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7화 (407/605)

진격!

2023년 11월 26일 02:40,

북만주 남강도 소양산(리멘민)시 북단 85km 상공.

마하 8에 달하는 극초음속으로 질주하는 제16전투비행단 115전투비행대대 소속의 CF-21P 주작 전투기 24기는 적 전투기와의 거리 300km 이내까지 진입하자 각 편대에 비행대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 흑장미, 노우스포인트, Su-57 파크파 24대, Su-34 폴백 24대, 체크! 체크! 각 편대 라인 어브레스트! 앤드 할당된 목표물에 각 1기씩 코브라 스탠바이!

- 해바라기, 카피 뎃.

- 백일홍, 카피 뎃.

- 금잔화, 카피 뎃.

- 바람꽃, 카피 뎃.

- 나팔꽃, 카피 뎃.

대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편대장들이 즉시 회신했다.

- 각 편대 코브라 발사!

대대장의 최종 발사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각 편대에서는 “폭스 쓰리”를 외치며 발사 버튼을 눌렀다.

슈우우우와! 슈우우우와! 슈우우우와! 슈우우우와!

내부 무장실에서 튀어나온 사거리가 500km에 달하는 S-AAM-500 코브라 미사일 48기가 일제히 푸른 불꽃을 터뜨리며 앞으로 날아갔다. 그리고는 이내 마하 20이라는 경이로운 속도까지 끌어올리며 구름 너머로 사라졌다.

한편, 후방 200km에서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관제 정보를 받으며 빠르게 하바롭스크 북단 50km까지 진입한 Su-34 폴백 전폭기는 Su-57 파크파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서서히 한국군 기갑부대에 대한 폭격 절차에 들어가려 했다.

삐빅! 삐빅! 삐빅! 삐빅!

하지만 갑자기 울려 퍼지는 RWR(Rader Warning Receiver) 경고음에 러시아 조종사들은 순간 당황했고 본능적으로 조종간 레버를 당기며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또한, 앞다퉈 ECM를 방출하며 채프와 플레어를 사정없이 뿌려댔다.

호위 임무를 맡고 출격한 5세대급 Su-57 파크파 전투기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실전 배치 이후 미국의 F-22 랩터보다 더욱 은밀한 스텔스 성능이라며 선전했던 Su-57 파크파 전투기 역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은 정체불명으로부터 불의의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되자 조종사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조종간 레버를 좌우로 당기며 고기동 회피기동을 펼쳤다.

이에 Su-57 파크파 전투기 부대의 비행대대장인 빅토르 아놉카가 후방에서 관제 정보를 전달하는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악을 쓰며 소리쳤다.

“여기는 크로스 비행대대장 아놉카카다. 대체 어디서 날아오는 미사일인가? 당신들은 대체 뭘 하는 거야?”

악에 받친 비행대대장 빅토르 아놉카가 중좌가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레이더 탐지운용관을 질타하자 어이없는 대답만 돌아왔다.

-여기는 N1B-1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현재 레이더에 탐지된 적 비행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복한다. 현재 레이더에 탐지된 적 비행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금 날아오는 적 미사일은 뭔가?”

- 방위각 1-8-5, 거리 455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일단 회피에 주력하라. 최대한 탐지해보겠다.

“제길! 누가 그런 소리 듣자고 통신을 보낸 게 아니란 말이야.”

통신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도 RWR(Rader Warning Receiver) 경고음은 끊이지 않고 조종실에 울려 퍼졌다.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비행대대장 빅토르 아놉카가 중좌는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자연스럽게 캐노피 너머 어두운 구름을 바라봤다.

슈에에에엑!

콰아아아앙!

순간 구름 사이에서 뭔가가 번쩍이는가 싶더니 이내 빅토르 아놉카가 중좌의 기체가 폭발과 동시에 두 동강이 났다. 두 동강이 난 기체는 검붉은 화염을 흘리며 지상으로 추락했다.

쿠루루루루루~

300km를 거리를 44초 만에 도달한 S-AAM-500 코브라 미사일들은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어지럽게 회피기동을 펼치는 두 기종의 전투기들을 정확히 노리고 착탄 했다.

어두운 하늘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듯 러시아 전투기들의 폭발이 이어졌다.

