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8화 (358/605)

인위적 분란!

2023년 11월 17일 11:40,

북주 평양특별자치시 형제산구 신미동 어느 건물(전 정찰총국 은신처).

끼이익! 끼이익!

총성이 요란하게 울리는 신미동의 낡은 3층 건물 앞,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 자동차 2대와 테러진압차 3대가 긴급 정지하고는 이내 검은 복장에 완전무장한 평양 관할의 707대테러특임대 대원들이 후문이 열림과 동시에 뛰어내렸다.

자동차에서도 이자성 과장을 비롯한 오석진 대리와 요원들이 각자 레이저 라이플로 무장하고 내렸다.

국가정보원 대테러수사국은 금일 새벽 이자성 과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찢어진 지도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고 4시간이 지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도는 바로 평양 형제산구였고 지도에 표시된 곳은 이곳 신미동이었다. 결과를 전달받은 이자성 과장은 추가로 투입된 요원과 평양 대테러특임대에 지원을 받아 이렇게 급히 오게 되었다.

다다다다다다다!

707대테러특임대 대원들은 낡은 건물 주변으로 흩어지며 쥐새끼 하나 빠져나갈 수 없도록 포위했다.

건물 안에서는 간혹 적으로 총성이 울려댔다.

“이 짱게 새끼들 미친 거 아닙니까? 감히 우리나라에서 총질하다니”

자동차를 방패 삼아 레이저 라이플을 거치하고 건물 주변을 살피는 오석진 대리가 일갈했다.

“그러게 말이다. 짱게 놈들이 겁을 상실했나 보다 저번 동북아 전쟁에서 혼이 그렇게 나고도 정신 못 차리는 듯하다.”

이자성 과장은 휴대용 VR-M 투시경으로 건물 내부를 확인하며 대답했다. 이때 707대테러특임대 대장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 과장님! 바로 진압 들어갈까요?”

“그렇게 하시죠. 지금 확인된 인원은 5명 정도네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거수경례 후 돌아간 707대테러특임대 대장은 바로 지역대장들에게 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2개 지역대는 양쪽 건물과 창문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1개 지역대는 정문을 통해 진입을 시작했다.

슈웅! 슈웅!

섬광탄처럼 생긴 음파탄을 건물 내부로 던졌다. 그리고 얼마 후 작은 폭음 소리가 울리자 특임대원들이 건물로 진입했다. 옥상에서 대기 중인 특임대원은 초음파를 차단하는 장치를 귀에 장착한 상태로 레펠을 이용해 3층과 2층 창문을 통해 진입했다.

- 진압 완료! 진압 완료!

진입을 시도한 지 1분도 안 되어 건물 안에 있던 5명은 모두 특임대원에게 제압당한 상태였다. 2층에서 탈출을 시도했던 조명록 역시 특임대원에게 제압당했다.

음파탄은 순간 고출력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인간을 기절시키는 저번 이란에서 사용했던 AHD 즉 지향성 음파 무기의 일종이었다.

“히야! 음파탄 효과 좋은가 보네요. 너무 쉽네요. 하하하”

1분 만에 상황 종료가 되자 오석진 대리는 귀에서 조그마한 장치를 빼내면서 싱글벙글했다.

“대체 어떤 놈이고 무슨 일로 이런대서 날 이를 치는지 함 봐야겠다.”

레이저 라이플을 오석진 대리에게 건네 이자성 과장은 신속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 과장님 함께 가시죠.”

1층 곳곳에 방독면을 착용한 PLA(인민해방군 특수부대) 놈들이 너부러져 있었다.

“3층에 4명, 2층에 5명 그리고 1층에 5명은 사망한 상태였고 1층에 3명 2층에 1명이 기절한 상태입니다.”

이자성 과장이 오석진 대리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특임대장이 다가와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을 보고하듯 말했다.

“그럼 2층 1명과 대치 중이었다는 거겠죠?”

“네, 그런 듯합니다.”

“그럼 2층에 기절한 놈부터 확인을 해봐야겠네요.”

