떨어졌다. 이에 성층권까지 고도를 낮추고 비행하던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 12기는 각자 타격할 지점을 향해 X-1(플라즈마 증폭탄)의 파생형인 X-2(플라즈마 다탄증폭탄) 미사일 1기를 투하했다.

기존 X-1(플라즈마 증폭탄)은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의 내부 무장실에 2기를 장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생형 X-2(플라즈마 다탄증폭탄)은 X-1보다 직경이 1.5배나 커져 단 1기만이 내부 무장실에 탑재할 수 있었다.

X-2(플라즈마 다탄증폭탄)은 집속탄과 같은 방식으로 모탄 안에는 1,000Kt급 플라즈마 증폭탄 8발이 탑재되어 있었다. 또한, 낙하속도를 높이기 위해 폭탄 폭탄임에도 불구하고 후미에 강력한 플라즈마 제트추진체를 장착하여 최대 마하 2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예로 50km 상공에서 발사하면 지상까지 늦어도 9초 이내에 도달하는 매우 무서운 속도였다.

이중 성남기지에서 출격한 제1우주전투비행단의 알파편대 1호기에서 발사한 X-2(플라즈마 다탄증폭탄)가 투하되자마자 추진체가 폭발하듯 터졌고 이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으며 지상을 향해 떨어졌다. 1호기의 타격 대상은 해외정찰국으로부터 가장 먼저 정찰된 제23전략미사일사단이었다.

6개 미사일연대는 칸스크 남단 평야지대에서 서로 간 5km의 간격을 두고 원형형태로 배치된 상태였다. 원형 중앙에는 사단본부와 각종 직할부대가 두둔하고 있었다.

쉬이에에에엑~ 카앙! 슈우우웅~ 슈우우웅~ 슈우우웅~ 슈우우웅~

마하 25에 달하는 무서운 속도로 낙하하던 X-2(플라즈마 증폭탄)은 앞부분 페어링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개방이 되자 안에 탑재되어 있던 자탄 8개는 떨어지는 가속도 그대로 속도를 유지하며 분리되어 각자 설정된 지점에 정확히 착탄 했다.

1,000Kt 급 위력의 자탄들은 6개 미사일연대 착탄 했고 나머지 2개는 중앙에 주둔 중인 사단본부와 직할부대에 착탄 했다.

마치 태양을 만나 만연하듯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동시다발적으로 7개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거대한 버섯구름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쳤다. 그리고 새벽녘 짙게 깔린 어둠은 한순간 사라지고 대낮보다 더욱 빛나는 빛이 퍼져나갔다. 이러한 빛은 단순 단순한 밝은 빛이 아니었다. 5,000도에 이르는 열복사를 동반한 빛이었다. 폭심지로부터 반경 2km까지 모든 걸 불태워 순간적으로 증발시켰다.

또한, 산소를 한순간에 태워버렸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주변의 산소까지 모조리 빨아드렸다. 이에 폭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이동식 발사차량과 각종 장갑차가 폭심지 쪽으로 덩달아 흡수되는 날아갔고 몇 초 후에는 시속 1,000km에 버금가는 속도로 산소를 팽창시켰다. 후폭풍이었다.

쿠칵! 콰가가칵! 우찌직! 쿠앙!

거대한 후폭풍이 퍼져나가는 가운데 지상은 마치 진도 10에 가까운 대지진이 일어난 거처럼 지면이 들쑥날쑥 솟구쳤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검붉은 화염이 꿈틀거렸다.

제23전략미사일사단이 위치했던 평야 지대는 수천 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을 거 같은 지옥의 화마가 춤을 추는 곳으로 변했다.

화르르르~ 쿠오오옹~

X-2(플라즈마 다탄증폭탄) 1발에 제23전략미사일사단은 괴멸했다. 아니 아무런 흔적없이 깨끗이 증발하고 말았다. 자탄 한발당 1,000Kt 급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또한. 러시아 전역에는 제23전략미사일사단과 같은 운명을 맞이한 곳은 6곳이나 더 있었다. 제23전략미사일사단과 마찬가지로 RT-2PM 토풀(나토명 : SS-25 시클)미사일을 운용하는 제14로켓사단과 제7로켓사단이었다.

그리고 발사 플랫폼이 사일로 고정형식인 4개의 사단이었다. 코젤스크 공군기지에서 UR-100NUTTH (나토명 : SS-19 스틸레토) 29기를 운용하는 제28근위로켓사단, 사일로가 50개에 달하고 예비미사일까지 합치면 UR-100NUTTH(나토명 SS-19 스틸레토) 41기와 RT-2UTTKh 토폴-M 52기를 보유해 로켓 사단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타치스쳬바 공군기지의 제60로켓사단, 돔바롭스키 공군기지에 R-36 또는 RS-20V 보예보다(나토명 : SS-18 사탄)를 운용하는 제13적기훈장수훈로켓사단, 마지막으로 우즈르 공군기지에 R-36 or RS-20V 보예보다(나토명 : SS-18 사탄)를 운용하는 제62로켓사단이었다.

항공우주군의 선제타격으로 인해 러시아 전략로켓군은 핵전력의 35%라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말았다. 한기당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가 넘는 핵미사일 255기가 발사도 못 해보고 폭사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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