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4화 (404/605)

삼각지 섬멸 작전!

2023년 11월 26일 01:30,

남주 서울특별시 용산구 B2 벙커(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반격의 서막인 ‘삼각지 섬멸 작전’이 막 시작되는 시점,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분위기는 한층 고무되어 있었다.

현재 러시아 제5군의 주공부대 후방은 제2신속대응군의 4개 공수타격사단의 기습 공수로 하바롭스크를 비롯한 주변 도시들이 차례대로 점령되고 있었다. 이는 ‘삼각지 섬멸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었다고 바도 무방했다.

“전략미사일군 사령부로부터 현재 5개 미사일여단에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항공우주군에서 제우스 요격위성 5호와 6호 모두 정해진 궤도에서 명령 대기 중입니다.”

이번 ‘삼각지 섬멸 작전’에 있어 막강한 화력을 퍼부을 핵심 전력인 전략미사일군과 보복 미사일 공격을 요격할 항공우주군으로부터 최종적인 준비 완료 보고가 막 상황실에 올라왔다.

보고를 받은 신성용 합참의장은 팔짱을 끼고 메인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추가적인 질문을 던졌다.

“20사단 상황은?”

합참의장의 질문에 작전본부장이 바로 대답했다.

“현재 81친위기갑사단과 70차량화보병사단의 루트를 확실히 틀어막고 있습니다.”

“혹, 작전 중 문제는 없겠지?”

“대한민국 전투서열 1위인 최강의 결전부대가 아닙니까? 의장님!”

작전본부장으로 보직 발령 전, 제20기갑사단(결전)이 속한 제7기동군단의 군단장 출신이기도 한 작전본부장 양민춘 중장이 돌려 대답했다.

“좋아! 현 시간부로 삼각지 섬멸 작전을 시작한다. 작전에 참여하는 모든 부대에 사전에 수립한 대로 작전을 시작하라고 전하게”

“네, 알겠습니다.”

합참의장의 최종 명령이 떨어지자 상황실 통신담당 오퍼레이터들이 순간적으로 분주해졌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부대에 ‘삼각지 섬멸 작전’ 시작을 알렸다.

이에 북만주와 북주 곳곳에서 각종 발사대를 직각으로 세우고 대기하고 있던 전략미사일군 소속 5개 미사일여단의 모든 발사차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각종 전술 탄도탄을 발사했다.

먼저 북만주에서는 단거리 전술 탄도탄인 사거리가 500km에 달하는 현무-1E2 전술 탄도탄 100여 발이 푸른 불꽃을 터뜨리며 연달아 하늘로 솟구쳤다. 이어 북주 일대에서는 사거리 1,500km인 현무-2E2 전술 탄도탄 100여 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었다.

200여 기에 달하는 2가지 미사일 모두 이중목적 확산 플라즈마탄으로 현재 제5군의 주력부대가 기동 중인 지대는 물론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포병부대와 방공부대 그리고 각종 지원부대까지 한꺼번에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이었다.

이외에도 사거리 1,000km인 순항미사일인 현무-3E2-A 40기가 고도 100m에서 마하 2.5에 달하는 속도를 유지하며 북동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순항미사일의 표적은 그동안 CS-SS 아폴론 정찰위성을 비롯한 여러 정찰전력을 이용해 탐지한 제5군 소속의 제20근위로켓여단과 전쟁 발발 전부터 은밀히 임시기지로 이동한 제319독립헬기연대가 타격 목표였다.

한편 제우스 요격위성 2호와 3호는 러시아 중부 상공 36,000km 정지궤도 상에서 제우스 요격위성 5호와 6호는 시베리아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보복공격을 예상하고 요격 준비를 마치고 대기했다.

전쟁 발발 이후 하루 동안 육군 전력만으로 힘겨루기했던 양 국가는 이제 대한민국의 전술 탄도탄 공격으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시사했다.

