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 섬멸 작전!
2023년 11월 26일 01:45,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하바롭스크 북서단 138km 지점(제20근위로켓여단).
한국군이 전술 탄도탄으로 공격하자 러시아 총참모부에도 동부군구 예하부대에 전술 탄도탄으로 하여금 보복공격 명령을 내렸다. 이에 전쟁 발발 후 한차례 제38기계화경계사단(금강) 소속의 100경계대대를 상대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공격을 감행했던 제20근위로켓여단이 위장막을 걷고 미사일 발사 절차에 들어갔다.
단거리 전술 탄도탄 중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운용하는 제20근위로켓여단 소속의 발사차량 24대는 하바롭스크 북서단 138km 부근의 높은 야산에서 한국군 정찰전력을 피하고자 숨어있었다.
러시아 육군사령부로부터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제20근위로켓여단의 발사차량 24대는 2연장 발사대를 수직으로 세었다. 그리고는 각종 정찰전력으로 탐지한 한국군 중 보복공격으로 타격 표적을 제5군의 진공을 가로막고 있던 제82기갑사단(발해)과 수도기갑사단으로 정했다. 발사 대기 중인 제20근위로켓여단에 한국군 2개 사단의 좌표가 전송되었다.
이에 타격할 좌표까지 입력이 완료하자 커다란 나무숲 사이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희뿌연 연기가 산기슭 일대를 휘몰아쳤고 직격 0.92m에 길이가 7.3m인 3.8t에 달하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이 차례대로 하늘로 솟구쳤다.
슈우우우와! 슈우우우와! 슈우우우와!
1분도 안 되어 총 48기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하얀 연기 줄을 그으며 마하 7에 달하는 속도까지 끌어올리며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는 하나둘 구름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여단장이다. 지금 즉시 2진지로 이동한다. 대대장들은 서두르도록”
발사 이후 제2진지로 이동하는 것은 사전에 계획된 상황임에도 여단장 빅토르 아놉카 소장은 통신망을 통해 각 대대장을 재촉했다.
현재 이곳으로부터 북쪽으로 35km 떨어진 제2진지에는 진작에 예비미사일을 보관하는 수송트럭 24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즉, 제20근위로켓여단은 제2진지로 긴급 이동한 후 그곳에서 예비미사일을 발사차량에 재무장하고 다시 한번 발사하려는 계획이었다.
이에 미사일을 모두 발사한 발사차량들은 다를 때보다 서둘러 발사대를 수평으로 내린 후 곧바로 거친 엔진음을 내며 인솔 장갑차 따라 하나둘 기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여기까지였다.
쉐에에에에에엑~ 콰앙!
하늘에서 뭔가가 번쩍이는가 싶더니 지상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반경 1km 일대가 지각변동을 하듯 갈라지더니 이내 일제히 하늘로 솟구쳤다. 이에 지상의 모든 것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
당연히 2진지로 이동하려던 제20근위로켓여단 소속의 발사차량과 각종 장갑차는 지옥 화마에 그대로 휩싸이며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핵폭탄에 금가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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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1:45,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하바롭스크 상공 98km 열권.
제20근위로켓여단 전체를 순식간에 괴멸시킨 대폭발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고도 100km 대기권 열권 층에는 일반 전투기보다 크기가 2배에 이르는 검은 비행물체가 지구 자전 속도와 맞먹는 속도로 빠르게 비행 중이었다.
성남 제1우주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CFS/A-31SP 삼족오 우주전투기 1호기였다.
현재 지상에서 핵폭탄에 맞은 듯 거대한 버섯구름과 태양도 태워 버릴듯한 거대한 화염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삼족오 3호기에서 발사한 C-SH 지노그-S 미사일 때문이었다.
C-SH 지노그-S 미사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고도 98km 상에서도 맨눈으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타격지점 48°10'6.08"N / 134°26'52.21"E 정확히 착탄 성공, 영상 녹화 완료!”
항전운용통제관인 조은빈 대위가 여러 개의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보고했다.
“히야! 이거 지구가 뚫린 것처럼 보입니다.”
부조종사 오태빈 대위가 창문 넘어 지구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수고했어! 어제 한번 놓쳐서 조금은 짜증 났었는데 말이야.”
알파편대의 편대장이자 1호기 주조종사인 최영호 중령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완벽히 임무를 완수한 삼족오 1호기는 다음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크게 기수를 돌리고는 서단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사실 전날 새벽 비행 임무 중, 제20근위로켓여단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탐지하고 공격하려 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놓친 터라 최영호 중령은 벼르고 있었다. 마침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졌고 이번에는 완벽히 임무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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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1:50,
북만주 북강도 북평(홍치쿤)시 북동단 29km 지점(제121기갑사단).
각종 8방공여단과 각종 사단 방공부대의 요격 시도에도 불구하고 제121기갑사단에 총 15기의 전술 탄도탄 미사일이 떨어졌다.
15기의 전술 탄도탄 미사일은 이중목적 확산 플라즈마탄 답게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했다.
1개당 반경 20m를 날려 벌 수 있는 자탄을 무려 300개를 장착하고 공중에서 폭발한 두 종류의 현무 전술 탄도탄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버렸다.
다행인 것은 제121기갑사단 중 하바롭스크로 계속해서 기동했던 1기갑여단이 약간의 피해를 보고 대부분 전력이 폭발지점을 벗어난 것이다.
만약 총참모부의 명령대로 제12기갑사단이 계속해서 하바롭스크로 기동했다면 위 결과처럼 사단 대부분 전력이 살아남았을 것이다.
