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8화 (278/605)

도쿄 진격!

2021년 2월 23일 13:00,

일본 혼슈 니카타현 조예쓰시 죠신에츠 자동차도로.

1개 기갑여단과 2개 기계화보병여단 그리고 사단포병여단으로 구성된 제9기계화보병사단(백마)은 태극기와 백마사단기를 펄럭이며 고속기동 중이었다. 상륙 후 혼슈 북해안 지역을 목표로 가나자와시를 시작으로 하쿠이를 걸쳐 호스군과 다카오카, 도나미, 난토, 우오즈를 차례대로 점령했다. 저항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혈입성하였지만, 그 넓은 지역을 1개 사단으로만 점령하기 위해서 초스피드로 전개해 나갔다.

이후 금일 오전 제9기계화보병사단(백마) 본부는 원정군 총사령부인 해병대사령부로부터 점령한 중소도시에 소대급 병력만 남기고 모든 병력을 도쿄 진공의 주공부대인 제20기갑사단(결전)과 함께 도쿄 진공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사단장 조태진 소장은 모든 부대에 긴급 기동 명령을 내렸고 호큐리큐 자동차도로 따라 하나둘 예하 부대가 합류하면서 상륙전 당시와 같은 사단 규모로 합쳐졌고 지금은 막 죠신에츠 도로로 진입하고 있었다.

이틀간 제20기갑사단(결전)이 주둔했던 조에쓰 남동단 평야 지대를 끼고 제9기계화보병사단(백마)의 행렬이 끝도 없이 지나갔다. 지난 한중전 당시 다롄 점령 이외에 사단 명성에 걸맞은 별다른 전공을 올리진 못한 백마 사단은 이번에도 후방 점령 작전에만 투입되어 불만이 가득했으나 이번 도쿄 진공에 합류하면서 조태진 소장과 사단 장병들은 사기는 극도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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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14:00,

일본 혼슈 니카타현 조예쓰시 죠신에츠 자동차도로.

조예쓰 남동단 평야 지대 임시 주둔지에서 하루 이상을 주둔하며 충분한 휴식과 정비시간을 가졌던 제20기갑사단(결전)은 오전에 이동준비를 마치고 죠신에츠 자동차도로 따라 남진 기동에 들어갔다. 후방 10km 지점에서 제9기계화보병사단(백마)이 뒤따라오는 가운데 앞으로 22시간 후 도쿄 진공 작전을 위해 마지막 거점 주둔지를 향해 발 빠르게 기동했다.

“아! 오늘 날씨 죽입니다.”

제20기갑사단(결전)의 제60기갑사단 26전차대대 712호 전차의 포수 김영주 중사는 포수용 해치 위로 몸을 드러내고는 양팔까지 벌리며 늦겨울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신선한 공기를 음미했다. 시베리아의 한파도 버텨낸 김영주 중사는 일본의 겨울바람은 시원하게만 느껴졌다.

“야! 김 하사! 방사능 먹으니까 좋냐?”

전차장 자리에서 미니 마스크를 착용한 오영택 상사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김영주 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번 한중전 당시 무수히 많은 전과를 올린 제26전차대대 장병들은 모두 일계급 특진을 한 상태였다.

“아! 방사능 그까짓 거 제독 장치도 있는데 뭘 그리 걱정하십니까? 혹시 결혼도 못 하셔서 사랑스러운 정자들 보호하려는 겁니까? 하하”

“이 자식 봐라! 콱! 이 전쟁 끝나면 난 무조건 제대해서 바로 장가갈 거다.”

“헉! 오 상사님 여친 있으셨습니까?”

“키키, 말 마라! 고향 집에서 맞선보려는 처자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에잇! 맞선보면 모두 퇴짜 맞을 텐데 말입니다. 안 그러냐? 염 병장아?”

“맞지 말입니다. 맞선자리 앉자마자 퇴짜지 말입니다.”

“이것들이 한중전 끝나고 편하게 나눴더니 기어오르는구먼”

“아! 중사 짬밥인데 너무 그러십니다.”

“아! 병사 중에 왕! 병장인데 너무 그러십니다.”

“지랄들 한다. 하하하!”

