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망
2021년 2월 27일 21:10,
일본 홋카이도 홋카이도현 모로란항 해안경비대 사무실.
“어떻게 되었소?”
해안경비대 사무실에서 기다리던 아소 다로 부총리는 오치 후르메 외무성 대신이 들어오자 결과부터 물었다.
“죄송합니다. 한국 정부의 요청은 시종일관 무조건적인 항복뿐이었습니다.”
“허허, 외무성 대신! 어떻게든 한국을 설득해야지요. 그렇게 포기하고 오면 어떻게 합니까?”
“죄송합니다. 제 능력이 이것밖에······. 그나저나 한국에서 앞으로 30분 후 2차 공격을 가한다고 합니다. 목표는 중소도시라고 합니다.”
“2차 공격을?”
“네! 그래서 말인데, 부총리님! 한국 정부의 항복 권유를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 이상 피해를 본다면 일본은 재기불능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음, 항복은 천황폐하의 재가가 필요하오. 내 맘대로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현재 천황폐하가 어딨는지도 모르잖습니까? 항복할 거면 2차 공격을 받기 전에 해야 합니다.”
“잠시 기다려 보시오. 현재 천황폐하가 어딨는지 알아보는 중이오.”
“아! 이렇게 시간을 끌 때가 아닙니다.”
“천황폐하의 재가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소?”
아소 다로 부총리는 자신의 항복 결정으로 향후 만에 있을 정치적 후폭풍을 피하고자 천황폐하라는 비빌 언덕이 필요했다. 이런 이유로 망설이는 가운데 시간은 흘렀고 한국 본토에서는 전략미사일군 소속의 사거리 1,000km인 현무3E2-A와 사거리 2,500km인 현무3E2-B 순항 미사일이 발사차량에서 발사되어 일본 전역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동해 상공에는 CB-30P 청룡 전략폭격기 12기가 각자 할당된 타격 목표 지점을 향해 기수를 돌리며 흩어지고 있었다.
대공 방어 체계가 완전히 와해 되어 민간 여객기조차 탐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 상공에 진입한 수백 기의 순항 미사일과 전략폭격기의 공습을 그대로 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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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7일 21:35,
일본 혼슈 사이타마현 가와구치 도심.
인구 56만의 중소도시인 가와구치 상공에 CB-30P 청룡 전략폭격기 1기가 선회하며 서서히 고도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고도 5km 지점까지 도달하자 내부 무장실의 해치를 열고 탑재했던 C-PSB 플라스마 확산탄 80기를 연속으로 떨구기 시작했다. 자유 활공 유도방식으로 오차범위 50cm도 안 되는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C-PSB 플라스마 확산탄 80기는 자체 추진체의 힘과 튀어나온 날개의 회전으로 타격지점으로 낙하 경로를 수정하며 낙탄했다.
그리고 일정 고도까지 떨어진 C-PSB 플라스마 확산탄 80기가 1차 폭발을 하자 수천 발의 자탄이 가와구치 도심 전체를 덮으며 지상으로 우박 떨어지듯 쏟아졌다.
쾅아! 콰앙! 콰앙!
도심 지면에 착탄 한 수천 발의 자탄은 그대로 거대한 폭발을 하며 도시 전체를 불덩어리로 만들었다. 강력한 폭발에 도로에 세워뒀던 차들은 화염에 휩싸이며 날아갔고 건물 외벽 역시 갈라지며 무너지자 차례대로 건물들이 폭삭 주저앉으며 붕괴했다.
지옥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화염이 곳곳에서 솟구치며 수천 발의 폭발음이 끊이지 않고 가와구치를 떠나가라 울려댔다.
저층 건물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고층 건물들 역시 계속된 폭발로 인해 하층이 타격을 입자 상층부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아파트 역시 예외가 아니었고 피신을 가지 않고 건물 내 숨어있던 시민들의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공습을 알리는 경보도 없이 갑작스럽게 청룡 전략폭격기로부터 공습을 당한 가와구치 시는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며 전력까지 나가자 폭발에 발생한 화염만이 어두운 도시를 밝게 비쳤다.
이처럼, 규슈를 제외한 일본 전역은 다시 한번 시뻘건 화염이 춤추는 불바다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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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7일 21:35,
일본 혼슈 교토부 마이즈루항.