주작 전투기의 첫 번째 코브라 미사일 공격에 지상 폭격을 담당했던 Su-34 폴백 전폭기 24기는 모두 격추되었고 Su-57 파크파 전투기 11기만이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적 전투기에 대한 탐지정보를 획득하지 못한 Su-57 파크파 전투기 11기는 주변 상공을 기동하며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부터 탐지정보가 데이터링크 되기만을 기다렸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앞뒤 가릴 거 없이 곧장 기지로 복귀하겠지만, 러시아 특유의 근성인지 살아남은 파크파 조종사들은 공격기회를 얻고자 했다. 더불어 제3항공군 사령부에서는 추가적인 전투기 출격을 지시했다.

이에 지하 격납 시설을 갖춘 또 다른 민간 비행장 여러 곳에서 Mig-29A/C 펄그럼 전투기 24기와 다목적전선전투기(Multi-role Front-Line Fighter)인 Mig-37 MFI 시베리아 전투기 48기, 그리고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2기가 추가로 출격했다.

Mig-37 MFI 시베리아 전투기는 마하 2.6의 최대속도에 스텔스 기능을 적용한 제5세대 쌍발단좌전투기로, 요격 임무와 함께 장거리 전략폭격 임무도 수행한다.

러시아가 미국의 ATF(Advanced Tactical Fighter)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1981년 구상을 시작하고, 1986년 MFI 계획에 따라 개발했다. 마포 미그가 개발을 맡아 첫 번째 시제기 Mig-1.44 2대를 제작하고, 1994년 초부터 12월까지 고속 활주 시험을 하였다. 하지만 1995년 자금 부족으로 개발이 중단되고 1997년 3월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MFI 계획을 취소했다.

이후 마포 미그는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1999년 1월 12일 모스크바 인근 주콥스키 공군시험센터에서 러시아군 장성과 외국무관, 언론 등에 Mig-1.44를 처음 공개하고, 이후 개발자금을 확보해 2000년 2월 29일 첫 비행에 성공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부와 외국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하면서 사업은 흐지부지되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러시아 경제가 호황을 이루면서 마포 미그는 좀 더 개량된 Mig-1.44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경쟁사 수호이의 파크파 스텔스 전투기를 뛰어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대폭적인 개량사업으로 2020년에 Mig-1.46 시제기를 다시금 내놓으면서 러시아 정부로부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기존 Mig-1.44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Mig-1.46은 이차원 추력편향 노즐을 장비한 률카 AL-45F 슈퍼터보팬 엔진 2개를 채용, 애프터 버너를 사용하지 않고도 순식간에 초음속비행이 가능했고 전반적으로 스텔스 설계를 걸쳐 미국의 렙터 전투기와 비슷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첨단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는 물론 강력한 30mm 레일건과 내부 무장실을 운용하여 적의 레이더 피탐율을 최소화했다.

개발 기간은 오래되었지만, Su-57 파크파 전투기보다는 서방에 덜 알려진 러시아 공군의 또 다른 주력 스텔스 전투기인 Mig-1.46은 2022년부터 Mig-37 MFI 시베리아라는 정식명칭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고 현재 실전 배치된 전투기 수량은 극비로 알려져 있다.

★ ★ ★

2023년 11월 26일 02:50,

북만주 남강도 소양산(리멘민)시 서단 12km 지점(제20기갑사단(결전).

양 국가의 전차가 10여 킬로미터를 두고 첫 교전이 시작된 가운데 제20기갑사단 상공에서 헬기 특유의 엔진음이 울렸다.

제7기동전단의 직할부대인 17항공단 소속의 171항공대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였다.

로터를 접고 150km 거리를 비행모드로 단숨에 날아온 171항공대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 16대는 헬기모드로 전환한 후 교전 중인 상공에 진입하자마자 지상을 향해 각종 화력을 퍼부었다.

수많은 다목적복합탄인 S-ALAM 60 흑룡 미사일과 50mm 플라즈마 활성탄이 제81친위기갑사단군의 머리 위로 쇄도했다. 강공할 화력에 격파당한 전차와 장갑차가 속출했다. 하지만, 제81친위기갑사단은 가만히 당하진 않았다. 대공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2S6M 퉁구스카 장갑차에서 30mm 기관포와 9M311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이 연달아 솟아올랐다.

드르르르르르륵! 드르르르르르륵!

쓔우우웅! 쓔우우웅! 쓔우우웅!

