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응징!
2021년 2월 27일 06:00,
일본 혼슈 도쿄도 도쿄 신주쿠구.
쿠앙! 쿠아아아아앙~
엄청난 속도로 떨어진 C-SH 지노그-II 미사일 1기가 도쿄 신주쿠구의 지면을 뚫고 들어가 지하 50m에서 폭발했다. 반경 5km에 해당하는 지대가 일제히 진도 10에 해당하는 격렬한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바닥이 갈라지고 뒤틀렸다. 그리고 갈라진 틈 사이로 검붉은 마그마가 분출하듯 이글거리는 초고열 화염이 하늘로 솟구치며 주변 일대를 사정없이 집어삼켰다.
진도 8에도 버틸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고층빌딩은 엄청난 지각변동에 모래성 무너지듯 빌딩 전체가 폭삭 주저앉으며 붕괴하기 시작했고 건물 안에 있던 시민들 역시 무너져내리는 건물 잔해와 함께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지상의 도로와 주차장에 있던 주차된 차들은 갈라진 틈 사이로 빠져들며 이글거리는 화염에 그대로 녹아 들렀다. C-SH 지그노-II 미사일 1기는 1Mt 핵폭탄 못지않은 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마디로 반경 5km 이내는 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10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을 정도의 가공할 초고열의 화염은 마치 춤을 추듯 활활 타올랐고 우후죽순 세워졌던 고층빌딩들은 모조리 붕괴했다.
이렇게 도쿄 중심지에서 거대한 화염이 이글거리는 가운데 성남기지에서 출격한 CB-30P 청룡 전략폭격기 8기 중 2기가 고도 20km에서 비행하며 막 도쿄도 상공에 진입했다. 그리고는 내부무장 해치를 개방하고는 C-PAB 플라스마 증폭탄 40기를 차례대로 투하하기 시작했다. 활공 유도탄 형식의 C-PAB 플라스마 증폭탄 40기는 각자 정해진 목표지점을 향해 자체 추진체를 일으키며 청룡 전략폭격기에서 유도하는 데로 방향을 틀며 무서운 속도로 낙탄했다.
쾅아! 쾅아앙! 쾅아!
지그노-II 미사일보다 위력은 덜 하지만 핵폭탄 20kt급에 버금가는 엄청난 폭발이 도쿄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도쿄 방어를 위해 도쿄도 도심 곳곳에 주둔 중인 일본 자위군을 노린 정확한 타격이었다.
나머지 청룡 전략폭격기는 각 2기씩 나고야와 오사카, 히로시마 등 주요 대도시 상공에 나타나 도쿄도 폭발과 같은 공격을 감행했다.
한편, 아소 다로 부총리가 반격의 기회로 삼았던 홋카이도 역시 한국 본토에서 발사한 현무-PIP 미사일로 인해 홋카이도의 대표 도시인 샷포로를 비롯한 북부항공방면대 제2항공단 치토세 기지와 제3항공단 미사와 기지가 지도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공방어 레이더기지와 조기경보 시스템이 예전에 와해 된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홋카이도 전체에 쏟아진 현무-PIP 미사일은 총 120기로 이러한 결과를 만드는데 충분한 수량이었다.
이처럼 일본 자위군의 전술핵 공격에 대한 한국군의 보복 공격은 도쿄를 시작으로 혼슈 내 주요 도시 20곳에 차례대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대재앙이 일본 전체에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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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7일 06:10,
일본 혼슈 지바현 신요코다 지하 벙커.
전날, 전술핵 공격으로 일본 내 도시에서 한국군이 외곽으로 물러났다는 보고에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통합막료감부의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은 급하게 깨우는 부관의 목소리에 졸리는 눈을 억지로 뜨며 말했다.
“뭔가? 나가모토 부관”
“통막장님! 긴급 상황입니다.”
“대체 뭔데? 이렇게 호들갑이야?”
“그것이······. 10분 전, 규슈를 제외한 일본 전역에 한국군의 핵미사일 공격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핵미사일이라니? 한국이 무슨 핵미사일이 있단 말이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은 겉옷만 걸치고는 그대로 상황실로 뛰어갔다.