이자성은 고마움의 표시로 거수경례를 하고는 그대로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계단 바로 벽면 옆에는 넥타이를 풀어 제치고 더러워진 양복을 입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뒤로 손이 묶인 채 쓰러져 있었다.

지이이잉!

오석진 대리는 스마트폰처럼 생긴 얼굴 인식기를 꺼내더니 이내 쓰러져 있는 중년 남자의 얼굴을 스캔했다.

“결과 나왔어?”

이자성 과장의 물음에 오석진 대리는 얼굴 인식으로 확인된 남자의 정보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헐~”

“뭐야?”

이자성 과장은 얼굴 인식기를 낚아채고는 화면을 확인했다.

“네가 헐~ 이라고 할만하다.”

얼굴 인식기 화면에는 조명록이라는 이름과 함께 여러 정보가 입력되어 있었다. 바로 국가정보원 내에서도 비밀부서로 알려진 ACS실에서 찾고자 했던 그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어구나! 대어야!”

★ ★ ★

2023년 11월 17일 11:20,

남주 서울특별시 중구 연방광역수사국(부국장실).

TV를 통해 처음 폭탄 테러로 인해 김정은은 물론 김형원과 민족노동당 의원 및 주요 당원들 대부분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형철은 처음엔 놀라 까무러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분노가 극에 달한 얼굴로 씩씩거리며 리모컨을 벽에 던지며 소리쳤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계획과 다르잖네?”

답변할 대상자는 소파에 앉아있는 우병후였다.

“저, 저도 어떻게 저렇게 되었는지······.”

우병후 역시 사건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말끝을 흐렸다.

“모르면 다네? 이거이 일이 엄청나게 틀어졌어!”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잠시 아랫입술을 깨물고 생각에 잠겼던 김형철은 뭔가 결심을 했는지 소파에 덥석 앉고는 우병후를 불렀다.

“우병후이!”

“네, 부국장님!”

“김춘원 지사가 비밀리에 준비한 반혁명단체의 우두머리는 알고 있네?”

“네, 두 번 정도 본 적이 있습니다.”

“기래? 그럼 연락할 수 있갔어?”

“네, 연락 가능합니다.”

“좋아! 그럼 당장 연락해서 원래대로 진행하라고 전하라우”

“김춘원 주지사도 사망했는데 그들이 과연 움직이겠습니까?”

우병후가 부정적인 말을 내뱉자 김형철은 치켜뜬 눈으로 째려보며 야단쳤다.

“이판사판 아니네? 지금 이렇게 멈추면 이도 저도 아니되는거 모르네? 지금부터는 우리가 당을 접수해야갔어. 그렇다고 앞에서 나댈 수는 없으니끼니 그놈들을 적절히 써먹야디 않캈네?”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조명록이 제거하는 건은 어찌 돼가고 있네?”

이에 우병후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대답했다.

“지금쯤이며 조명록의 아지트를 기습해 제거했을 겁니다.”

“조명록 그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야. 태풍 16호 계획은 물론 우리를 비롯한 가담한 모든 명단을 알고 있단 말이디. 오늘 확실히 제거해야 뒤탈이 없다는걸 명심하라우. 떼놈들한테 연락 오면 바로 나한테 보고하라우”

“네, 알겠습니다.”

2개월 전,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이 깨어난 후 북주 출신 중 대표적 정치인인 김형원은 러시아 SVR(대외정보국)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김형원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제안한 내용이 어처구니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김정은을 이용해 중앙정부를 흔들고 북주 지지단체를 이용해 대한민국의 내부 분열과 동요를 일으켜달라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러시아는 김형원에게 천문학적인 재정지원은 물론 정치적으로 필요하다면 군사력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정치적 야망이 컸던 김형원은 처음 반응과는 다르게 며칠간 고민을 한 후 수락했다. 그리고 측근들과 함께 러시아보다 한술 더 떠 매우 충격적이고 과감한 태풍 16호라는 이름의 계획을 수립했다.

