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망
2021년 3월 1일 09:00,
일본 혼슈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 (충무공이순신함(CG-1101)).
27일 밤,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한일전은 끝이 났다. 그리고 이곳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충무공이순신함(CG-1101)의 함미 쪽 비행갑판에는 일본의 함상 항복조인식이 진행되었다. 지난 1945년 8월 15일에 있었던 미국 함상에서 있었던 항복조인식이 이번에는 76년이 지나 대한민국의 중순양함인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서 항복조인식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일본 원정 총사령관이자 해병대 사령관인 이훈상 중장이 일본의 공식 항복을 받아들일 적임자로 지명됐다. 그리고 일본 대표로는 일왕을 대신해 아소 다로 부총리가 참모진의 부축을 받으며 충무공이순신함(CG-1101)에 승선했다.
사각형 탁자 앞에 아소 다로 부총리가 섰다. 그러자 이훈상 중장이 항복식의 시작을 알리고 간단한 항복조인식의 인사말을 건넸다.
“2021년 3월 1일 이곳 충무공이순신함에서 일본은 한국에 무조건 항복조인식을 거행하며 이에 무조건 항복 조항에 서명한다. 일본 대표로는 현재 내각 서열 1위인 아소 다로 부총리다.”
해병대 사령관답게 절도 있고 박력 있는 목소리로 선언하듯 말하자,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서 만든 항복 조항 문서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보통 항복조인식 이전에 승전국과 패전국은 서명할 항복 조항에 대해 합의를 통해 조항 목록을 만든다.
지난 1945년 8월 15일 함상 항복조인식의 항복문서도 미국을 포함한 연합국 측과 일본 정부가 내부 합의를 통해 항복 조항 문서를 만들었었다. 하지만 이번 항복조인식에서 한국 정부는 항복 조항에 관한 내용에 대해 일체 일본 정부에 보여주지 않았다.
즉, 아소 다로 부총리는 무조건 항복이라는 단어에 맞게 지금 앉은 자리에서 한국이 요청하는 항복 조항 문서를 처음 받아 읽어나가는 것이었다.
이번 항복 조항 문서를 지난 2월 6일 중재자 역할을 했던 미국 백악관의 랜디 존슨 대외전략협상관이 아베 전 총리에게 보여줬던 한국의 요구조건 서한과 비교하자면 그때의 요구조건 서한은 애교 수준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번 항복 조항 문서는 일본으로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매우 충격적이고 치욕적인 조항들이 들어있었다.
<대한민국에 관한 일본의 항복 조항 문서>
1항 : 일본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 전범국임을 인정하며 모든 전쟁의 책임을 지고 패전국으로 한국의 모든 항복 조항에 조건 없이 서명하며 항복을 선언한다.
2항 : 1항을 근거하여 일본은 전범국으로 대한민국에 전쟁피해보상금을 20년간 매년 1,000억 달러(110조 원)를 매년 1월 1일 대한민국에 지급한다.
3항 : 일본은 전범 국가로 향후 100년간, 자체적인 군대를 보유할 수 없으며, 최소 치안 유지를 위한 자체 경찰 공권력만 운용한다. 이에 자체적인 군사 무기의 연구와 생산을 절대 할 수 없다. 현재 일본의 모든 방산업체는 부도 처리하여 법인을 말소시킨다.
4항 : 일제강점기 기간 대한제국에 행한 모든 악행은 물론 강제징용자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국가적 입장에서 정식으로 사죄한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는 모든 분에게 찾아가 진심 어린 사죄를 한다. 그리고 모든 피해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피해보상을 한다. 피해보상금은 1인당 500만 달러(58억 원)로 한다.
5항 : 대마도(쓰시마 섬)와 류큐(오키나와 제도), 그리고 규슈 전체를 대한민국에 영원히 이양한다. 또한,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선언하며 지금까지 일본 영토라고 주장했던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음을 밝히고 사과한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동해’란 이름으로, 대마도가 위치한 해협을 ‘대한해협’으로 규정한다.
