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5화 (285/605)

도쿄 입성!

2021년 2월 24일 15:00

대한민국

전 세계 모든 언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재 미국 본토 상황에 대해서 긴급속보 방송을 하느라 난리였다. 70여 년간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하던 미국이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본토 공격을 당했고 그 피해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가미 가재 특공대의 하와이 폭격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 본토 전역이 불바다가 되었다는 조금은 과장된 아나운서의 흥분된 설명이 이어지며 전 세계 시민들은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슈 중의 이슈로 다루며 시정률을 높이기 위해 각 나라의 방송국은 조금은 자극적이고 과장성을 보탠 추측성에 가까운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을 TV 앞에 끌어드렸다. 주된 긴급속보의 주된 내용은 한국군 100만 명이 미 본토에 상륙하여 현재 미 본토 서부 일대를 완전한 장악을 했다든지, 핵폭탄보다 더 위력적이고 파괴적인 무기체제를 이용해 미국 본토 공격에 사용했다든지, 이번 공격으로 미국 시민 천만 명이 사상자가 발생했다든지 허무맹랑한 내용부터 사실과 비슷한 내용이 뒤섞여 공중 전파를 탔다.

이렇게 추측성과 과장성이 결합 된 수많은 보도가 전 세계에서 보도되는 가운데 EU(유럽연합) TV에서는 현재 한미전과 관련하여 최대한 사실에 입각한 방송을 내보냈다.

정보를 어디에서 받는지 모르지만, 미 본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상황을 시간대별로 요약해서 사실에 버금가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한 자국중심주의 정책으로 일환 하며 세계 여러 나라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중 EU(유럽연합)와도 경제적 부분에서 마찰을 빚으며 관계가 소연해졌다. 또한, 2017년 미국의 최대 우방국이자 EU(유럽연합)와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던 영국이 본격적으로 탈퇴하면서 EU(유럽연합)와 미국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EU(유럽연합)를 향후 미래 동반자로 결정하고 물밑 교섭을 통해 현 미국과의 전쟁 상황을 중립적 입장에서 전 세계에 보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EU(유럽연합)도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국방부를 통해 미국과의 전쟁 관련 영상과 사진 자료를 보냈다.

여기서 대한민국 정부의 두 가지 의도가 담겨 있었다. 첫째는 한국 독일과 프랑스가 주축이 된 EU(유럽연합)와의 동맹 체결이었고 두 번째는 미국 성향의 국가에서 내보내는 미국에 대한 우호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를 EU(유럽연합) TV를 통해 맞대응하는 전략이었다.

미 본토에 대한 ‘신의 노여움’ 공격의 결과는 이랬다. 먼저 제우스 3호에서 발사한 C-SE 에피루스 미사일은 미국의 MD 체제의 대공 미사일의 요격에서 살아남아 착탄 하여 구석기 시대로 돌아간 도시는 목표 도시 18개 중 11곳으로 위치토, 덴버,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포틀랜드, 리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스포캔, 뉴욕이었다. 대부분 한국 잠수함의 순항 미사일에 미 본토 서부에 있는 미사일방어여단이 선제 타격을 입으며 대공 방어체제가 무너졌고 이에 마하 40 이상의 속도로 떨어지는 C-SE 에피루스 미사일을 막을 수 없었다.

여기서 한가지, 미 본토 동부권에 있는 도시 중 유일하게 경제의 중심 도시인 뉴욕이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그 이유는 동부권 북쪽 대공망을 책임지고 있던 룩헤븐 육군기지의 제101미사일방어여단이 워싱턴 D.C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집중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뉴욕에 대한 대공 방어에 소홀해지면서 요격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서부권의 미사일방어여단도 선제 타격으로 피해를 보지 않고 제 역할을 했다면 적어도 5개 도시 정도는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슈퍼호큘라 잠수함 2척에서 발사한 탄도탄형식의 SD-SLBN 궁니르-II 미사일 90기는 항공기의 무덤이라 불리는 세계최대 비행기 보관소인 AMARC(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Center)를 비롯해 3군 군수사령부의 예비 전쟁물자 저장창고를 날아가 대략 50%에 달하는 엄청난 피해를 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우스 3호에서 발사한 C-SH 지노그-II 미사일 8기 중 1기는 제51구역으로 알려진 넬리스 공군기지를 초토화로 만들었다. 마하 45에 달하는 속도로 떨어진 C-SH 지노그-II 미사일 1기는 넬리스 공군기지 정 중앙에 착탄을 했고 지하 100m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했다. 이에 핵미사일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넬리스 공군기지의 비밀 지하연구소와 지하에 만들어진 방공호인 안전대피소는 그대로 주저앉으며 붕괴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7기는 록히드마틴사의 주요 생산 장비인 각종 전투기와 미사일 등 미국 군대의 대부분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 공장을 타격하여 완전히 폐허로 만들었다.

