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2023년 11월 01일 19:40 (이란시각 14:10),
이란 하마단주 하마단 공군기지.
슈우우우우우~ 콰카카카캉!
순간 허공을 가르는 파공음이 울리는 듯하더니 이내 샤히드 공군기지의 활주로에 검은 물체가 순간속도로 떨어졌다. 가속력의 힘만으로 활주로 콘크리트를 뚫고 지하 수십 미터까지 들어간 검은 물체는 이내 가공할 폭발력을 동반하며 반경 100m에 해당하는 넓이의 지상을 그대로 하늘로 날려버리며 진도 10에 가까운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에 지상의 건물은 물론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갈라진 틈으로 마치 마그마와 같은 거대한 화염이 마구마구 솟구치며 춤을 췄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F-14 톰캣 전폭기 20기, F-4D 팬텀II 전투기 15기, F-4E 팬텀II 전투기 29기, RF-4E 정찰기 3기를 운용하며 이란 공군전력 2위에 해당했던 하마단 공군기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또한, 하마단 공군기지로부터 남서단 164km에 떨어진 케르만샤주의 하타미 공군기지에도 똑같은 대폭발이 일어났다. Mi-171Sh 공격헬기와 각종 항공기를 운용했던 하타미 공군기지 역시 하마단 공군기지의 대폭발에 버금가는 거대한 폭발과 함께 꺼지지 않을 거 같은 화염에 휩싸인 채로 불타고 있었다.
두 공군기지는 이란이 2018년 초 시험발사에 성공한 Bavar-373 대공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Khatam Al-Anbia 방공기지와 매우 근접해있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에서는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마단과 하타미 공군기지에는 특별히 전략요격위성 CS-AD 제우스 4호의 C-SH 지노그-II 미사일로 타격하라는 임무를 내렸다.
마하 45 이상의 속도로 떨어지는 C-SH 지노그-II 미사일은 지구상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그 어떠한 국가의 대공방어 미사일로 요격할 수 없었다.
2년 전, 미사일 방어체제 MD를 완성한 미국도 막판에 탐지만 했을 뿐 요격 시도조차 못 했다. 하물며, 1/10 수준도 안 되는 대공 방어능력을 보유한 이란은 탐지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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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01일 19:41 (이란시각 14:11),
이란 호르모간주 호르무즈 해군기지
이란 북서단의 공군기지 4곳이 7세대급 무인전투기 CUF/A-29NP 피닉스에 폭격을 받고 괴멸의 피해를 본 가운데 페르시아만의 행상봉쇄를 위해 2000년 초에 건설한 호르무즈 해군기지에도 날벼락이 떨어졌다.
호르무즈 해군기지는 제12항모전단과 가까웠던 탓에 11분 만에 천룡A 순항미사일 16기가 허공을 가르며 레이더 기지와 정박해있던 구축함 및 고속함을 날려버렸다.
몇 초 단위로 16번의 거대한 폭발음이 울린 호르무즈 해군기지는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용광로와 같았고 시꺼먼 연기는 하늘을 덮었다.
만일의 사태 시 페르시아만 해상봉쇄 역할을 하는 호르무즈 해군기지는 고성능 레이더와 주변 해협 300km까지 공격이 가능한 지대함미사일 부대를 보유했고 주력 구축함인 1,400톤의 Mowj-1급 구축함 6척이 정박해있었다. 서방에서는 호위함으로 분류하지만, 해군전력이 약한 이란에서 구축함으로 분류된 Mowj-1급 구축함 6척에서 크고 작은 폭발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또한, 레이더 기지에도 천룡A 순항미사일이 정확하게 직격을 하자 순간 주변 일대가 팽창해지며 20m 높이에 달하는 대형 화염이 솟구쳤다. 더불어 300km에 달하는 사거리를 보유한 지대함미사일 부대에도 수십 개의 자탄이 장착된 천룡A 순항미사일이 3기가 공중에서 1차 폭발을 했고 이어 수십 개의 자탄이 지대함미사일 발사차량을 덮쳤다. 순식간에 축구장 5배에 달하는 지역에 지옥 불꽃이 연이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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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01일 19:52 (이란시각 14:22),
이란 이스파한주 샤히드 공군기지.