6항 : 3항에 따라 일본은 자체적인 군대를 보유할 수 없기에 대한민국 국군이 일본에 주둔하여 일본의 국토방위를 책임진다. 방위비는 대한민국과 일본이 각각 50%씩 부담한다.
7항 : 일본 자국의 시민에게 제대로 된 과거 역사를 교육한다. 이에 한국 역사편찬위원회와 공통으로 연구학회를 만들어 새로운 일본 역사책을 발행하고 일본의 모든 초중고 학생에게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다.
8항 : 이번 한일전의 발발 원인을 비롯해 관여된 관련자들을 모조리 체포하여 전범자로서의 대한민국 재판부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 또한, 밝혀진 모든 사실을 세계 모든 언론에 모두 공개한다.
9항 : 일본의 일왕 체제를 전격 폐지한다.
10항 : 일본 국기를 하얀색으로 변경한다.
11항 : 이상, 일본 대표인 아소 다로의 서명으로 위 항복 조항은 국제적 법적 효력을 발한다.
1항부터 천천히 읽어가던 아소 다로 부총리는 9항과 10항의 내용을 읽고는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일본 역사상 이보다 더 치욕적인 일은 없었다. 잠시 망설이고 있는 아소 다로 부총리를 향해 한국 대표인 이훈상 중장이 아소 다로 부총리만 들을 수 있게 조용히 말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님! 항복 조항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파기할까요?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상관없습니다. 이번 항복조인식을 파기해도 말입니다. 대신, 일본 전역을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도로 만들 예정입니다. 단지, 일본 영토를 태평양에서 발생한 해일로부터 한반도를 보호하는 방파제로 사용할 것입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말하는 이훈상 중장의 말에는 섬뜩함이 묻어 있었다.
이에 아소 다로 부총리는 모든 걸 체념한 듯 조용히 펜을 들어 항복 조항 문서에 서명했다.
이때 함상에 참석한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속으로 터졌고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사인 KBS에서 촬영하여 전 세계에 영상을 송출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가 서명할 곳에 모두 서명을 마치자 이번에는 이훈상 중장이 서명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항복문서에 모든 성명 작업이 끝나자 이훈상 중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송국 카메라를 보며 항복 조항 문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2021년 3월 1일 오전 10시, 대한민국은 일본으로부터 항복문서에 정식으로 서명을 받아 한일전 종전을 선포합니다.”
와! 만세!
한국 기자는 물론 함상에서 대기 중이던 한국 정부의 인사들과 국군들이 함성을 지르며 손을 높이 쳐들었다. 반대로 일본 쪽 내각 관료들은 세상이 무너져내린 것처럼 무릎을 꿇고 한탄의 울음을 터뜨렸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폭압적인 식민지 지배에 벗어나기 위해 1919년 3월 1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태극기를 들고 항일운동이 있었던 역사적인 그날에 대한민국은 일본으로부터 정식으로 항복문서에 서명받는 제2의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이로써 중국과의 전쟁으로 시작된 4개월간의 짧고도 긴 전쟁이 오늘에서야 끝이 났다.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수많은 국민이 광장과 길거리에 나와 항복조인식을 시청했고 저마다 들고 있던 태극기를 흔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대한민국 만세’를 목이 터지라 불렀다. 2002년 월드컵 당시보다 두세 배는 많은 인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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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5일 10:00,
대한민국.
길면 길었고 짧으면 짧았던 4개월간의 전쟁이 끝난 대한민국은 국가 비상체제를 풀고 20대 대통령 선거에 바로 돌입했다. 남북통일과 중국과의 전쟁으로 5년 임기를 넘긴 서현우 대통령은 앞으로 2개월 후면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퇴임까지 2개월도 안 남은 서현우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전사하거나 부상한 국군장병과 민간인 피해 현황을 상세하게 보고 받았다.
대한민국 국군 전사자는 총 1,052명, 부상자는 8,537명이었다. 대부분 중국의 전술핵 무기와 일본의 전술핵 무기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무리 최신예 장비를 가지고 전쟁에 임했지만, 핵무기로부터 피해를 100% 막을 순 없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군이었기에 이 정도 피해에 그쳤지 만약 다른 국가였다면 수십만에 이르는 사상자를 봤을 것이다.