한국 본토에서 날아온 현무3E2-A 순항 미사일 30여 기가 항구 곳곳에 착탄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제3호위대군과 마이즈루 지방대의 해군기지도 한 마이즈루항은 한일전 이전부터 독도와 한국 동해를 위협하는 전초 군항이었다. 이에 합동참보본부에서는 그동안 몇 차례 간헐적인 공격은 있었으나 이번 제2차 공격에 마이즈루 항구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기로 작정했다. 이에 다른 곳보다 순항 미사일 10여 기가 더 동원되어 항구와 도시 일대를 쑥밭으로 만들었다.
일부 항구에 정박해있던 해안경비용 고속정과 민간선박은 쏟아지는 파편을 그대로 뒤집어쓰고는 불길에 휩싸이며 서서히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그리고 항구 주변의 건물 역시 폭풍에 휘말리며 하나둘씩 무너져 내렸다. 일부 어업 활동을 한 후 항구로 돌아와 정리하던 어민들이 열 폭풍에 휘말리며 소멸했다.
쾅앙! 쾅아아아! 콰앙아~
한일전 이후 항구에 정박한 채로 2개월간 묶여있던 대형 상선에 현무3E2-A 순항 미사일의 파편을 뒤집어쓰고는 크고 작은 폭발을 일으키며 검붉은 연기와 화염이 솟구쳤다. 또한, 옆에 있던 다른 상선까지 불이 옮겨갔다. 도심 내부는 물론 해상에 떠 있던 각종 배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마이즈루 항구는 거대한 용광로로 변해가고 있었다.
2021년 2월 27일 21:40,
일본 홋카이도 홋카이도현 무로란항 해안경비대 사무실.
콰앙!
지천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해안경비대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이에 놀란 아소 다로 부총리는 급히 회의 탁자 밑으로 들어가 귀를 막았다. 이때 해상막료감부의 작전참모인 야마토 이노우에 일등해좌가 뛰어와 소리쳤다.
“부총리님! 지금 당장 방공호로 피하셔야 합니다. 한국군의 미사일 공격입니다.”
“뭐야?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걸 한국군이 알고 있단 말인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폭발 소리에 흠칫흠칫 놀라는 아소 다로 부총리는 미국이 빈 라덴을 공습으로 죽이려고 한 것처럼 한국군도 자기를 미사일 공격으로 죽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자 겁에 질려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사실 한국군은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이곳 무로란 시에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단지, 제2차 공격에 무모란 시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었다.
“아! 안돼!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부총리님! 그러니 당장 방공호로······.”
“아, 알았네, 앞, 앞장서게”
탁자 밑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온 아소 다로 부총리는 참모의 팔을 부여잡고는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사무실을 빠져나와 복도의 창문으로 보이는 무모란 시는 아비규환이었다. 폭죽 터지듯 상공에서 미사일이 폭발하자 반경 100m는 그야말로 자탄에 의해 쑥대밭이 되었다. 저층 건물이나 목조로 만든 가정집들은 폭발 위력에 그대로 주저앉으며 거대한 화염에 휩쓸렸다.
쿠앙! 쿠르르르릉~ 쾅! 쾅!
해안경비대 건물로부터 수십 미터 떨어진 방공호를 향해 뛰어가는 아소 다로 부총리와 내각 관료들, 그리고 각 군 참모진들은 사정없이 날아오는 각종 파편에 맞아 쓰러지거나 그대로 머리통이 날아가기도 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도 갑자기 날아온 작은 돌덩어리에 그만 오른쪽 가슴 부위를 얻어맞고는 앞으로 꼬꾸라졌다.
“으악!”
“부총리님! 괜찮으십니까? 뭐해? 어서 업어!”
“네!”
야마토 이노우에 일등해좌가 소리치자 뒤따르던 해상자위군 참모들이 바닥에 축 늘어진 아소 다로 부총리를 부둥켜 세우고는 한 참모가 업고는 방공호로 죽어라.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박 떨어지듯 사정없이 쏟아지는 자탄의 파편을 가까스로 피하며 방공호에 도착했고 간이침대에 아소 다로 부총리를 눕혔다. 이에 함께 간 총리 담당 의사인 히세토 시미즈 의무관이 아소 다로의 상태를 살폈다.