자기만의 아집과 공에 눈이 먼 사단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단 전력 3/4이 괴멸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삼각지 섬멸 작전’에 의해 발사된 두 종류의 현무 전술 탄도탄 미사일은 35% 정도가 요격을 당하고 나머지 65%는 정해진 타격지점을 정확히 착탄 했다.
이에 제121기갑사단을 비롯한 제59차량화보병사단과 제60차량화보병사단, 그리고 4개 동원사단과 앞선 교전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던 제57차량화보병사단의 잔존병력도 상당한 피해를 보고 말았다.
끊이지 않을듯한 폭발음이 어느덧 멈추고 희뿌연 연기 속에 제121기갑사단의 전차와 장갑차들은 검붉은 화염을 토해내며 멈춰 있었고 일반 소송 트럭 같은 것들은 앙상한 차체만 남긴 채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체들이 검게 그을린 상태로 너부러져 있었다.
간혹, 주변을 배회하듯 기동하는 전차와 장갑차들도 있었다. 하지만 외부 장갑에 장착되었던 여러 광학장비가 손상되어 단지 기동만 가능할 뿐 교전에 투입하기엔 어려워 보였다.
한편, 사단장을 태웠던 지휘장갑차 역시 플라즈마 자탄에 직격을 당했는지 옆으로 뒤집혀 있었고 뚫려있는 상단 장갑 구멍 사이로 검붉은 화염이 춤을 추고 있었다.
당연히 안에 있던 사단장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과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 그리고 여러 승조원은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시꺼먼 숯덩어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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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2:00, (러시아시각 01:00),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하바롭스크 남동단 55km 지점(제8방공여단).
제5군 주력부대의 방공을 책임지고 있던 제8방공여단은 한국군 전술 탄도탄이 요격 고도에 도달하자 보유하고 있던 192기의 48N6E2(나토명: SA-21 Growler) 지대공미사일을 모두 발사했다.
하지만, 요격률은 형편없었다.
S-400 트라이엄프 방공체제를 실전에 배치하면서 러시아는 서방국가에 요격률이 80%에 달한다며 주야장천 선전해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실전에서 보여준 S-400 트라이엄프는 고작 40%도 못 미치는 저조한 요격률이었다.
저조한 요격률 때문에 무장한 지대공미사일을 모두 소진한 제8방공여단의 발사차량들은 예비 진지 이동이 아닌 재무장 작업에 들어갔다.
“서둘러라! 언제 또다시 한국놈들이 미사일을 발사할지 모른다.”
통신망을 통해 여단장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여단 방공병들은 영하 20도에 달하는 혹한 속에서도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작업을 서둘렀다. 그리고 재무장이 거의 끝날 때쯤 건너편 산릉선 아래에서 뭔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전략미사일군에서 발사한 현무-3E2-A 순항미사일이었다.
마하 2.5의 빠른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지상으로부터 100m 높이에서 여러 산릉선 사이를 자유자재로 비행하며 날아온 현무-3E2-A 순항미사일은 타격지점 상공에 다다르자 여러 개의 자탄을 지상에 뿌렸다.
자탄 하나당 반경 수십 미터를 날려버릴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의 수많은 자탄이 지상으로부터 20m 높이에서 폭발했다.
콰앙! 콰앙! 콰앙!
수백 개에 달하는 자탄이 공중에서 일제히 폭발하자 지상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았다.
막 재무장을 마친 발사차량 한 대가 자탄의 폭발에 휘말렸고 재수 없게도 무장했던 대공미사일이 유폭했다. 이에 발사차량은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며 하늘로 솟구쳤다. 그리고 재무장을 위해 밖에서 작업하던 방공병들도 외마디 비명도 못 지르고 비명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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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6일 02:00, (러시아시각 01:00),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하바롭스크 북동단 80km 지점(제319독립헬기연대).
콰앙! 쾅아앙!
현재 제319독립헬기연대가 주둔한 곳은 비밀 기지로 헬기 격납고의 외벽은 매우 단단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방금 떨어진 정체불명의 미사일에 격납고는 대폭발과 함께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이에 격납고 내부에 있던 Ka-50 블랙 샤크 공격헬기 여러 대가 무너져내린 콘크리트 더미에 그대로 파묻히고 말았다.
이러한 장면은 다른 격납고에서도 연달아 일어났다.
현재 전략미사일군에서 운용하는 현무-3E2-A 순항미사일은 총 3가지 공격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제8방공여단을 공격했던 집속탄 방식, 두 번째는 벙커버스터 방식, 마지막 세 번째가 일반고폭탄 방식이었다. 즉 타격할 표적에 따라 그에 맞는 공격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향후 한국군 기갑부대와의 교전에 투입하려고 비밀 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319독립헬기연대는 이번 전쟁에 있어서 한차례 출격도 못 하고 죄다 산송장처럼 땅에 묻히고 말았다.
일부 격납고 밖으로 나온 Ka-50 블랙 샤크 공격헬기도 있었으나 폭발위력에 휘말리며 폭발하거나 쏟아지는 파편에 벌집이 되고 말았다. 공습경보도 울릴 틈도 없이 순항미사일로부터 공격을 받은 제319독립헬기연대의 비밀 기지는 이젠 폐허 그 자체였다.
곳곳에서 울부짖는 러시아 병사의 비명만이 울려 퍼졌다. 결과적으로 전략미사일군의 전술 탄도탄과 순항미사일 공격은 대성공이었다.
한편, 제5군의 주력부대는 물론 지원부대인 대공과 포병부대, 그리고 헬기부대가 공격을 받는 사이 북평으로부터 남단 70km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82기갑사단(발해)와 수도기갑사단이 야지에서 낼 수 있는 최대속도로 기동했다. 와해 직전의 제5군 주력부대를 완전히 섬멸하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