서현우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긴급으로 국회의 50조 원에 달하는 추경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이 중 10조 원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잃은 전사자와 부상자에 보훈 수당으로 일괄 지급하게 하였고 나머지 40조 원 중 20조 원은 전쟁에 참여한 모든 국군 장성에게 승리 수당으로 지급하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20조 원은 전쟁 기간 중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본 국민에게 위로 수당으로 지급하게 했다.
이렇듯 종전과 동시에 20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대한민국은 전쟁의 승리주간 내내 길거리에서는 각 정당의 경선 유세 활동에 열기는 뜨거워졌다.
남북통일 이후 첫 대통령 선거인이며 기존 남한 영토보다 15배나 넓어진 대한민국은 남주와 북주, 중국의 옛 영토인 산둥반도였던 서주, 그리고 옛 고구려 고토였던 서만주, 중만주, 북만주, 내몽골자치주, 그리고 이번 한일전을 통해 규슈 전체를 일본으로부터 이양받은 동주를 포함하여 총 7개의 지방 주정부와 1개의 자치 주정부로 이뤄지게 되었다. 동주는 지리적 위치상 남주의 남동단에 위치하였으나, 중앙정부에서는 동주로 이름을 정했다.
통일 이후 거대해진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었기에 현 서현우 대통령의 집권 여당인 한마음혁신당과 보수당인 복지한국당, 그리고 중도 성향의 국민연합당의 3파 체제로 대선은 흘러갔다.
하지만, 서현우 대통령의 인지도와 함께 집권 여당의 인지도 역시 가장 높았던지라 차세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은 한마음혁신당에서 경선 1위를 달리고 있는 추은희 경선 후보가 유력하다는 정치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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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일 14:00,
서울시 광화문 광장.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울 때 대통령에 당선된 서현우 대통령은 격변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엔 많은 일이 일어났었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덕분에 이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강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강대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오늘은 5년 6개월의 무거움 짐을 훌훌 털어내고 마음 편하게 퇴임을 하는 날이었다.
앞서 여러 공식 순서가 끝나고 퇴임을 앞둔 서현우 대통령의 퇴임 인사말 순서가 다가왔다. 이에 경북궁을 배경으로 설치된 단상 위에 서현우 대통령이 올라와 100만여 명이 운집한 광화문 광장을 바라보며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퇴임식 인사말의 첫 마디를 뗀 서현우 대통령은 잠시 운집한 국민을 바라보고는 다시 이어 말했다.
“저는 퇴임식인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하지 못했던 말을 하려 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한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남북통일이라는 한민족의 염원 달성과 세계 강대국으로 변모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국군장병의 생명을 앗아간 죄인입니다. 결과가 어쨌든 한 국가의 최고통치권자로서 국민의 목숨을 답보로 결정해야 했던 부분에서는 결코, 죄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대통령님 존경합니다.”
“국민도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 역시 의무이며 책임입니다. 대통령님!”
“맞습니다. 대통령님!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광화문에 운집한 청중들 사이사이에서 이와 같은 외침이 울렸다.
서현우 대통령은 사전에 취임식 일정과 사전조율을 했는지 4개월간 전쟁으로 희생당한 모든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데 퇴임식 인사말의 모든 시간을 사용했다. 장장 1시간에 걸친 서현우 대통령의 퇴임식 인사말이 끝나며 퇴임식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그리고 이내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의 새로운 취임식이 바로 진행되었다.
정치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이번 20대 대통령에는 한마음혁신당의 대선 후보인 추은희 후보가 통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추은희 대통령은 19대 서현우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할 수 있도록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었다.
19대 서현우 대통령과 20대 추은희 대통령이 서로 손을 잡고 100만여 명의 국민 앞에서 손을 높게 들었다. 이에 광화문 일대에 엄청난 환호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지난 과거 주변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려웠던 대한민국은 한때 만주를 호령하며 주변국에 영향력을 끼쳤던 고구려처럼 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
향후 미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외계문명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향후 천 년 동안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대한 국가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