신성용 합참의장의 작전 시작 명령 이후 바쁘진 상황실은 통신담당 오퍼레이터와 작전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오퍼레이터의 보고로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상황실은 달아오른 열기만큼이나 긴장감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 ★ ★

2023년 11월 26일 01:30,

북만주 북강도 북평(홍치쿤)시 북동단 29km 지점(제121기갑사단).

러시아 최신예 장비를 운용하는 제121기갑사단은 기존 제10기계화군 소속이었으나 이번 전쟁을 위해 임시로 제5군에 편제되어 선봉 주력부대 임무를 맡았다.

이에 최고속도로 기동하며 국경선으로부터 86km까지 진군했던 제121기갑사단은 러시아 총참모부로부터 하바롭스크로 회군하여 공수로 투입된 한국군을 방어하라는 명령을 받고 어절 수없이 퇴각 기동에 들어간 상태였다.

“대체 이게 무슨 명령이야? 선봉 주력 부대 보고 다시금 하바롭스크로 돌아가라니, 벙커에 숨어서 잡담만 늘어 논는 한심한 놈들······.”

처음 명령을 받았을 당시 제121기갑사단의 사단장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은 계속해서 진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총참모부의 명령은 바뀌지 않았다. 즉시 회군하여 하바롭스크를 방어하라는 명령만 반복했다. 이런 명령에 불만인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은 심기가 불편한 표정으로 아까부터 계속해서 총참모부 욕을 해댔다.

“그러게 말입니다. 현장지휘관의 판단이 더 정확하다는 걸 모르는 거 같습니다. 이대로 계속 진공했다면 목표인 장북(자무쓰)에 우리 사단기를 꽂을 수 있었을 겁니다.

사단 작전관인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이 허황한 꿈으로 맞장구를 쳤다. 이에 지휘장갑차에서 욕설만 내뱉던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현재 다른 부대는 어떻게 하고 있나?”

“네, 함께 진공하던 59사단과 60사단은 현 위치에서 방어 전술로 전환했고 나머지 4개 동원사단과 57사단 잔존병력 역시 현 위치 고수하며 대기 중입니다.”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남단에서 치고 올라오는 81사단과 23사단은?”

“현재 크게 우회하여 북단방으로 기수를 돌렸다는 연락은 받았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81사단에게 우리 공을 빼앗길 거 같습니다.”

작전관의 말에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러시아 장성 중 전략과 전술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에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뚜렷한 주관의식으로 고집이 세다는 것과 출세욕심이 커 공에 대한 집착이 상당했다.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총참모부의 판단 미스야. 각 여단장에게 명령하게, 사단본부 및 2여단과 3여단은 현 위치에서 다시금 진공 대형으로 전환! 하바롭스크는 1여단만 투입한다.”

“괜, 괜찮겠습니까? 총참모부의 명령을 어기······.”

옆에서 실컷 바람을 넣었던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누가 명령을 어기나? 내가 볼 땐 하바롭스크에는 1개 여단만 투입해도 충분히 탈환 및 방어할 수 있다고 보는데, 자네 생각은 아닌가?”

“아! 아닙니다. 저는 단지, 명령 때문에”

“그건 내가 책임진다. 바로 명령 하달하도록”

“알겠습니다. 사단장님!”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고는 이내 통신병에게 사단장의 명령을 전했다.

사단장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만큼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도 출세욕이 상당해 공에 대해 집착이 강했다. 어쨌든 사단장이 책임을 진다는 말에 책임에서 벗어났고 이에 걱정 없이 다시금 공을 세울 수 있는 길이 열렸기에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른 이유였다.

얼마 후 하바롭스크로부터 57km까지 기동한 제121기갑사단 중 1기갑여단만이 계속해서 하바롭스크로 기동했고 나머지 사단본부와 2개 기갑여단은 다시금 방향을 돌렸다. 사단 전체가 방향을 전환하고 다시금 진공 및 방어 전술로 전환하는 건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한편 하늘에서는 대한민국 전략미사일군 소속의 5개 미사일여단에서 발사한 200여 기의 전술 탄도탄과 40기의 순항미사일은 해당 타격지점을 향해 고도 인계점까지 상승한 후 서서히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운이 없게도 제121기갑사단이 기동을 멈추고 다시금 방향을 전환하는 지점 역시 전술 탄도탄의 타격지점에 포함되었다.