상황실은 현재 각 부대로부터 올라오는 보고에 정신없었다. 대부분 보고 내용은 핵폭탄과 맞먹는 엄청난 위력에 반격을 준비 중인 대부분의 부대 전력이 상실했다는 보고였다. 특히 도쿄도 방어를 책임졌던 제1기갑사단과, 제2차량화보병사단, 제9경보병사단, 제11차량화보병여단, 제5차량화보병여단, 그리고 비상징집으로 편성된 10개의 보병사단이 흔적도 없이 모두 괴멸되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올라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술핵 공격에 위축된 한국군에 대해 위에 나열한 부대를 집결시켜 밀어붙일 생각이었던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말! 전멸인가?”
“네, 현재 각 부대 하급부대까지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폭발에 의한 펄스 현상 때문인지 아니면, 타격을 입고 괴멸되었는지 어느 한 부대 하나 연락이 되는 곳이 없습니다.”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육상자위군의 마지막 희망은 사라지고 만 것과 같았다. 무려 16만 명에 이르는 대병력이었고 육상자위군의 마지막 전력이었다.
“이렇게 쉽게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계속해서 모든 부대에 연락을 취해보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현재 공격당한 곳에 대한 무인정찰기는 띄웠나?”
“네, 통막장님! 가장 먼저 공격을 받은 도쿄 신주쿠를 비롯해 도쿄도 곳곳에 무인정찰기를 보냈습니다.”
잠시 후 상황실 스크린에는 무인정찰기에서 촬영한 도쿄 신주쿠의 영상이 보였다. 강력한 폭발 위력의 펄스 현상 때문인지 약간의 통신장애로 가끔 스크린의 화면은 지직거리며 화면이 깨지기도 했다.
“세상에~ 저곳이 신주쿠란 말인가?”
500m 상공에서 무인정찰기가 촬영한 신주쿠의 모습은 지각변동으로 인해 지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상태였고 갈라진 틈 사이로 쉴 새 없이 솟구치는 검붉은 화염만이 주위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한때 신주쿠는 일본 최대의 번화가로 비즈니스, 쇼핑, 유흥의 중심지로 한마디로 도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도쿄 제일의 교통량을 자랑하는 신주쿠 역은 버스, 철도, 지하철의 수많은 노선이 집중하는 교차점이며 철도역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승객 수를 기록하는 역이기도 했다. 도쿄 도청의 소재지이며 도쿄의 23개 특별구 중 재일교포를 포함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살았던 이곳 신주쿠는 이제 모든 것이 옛말이 되고 말았다.
충격적인 영상으로 인해 상황실의 통합막료장과 육상막료장, 그리고 참모진들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핵폭탄 폭발보다도 더욱 잔인하고 처참한 현장이었기 때문이었다.
“2번 스크린에 스기나미구를 촬영한 장면입니다.”
오퍼레이터의 외침에 상황실의 모든 시선이 2번 스크린으로 쏠렸다. 2번 스크린에 비친 스기나미구는 제1기갑사단의 주력부대가 방어 임무를 맡은 곳이었다. 이곳 역시 신주쿠구와 마찬가지로 멀쩡한 빌딩은 온대 갖데. 없고 붕괴한 건물 잔해와 뒤틀어진 지각 틈 사이로 검붉은 화염만이 꺼질 줄 모르고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외에도 무인정찰기가 도착하여 보여주는 장면은 모두 비슷했다. 한때 인구 3천만이 주거하는 최고의 대권역 도시라고 할 수 없는 참담한 장면뿐이었다.
“대체, 한국놈들이 어떤 무기를 사용했단 말인가?”
참모진의 부축을 받으며 몸을 일으킨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은 순간, 어젯밤 가미카제를 통한 전술핵 공격에 대해 후회감이 들려왔다. 마치 지난 2차 세계 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의 대반격으로 일본이 패망했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통막장님! 우리도 이곳에서 피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장면에 약간 겁먹은 타키타요 오지로 육상막료장이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이곳을 말인가?”
“네, 분명히 한국군은 이곳 지하 벙커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지 않겠습니까?”
“이곳은 미국인 만든 지하 벙커야! 웬만한 핵미사일 공격에도 버틸 수 있다고, 이곳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어!”
“그렇다고 해도, 현재 도쿄의 자위군이 전멸한 상태에서 이곳에 있겠다는 건 무의미하지 않겠습니까?”
“아직 확신하지 말게, 단지 통신 두절로 연락이 안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무인정찰기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통막장님!”
“카키타요 육막장! 우리는 어떻게든 이곳에서 끝까지 항전한다. 다른 지휘관들의 사기까지 저하하지 말고 조용히 있게나!”