“하하하~”

“애들아~ 이번 도쿄 진공 후에도 우리 살아남아서 이렇게 신나게 웃어보자잉~ 알긍냐잉~”

“당근이지 말입니다. 하하하”

동료가 죽어가는 전장에서 2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712호 전차 승조원들의 전우애는 새로운 전쟁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짙게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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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14:00 (미국시각 01:00),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기지.

해군 전력의 큰 축을 담당하던 태평양함대인 제3함대와 제7함대가 예상치 못한 큰 타격을 입고 전력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는 그동안 집결된 어마어마한 해군전력이 전개 중이었다.

대서양함대로 통합된 제4함대와 제6함대가 이곳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 집결했다. 그리고 이번에 취역한 포드급 항공모함인 버락오바마(CVN-80)함을 중심으로 새롭게 편성된 제5함대 소속의 제15항공모함전단 역시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첫 임무를 부여받고 대기했다.

100여 척에 달하는 각종 강습상륙과 수송함이 정박지에서 한창 전쟁물자의 선적작업을 하는 가운데 인근 해역에서는 5개 항모전단이 전개 중이었고 해심에는 30여 척의 LA급과 버지니아급 그리고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이 시퍼런 눈을 부리라며 대잠 경계 중이었다.

이렇듯 중동에 전개된 5함대의 2개 항모전단을 제외하고 모든 해군전력을 한곳에 집결시킨 미국 해군은 앞으로 한반도를 타격할 30만에 달하는 미 해병대와 육군병력의 각종 장비와 전쟁물자의 선적작업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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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17:00,

일본 혼슈 효고현 오사카 시청.

이틀 전, 시가전 당시 MEAB(해병원정기동여단) 출현으로 오사카 점령이 늦어진 제3해병기동사단(화룡)은 금일 17시를 기준으로 완벽한 오사카 점령을 완료했다. 이에 오사카 시청에는 찢어진 일장기가 내려지고 태극기 게양식이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방송사와 군종 기자가 촬영하는 가운데 대형 스피커를 통해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에 해병대원은 애국가에 맞춰 절도있는 동작으로 높다란 게양대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했다.

일본의 4대 대도시 중의 하나인 오사카 시청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에 생중계로 방영이 되었다. 금일 오전 규슈 완전 점령에 이어 오사카 점령과 태극기 게양식이 생방송으로 방송되자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은 한층 더 올라갔고 세계 언론매체에서는 한일전과 관련하여 한국의 승리로 종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멘트를 날리며 일제히 보도했다.

또한, 이번 한일전에 중립적 입장을 철회하고 일본 편을 들어 전쟁에 끼어든 미국의 언론매체 중 현 정부에 반감을 보인 여러 방송사는 이번 한일전과 한미전의 전황을 자세히 보도하며 향후 한미전에 있어 미국이 취해야 할 여러 가지 방향에 대해서 최대한 중립적 입장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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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22:00,

일본 혼슈 아이치현 나고야 상공.

대한민국 제3야전군사령부의 직할 부대인 제3중갑강습여단은 CC-502 수송기 1기에 탑승한 후 40분 만에 이곳 나고야 상공에 도착했다. 화려한 나고야의 야경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대부분이 조명이 꺼진 상태로 암흑과 같은 나고야는 곳곳에서 번쩍이며 폭발하는 섬광만이 야경을 대신할 뿐이었다.

이처럼 나고야를 비롯한 주변 10개 도시에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은 시가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CC-502 수송기의 기내에서는 녹색 램프 조명이 빨간색 바뀌었다. 이것은 공수 투입이 다가왔다는 뜻이었다.

-공수작전 10분 전, 공수작전 10분 전,-

기내 안내 방송이 나온 후 한 사내가 육중한 장갑을 움직이며 일어서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헬멧에는 검은 바탕에 금빛 별 하나가 각인되어 있었다. 바로 제3중갑강습여단의 여단장 송일홍 준장이었다. 부사관과 장교로 이뤄진 중갑강습여단은 장성인 여단장 역시 대원들과 함께 실전에 투입하여 교전하기로 유명했다. 그만큼 부대에 대한 자긍심이 어느 부대보다 높았다.

“제3야전군사령부의 최강 중의 최강인 우리 제3중갑강습여단에 임무 실패란 없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상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우리 전우들이 1초라도 빨리 쉴 수 있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여단장 송일홍 준장의 목소리는 여단 통신망을 통해 주위에서 비행하고 있는 다른 CC-502 수송기의 대원들에게도 전달됐다.