만약 총참모부의 명령에 따라 계속해서 하바롭스크로 회군했다면 전술 탄도탄 공격으로부터 어느 정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으나 사단장의 잘못된 판단에 1기갑여단을 뺀 나머지 제121기갑사단은 강력한 이중목적 확산 플라즈마탄의 제물이 되는 길을 자초하고 말았다.

기동을 멈추고 모든 예하부대가 방향 전환을 하는 와중에 갑자기 총참모부로부터 대한민국 전술 탄도탄 공격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신이 날아왔다.

“아! 총참모부로부터 긴급 통신입니다. 현재 이쪽 구역으로 수십 기의 탄도탄이 날아오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하, 하필 이럴 때?”

지휘장갑차에서 예하부대로부터 방향 전환에 따른 진행 보고를 받던 드리트리 알레니체프 중장의 머릿속은 깜깜해졌다.

다시금 하바롭스크로 기동 전환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술 탄도탄 공격에 예하부대를 흩어지게 해야 하는지······. 하지만, 뛰어난 전략전술 지휘관임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판단 실수로 인해 발 빠른 판단이 서지 않았다.

“어떻게 합니까? 사단장님! 즉시 회피기동에 들어가라고 명령을 할까요?”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의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사일 타격지점에 대한 좌표가 나왔나?”

“현재 총참모부로부터 전달받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대답과 동시에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은 자신의 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잠시 후, 전술 탄도탄의 타격지점 좌표가 표현되자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사단장에게 전했다.

“아! 총 28발의 미사일이 현재 우리 사단 지역에 떨어집니다.”

“28발? 탄도탄 종류는?”

“28발 모두 현무-2E2 미사일로 판명! 앗! 악명높은 이중목적 확산 플라즈마탄입니다.”

러시아군에게는 이중목적 확산 플라즈탄의 위력은 일반 미사일보다 4~6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필 이중목적 확산탄이야? 전 예하부대 즉시 회피기동으로 전환하여 타격지점에서 벗어나라고 해!”

다급한 사단장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작전관 세르케이 세마크 대령은 통신기 들고 직접 명령을 하달했다.

“전 부대! 현재 한국군의 전술 탄도탄이 날아온다. 예하부대는 즉시 현 위치에서 벗어나는 회피기동에 들어가라!”

작전관의 명령 하달에 방향 전환 중이던 제121기갑사단의 모든 예하부대는 번복되는 명령에 황당했고 이내 아수라장이 된 상태로 각각 대대 단위로 살기 위한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이러한 난리는 나머지 제5군의 모든 부대에서도 일어났다. 방어 전술로 전환한 상태로 대기했다가 갑작스러운 탄도탄 공격 경보를 전달받고는 타격지점을 벗어나기 위한 긴급 회피기동에 들어갔다.

한편 제5군의 직할부대 중 유일한 방공부대인 8방공여단은 잠시 후 착탄 예정인 전술 탄도탄을 요격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제8방공여단은 S-400 트라이엄프 운용하는 부대였다. S-400 트라이엄프는 대출력 레이더를 이용해 700km 거리의 탄도탄은 물론 순항미사일을 최대 300개의 표적을 탐지할 수 있으며 최대 추적 가능한 표적은 70개다. 컴퓨터에 의해 표적의 종류, 코스, 속도 등에 의해서 요격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자동으로 24개의 표적을 산하 발사차량에 표적을 지정하여 요격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동 후 5분 안에 요격절차를 완료할 수 있고 발사차량마다 4연장 미사일 발사대를 운용하는 제8방공여단 소속의 발사차량 48대는 이미 발사대를 수직으로 세우고는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 내로 진입하기만 기다렸다.

미사일 종류 중 가장 사거리가 길다는 48N6E2(나토명: SA-21 Growler) 지대공미사일을 장착한 제8방공여단 외에도 S-300을 운용하는 각 사단의 방공부대도 요격절차를 마치고 요격 시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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