이처럼 입을 다물지 못할 경악스럽고 예상 못 한 내용이 EU(유럽연합) TV 긴급속보 뉴스에서 상세하게 보도하자 EU 회원국은 물론 방송을 시청한 전 세계 시민들은 깊은 충격에 빠져버렸다.

2021년 2월 24일 오후 16:00

일본 혼슈 야마나시현 히노 시가지

하치오지 시가지에서 갑자기 나타난 복병인 미국 MEAB(해병원정기동여단)의 M4 워독 전차의 게릴라 전술에 말려들어 장장 3시간 동안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숨바꼭질 끝에 대대급 M4 워독 전차를 하치오지 시가지에서 몰아낼 수 있었다. 이후 제60기계화보병여단의 제109기계화대대에게 인계 절차를 마치고 도쿄 진공을 향한 두 번째 관문인 히노 시가지로 진입했다.

예상보다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 M4 워독 전차의 16MJ급 레일건에 고전했던 26전차대대 소속 백호 전차들은 저마다 전차 외부에 장착된 광학 장비의 손상으로 전투력이 크게 떨어졌다. 임시방편으로 탈부착 방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부분들은 잠시 경계를 펼치며 교환 정비를 가졌지만, 정비창에서나 수리 및 교환할 부품이 50%나 되었다. 그렇다고 도쿄를 코앞에 두고 전력 일부를 후방으로 보내 정비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기에 기본 정비만 마치고 임무를 그대로 수행했다.

이에 사단본부에서는 치고 빠지는 적 전차 탐지 시 즉시 S-LLAM 60 흑룡 미사일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평원이 아닌 복잡한 도시 시가지에서 미사일 발사 시 민간 건물들이 피해를 볼 수 있었으나 쏘고 엄폐하는 적 전차에 대해선 이 방법뿐이었다. 이에 백호 전차 포탑 좌우에 장착된 4연장 대공/대전차 복합탄인 S-LLAM 60 흑룡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시커를 활성화한 후 도심 시가지를 저속으로 기동했다.

“아! 답답혀 죽겠구마잉!”

하치오지 시가전에서 워독 전차의 레일건 금속탄에 전차장용 현시경이 박살 난 712호 백호 전차의 오상택 상사는 답답한 마음에 계속해서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해치를 열고 밖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그건 저격수에게 ‘나 죽여주세요’하는 멍청한 짓이기에 그럴 수는 없었고 포수용 조준경 화면을 링크 받아 디스플레이를 확인했다.

“크크, 오 상사님은 흑룡 시커 탐지 레이더만 확인하시고 나머진 저한테 맡겨두지 말입니다. 사단 탑건 전차의 특등 전차 포수인 저 김 중사를 말입니다.”

“지랄한다. 그건 다 마! 내가 표적 지정을 칼같이 해주니까 그런 거지. 넌 발판만 밟았잖아!”

“와!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2시간만 해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한 치열한 교전을 벌였던 오영택 상사와 김영주 하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도심으로 들어가면서도 농담 따먹기를 했다.

띠디띠디띠디~

본부중대에서 날린 스파이더II 드론으로부터 M4 워독 전차를 탐지한 정보를 보내왔다. 이에 712호 백호 전차의 디스플레이에 탐지된 M4 워독 전차의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기되어 보이며 경보음이 울렸다. 방향 3.2km 사거리에서 좌회전 도로 100m 지점이었다.

“옳다구나야! 개눔시끼들, 저놈은 우리가 잡는다. 알았지? 염아!”

“네, 전차장님!”

“711호 옆으로 붙어서 기동해!”

“네, 알겠습니다.”

712호 전차 조종수인 염훈기 병장에게 명령을 내린 오영택 중사는 헤드셋을 통해 711호 소대장 전차에 통신으로 알렸다.

“여기는 붉은소 둘! 붉은소 하나! 방금 탐지된 적 전차 붉은소 둘이 처리하겠습니다. 이상”

“여기는 붉은소 하나, 붉은소 둘! 현시경 나갔는데 괜찮겠습니까? 이상”

“여기는 붉은소 둘! 아! 소대장님 왜 그러십니까? 사단 탑건 전차가 현시경 나갔다고 저거 하나 처리 못 하겠습니까?”

“여기는 붉은소 하나! 양호 이상”

소대장의 승인이 떨어지자 712호 전차가 서서히 속도를 높이며 711호 옆으로 지나쳤고 이내 선두로 내달렸다. 그리고 광자포 포신은 왼쪽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크르르릉~ 크르르릉~

적 전차의 위치를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백호 전차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했다.