플라즈마 엔진을 장착한 천룡A 순항미사일은 컴퓨터로 목표까지의 지도를 기억시켜 레이더로 본 지형과 대조하면서 진로를 수정하는 TERCOM(terrain contour matching)이라는 유도방식으로 마하 3.5에 달하는 초고속으로 20여 분 만에 1,400km를 저공으로 비행했고 목표지점에 다다르자 팝업 기동을 펼쳤다.
샤히드 공군기지에 할당된 천룡A 미사일 8기 중 3기는 1m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목표지점인 활주로를 강타했고 나머지 3기는 공중에서 폭발하며 수많은 자탄을 공군기지 전체에 뿌렸다.
콰앙! 콰앙앙! 쾅앙! 쾅! 콰왕!
고막을 짖을듯한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공군기지 전체를 휩쓸었다. 뒤이어 2차 3차 크고 작은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울렸다. 이에 수많은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가 기지 내 모든 것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몇 분의 시간이 지나고 폭음이 자자든 샤히드 공군지는 마치 거대한 흙먼지 구름에 갇혀버린 듯했다. 그리고 서서히 보이는 샤히드 공군기지는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게 변해있었다. 주변 곳곳은 시꺼먼 화염이 이글거리며 타고 있었고 멀쩡한 이글루나 전투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건물 역시 죄다 무너져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 좋게도 살아남은 이란 군인들은 팔다리가 잘려나간 참혹한 신세로 바닥에 쓰러져 살려달라는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이날 시차는 다소 있었지만, 카크 해군기지, 고나바드 공군기지, 그리고 차바하르 공군과 해군기지 역시 천룡A 순항미사일에 80% 이상의 전력이 손실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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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01일 20:30,
남주 서울특별시 용산구 B2 벙커(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이란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1차 보복 공격을 상황실에서 지켜본 합동참모본부 지휘관들은 계획했던 대로 보복작전이 순조롭게 끝나자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서로 간 인사를 건넸다.
“이거이 콤퓨타처럼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꽂지 않았습네까? 하하하”
합참차장 윤기윤 대장은 분할된 스크린에 비친 이란 기지의 영상을 보며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12항모전단이 실수 없이 잘 해준 듯합니다.”
합참의장 신성용 차수 역시 이번 보복작전이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이때 작전본부장 양민춘 중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의장님! 테헤란 공군기지 주변 일대의 민간시설 피해가 생각보다 큰 듯합니다.”
“얼마나?”
“대략 30여 채의 민간 건물이 파손되었고 사상자도 대략 100여 명이 발생한 듯합니다.”
양민춘 중장은 분석팀으로 올라온 정보를 정리해 보고했다.
“음, 확산탄이 아닌 응집탄으로만 공격을 했는데도 피해를 입혔군”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민간시설이 너무 가까이 있던 탓에······.”
“거!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는 감수해야디, 하나하나 그리 따져서 어디 전쟁하갔서? 너무 신경쓰지말라우”
심드렁한 표정을 한 윤기윤 대장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기에······.”
“양 중장이래, 저번 동북아 전쟁에서는 군단장으로 만주와 일본에서 용장답게 지휘하더만, 합참에 와서는 소심해진 기야?”
“하하, 소심해지다니요.”
농담 섞인 윤기윤 대장의 말에 양민춘 중장은 웃음으로 대꾸했다.