“어떤가?”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이 물었다.
이에 아소 다로의 가슴을 비롯해 여러 곳을 확인한 히세토 시미즈 의무관이 물었다.
“가슴 쪽 타박상이 좀 심하긴 하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을 거 같습니다.”
“정말인가”
“네, 다행히도 금속 파편이 아니라 튀어 날아온 돌덩어리에 맞은 듯합니다. 최대한 빨리 X-Ray나 MRI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아무래도 갈비뼈 골절이 예상됩니다.”
“방공호에 임시 치료할 자재가 있는지 부관들과 함께 가서 찾아보게”
“네, 알겠습니다.”
이때, 해안경비대 대장인 오쵸지 핫세 이등해위가 방공호 바깥 상황을 확인하고 돌아와 보고했다.
“큰일입니다. 무로란 항구를 비롯해 도심 전체가 대공습의 여파로 모두 폐허가 돼가고 있습니다. 이곳 방공호도 위험할지 모르니 더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해상막료장님!”
“대체 어느 정도 심각한데 그런가?”
“도심에 있는 건물 중 성한 건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죄다 붕괴해 도시 전체가 완전 난장판입니다.”
“제길! 이곳에 의료시설이 있나?”
“의료시설은 없지만, 여러 가지 상비약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럼, 우리 참모진에게 그 장소를 알려주게”
“네, 알겠습니다.”
★ ★ ★
2021년 2월 27일 23:00,
일본 홋카이도 홋카이도현 무로란항 방공호.
1시간이 조금 지나 응급조치를 받은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의식이 돌아왔는지 몸을 힘겹게 움직였다. 이에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이 다가가 말했다.
“정신이 드십니다. 부총리님?”
“여기가 어딥니까?”
“방공호 안입니다.”
“윽!”
몸을 일으키려던 아소 다로는 오른쪽 가슴 부위에서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자 양손으로 부여잡고는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흐흐흑~”
“움직이지 마십쇼. 부총리님! 의무관 말로는 아무래도 갈비뼈 골절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최대한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안정을 취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은 아소 다로 부총리의 상체를 부축하며 간이침대에 제대로 눕혔다.
“현재 어떤 상황이오?”
“네, 아무래도 무로란 도심 전체가 한국군의 미사일 공격에 큰 피해를 본 듯합니다.”
“다른 곳 피해 현황도 확인이 됐소?”
“죄송합니다. 현재 모든 통신수단이 단절된 상황이라, 어떻게 확인할 방법이······.”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함을 표현했다. 이에 아소 다로 부총리는 말조차도 가슴 부위에서 조여오는 통증에 심호흡하며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나무 카라 해상막료장! 외무성 대신을 불러주시오.”
“그것이······. 이곳 방공호로 뛰어오다가 외무성 대신이 파편에 그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크윽!”
“다른 대신들은?”
“네, 다른 방에서 일부 대신들이 치료를 받으며 잠시 쉬고 있습니다. 어느 분을 호출할까요?”
“아니 됐소. 무라 카오 해상막료장이 직접 한국 외교부에 연락하여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한다고 전하시오.”
“네? 정말입니까? 부총리님!”
“지금 상황에서 뭔 수가 있소···. 윽!”
말을 하다말고 아소 다로 부총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통증이 가시길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내가 잠시 망설이는 동안 무모란 도시가 폐허가 되지 않았소? 한국 외교부 장관 말대로 다른 중소도시 역시 무모란과 같은 처지일 것이오. 더는 버티다가는 일본 전체가 지도상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거 아니오?”
체념한 어조로 말한 아소 다로 부총리의 표정에서는 그 어떠한 희망이나 간절함이 보이지 않았다.
“부총리님! 알겠습니다. 한국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하겠습니다.”
“서두리시오. 이러다가 한국군의 3차 공격까지 받기 전에 말이오”
“네, 알겠습니다.”
한국군의 제2차 미사일 공격에 60만 이하의 일본 중소도시 대부분이 폐허가 되는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하루라는 시간에 2번에 걸친 대대적인 전략급 무기 공격에 일본 국민은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히며 전쟁 증후군 환자들이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