그것은 김정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암살하는 것이었다. 만약 암살이 성공한다면 북주 시민들은 그야말로 큰 충격에 빠질 것이다. 그때를 이용해 김형원을 중심으로 민족노동당 의원들이 김정은 암살 사건에 있어 현 중앙정부의 책임론은 물론 혹 암살의 배후일 수 있다는 정치적 공작을 벌이고 강경 지지단체를 중심으로 북주 내에서 폭동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었다.

만약 계획 했던 대로 흘러갔다면 김형원은 러시아로부터 천문학적 재정 지원과 북주 내 압도적인 정치적 기반을 무기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북주를 연방국에서 탈퇴 및 자치 정부를 수립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옛 얘기가 되고 말았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명록의 배신으로 김형원과 측근들이 김정은과 함께 허무하게 사망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모든 계획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사실 태풍 16호 계획은 이랬다. 1단계는 조명록의 감독하에 대외1공작대로 하여금 김정은을 암살한다. 2단계는 훗날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서 조명록이 데리고 있는 전 정찰총국 출신의 요원들을 동원해 대외1공작대를 제거한다. 이것이 태풍 16호의 공식 계획이었다.

더불어 김형원은 한 가지 더 친밀하고 은밀한 계략을 세웠다. 바로 조명록까지 제거하는 거였다.

러시아 SVR(대외정보국)은 물론 신중국 정보부와도 은밀한 관계를 이어오던 김형원은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연방광역수사국 김형철 부국장과 서만주 주지사 김춘원을 시켜 비밀리에 신중국 PLA(인민해방군 특수부대)를 대한민국에 잠입시킨 후 조명록과 그 부하들을 제거하는 숨겨진 계획이었다.

★ ★ ★

2023년 11월 17일 12:00,

남자 주인공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중 폭탄 테러로 인해 김정은 사망 소식을 접한 추은희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남과 동시에 청와대로 돌아와 NSC(국가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은 바로 이영진 국정원장이었다. ACS실까지 가동하고 별다른 성과도 없이 지금 평양에서 대사건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대체! 국정원은 뭐 하는 곳입니까?”

이윤연 국무총리가 이영진 국정원장을 질타했다.

“총리님! 일단 상황 파악 먼저 합시다.”

“네, 대통령님!”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부터 말씀해 주세요.”

추은희 대통령은 최대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현재 사망자는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 당 대표였던 김형원, 그리고 31명의 상원과 하원의원입니다. 이외에도 51명의 시민이 사망했습니다. 중상자는 80명이고 경상자는 200여 명으로 아직 숫자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단일 폭탄 테러치고는 사상자가 너무 많았다. 특별히 계량된 IED(급조폭발물)의 폭발력은 80여 명을 죽일 정도로 매우 강력했다.

“테러입니까? 아니면 사고입니까?”

강현수 안보실장이 물었다.

“테러 소행이 큽니다. 현재 폭발 원천지점은 폭발로 이어질 어떠한 가스관이나 연료 탱크 같은 건 없는 곳입니다. 현재 수색이 진행되고 있으니 폭발 원인에 관해서 확인되는 대로 추가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폭탄 테러일 수 있다는 거군요.”

강현수 안보실장의 재차 질문에 이영진 국정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현재로서는 그렇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큰일이군요.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이나 폭탄 테러가 일어나다니요. 현재 북주 시민들 상태는 어떻습니까? 내부 동요는 없습니까?”

대통령의 질문에 행정자치부 김이겸 장관이 대답했다.

“현재 평화광장에 경찰 인력 10개 중대를 투입하여 주변 일대에 대해 치안유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보고입니다.”

“다행입니다. 절대 이번 사건으로 평양 시민이나 북주 시민의 동요가 없어야 합니다.”

“네, 대통령님!”

이때, 이영진 국정원장의 스마트폰의 벨이 울렸다.

비상사태인 만큼 언제 중요한 보고가 올지 몰라 이영진 국정원장은 급히 전화를 받았다.

“그래? 응, 알았네, 최대한 빨리 본사로 데리고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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