“그게 아니면, 너무 과잉반응 하디 말라우”
“그래, 윤 차장 말이 맞아! 전쟁에 있어서 완벽할 순 없지! 민간인 희생에 너무 신경 쓰지 말도록 해! 어쨌든 우리도 최소 피해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향후 어쩌면 더 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의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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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일 15:30 (이란시각 10:00),
이란 테헤란 사드아바드궁(정무회의실).
14시를 준하여 대한민국 해군 제12항모전단으로부터 불우의 일격을 받은 이란 정부는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단 한 번의 공격에 이란 공군전력 75%와 해군전력 90%가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본 이란 정부는 항의서한 답변 기일을 넘긴 후 나름 대한민국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혁명수비대를 비롯해 이란 3군은 24시간 비상경계 태세로 전환해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공격 징후 포착은 물론 주요 군사시설이 동시다발적으로 타격을 입고 말았다.
한국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공격은 가벼운 잽에 불가했다. 하지만 얻어맞은 이란으로서는 강력한 라이트 훅과 같은 충격이었다.
다행인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정부의 의도인지 이번 공격에 이란 육군과 혁명수비대는 공격을 받지 않았다. 어쨌든 육군과 혁명수비대 전력이 살아있는 만큼 이란 국방부는 모든 부대에 임시 주둔지로 병력을 이동하라는 명령을 하달한 상태였다.
이에 45만에 달하는 이란 육군과 혁명수비대는 임시 주둔지 이동에 들어갔고 특히, 2차 대공습에 대비해 이란 대공방어를 주 임무로 하는 방공부대와 레이더 부대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이란 상공에 빈틈없는 레이더를 비췄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호세이니 하메네이로부터 군 통수권 지휘를 건네받은 아볼하산 라자이 대통령은 안보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료들과 함께 각 기지에서 발생한 피해 현황에 대해 이란군 합동참모의장인 아슈칸 하즈사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브리핑을 끝나갈 때쯤, 아볼하산 라자이 대통령은 물론 정부 관료들의 얼굴에는 절망감에 가득 차 있었다.
“안사리 장관! 대체 뭘 대비하고 뭘 준비했다는 겁니까?”
아볼하산 라자이 대통령은 브리핑이 끝나자마자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메드 안사리 국방부 장관은 만에 하나 대한민국의 공격에 대비해 만만의 준비를 마쳤고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1시간 전, 결과는 참혹했다. 즉각 대응은커녕 공격에 대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얻어맞아 괴멸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하메드 안사리 국방부 장관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모든 건 제 잘못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한마디도 못 하는 하메드 안사리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아슈칸 하즈사피 합동참모의장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나 장관이나 다 똑같소!”
아볼하산 라자이 대통령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옆에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 있던 최고 사령관인 모함마드 라크 대장이 당찬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님! 순간 방심으로 대한민국 국군에 타격을 입었으나, 충분히 만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쿠르디스탄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15만 혁명수비대를 선봉으로 쿠르디스탄과 대한민국 국군을 괴멸시키겠습니다.”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최신 군사 장비 일체를 혁명수비대에 배정한 최고 사령관 모함마드 라크 대장은 앞으로 닥칠 최악의 상황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한 채 근거 없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최고 지도자의 신임을 받으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최고 사령관의 말에 아볼하산 라자이 대통령은 알아서 하라는 듯 손짓을 하면 말했다.
“좋소! 최고 사령관이 알아서 하시오.”
“네, 그럼 공식적으로 쿠르디스탄 공화국 공격 결정이 확정된 것으로 알고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알겠습니다. 또 한가지 이라크 정부에도 군사 공조 요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알았소. 하기기 장관!”
대통령의 부름에 알리레자 하기기 외무부 장관이 대답했다.
“네, 대통령님!”
“당장 이라크 정부에 쿠르디스탄에 대한 군사 공조를 요청하시오.”
“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안보회의가 끝난 후 최고 사령관 모함마드 라크 대장은 최고 지도자에게 회의 내용을 보고하고 바로 혁명수비대와 이란군 전체에 쿠르디스탄 공화국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