“가자! 속도 높여!”

“알겠습니다.”

712호 전차는 도로에 너부러져 있는 자동차를 닥치는 대로 박아버리며 질풍같이 질주했다.

시속 80km에 달하는 속도로 중앙도로를 내달린 712호 전차는 사거리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돌려져 있던 광자포에서 불을 뿜었다.

퓽웅~

붉은 광물질이 포신에서 빠져나와 순간속도로 매복하고 있던 M4 워독 전차를 강타했다.

쾅아!

정확한 사격에 워독 전차의 포탑과 몸체가 분리되며 폭발했다.

“나이스구마잉~”

포수 조준경으로 링크를 받아 모니터로 확인한 오영택 상사가 쾌재를 불렀다.

“아! 제가 뭐라 했습니까? 특등 포수라 하지 않,”

콰앙! 쾅아!

지지지지직!

712호 전차의 오른쪽에서 강한 충격이 두 번이나 밀려왔다.

예상 못 한 공격에 712호 전차의 조종수 염훈기 병장은 그대로 기어를 당겨 최고속도로 후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른쪽 캐터필러가 손상되었는지 중심을 못 잡고 덜컹거리며 한쪽으로 치우친 채 천천히 움직였다.

“김 중사! 뭐해? 포신이랑 조준경 돌려!”

현신경으로 직접 확인을 못 하는 오영택 상사는 다급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아 죄송합니다. 조준경에 눈이 부딪치는 바람에······.”

“짐 눈탱이 아프다고 가만히 있다가 진짜 우리 죽는다.”

“네, 돌립니다.”

기이이이잉~

부드러운 기계음을 내려 포신으로 오른쪽으로 180도 돌아갔다. 그런 와중에 또 2발의 금속탄이 712호 강타했다.

콰앙! 콰앙!

“시발! 오늘 완전히 동네 복돼는 구만”

끼이이잉 키키키키~

이제는 포탑까지 계속된 충격에 영향을 받았는지 부드럽게 돌아가던 포탑이 멈추고 말았다.

“아! 포탑 회전판 고장!”

김영주 중사가 안간힘을 쓰며 조종간을 돌려봤지만, 포탑은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이에 오영택 상사는 염훈기 병장에게 지시했다.

“염아! 왼쪽으로 회전하면 후진해! 그리고 김 하사는 적 전차 한군데 놈 조준점에 걸리면 염에게 알려줘”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짧게 대화가 오가는 사이 허공을 찢는 소리를 내며 레일건 금속탄은 날아왔다.

드디어 왼쪽으로 꺾으며 후진하자 포신은 그제야 오른쪽 도로에서 나란히 서 있는 적 전차 중 가운데 전차를 가리켰다. 이에 김영주 중사가 소리쳤다.

“염아! 스탑~”

“네!”

“김 중사! 조준되었으면 그대로 발사해!”

짧게 일갈한 오영택 상사는 이내 적 전차 3대 중 좌우 2대에 락온을 걸고 그대로 흑룡 미사일의 발사 버튼을 눌렀다.

푸아아앙~ 푸아아앙~

주 포탑 양 측면에 장착된 4연장 60mm 발사관에서 각기 1기의 흑룡 미사일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갔고 포수인 김영주 하사도 나머지 한 대에 광자포의 조준점을 맞추고는 이내 발사 발판을 밟았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함께 온 팀답게 완벽한 팀워크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쾅앙~

적 전차 3대 중 왼쪽에 있던 워독 전차 한 대가 광자포에 맞고는 그대로 폭발하며 검붉은 화염을 내뿜었고 나머지 2대의 워독 전차에도 하늘로 솟구친 후 지각에 가까운 각도로 떨어진 흑룡 미사일에 주 포탑 상단이 폭발했다.

“그래 이거다 코쟁이들아! 하하하!”

폭발과 동시에 오영택 상사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내 그 승리감의 표정은 사라지고 조준경을 통해 보이는 적 전차의 모습에 두둔이 커졌다.

흑룡 미사일에 주 포탑 상단을 직격당하며 폭발한 2대의 워독 전차는 내부 피격은 당하지 않았는지 레일건 포탑이 회전하며 정확히 712호 전차를 향했다.

“뭐, 뭐야? 흑룡 미사일로 피격된 게 아니야? 그럼 뭐하냐! 김 중사야! 쏴야지”

“회전이 느립니다.”

오른쪽 캐터필러 손상으로 신속한 기동도 힘들고 포탑 회전판도 손상으로 인해 조준 시간도 길어진 712호 전차의 최대 위기 중의 위기였다.

“닝기리~ 엿됐다.”

콰앙!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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