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진격!
2021년 2월 24일 11:30 (미국시각 23일 10:30),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3시가 전, 서현우 대통령과 영상통화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USSC의 의장인 빅토리아와 통화를 하였다. 한국에서 USSC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고 이에 빅토리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용한 모든 전략급 무기를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번 양성자 어뢰에 이어 비핵국가인 한국에 전략급 무기인 핵미사일 사용은 자칫 자충수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빅토리아 의장은 강경책으로 밀어붙였다. 이러한 이유는 한국 정부가 USSC의 비밀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타개책은 한가지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떻게든 이번 미한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정부 관료 인사를 전범으로 처벌하고 새로운 친미주의 성향의 인사로 한국 정부를 개편하는 것이야말로 USSC의 존재를 감추고 지속해서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앞서 USSC 의원 중 국방성 담당인 닉네임 로키를 통해 사전에 합동참모본부를 움직여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만 떨어지면 언제든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끝마치게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웨인 국방부 장관에게 전략급 무기 즉, 모든 핵무기에 대한 사용을 승인했다.
일차적으로 한국군의 도쿄 진공 시점에 맞춰 한반도 일대에 대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500기의 발사 명령이 떨어졌다. 이에 미 공군 지구권 타격사령부의 핵무기 센터에서는 미 본토에서 ICBM 탄을 운용 중인 제20공군 소속의 미사일 부대에 한반도 타격지점 코드가 모두 입력되어 최종 발사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발사대기 중인 500기의 ICBM 탄에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은 총 100기에 달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주요 표적인 군사시설에 대해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지우고자 했다.
“대통령님! 이곳에 핵미사일 승인 열쇠를 꽂으시고 마지막 승인 코드를 입력하시면 됩니다.”
미 공군의 모든 핵무기 전력들(제8공군 : B-1B 전략폭격기와 B-2A 전략폭격기, 제20공군 : LGM-30G 대륙간탄도미사일, LGM-30F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총괄하는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의 사령관인 밥 페리 중장이 직접 백악관에 찾아와 007 가방으로 만들어진 콘솔 장비의 한쪽 부분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그 부분에는 삽입된 열쇠 2개가 꽂혀 있었다. 하나는 합참의장인 드마커스 던포드 원수의 열쇠, 또 다른 하나는 존 웨인 국방부 장관의 열쇠였다.
“알았소이다.”
짧게 대답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금고에서 황금빛 작은 열쇠를 꺼내 들고는 방금 자재사령부 사령관이 가리킨 곳에 열쇠를 삽입하고 번호판이 나열된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코드 번호를 입력했다.
“됐습니다. 대통령님! 이제 모든 절차는 끝이 났고 최종 발사 명령만 내리시면 됩니다.”
인류의 멸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핵미사일 승인절차는 총 4단계 절차로 이뤄져 있었고 방금 막 마지막 승인절차가 끝났다.
“발사 시간은 한국군의 도쿄도 진공 시간에 맞춰 발사하도록 하시오.”
“네, 알겠습니다. 최종 승인받았습니다. 대통령님!”
마지막 발사 명령까지 녹음기를 통해 녹음한 지구권타격사령부의 사령관 밥 페리 중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를 하고는 007 콘솔 가방을 들고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한편, 3개의 열쇠가 삽입되고 대통령의 승인코드 번호가 입력되자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20공군 소속의 3개 미사일 부대에서는 최종 발사 버튼이 활성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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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4일 11:30,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지하 벙커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님! 푸틴 대통령과는 얘기가 잘 되었습니까?”
나성태 비서실장은 조금은 걱정된 표정으로 물었다.
“아! 네! 생각보다 푸틴 대통령이 시원하게 받아주더군요.”
“다행입니다. 혹시나 러시아까지 이번 기회에 전쟁에 본격적으로 끼어들면 어쩌나 생각했습니다.”
이에 오장수 안보실장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화에 끼어들었다.
“러시아도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 할 것이고 우리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을 듯합니다. 이제 러시아도 우리 대한민국의 요청을 쉽게 저버릴 때는 지났다고 봅니다.”
“하하, 오 실장님 말씀대로 러시아와 푸틴이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강 장관님이 조금 늦는 거 같습니다.”
나성태 비서실장은 집무실 벽에 걸려 있는 벽걸이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이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는 속담처럼 비서실에서 강현수 국방부 장관이 도착했다고 인터폰으로 알려왔다.
똑똑똑~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대통령님”
집무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온 강현수 국방부 장관은 가볍게 묵례 인사를 하였다.
“그래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 갑시다.”
대통령을 비롯한 안보실장과 비서실장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쿄 진공 작전에 맞춰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서 직접 상황을 지켜보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다. 이에 대통령 일행은 용산 B2 벙커와 연결된 하이퍼루프 모선을 타고 합동참모본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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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4일 11:40,
서울시 용산구 B2 벙커 (국군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
10분도 안 되어 용산 B2 벙커에 도착한 대통령 일행은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합동지휘통제소 상황실에 올라왔다.
“대통령님에 대하여 경례!”
“충성!”
서현우 대통령이 상황실에 들어서자 상황실 최고선임인 합참의장인 강이식 원수의 단체 구호 경례에 맞춰 100여 명의 군인이 일제히 구호를 외치며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했다. 이에 서현우 대통령 역시 거수경례로 답했다.
“충성”
“바로!”