“네, 알고 있습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4개의 CC-502 수송기의 기내 전체를 울렸다.

“좋다! 자네들만 믿는다. 보이는 적에게 주저하지 마라, 전쟁은 죽고 죽이는 거다. 자 여단 구호 한번 외치고 시작하자!”

“네, 알겠습니다.”

1,200명에 달하는 제3중갑강습여단 대원들은 각자 탑승한 수송기에서 주먹을 쥔 오른손을 들었다.

“구호 시작!”

“가자! 조국이 우리를 잊더라도 우리는 조국을 잊지 않는다. 내 목숨 하나 조국을 위해 바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리! 너와 내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승리한다. 아자! 아자! 가자!”

구호를 외친 대원들은 저마다 두 손을 높게 치며 들고는 외쳤다. 교전 전 몰려오는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는 데는 구호를 외치고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효과가 컸다.

“좋아 구호 마음에 든다. 각자 안전벨트 풀고 개인 장비 점검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한번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공수작전 5분 전! 공수작전 5분 전!-

이에 제6중갑강습대대 대대장이 여단장을 대신에 앞으로 나와 소리쳤다.

“전체 기립! 중대별 공수 해치 문으로 이동한다.”

이에 중갑강습대대원들은 중대별로 수송기 양쪽에 있는 해치 문 4곳으로 신속하고 차분히 이동했다. 그리고 기내에 사이렌이 울렸다.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서서히 해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에 가장 앞에서 대기 중이던 각 중대 중대장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엄청난 바람이 몸 전체를 빨아드렸다.

-공수 10초 전! 9초 전! 8초 전!...... 0초 투입!-

투입이라는 말고 동시에 4곳 해치 문에서는 대원들이 허공을 향해 뛰었다.

쉬이잉~ 쉬잉이~ 쉬이잉~

4개의 해치에서 대원들이 줄기차게 뛰어내리며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먼저 뛰어내린 대원들은 어느 정도 자유 활강을 하다가 어느 정도 고도까지 내려오자 이내 등에 있는 비행 추진체를 작동시켰다. 이에 자체 비행능력을 확보한 대원들은 저마다 양손을 벌리고는 기존에 정해진 착륙지점으로 자유롭게 비행해 날아갔다.

등화관제로 인해 어두운 나고야 상공에 1,200여 개의 작은 불빛이 자유롭게 비행하며 떨어지는 가운데 지상 곳곳에서는 전차포의 섬광과 폭발로 인한 화염이 치솟았고 레이저 빔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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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3일 23:00,

일본 혼슈 야마나시현 육상자위군 군사기지.

한때 육상자위군의 제1기갑사단이 훈련하던 후지산으로부터 동단으로 8km 떨어진 군사기지인 이곳은 죠신에츠 자동차도로 따라 기동한 대한민국 제20기갑사단(결전)의 도쿄 진공 전, 마지막 거점지역으로 선정된 곳이었다.

고에쓰에서 출발해 8시간 만에 260km를 달려 이곳에 부대별 차례대로 도착했다. 이곳 군사기지 평지에서 서단 방향 8km 떨어진 곳에는 하얀 눈이 덮인 채로 우뚝 솟아오른 후지산이 먼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에 제20기갑사단(졀전)은 이러한 후지산을 뒤로하고 전차와 각종 장갑차 1,000여 대가 불빛 없는 야심한 밤, 각종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속속들이 도착하며 보기 좋게 도열에 들어갔다.

도쿄에 가까워지며 적군의 매복이나 기습공격에 대비하고자 수색정찰을 운용하며 기동하여 생각보다 도착 시각이 늦어졌다. 이에 사단장의 지시에 따라 각 부대 지휘관들은 최대한 빨리 도열을 마치고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장병들을 독촉했다. 앞으로 13시간 후면 도쿄 진공이 시작되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휴식을 취해 내일 도쿄 진공에 있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시키고자 했다.

한편 후방에서 뒤따라오던 제9기계화보병사단(백마) 역시 사쿠에 도착하여 내일 있을 도쿄 진공에 있어 휴식 및 정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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