완강한 마시히 하지메 통합막료장이었다.
이렇게 지하 벙커 상황실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이지는 가운데 신요코다 지하 벙커 상공에는 제우스 2호에서 발사한 지그노-II 미사일 2기가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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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7일 06:2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 (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규슈를 제외한 혼슈, 시코쿠, 홋카이도가 한국군의 대공습 공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에서는 실시간으로 공격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초토화 작전에 동원된 핵폭탄 이상의 위력을 가진 플라즈마 증폭탄은 총 300여 기에 달했다.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모든 플라즈마 증폭탄의 전력을 일제히 쏟아부은 것이었다. 이처럼 자위군의 전술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행된 초토화 작전은 그야말로 규슈를 제외한 일본의 전 영토를 지우개로 지우듯 지상에 있는 모든 물체를 깡그리 지워버렸다.
“요코다 지하 벙커 공격은 언제쯤이지?”
여러 스크린을 지켜보던 강이식 합참의장이 물었다. 이에 옆에 서 있던 작전본부장 김용현 중장이 바로 대답했다.
“네, 앞으로 5분 정도면 신요코다에 지그노-II 미사일 2기가 낙탄 할 것입니다.”
“그래! 이것으로 이번 한일전은 끝이로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요코다 지하 벙커에 지그노-II 미사일 2기가 시차를 두고 차례대로 낙탄하며 지하 100m에 건설된 요코다 지하 벙커를 크게 흔들었다. 지하 50m까지 밀고 들어간 첫 번째 지그노 미사일이 폭발하고 이어 두 번째 지그노-II 미사일이 100m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하자 강철로 만들어진 지하 벙커의 내·외벽은 종잇장 찢어지듯 갈라졌고 그 틈으로 엄청난 고열의 화염이 들이닥쳤다.
지각 자체가 대격변을 일으키자 지하 벙커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폭삭 주저앉으며 붕괴했다. 그리고 틈 사이로 밀려온 초고열 화염은 닥치는 대로 지하 벙커 내부의 모든 걸 소멸시켰다.
엄청난 충격을 동반한 진동이 지하 벙커를 강타하자 매우 놀란 마사키 하지메 통합막료장과 타키타요 오지로 육상막료장, 그리고 수많은 참모진과 오퍼레이터들은 무너져 내리는 천장의 잔해에 깔렸고 그 틈 사이로 밀려오는 초고열의 화염에 한 줌의 재도 남기지 못하고 그대로 산화했다.
“지그노-II 미사일 2기 정확히 신요코다 지하 벙커에 정확히 착탄! 거대한 폭발과 함께 지하 벙커는 붕괴한 것으로 추정!”
아폴론 1호 정찰위성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분석한 오퍼레이터가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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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7일 06:20,
일본 혼슈 미아기현 동단 154km 해심 (북위 37°49'4.06" 동경 142°39'46.77").
전날 가모가와항에 정박하여 아소 다로 부총리 일행을 승선시킨 오야시오급 쿠로시오함(SS-596)은 30노트에 이르는 속도로 홋카이도 제3항공단 미사와 기지를 향해 고속으로 잠항 중이었다. 그리고 미아기현 동단 154km 해심을 통과하는 시점, 지진으로 형성된 거 같은 거대한 해류가 쿠로시오함(SS-596)의 동체를 두드렸다.
쿠우우우우~ 쿵앙! 쿠앙!
수중배수량이 4,200에 달하는 거대한 잠수함이 요동치는 해류에 좌우로 크게 흔들리자 잠수함 승선 경험이 처음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소리쳤다.
“으악! 뭐! 뭔가? 왜 이러는 건가?”
순간 밀려오는 극심한 공포심에 정신을 놓은 아소 다로 부총리는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웅크리며 벌벌 떨었다. 이에 함께 탑승한 무라 카와 해상막료장이 다가와 안심시키기 위해 부축하며 말했다.
“부총리님! 안심하셔도 됩니다. 지진으로 형성된 해류의 충격일 뿐입니다. 간혹 있는 일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지리적 특성상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 해상자위군의 잠수함은 이번 충격도 지진으로 형성된 해류와의 충돌로 가볍게 넘겼다. 10시간 동안 잠항 중인 쿠로시오함(SS-596)으로써는 현재 규슈를 제외한 일본 영토 전체가 불바다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