하얀 연기 꼬리를 물고 솟구친 수십 발의 지대공미사일이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의 동체를 노렸다. 하지만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들은 채프와 플레어를 뿌리며 급격한 회피기동으로 지대공미사일을 흘려보냈다. 이에 허공으로 날아간 지대공미사일은 목표를 잃고 자폭하거나 아니면 빙글빙글 돌다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공중에서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가 활약을 펼치는 동안 지상에서도 C-3A1 백호 전차들이 뒤질세라 앞으로 빠르게 기동하며 적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했다.

“야야! 4번 표적까지 건너뛰고 5번 표적으로 전환한다. 저놈 우리 헬기에 미사일 날린다.”

5km 떨어진 적 전차를 놔두고 20km나 떨어진 거리에서 하늘을 향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갑차를 5번 표적으로 급히 설정한 김영주 중사가 앞으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치듯 말했다.

“아 귀청 찢어집니다.”

“잡소리 말고 빨리 쏴! 그러다가 우리 헬기 떨어지면 네가 책임질래?”

“아! 근데 거리가 20,000인데 가능합니까?”

“그건 컴퓨터가 알아서 계산하니까 넌 발사 판이나 밟아!”

“아예!”

대답과 동시에 조준경을 보며 5번 표적으로 전환하자 포신은 자동으로 회전하며 20km 거리의 2S6M 퉁구스카 장갑차 정면에 조준점이 닿았다.

딸각

오른발에 힘주어 발사 판을 밟자 육중한 소리와 함께 광자포가 발사됐다.

쮸웅!

빛줄기처럼 곧게 뻗어 나간 광자포 붉은 입자는 그대로 2S6M 퉁구스카 장갑차의 정면을 강타했다. 조준경을 통해 피격을 염훈기 하사가 보고했다.

“5번 표적 피격!”

“굿잡!”

이때 1번 표적으로 설정했던 5km 거리의 T-14B 아르마타 전차에서 불꽃이 튀는가 싶더니 712호 전차를 향해 금속탄이 날아왔다.

쯍!

오른쪽 측면에 장착된 능동방어시스템인 요격용 레이저 빔이 발사되었다.

투깡!

2초도 안 되는 매우 짧은 시간에 도달하는 레일건 금속탄은 레이저 빔에 요격되면서 폭발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요격된 나머지 금속탄의 파편들이 712호 전차 정면을 두드렸다.

파팍! 파파파팍!

피격되거나 외형에 장착된 광학장비가 손상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분 나쁜 잡음과 충격이 712호 전차 실내까지 전해졌다.

이에 기분이 확 상한 전차장 김영주 중사는 다시금 본 전차를 향해 재차 레일건을 발사하려는 적 전차에 1번 세팅을 재차 하고는 소리쳤다.

“염 하사야! 1번 표적! 저 개새끼 바로 잡는다.”

“옛설!”

포수 염훈기 하사는 다시금 1번 표적으로 지정된 T-14 아르마타 전차의 정중앙에 조준점을 맞췄다. T-14 아르마타 전차는 반응장갑을 덕지덕지 두른 상태였다. 하지만 광자포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감히 당돌하게 본 애마에게 레일건을 쏴?”

“날려!”

김영주 중사의 외침과 동시에 염훈기 하사가 발사 판을 밟았다.

쮸웅!

시원한 발사음과 함께 날아간 붉은 입자는 표적으로 지정되었던 전차 포탑을 통째로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그러자 자체만 남은 전차는 서서히 속도가 느려진다 싶더니 이내 기동을 멈추고 말았다. 무인 포탑이 있어야 할 차체 상단에는 붉은 입자 화염이 용솟음치듯 솟구쳤다. 그리고는 이내 전차 전체로 퍼져나갔다.

“으악!”

900mm 이상의 RHA 장갑 캡슐에 보호받던 승조원들이 불붙은 채로 비명을 지르며 열린 해치를 통해 일제히 뛰어내렸다. 아무래도 광자포의 붉은 입자 화염이 장갑 캡슐 안까지 퍼진 듯했다.

승조원들은 옷에 붙은 화염을 끄려는지 저마다 땅바닥에서 나뒹굴었다.

“한 발 더 날립니까?”

이런 광경을 조준경으로 확인한 염훈기 하사가 말했다.

“잡았는데 뭘 또 쏘냐? 그보다 2번 표적은 공격헬기가 잡았으니 패스하고 3번 표적으로 가자!”

“네, 오케바리입니다.”

712호 백호 전차가 말하는 3번 표적은 5.5km 떨어진 농경지에서 왼쪽으로 급격히 회피기동을 펼치며 측면을 노출한 아르마타 전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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