서현우 대통령은 이곳 상황실에 여러 번 방문하였지만, 오늘만큼 보이지 않은 긴장감이 팽배하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지난 한중전 개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말단 부사관부터 영위관급 장교, 그리고 장성들의 표정에서는 초조함과 함께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10여 분 후 대한민국 역사상 사상 최대의 공격 작전이 진행되기에 그동안 전쟁으로 단련된 군인들도 긴장감을 느끼는 매한가지인 듯했다.
“여러분! 수고가 많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를 포함한 우리 국민은 마음 편하게 잠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 모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상황실에서 대통령의 인사말은 없었다. 단지 긴장감이 패배한 상황실 분위기를 보고 사기 증진을 위해 서현우 대통령이 짧게나마 격려차 인사말을 하였다.
“대통령님 자리는 이쪽입니다.”
합참의장이 직접 상황실 정 중앙에 마련한 의자를 정중히 가리켰다.
“아! 강 의장 고맙습니다.”
대통령이 의자에 앉자 동행했던 국방부 방관과 안보실장, 그리고 비서실장이 차례대로 앉았다. 이어 합참의장을 비롯한 함께 한 장성들이 의자에 앉았다. 도쿄 진공 작전이 앞으로 10분 정도 남은 시각이었다.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는 일본 도쿄도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확대된 디지털 지도가 보였고 그 좌우로 설치된 여러 스크린에는 미국 본토 여러 곳이 디지털 지도 형태로 보였다.
“R J to 1945, 5단계 작전까지 앞으로 10분 전!”
누군가의 외침이 상황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에 모든 시선은 상황실 여러 스크린을 주목했다. 그리고 흐르지 않을 듯한 10분이 지나고 이번 작전의 총지휘를 맡게 된 신성용 합참차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헤드셋을 통해 작전 시작을 알렸다.
“지금부터 R J to 1945, 작전 마지막 5단계를 시작한다. 도쿄 진공을 준비를 마친 모든 부대에 진공 명령을 내리도록······.”
신성용 합참차장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통신담당 오퍼레이터들은 담당 부대에 신속하게 명령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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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4일 12:00,
일본 혼슈 야마나시현 우에노하라시 쥬오 자동차 도로.
도쿄로 진입하는 도로부터 15km 떨어진 우에노하라시 쥬오 자동차 도로 위에서 대기 중이던 제20기갑사단에 육군작전사령부로부터 도쿄 도를 진공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지금부터 도쿄도 진공에 들어간다. 각 부대 대대장들은 기존에 수립된 작전 안대로 각자 루트를 통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들어간다. 이상 진공을 시작하라-
제20기갑사단 사단장인 안국진 소장이 직접 진공 명령을 내렸다. 이에 1,000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는 일제히 거친 엔진음을 울리며 서서히 속도를 높여 도쿄도 진공에 들어갔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기동 간 공중 엄호를 맡았던 16기의 FAH-91SP 송골매 공격헬기가 횡대 대형으로 비행하며 앞으로 날아갔다.
쿠르르르릉~ 쿠르르르릉~
오늘도 여단 선봉을 맡은 26전차대대도 우렁찬 백호 전차의 엔진음을 울리며 도쿄 도를 향해 질주하듯 기동했다.
“이 쪽팔이 새끼들 오늘 아주 100대 정도만 쳐부셔불자잉!”
“아! 오 상사님! 100대로 되겠습니까? 한 200대는 조져야 탑건 전차의 위신이 서지 않겠습니까?”
“아! 김 중사님도 오 상사님 허풍 바람만 들어서 큰일입니다.!”
“뭐야 마! 허풍 바람? 병장 나부랭탱이가 빠져서리 부사관 대화에 끼어들어?”
“아예! 죄송합니다.”
“하하, 울 염 병장아! 앞에 잘 보고 운전해라! 도쿄도에 도착하기 전에 앞 전차와 헤딩하지 말고 말이다.”
“아! 탑건 전차 조종수가 그런 허접스러운 실수를 하겠습니까?”
“봐라! 자식아! 너도 허풍 바람 들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전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만 말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시꺼 병장 나부랭탱이야~”
교전을 앞두고 긴장감을 풀고자 농담을 주고받는 가운데 후방에서 포격음이 연속으로 울림과 동시에 잠시 후 도쿄도 진공 첫 번째 관문인 하치오지 시내 곳곳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제20기갑사단의 사단포병여단에서 포격을 시작한 듯했다.
퍼펑! 퍼엉! 펑어! 펑어!
연속으로 울려대는 포격음에 진짜 도쿄도 진공이 시작되었구나 생각한 제20기갑사단 장병들은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반대로 사기 충만한 자신감이 교차했다.
사단포병여단에서 발사한 포탄들은 사정없이 하치오시 시내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다. 고층 건물은 물론 저층 건물들 역시 155mm 고폭탄에 맞아 무너져 내렸고 사단포병여단 중 유일하게 C-137 화룡 다연장을 운용하는 91포병대대의 200mm 집속로케탄에 도시 전체가 붉은 화염에 뒤집어쓰고는 지옥도로 변하고 있었다.
일부 피신하지 못한 일본 시민들은 무너져 내리는 건물에 깔려 죽거나 폭탄 파편에 시신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 갈기갈기 찢기어 죽었다. 도쿄 진공 5일 전부터 무인정찰기를 통해 피신하라는 전단을 뿌렸지만 ‘설마’하는 생각으로 피신 가지 않은 일본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이로 인해 일본 시민들의 사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